NEWS ON AIR
-
- ㈜코스모스악기, ‘야나기사와 색소폰 리페어 클리닉’ 진행
- ㈜코스모스악기에서 색소폰 연주자들을 위한 ‘야나기사와 색소폰 리페어 클리닉’을 진행했다. 지난 2월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야나기사와 색소폰 리페어 클리닉’은 야나기사와 일본 본사에서 테크니션(Hidemasa Sato, Yukihiro Sato)이 한국에 직접 방문하여 세팅, 밸런스 등 세밀하게 악기를 점검했다. 이번 클리닉은 ㈜코스모스악기 공식 수익 제품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을 통한 시간대별 예약제로 3일간 진행되었으며, 리페어를 비롯한 악기 전시가 마련됐다. 고객 성원 보답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리페어 행사는 일본에 있는 야나기사와 본사 기술자가 직업 한국을 방문해 꼼꼼하고 세밀한 손길로 리페어를 진행했다. 공식 수익 제품 구입 고객을 대상 70명 한정으로 3일간 진행된 본 행사는 사전예약을 통한 접수자들이 30분 간격으로 리페어를 받을 수 있게 순차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클리닉을 받으러 분당에서 온 조재관 씨는 “악기 전체적으로 전문가에게 클리닉을 받고 싶었는데 수리를 받아 울림이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소리를 잘 잡아주셔서 좋고 믿음이 간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있으면 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영등포에서 온 심광섭 씨는 “수리 후 악기를 불어봤는데 소리가 월등히 좋다”, 하남시에서 방문한 성중식 씨는 “수리 후 소리 변화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좋아졌다”며 이번 리페어로 인한 만족도가 크다고 답했다. 현재 ㈜코스모스는 야나기사와 한국 총판 공식 대리점으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야나기사와와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일본 관악기 메이커 야나기사와는 뛰어난 정밀도와 풍부한 음량으로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들에게 사랑받은 고급 색소폰 브랜드로 호평받고 있다. 안녕하세요. 야나기사와에서 33년간 근무해왔고 처음에는 기술자로 시작했습니다. 19년간 공장 쪽에서 근무하다 국제 영업 부서로 전근해 13년간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공장 생산 부서로 작년에 다시 돌아와 현재 최종 조립 부서의 총괄 매니저로 있습니다. 야나기사와 색소폰 리페어 클리닉 취지 일본에서도 오늘 진행되는 것과 같은 클리닉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연 10회 정도 하고 있고, 몇 해 전에는 이태리에 클리닉을 위해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클리닉이 잠시 중단되었다가 올해 첫번째 해외 클리닉을 한국에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저희는 이 클리닉이 색소폰 뮤지션들에게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스모스 악기와 같은 업체에서 이러한 요청이 있으면 중요하게 생각해서 대처하고 있으며, 이러한 서비스나 유지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언제나 인지하고 있습니다. 야나기사와는 물론 악기를 생산하는 회사이지만 악기 상태 유지·관리를 위한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악기를 관리하는 것에 대해 알려드리는 것도 중요하고 또한 고객과 직접 만나며 그들의 생각과 요구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고객과 대면하는 클리닉 행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장 클리닉 진행 과정과 소감 수리가 진행되는 부분에 있어 큰 리페어 같은 경우는 여기서 힘들기 때문에, 주로 조정키 밸런스 조정을 해드리고 또 악기를 유지 및 관리하는 기본 요령이 사실상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주로 조언해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악기를 오랫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습 후에 클리닉을 해주어야 한다는 중요성에 대해 많이 알려드렸습니다. 클리닉을 받기 위해 오는 연주자와 손님들이 매우 친절하기도 하고 (클리닉 과정이나 악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 저도 리페어를 진행하며 즐거웠습니다. 야나기사와는 ㈜코스모스와 2005년부터 서로 협력하며 지금까지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늘과 같은 클리닉 행사를 진행해나갈 예정입니다. 한국에서 리페어 행사를 하며 좋았던 점이 너무 많은데, 특히, 수리를 마칠 때마다 손님이 자신의 악기 소리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고 너무나도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저도 너무 기뻤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 예찬악기 대표 장홍상
- 예찬악기 장홍상 대표(이하 장 대표)는 2006년 엘로이 시리즈1 개발을 시작으로 2007년 엘로이 시리즈2, 2008년 엘로이 시리즈3 프로페셔널, 2011 제네시스마스터 시리즈6 헤머링 그리고 2014년 제네시스마스터 시리즈 7 커스텀 아크를 직접 설계와 개발을 통해 중국·대만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국내외 프로 연주자들과의 소통으로 인해 만들어진 예찬악기의 색소폰은 입문자부터 프로 연주자까지 스펙트럼이 넓으며, ‘국내 유일의 색소폰 개발 회사’라는 프로모션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예찬악기가 되기까지는 쉽지 않았던 과정이 있었다는데.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장 대표가 색소폰이라는 악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다니던 직장에 작별을 고하며 시작됐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서 다양한 악기를 접하며 자랐던 그는 유년 시절을 생각하며 돈은 많이 못 벌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당시 직장 생활이 안 맞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회사 나오고 나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궁리하다 큰돈을 벌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했었으니까 음악 관련된 일을 해보기로 한 거죠. 색소폰 시장이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시장에 뭔가 있다는 게 느껴졌죠. 원래 회사에 있을 때 영업 관련된 마케팅을 했었거든요. 색소폰이 분명히 어느 정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 처음 거래를 시작한 회사가 중국 상해에 있는 큐피드라는 회사였어요. 그때는 자료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 무역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책이나 인터넷에 있는 중국 원문 같은 자료들을 뒤져 회사를 찾아 컨택해서 모아놓은 퇴직금으로 색소폰 100대를 수입해 집에 가져다 놓고 팔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들여온 100대 중에서 1대 나갔어요. 그것도 아주 어렵게 말이죠. 그러더니 바로 반품되더라고요(웃음). 정말 암울했어요. 음악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다지만 색소폰에 대해서는 잘 몰랐거든요. 굉장히 심각했죠. 그런 간절함이 발현됐나봐요. 다급하게 여기저기 다니며 발품을 팔다 보니 한 3주 지났을까, 30대가 하루에 한 번에 나가더라고요. 며칠 있다가 또 다른 곳에서 연락 오고. 그러면서 또 100대를 들여왔죠. 그랬더니 이것도 마찬가지로 불과 한 달도 안 돼서 다 나갔어요. 그다음에는 200대씩 수입을 했었죠. 그러면서 매장도 얻게 되고 직원도 들어오고 한 거죠.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처음에는 시리즈Ⅰ을 30만 원 대로 수입하기 시작해서 6개월 지난 시점에 시리즈Ⅱ를 60만 원에 그리고 1년 돼가는 즈음에 시리즈Ⅲ 80만 원대로 점점 발전시켰어요. 그러다 여기서 더 좋은 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만으로 건너가 고가 브랜드를 만들게 된 거죠. 전 세계 자체 공장을 가진 셀마와 야나기사와를 제외하고 OEM 공장 중에서 가장 잘 만드는 공장이라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악기를 설계해 제작을 맡기게 되었습니다.” 장 대표는 업계에서도 중국어를 잘 하기로 소문났다. 2012 중국 상하이 국제 전시회, 2014 중국 상하이 국제 전시회,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전시회 등 세계 시장을 누비며 유창한 언어를 구사하는 그의 모습이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남달라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력 뒤에는 그가 중국어를 그렇게 잘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들이 있었다. “중국과 거래를 하면서 정말 100번도 넘게 간 것 같아요. 여권을 세 번 바꿨으니까요. 그 정도로 중국을 많이 오가다 보니 중국어는 그냥 알아서 잘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회사를 관두고 사업을 준비하던 초창기 때는 시간이 많아 중국어 회화책 여러 권을 사서 7, 8번은 읽고 또 읽고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책으로 공부해도 막상 중국에 가니 중국어가 안 들리더라고요. 방언이 많은 중국의 지역적 특색도 있었지만 결국은 언어는 노출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됐죠. 횟수로 중국을 자주 방문하면서 자주 듣고 말하게 되니 어느 순간 들리더라고요. 또 악기를 한 달에 200대씩 들여오다 보니 현지에서 검수 작업을 꼼꼼히 해야만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도 중국어를 잘 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많았죠(웃음).” 장 대표는 “악기는 소리가 좋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소리에 대해 진심이다. 그렇기에 더 좋은 색소폰 소리를 위한 공법에 대해 연구하고 또 그에 추가적으로 따라오는 악기 외의 부가적인 것들을 같이 제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다양한 연주자들의 체감을 통해 얻어진 연구 결과물들을 통해서도 한국인의 대중적 정서에 맞는 소리로 합의점을 찾아 실제로 구현하기 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들이 있었다. “색소폰을 배우고 알게 되다 보니 다양한 방면으로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해외에 나갔을 때 기술자나 엔지니어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들이 하는 것들을 보며 같이 개발하게 됐죠. 결국 악기는 소리가 좋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소리와 편안하게 움직이는 운지에 대해 배제하고 생각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저희는 헤머링 공법, 옛날 방식 그대로 악기를 만들고 있어요. 또,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색소폰이라는 악기 외에도 마우스피스, 리드, 리가처 같은 부가적인 것들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도 같이 개발하게 된 거죠.” “연주자들이 원하는 소리가 가지각색인데 그것을 실질적으로 구현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쉽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거의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색소포니스트 케니 지가 원하는 소리로 악기를 만들면 무조건 반응이 좋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시장이 원하는 소리는 따로 있죠. 한국에서 색소폰을 소비하는 주된 연령층이 6·70대잖아요. 그분들이 즐겨 들으시는 음악 장르가 트로트이기 때문에 주로 트로트 연주에 많이 나오는 따뜻한 소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죠. 한정된 자원으로 투자해서 시장 전반의 기조에 맞춰야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사업적으로 중요했던 순간을 뽑으라면 색소폰 붐이 중반부에서 후반으로 가던 시기였어요. 그때 도전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다양한 악기 시리즈가 있지만 저가대로 좋은 악기 개발을 많이 했거든요. 더 좋은 악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연주자들에게 “이 악기 좋은데요?”라는 말을 듣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런 생각으로 제가 존경하는 김원용 선생님께 색소폰도 배우기 시작했던 거고 그밖에 다양한 선생님들이나 연주자들에게 의견을 수용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며 개발했죠. 그런 과정에서 배운 것도 많았고 상처받은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 그때를 돌아보면 행복했던 것 같아요. ‘여태까지 성장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장 대표는 앞으로 색소폰 시장에 대해 “개개인이 성장하는 깊이 있는 문화로 가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바뀐 문화적 양상이 점점 더 그런 방향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이제는 색소폰이라는 악기의 매력을 알리도록 돕는데 힘쓰고 싶다는 그는 ‘행복한 일을 하겠다’는 면에서 첫 사업을 떠올리던 그때의 가치관과 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서 문화 자체가 바뀌었잖아요. 코로나 이전과 같은 양적 팽창이 다시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모이는 문화였던 전과 반대로 지금은 뿔뿔이 흩어지면서 다양한 취미가 생겼죠. 그런 양적 측면에서 색소폰의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깊이는 더 있어질 것 같아요. 일본 같은 경우는 취미 생활의 깊이 정도가 수준이 높은 편이에요. 우리나라 프로 연주자들보다 잘하는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굉장히 많죠. 악기 연주를 통해 어떤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지 않고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거를 집에서 ‘플레이’하고 놀더라고요. 한국도 점점 그런 문화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개개인이 성장하는 문화로 말이죠. 그런 성장의 개념으로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통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사귀고 배우며 성장하는 부분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색소폰을 연주하는 게 정말 가치있고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앞으로도 편하고 따뜻한 소리가 나는 악기를 만들어나갈 예정이고요. 또, 색소폰이라는 악기의 매력을 알리도록 돕고 싶어요.”
-
- [Zoom In Artist] 색소포니스트 정기왕
- Q. 안녕하세요. 〈월간색소폰〉 구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과정과 일본 도쿄예술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최근 12월에 귀국 독주회를 가진 색소포니스트 정기왕 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Q. 지난 12월 귀국 독주회를 하셨는데, 연주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을까요? A. 클래식 색소폰이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느낌이라 프로그램 선정에 있어서 ‘대중에게 어떻게 하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Edvard Grieg의 서정 소곡집에 있는 피아노곡이나 비제의 〈Carmen Fantasy〉와 같은 대중의 귀에도 친숙한 곡을 넣었습니다. 또, 색소폰이라는 악기가 현대적인 악기이기 때문에 색소폰을 하는 전공자라면 현대곡 하나쯤은 프로그램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Water Shadows〉라는 곡도 프로그램에 넣어 초연하게 되었습니다. 〈Once Upon A Time〉, 〈Peace Of The Woods〉는 Edvard Grieg의 서정 소곡집에 있는 피아노곡으로 이 곡을 색소폰으로 연주한다는 것 자체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대중들이 귀에 익숙한 피아노곡을 색소폰으로 연주하면 이렇게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Carmen Fantasy〉같은 경우는 편곡 버전이 여러 가지 있는데, 아츠시 야마나카 편곡 버전은 제가 처음으로 연주했습니다. 특히, 이 버전은 굉장히 어렵게 편곡된 곡으로 저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도 어려웠던 곡이었던 것 같습니다. Q. 독주회 프로그램 중 〈Water Shadows〉라는 곡을 한국에서 초연했는데, 곡에 대한 소개와 어떤 해석으로 연주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Water Shadows〉의 작곡자인 니시무라 아키라 선생님에 대해 소개하자면, 오사카 출신이시고 현재 도쿄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작곡자 윤이상 선생님의 스승으로도 알려진 이케노우치 토모지로 선생님과 같은 클래스셨죠. 제가 학교 다닐 때 니시무라 아키라 선생님을 만나 곡에 대해 얘기 나누던 중 흥미로운 말씀을 하셨는데, 색소폰 소리를 ‘속이 빈 물줄기’라고 생각한다고 하시더라고요. 〈Water Shadows〉같은 경우는 말 그대로 물의 그림자라는 뜻이에요. 물의 진동하는 흐름을 생성하는 곡이고 물은 투명하고 보이지 않는 물로 이 자체는 영혼이지만 그 영혼의 그림자라는 것은 물과 같은 우주 속에서 물이라는 것에 둘러싸여 있고 그 자체가 흔들려서 그림자를 일으키며 하나의 우주를 이루고 있다는 이미지로 작곡된 곡입니다. 이 곡의 특이점은 ‘미분음’이라는 음이 많이 나와요. 미분음은 반음 간격보다 더 세밀한 간격을 가진 음이라고 하거든요. 예를 들어 도 다음에는 도#이 나오는데 도와 도# 사이에 음이 하나 있는 거죠. 그거를 미분음이라고 하거든요. 그런 표현이 많이 들어간 곡이고 섬세한 컨트롤이 요구되어 까다롭고 어려운 곡이기도 합니다. 제 스승님인 노부야 스가와 선생님에게 헌정된 곡이기도 하고 평소에도 이 곡을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곡 자체가 너무나 멋이 있었고 까다로운 테크닉이나 색소폰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에 대해 한국에서 초연으로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Q. 정기왕 색소포니스트는 어떤 해석관을 가지고 연주에 임하는 편인가요? A. 연주나 곡에 대한 해석을 할 때 항상 모든 방법을 열어놓는 편입니다.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최대한 다양하고 넓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연주하면서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 (관객 입장에서는 제가 의도한 표현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입견을 제 기준으로 정해놓지 않고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의견을 물어보는 편입니다. 음악을 할 때에는 타인과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남들이 말하는 것을 잘 경청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아요. Q. 한예종 졸업 후 일본 도쿄예술대학원 색소폰 전공을 한국인 최초로 입학하고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색소폰 공부를 일본에서 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었나요? 또 그곳에서 공부하시면서 어떤 점들이 인상 깊었나요? A. 노부야 스가와라라는 세계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연주자가 일본에 계셨어요. 클래식 색소폰 연주자라면 누구나 다 알죠. 그분에게 꼭 배워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누구도 일본으로 색소폰 유학을 간 적이 없었거든요. 도쿄예술대학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고 준비하는데, 시험을 보기 전에 선생님께 레슨을 한 번 받을 수가 있어요. 레슨을 받는데 저한테 프랑스 유학을 다녀왔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한국에만 있었다고 말씀드렸죠. 다행히 좋게 봐주신 것 같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음악이 좋고 이런저런 것을 보완해서 시험을 보라고 하셔서 최대한 준비해서 시험을 봤는데 운 좋게 합격했죠. 일본 도쿄에 센조쿠 가쿠엔이라는 음악 대학이 있는데, 거기는 색소폰 전공자만 100명이 넘어요. 색소폰 오케스트라를 만들어서 수업을 할 정도예요. 한국에 비해 시장이 굉장히 크죠. 또, 일본 색소폰 연주자들 같은 경우는 거의 8, 9살부터 시작을 해요. 제가 17살부터 시작을 했다고 하니까 스가와라 선생님도 깜짝 놀라더라고요. 시작하는 속도도 다르고, 어린 나이부터 배우는 만큼 체계적으로 배울 수가 있잖아요. 반면 우리나라는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타국에 비해 기본적인 것들을 갖추는 면에서 부족한 것 같아요. 단기적으로는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있지만 더 앞을 보았을 때 좋은 연주자를 얻기는 어려운 거죠. 일본의 학생 연주자들의 연주를 들어보면 미스도 나고 틀리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지만 연주 내용은 너무 좋거든요. 음악의 흐름 자체가 다르고 조금 틀리는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아요. 반면 한국은 연주 내용은 엉망이어도 일단 안 틀리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그곳 학생들만큼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정말 힘들었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그야말로 인내의 시간이었죠. 선생님도 그걸 알고 따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인내심을 가져라”, “인내심을 가지고 해라” 그 말씀대로 꾸준히 하다 보니까 선생님이 왜 그런 말을 하셨는지 알겠더라고요. 지금도 그 말이 제게는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간혹 힘들 때 그 말을 많이 떠올리거든요. 음악을 하면서 인내심을 가지는 일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Q. 일본에서 아마추어 연주자는 어떻게 색소폰을 접하나요? A. 일본에서 색소폰 한다고 하면 너무나 멋지다는 반응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일반 사람들도 전반적으로 색소폰에 대해 잘 아는 편이죠. 일본의 아마추어 색소폰 시장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겪어보지는 않고 누구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 우리가 기본적으로 악기사라는 기본 개념에 대해 생각할 때 보통 물건을 사고팔고 수리하는 개념이잖아요. 일본은 그런 기능과 동시에 색소폰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포함되어 있어요. 색소폰을 배우기 위해서 악기사로 가는 거죠. 그 악기사에 색소폰 선생님이 두세 명 등록이 되어있어서 선생님들의 프로필을 보고 선택해서 배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짜여 있어요. 거기서 선생님을 선택하면 악기사에 마련된 연습실에서 레슨을 진행하는 거죠. 색소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색소폰을 배우는 데 있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 A. 색소폰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연주자들이 연주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학교 다닐 때 선생님한테 여쭤본게 있었어요. 한국에 돌아가면 클래식 색소폰을 알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요. 선생님도 똑같이 연주를 많이 해야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연주를 많이 하면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알게 된다고요. 또 처음부터 너무 딱딱하고 무거운 곡들 말고 듣기 좋은 곡들로 연주하고, 아마추어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올라가라고 세 가지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1, 2년에 한 번씩은 독주회를 꾸준하게 가지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클래식 색소포니스트라면 누구나 아는 곡, 입시곡,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드는 누구나 다 아는 곡 등 도전적인 곡들을 많이 연주해보고 싶고요. 또 제가 한국에서 공부하며 같은 클래스 선후배 출신들로 구성된 앙상블 팀을 만들었어요. 올해 11월에 공연 예정 중에 있습니다. 색소폰이라는 악기는 확실히 다른 악기보다는 표현 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현대 작곡자들이 색소폰이라는 악기에 대해 굉장히 흥미롭게 생각하죠. 여담으로 니시무라 아키라 선생님이 색소폰은 어느 계절의 악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는데, 저는 너무 어려워서 대답을 잘 못했어요. 선생님은 겨울의 악기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하시더라고요. 흥미로웠죠. 색소폰은 정말 다양한 표현력과 가능성을 가진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연주자로써 색소폰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연주를 통해 관객과 소통해나가고 싶습니다.
-
- ‘색소폰은 내 삶의 활력소’ 꽃숙이 김호숙씨
-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겨울의 문을 열고 활짝 핀 꽃 속의 화원에 들어서는데 “어서 오세요?” 나긋나긋하고 조용한 목소리가 반갑게 나를 이끌었다. 여기가 “꽃숙이네 꽃집인가요?” 묻는 소리에 정겹게 바라보는 눈빛이 따뜻하고 다소곳한 모습이다. ‘꽃숙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색소폰을 하는 사람이라는 무언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순간이었다. 대전에서 꽃집을 운영하며 대전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동호인들과 교류를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오감을 모두 즐기고 사는 색소폰 연주자로, 차분한 성품에 겸손함이 몸에 뵈어 만나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대해주며 꽃과 나무 향기 속에서 사계절을 모두 봄처럼 살고 있는 그녀의 색소폰 사랑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본인 및 가족 소개를 해 주세요. A. 대전에서 40여 년 동안 꽃집을 운영하며 꽃과 나무와 함께 살아오다가 10여 년 전에 색소폰을 만나서 지금은 꽃보다 색소폰을 더 사랑하게 된 올해 67세 김호숙(꽃숙이)입니다. 가족은 함께 꽃집을 하고 있는 남편과 1남 1녀를 두고 있습니다. 아들(김다흰)은 연극배우인데 현재 tvN에서 방영하고 있는 주말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전종렬 역)이며 수학교사로, 일타 강사(최치열 역)인 배우 정경호의 대학 동기 역할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딸(김다별)은 대전에서 연극 연출 활동을 하며 지난해에 대전지역 젊은 연극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Q. 가족이 모두 예능에 소질이 있고 끼가 많은가 봅니다. 색소폰은 언제부터 시작하고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친가 쪽에 끼가 있는 분이 계셨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있었는데 그런 경험이 진로까지 이어졌나 봅니다. 저는 원래 음악을 듣기 좋아하고 악기는 다루지 못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지인이 하는 동호회에 함께 들렀다가 드럼을 치는 지인의 소개로 2010년 1월 음악 학원에 등록하고 드럼을 배웠습니다. 드럼을 치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신나게 연습하는 중 지역 행사에 구경 갔다가 무대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모습이 무척 멋있어 보여서 행사 진행 요원에게 “저도 배우면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나요?”라고 여쭤보니 기회를 주겠다고 해서 배우던 드럼을 뒤로하고 색소폰으로 악기를 바꿔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색소폰을 배우고 1년 뒤부터 지금까지 매년 마을 행사에 초대되어 연주하고 있습니다. Q. 색소폰을 연주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무대에 처음 서게 되었을 때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듯이 실력도 없는데 자신감이 충천하여 신나게 부르다가 음 이탈이 여러 번 났는데 창피함에 두고두고 생각이 나서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왕초보로 얼굴이 화끈거릴 수준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연주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연주하며 전국 각지의 여러 동호회나 프로 연주자 모임 등에 바쁘게 쫓아다니다 보니 건강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코피가 멎지 않았어요. 병원에서는 색소폰을 불면 압력 때문에 또 코피가 날 수 있다고 당분간 연주를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참지 못하고 습관처럼 불었습니다. 그런데 코피가 멎지 않아 밤에 응급실에 실려갔고, 결국 수술을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색소폰 연주가 너무 좋아서 무모하게 행동했던 모습에 웃음이 납니다. Q. 평소에 색소폰 연습은 어디에서 어떻게 하고 있나요? A. 색소폰이 너무 좋아서 동호회 연습실과 각종 색소폰 모임에 쫓아다니다 보니 꽃집 일을 등한시하게 되었습니다. 보다 못한 남편이 집에 60평 규모의 음악실과 무대를 만들어 주어서 꽃집 일이 끝나면 혼자서 연습을 하며 즐기고, 가끔 동호회나 연주자 모임 장소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남편이 저의 색소폰 사랑에 적극 지원해 주며 든든한 외조를 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활동했던 동호회 모임이나 현재 진행 중인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A. 2010년 처음 색소폰을 만난 이후로 색소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정말 많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대전 지역 동호회 모임인 ‘고운소리’를 시작으로 대전 지역 연주자 모임, 대전 색소폰 동호회 ‘소리 한마당’, 옥천 향수 색소폰 앙상블, 색소피아 전국모임 대전지역장, 색소폰 나라, 우송정보대 평생교육원 색소폰 CEO 과정 수료, 지역 봉사활동과 발표회, 색소폰 라이브 방송(임민택, 찰리박 100회 특집, 왕상근, 버나드 마틴, 박재영 색소폰 TV 등) 출연 등 색소폰 연주를 통해 온라인, 오프라인 교류를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Q. 예명이 꽃숙이인데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불리게 되었나요? A. 꽃집만 할 때는 남편이 노래 제목에 있는 꽃순이로 불렀는데, 색소폰을 시작하면서 전국 색소폰 카페에 ‘꽃숙이’라는 닉네임으로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불리게 되었습니다. Q. 색소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나에게 색소폰이란?) A. 저에게 색소폰은 삶의 활력소이고 좋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꽃집을 운영하는 제게 꽃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움과 좋은 향기로 눈과 코를 즐겁게 해 주지만 색소폰은 멋진 연주로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해 줍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제겐 노래하듯이 연주하는 색소폰이 아주 매력적인 악기로 다가왔습니다. 제 인생에서 색소폰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연주하는 것도 좋지만 음악을 좋아하고 색소폰 연주라는 같은 취미를 갖고 있는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 및 만남이 정말 좋습니다. 동호회 모임이나 공연을 통해 교류하고 공연을 하고 난 뒤의 만족감과 성취감은 색소폰을 하면서 느끼는 소중한 경험이고 행복입니다. 좀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정도로 제겐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색소폰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 나의 가장 빛나던 시절이라 생각하며 오늘도 내일도 쭉 이어가길 바랍니다. 좀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데, 아직도 색소폰을 하고 싶은데 망설이는 분들이 계신다면 하루라도 빨리 도전해서 행복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무엇인가요? A. 저는 오직 좋은 사람들과 건강하게 색소폰 연주를 오래오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SPON 기자단]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 1학년 이재민
- 올해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에 1학년으로 입학하는 이재민 군은 현재 아코디언을 전공하고 있다. 색소폰은 부전공으로 하고 있으며 〈진주개천 예술제 실용음악 경연대회〉에서 중등부 전체 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현재는 아트 앙상블 팀에서 아코디언 연주 담당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재민 군은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악기에 대한 기본기를 쌓으며, 이후 다니던 학원 원장님의 권유로 아코디언과 색소폰을 시작해 현재 전공까지 하게 됐다.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아코디언으로 학원에서 레슨을 받으며 매일같이 유튜브를 통해 국내·외 연주 영상들을 찾아보고 배우며 악기 수양을 쌓고 있다고 한다. Q. 아코디언 전공하는데, 아코디언은 어떤 매력을 가진 악기인가요? A. 제가 생각하는 아코디언의 매력은 ‘다재다능하다는 것’입니다. 멜로디부터 화음까지 여러 스타일로 연주할 수 있고 가요부터 클래식, 재즈, 팝, 트로트를 포함한 매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오른손은 멜로디와 화음 등을 연주하고 왼손은 베이스로 리듬 연주, 바람통으로 강약 조절을 하는 아주 매력적인 악기입니다. Q. 색소폰과 아코디언 두 악기를 다루는데,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는 것 같나요? A. 두 악기의 공통점은 공기 제어를 통해 역동적이고 감정적인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감정적인 연주를 했을 때 그 특유의 아코디언 소리와 색소폰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자극하는 감동적인 악기인 것 같습니다. Q. 음악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요? A. 스트레스나 고민으로 감정이 그릇된 방향으로 소비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기자단을 신청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학원에서 본 〈월간색소폰〉이라는 잡지에 청년·청소년 기자단을 모집한다는 기사를 보고 흥미를 느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취재로 즐거운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Q. 기자단 활동을 통해 꼭 취재하고 싶은 것들이 있나요? A. 제가 입학하는 학교에서의 음악 활동이나 행사 또는 수도권 근방에서 하는 큰 행사를 꼭 취재해보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 또는 꿈,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나요? A.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 ‘2023 강남뮤직타운 색소폰 페스티벌’
- 강남뮤직타운이 3월 23일(목)에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남한산성아트홀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공연 출연진으로 원장 이신우를 비롯해 테너 신비아, 알토 나옥순, 알토 유경숙, MC·가수 한미나, 테너 채수영, 테너 강철호, 테너 정해범, 스페셜 게스트로 알토 세미정, 청송 올스타, J.J POPS, MCD씨스터즈가 출연한다. 본 공연은 색소폰을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가족과 주변인을 초대해 콘서트를 할 수 있는 좋은 취지로 기획된 공연으로 지난 2022, 9, 29일 제1회 콘서트를 성남시에 위치한 티엘아이(TLI) 아트센터에서 240여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과 함께 성황리에 진행하였으며, 같은 해 제2회 미니 콘서트를 디너쇼 형식으로 하남시 미사리에 있는 가수 윤시내의 열애 카페에서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제3회 강남뮤직타운 색소폰 페스티벌에는 세미정, 5인조 J.J Pop's 앙상블팀, 청송 올스타즈 빅밴드 등으로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또한, 합주, 노래, 무용, 국악 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적 요소들을 접목시켜 색소폰 외적인 재미를 더하여 관객 만족도를 높였다. 가수 한미나가 MC로 사회를 진행하며, 전철수 영상감독이 유튜브 실시간 방송 송출을 담당한다. 이신우 원장은 “색소폰을 취미로 시작한 5년 길게는 20년 된 아마추어 분들이 그동안 색소폰 활동을 지지해온 가족 친지 동창 친구들을 모시고 한 번쯤 개인 콘서트를 해보고 소망을 가지는데, 현실적으로 콘서트를 열기 위한 공연장 대관 한정된 관객, 촬영 영상, 음향 등의 장비와 기술적 지원 곳곳에 들어가는 만만치 않은 비용 등 많은 난관에 부딪혀 의도된 콘서트를 열어보기가 쉽지 않다”라며 본 공연에 대한 취지를 설명했다. 나아가 “성공적인 콘서트를 열기 위해서는 공연의 기본 요소인 공연장, 관객, 연주인, 음향, 조명, 촬영, 진행 등의 절대적 요소가 충족되어야 되는 것인데 강남 뮤직타운의 콘서트 프로젝터는 우선 이러한 콘서트의 기본 요건을 강남뮤직타운 총괄기획팀에서 원스텝으로 해결하여 콘서트 참여자는 오직 연주곡 연습과 지인 친지 등 관객 초청에만 신경 쓰면 되는 것으로 참가자 6명으로 구성 짓고 있다”라며 설명했다. 한편, 이신우 원장은 “이번 공연에 청송올스타즈합주팀을 이끌고 있는 이성학 단장은 미 8군 연주, TBC TV 동양방송, 1982년 이성학 악단, 연주인 대상 수상, 장관 국무총리 표창, 2020년 청송회 창단이후 현제에 이르며 각종 축제, 대형 행사에 참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화려한 예술인들을 본 콘서트에 영입하여 완숙한 공연을 만들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덧붙여 “앞으로 많은 색소폰 열정가들의 콘서트 열망을 좋은 공연 환경에서 일생에 남을 기념비적인 멋진 추억의 콘서트를 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강남 뮤직타운 공연기획 프로젝트를 많이 성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인사를 남겼다.
-
- 색소폰 CCM 찬송가 연주곡집
- 색소폰으로 주님을 찬양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우리나라 대표 여성 색소폰 연주자 3인이 뭉쳤다. 우리나라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수는 40만이 넘어가며, 그중에는 많은 크리스천들이 포함되어 있다. 『색소폰 CCM 찬송가 연주곡집』은 크리스천 색소폰 연주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으로, 그들은 자신의 악기로 신앙고백을 할 수 있으며 다니는 교회나 연주회 때 찬송가와 CCM을 연주함으로써 교인들과 청중들에게 색다른 기쁨과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마다 12곡씩 편곡한 찬송가와 CCM이 총 36곡 실려 있으며, 알토/테너/소프라노 색소폰 중에서 어떤 색소폰으로 연주하면 좋을지 표기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곡마다 저자가 일러주는 연주 팁이 친절하게 제시되어 있고, 또한 연주를 직접 들어볼 수 있도록 저자의 연주 동영상 QR코드와 엘프 번호가 제공되어 있다.
-
- 콩자반쇼 〈자반보감〉
- 〈엘프TV 콩자반쇼〉는 ‘슈퍼콩처럼 힘이 되는 음악을 자, 반주하자’라는 의미를 담은 유튜브 웹 예능입니다. 반주기 전문 업체 ㈜엘프 프로페셔널(대표 유영재)에서 다양한 음악으로 대중 곁에 가까이 소통하고자 2021년 5월 24일 엘프TV를 개국, 실시간으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 전국노래자랑〉의 신재동 악단장과 〈tvn 코미디 빅리그〉출신의 개그우먼 겸 점핑 트롯 1호 가수 복덩이 김명선 씨가 진행하는 음악 전문 방송으로 가수와 색소폰 연주자, 희극인 등 다양한 스타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콩자반쇼 속 〈자반보감〉 코너는 시그니처 코너로 시청자에게 지금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방송 스튜디오가 위치한 곳이 현재 서울 가양동이며, 가양동은 동의보감을 집필한 명의 허준 선생님의 역사가 살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동의보감이 의술로 백성을 치유했다면 〈자반보감〉은 음악으로 마음을 치유하자는 의미에서 착안해 출발한 코너입니다. 가수의 지난 음악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음악 행보를 따라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이야기와 맞물려 있기도 합니다. 선물문의 010-5920-3667(문자전용)
Focus더보기 +
-
03-01 08:00
㈜코스모스악기, ‘야나기사와 색소폰 리페어 클리닉’ 진행
㈜코스모스악기에서 색소폰 연주자들을 위한 ‘야나기사와 색소폰 리페어 클리닉’을 진행했다. 지난 2월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야나기사와 색소폰 리페어 클리닉’은 야나기사와 일본 본사에서 테크니션(Hidemasa Sato, Yukihiro Sato)이 한국에 직접 방문하여 세팅, 밸런스 등 세밀하게 악기를 점검했다. 이번 클리닉은 ㈜코스모스악기 공식 수익 제품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을 통한 시간대별 예약제로 3일간 진행되었으며, 리페어를 비롯한 악기 전시가 마련됐다. 고객 성원 보답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리페어 행사는 일본에 있는 야나기사와 본사 기술자가 직업 한국을 방문해 꼼꼼하고 세밀한 손길로 리페어를 진행했다. 공식 수익 제품 구입 고객을 대상 70명 한정으로 3일간 진행된 본 행사는 사전예약을 통한 접수자들이 30분 간격으로 리페어를 받을 수 있게 순차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클리닉을 받으러 분당에서 온 조재관 씨는 “악기 전체적으로 전문가에게 클리닉을 받고 싶었는데 수리를 받아 울림이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소리를 잘 잡아주셔서 좋고 믿음이 간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있으면 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영등포에서 온 심광섭 씨는 “수리 후 악기를 불어봤는데 소리가 월등히 좋다”, 하남시에서 방문한 성중식 씨는 “수리 후 소리 변화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좋아졌다”며 이번 리페어로 인한 만족도가 크다고 답했다. 현재 ㈜코스모스는 야나기사와 한국 총판 공식 대리점으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야나기사와와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일본 관악기 메이커 야나기사와는 뛰어난 정밀도와 풍부한 음량으로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들에게 사랑받은 고급 색소폰 브랜드로 호평받고 있다. 안녕하세요. 야나기사와에서 33년간 근무해왔고 처음에는 기술자로 시작했습니다. 19년간 공장 쪽에서 근무하다 국제 영업 부서로 전근해 13년간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공장 생산 부서로 작년에 다시 돌아와 현재 최종 조립 부서의 총괄 매니저로 있습니다. 야나기사와 색소폰 리페어 클리닉 취지 일본에서도 오늘 진행되는 것과 같은 클리닉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연 10회 정도 하고 있고, 몇 해 전에는 이태리에 클리닉을 위해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클리닉이 잠시 중단되었다가 올해 첫번째 해외 클리닉을 한국에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저희는 이 클리닉이 색소폰 뮤지션들에게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스모스 악기와 같은 업체에서 이러한 요청이 있으면 중요하게 생각해서 대처하고 있으며, 이러한 서비스나 유지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언제나 인지하고 있습니다. 야나기사와는 물론 악기를 생산하는 회사이지만 악기 상태 유지·관리를 위한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악기를 관리하는 것에 대해 알려드리는 것도 중요하고 또한 고객과 직접 만나며 그들의 생각과 요구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고객과 대면하는 클리닉 행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장 클리닉 진행 과정과 소감 수리가 진행되는 부분에 있어 큰 리페어 같은 경우는 여기서 힘들기 때문에, 주로 조정키 밸런스 조정을 해드리고 또 악기를 유지 및 관리하는 기본 요령이 사실상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주로 조언해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악기를 오랫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습 후에 클리닉을 해주어야 한다는 중요성에 대해 많이 알려드렸습니다. 클리닉을 받기 위해 오는 연주자와 손님들이 매우 친절하기도 하고 (클리닉 과정이나 악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 저도 리페어를 진행하며 즐거웠습니다. 야나기사와는 ㈜코스모스와 2005년부터 서로 협력하며 지금까지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늘과 같은 클리닉 행사를 진행해나갈 예정입니다. 한국에서 리페어 행사를 하며 좋았던 점이 너무 많은데, 특히, 수리를 마칠 때마다 손님이 자신의 악기 소리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고 너무나도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저도 너무 기뻤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03-01 08:00
[SPON 기자단]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 1학년 이재민
올해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에 1학년으로 입학하는 이재민 군은 현재 아코디언을 전공하고 있다. 색소폰은 부전공으로 하고 있으며 〈진주개천 예술제 실용음악 경연대회〉에서 중등부 전체 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현재는 아트 앙상블 팀에서 아코디언 연주 담당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재민 군은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악기에 대한 기본기를 쌓으며, 이후 다니던 학원 원장님의 권유로 아코디언과 색소폰을 시작해 현재 전공까지 하게 됐다.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아코디언으로 학원에서 레슨을 받으며 매일같이 유튜브를 통해 국내·외 연주 영상들을 찾아보고 배우며 악기 수양을 쌓고 있다고 한다. Q. 아코디언 전공하는데, 아코디언은 어떤 매력을 가진 악기인가요? A. 제가 생각하는 아코디언의 매력은 ‘다재다능하다는 것’입니다. 멜로디부터 화음까지 여러 스타일로 연주할 수 있고 가요부터 클래식, 재즈, 팝, 트로트를 포함한 매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오른손은 멜로디와 화음 등을 연주하고 왼손은 베이스로 리듬 연주, 바람통으로 강약 조절을 하는 아주 매력적인 악기입니다. Q. 색소폰과 아코디언 두 악기를 다루는데,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는 것 같나요? A. 두 악기의 공통점은 공기 제어를 통해 역동적이고 감정적인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감정적인 연주를 했을 때 그 특유의 아코디언 소리와 색소폰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자극하는 감동적인 악기인 것 같습니다. Q. 음악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요? A. 스트레스나 고민으로 감정이 그릇된 방향으로 소비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기자단을 신청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학원에서 본 〈월간색소폰〉이라는 잡지에 청년·청소년 기자단을 모집한다는 기사를 보고 흥미를 느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취재로 즐거운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Q. 기자단 활동을 통해 꼭 취재하고 싶은 것들이 있나요? A. 제가 입학하는 학교에서의 음악 활동이나 행사 또는 수도권 근방에서 하는 큰 행사를 꼭 취재해보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 또는 꿈,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나요? A.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박형섭 03-01 08:00
[Music Essay] 간몬해협, 비에 젖은 색소폰
일본은 홋카이도·혼슈·시코쿠·큐슈 등 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그 가운데 혼슈와 큐슈 사이의 바다가 바로 간몬해협(関門海峡)이다. 이 해협을 향해 두 항구도시가 마주 보고 있다. 바로 혼슈의 남쪽 끝 시모노세키(下関)와 큐슈의 북쪽 끝 모지(門司)다. 간몬해협은 두 포구의 지명에서 한 글자씩 취해 만들어진 명칭이다. 이 두 도시는 역사적 장소로 유명하며 간몬교와 해저터널로 연결되어 쉽게 왕래할 수 있다. 현수교로 설계된 간몬교는 1973년 11월에 개통됐다. 시모노세키는 일본 국내 교통요지일 뿐 아니라, 한국과 교류하는 중요한 창구이다. 특히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여객선 부관페리는 매일 운행되고 있다. 시모노세키는 예부터 일본의 거점 역할을 하는 항로이다. 애도 시대부터 기타마에부네의 기항지로 번창했고, 메이지 시대 이후 대조선(朝鮮) 무역 중심지였다. 우리에겐 한양을 출발한 조선통신사가 부산에서 뱃길 따라 대마도, 시모노세키를 거쳐 간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조선통신사 행렬은 그 자체로 대규모의 문화공연이었다. 앞에는 조선의 악대가 장엄한 곡을 연주하고 뒤에는 조선의 명물인 마상재 공연이 펼쳐졌다.” 조선통신사의 숙소로 사용되었던 아카마 신궁도 시모노세키 부두에 인접해 있었다. 무수한 조선의 문화예술인들이 머물다 간 곳, 일제 식민지 시절 고통을 당하던 우리민족에게 애환이 서려 있는 부두에서 비바람 부는 간몬 해협을 바라보니 격한 감정이 일었다. 나는 2023년 1월 12일부터 3일간 후쿠오카 지역을 돌아보았다. 시모노세키와 모지코를 방문했을 때, 겨울비와 함께 세찬 바닷바람이 불었다. 색소폰 버스커에게 우천은 최악의 날씨다. 비 오는 날에는 거리공연을 할 수 없다. 소음이나 바람은 연주에 장애요인이기는 하지만, 연주 그 자체를 가로막지는 않는다. 나는 오히려 적당히 부는 바람을 선호하기도 한다. 색소폰 연주를 스마트폰 영상으로 찍은 후 재생하면 때로 바람소리가 연주음과 어우러져 묘하게 매력적으로 들린다. 음향 효과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버스킹의 현장성과 생동감을 준다. 물론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녹음하는 작업은 다른 차원이다. 이 경우 외부 소음은 단연 피해야 할 대상이지만, 거리 연주는 현장음을 적당히 활용하는 게 더 멋스럽다. 비가 좀 잦아들면 색소폰을 연주할 셈이었다. 비에 젖어 축축한 부둣가 계단에 걸터앉았다. 이런 날씨에 연주가 제대로 될까 걱정되었다. 나의 연주 여행은 대부분 낯선 곳에서 즉흥적이고 즉각적으로 결정된다. 그래서 주변의 상황과 환경에 크게 좌우된다. 부두에서 바라본 간몬교의 풍경, 바람에 출렁이는 물결, 해협을 질러가는 다양한 배들의 모습은 여행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좋아! 해협을 향해 힘차게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자!” 나는 일본열도 어디서나 색소폰 버스킹을 한다면,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가장 어울리는 K pop일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이 노래는 김연자, 계은숙 등 일본에서 활동했던 한국 가수들 덕분에 일본에서도 인기곡에 속한다. 일본 기네스북에서 “리메이크가 가장 많이 된 외국 가수의 노래”로 등재되어 있을 정도다. 일본 가라오케의 한국가요 인기 순위에서 지금도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나는 거친 파도를 헤치며 해협을 통과하는 부관페리의 승객들을 떠올리며 힘껏 숨을 내지르며 마우스피스를 깨물었다. 연주가 끝나고, 가라토(唐戶)시장을 거쳐 해변식당에서 토라후쿠(복어) 사시미를 맛보았다. 여기는 복어의 본고장이었다. 일본 복어생산량의 80%가량이 이곳을 거쳐 유통된다고 한다. 곳곳에 복어 동상과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가라토시장은 부산의 자갈치시장과 같은 곳이다. 특히 초밥 마니아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한국의 어시장에서 볼 수 있듯 각종 해산물과 수산 가공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식사 후 모지항으로 이동했다. 이 도시는 과거 국제무역항으로 매우 번성했었다. 지금의 모습은 옛날 화려했을 때를 재현한 것이다. 그래서 모지코레트로(門司港レトロ)라는 이름이 붙었다. ‘레트로Retro’는 일본식 영어 표현으로 ‘복고풍’이란 뜻이다. 모지코 역에서 해협으로 통하는 길목에 붉은 벽돌의 옛 오사카 상선 빌딩이 있다. 그 옛날 간몬해협을 누비던 대형 선박들의 본부인 것이다. 그 옆에 미츠이 구락부(클럽)가 있는데 유럽풍의 오래된 건물이다. 세계적인 과학자 아인슈타인 박사 부부가 모지항을 방문했을 때, 여기에 묵었다고 한다. 지금도 정문에 ‘미지코 미츠이 구락부’라는 대리석 문패가 붙어있고, 아인슈타인 박사 관련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모지항에는 여전히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오후 5시를 넘기자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건물마다 불빛이 반짝이고 고풍스러운 부둣가 가스등이 서서히 밝아왔다. 일렁이는 바닷물에 비친 모습은 움직이는 풍경화였다. 거기에 어렴풋이 내 모습이 보이자 난 순간 넋이 나가 나르시시스트가 되었다. 어스름한 항구, 비바람을 맞고 있는 이방인은 금세 음유시인이 되었다. “그렇지, 지금 여기에 가장 어울리는 노래는 〈적과 흑의 블루스〉야”라고 중얼거리며 악기를 꺼냈다. 이 노래는 일본의 츠루디 코지의 히트곡으로 미국의 테너 색소포니스트 실오스틴이 일본에서 재즈 스타일로 연주해 더욱 유명해졌다. 그의 연주곡 〈적과 흑의 블루스〉는 경음악 음반으로 발매되어 우리나라에도 유행했다. 블루스 특유의 끈적한 리듬이 색소폰 선율과 잘 어울린다. 나의 빗속 연주는 초저녁 적막한 모지항에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일본인에게 익숙한 엔카이니 듣는 이가 있었다면 마음속으로 따라 불렀으리라. 아마추어거리 연주자는 이런 상상에 빠질 때 가장 행복하다. 버스킹, 길거리 연주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퍼포먼스는 행위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관념이나 내용을 구체적으로 육체로 보여주는 행위이다. 연주 퍼포먼스는 육체로 만들어내는 공간의 시이다. ‘때와 장소’, 즉흥성과 순간성이 소리와 함께 고스란히 기록된다. 이 경우 돌발적 상황이 해프닝의 주요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아마추어 색소포니스트의 버스킹은 언제나 자유로운 플레이로 끝난다. 개인적 삶의 체험은 그렇게 우주 속에 지나가는 바람처럼 새겨질 것이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 비에 젖은 색소폰은 하이라이트다. 훗날 영상을 본다면 당시의 생생한 느낌이 되살아날 것이다. 바다 내음 물씬 풍기는 시모노세키와 모지코, 이 지역은 우리에겐 가슴 아픈 곳이다. 일제의 강제 노역으로 한 맺힌 과거가 스며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일 두 나라 사이에 여전히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다. 그러나 가장 가까워야 할 이웃이기에 미래지향적인 해법이 나오리라 희망한다.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의 소박한 만남과 왕래가 그날을 앞당길 수 있을지 모른다. -
안지인 02-01 08:00
박동준색소폰학원
박동준 색소폰 학원이 운영된 지는 올해도 15년째다. 제천에서 색소폼 좀 연주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박동준 연주자의 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지도로 유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 수도 많고 행사도 많다. 자신의 무대를 제자들에게 내어주기로 유명한 박동준의 제자 사랑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하다고. 박동준색소폰학원의 회원 연령대는 어린 학생부터 80세까지 다양하다. 학원에서 실력이 향상되면 박동준 연주자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박동준 빅밴드’에 참여할 수 있다. 참고로 ‘박동준 빅밴드’는 〈전국합주경연대회〉 2번 우승이라는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지역 행사에 초청받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Q. 색소폰을 하면서 찾아오게 된 변화가 있나요? A. 제 나이 70이 되니 할 일 이 없잖아요. 젊어서는 자녀를 위해서 그저 열심히 살았죠. 그렇게 한 평생을 보내고 70이 넘어가니 과연 내가 뭐를 해보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접하기 전에는 마음도 우울했고 힘들고 그랬죠. 우리 나이가 그럴 나이잖아요. 그런데 악기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내 삶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주위 분들에게 이제 와서 뭘 그걸 배우려고 하냐고 그런 얘기도 많이 들었죠. 그렇지만 저는 음악이라는 걸 통해서 마음의 평화를 찾고, 위로받고 또 하나하나 배워나갈 때 정말 뭔가 보람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악보도 하나도 볼 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정말 하면 된다는 걸 느꼈죠. 그 성취감이란…. 지금 내가 젊은 사람처럼 잘 불지는 못해도 내 나이에 이렇게 불 수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게 됐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악기 배운 걸 잘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꾸준하게 되든 안 되든 우리 원장님 하고 동행하고 싶어요. Q. 나이로 인해 색소폰 배우기를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연세 많으신 분들이 처음에 학원을 다니기 시작할 때는 두려울 거예요. 과연 이걸 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저도 나이 70이 넘어서 시작했거든요. 저도 처음에는 두려웠는데, 그렇게 생각했던 제가 다른 분들의 롤 모델이 돼 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나이 드신 분들이 오시면 걱정하지 마시라고, 박 원장님을 통해서 다 배울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즐겨서 연주하는 곡이 있나요? A. 노사연의 〈바램〉이라는 곡을 좋아해요. 제가 평생을 자녀들을 위해서 살았다 보니 그 노래의 가사가 너무나 와닿아요. 제 삶을 뒤돌아보게 하죠. 평소에도 굉장히 즐겨 부르는 노래고 색소폰으로도 자주 연주하는 곡입니다. Q. 앞으로의 바램이 있다면… A. 저는 박동준 원장님 만나서 음악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힘들고 어려운 과정도 많이 지켜보며 지금까지 왔지만 정말 동행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박동준 원장님은 정말 어디에 가서도 인정을 해주니까 제가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할 수 있는 분이잖아요. 끝까지 사랑하면서 함께 가고 싶은 바람입니다. Q. 색소폰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색소폰이라는 악기는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악기예요. 제가 어렸을 때 영등포라는 지역에서 살았는데, 그 일대의 유흥가에 있는 악사들을 많이 보며 자랐거든요. 악기가 하고 싶었는데, 그 당시의 옛날 어르신들은 악기 하면 피 토해 죽는다고 그런 말씀들을 하시잖아요. 저희 부모님도 그런 이유로 못하게 하셨었죠. 중학생이 됐을 때 색소폰이 하고 싶어서 밴드부가 있는 학교를 신청했는데 그것도 못하게 되어서 40대에 결혼해서 안사람한테 허락을 받고 시작을 했어요. 지금은 조그마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색소폰을 통해서 대인관계가 편안해졌어요. 제가 내성적인 편이라 사람에게 말도 잘 못했거든요. 색소폰을 하면서 많이 바뀌었죠. 인생도 바뀌었고요. 인생을 건성으로 생각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뭔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게 하는 악기에요. 평생 최고 잘한 게 담배 끊은 것과 색소폰 배운 일입니다(웃음). Q. 박동준색소폰학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A. 박 원장님은 진도를 빨리 나가는 분은 아니에요. 한 가지라도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애를 쓰시는 분이죠. 박자, 음정, 소리를 내는 입 모양 등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잡아주셔요. 그런 부분에서 다른 곳과는 차이가 있을 겁니다(웃음). 박 원장님은 색소폰을 가르치지만 단지 색소폰을 가르치는 데에 그치는 게 아니고 음악을 가르쳐주세요. 단지 부는 기술을 알려주시는 게 아니고 불기 위한 감정과 음악을 알게 하시죠. 내가 이걸 불기 위해서 그냥 소리를 낸다는 의미라기보다 마음속에서 나는 소리를 내게 감정을 이끌어주세요. 그런 부분이 다른 선생님들과 굉장히 다른 점이 아닌가 싶어요. 저도 다른 선생님들의 강의를 유튜브를 통해 들어봤는데 정확히 꼬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확실히 뭔가 많이 틀리세요. 보통 다른 학원을 가게 되면 오자마자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를 배우고 그게 끝나면 반주기 틀어놓고 연주를 하는데, 원장님은 절대 안 그러세요. 예전에는 저도 배울 때 6개월 정도 색소폰을 놓으려고 마음먹을 정도로 지루함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런 게 큰 도움이 돼서 지금까지도 도움이 됐죠. 악기보다는 음악을 가르쳐 주시는 분이 아닌가 싶어요. Q. 나의 인생 곡이 있나요? A. 처음에 종교 음악을 하기 위해 악기를 시작했거든요. 하다보니 종교 음악 자체가 폭이 좁고 동호회에 나오면 종교 음악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때 원장님이 추천해주신 곡이 가수 윤복희 씨의 〈여러분〉이라는 곡을 알려주셨어요. 이 곡을 1년을 연습해서 제천에서 열린 색소폰 경연대회에 그 곡을 가지고 출전을 했죠. 저는 그 곡을 연주할 때마다 마지막에 울어요. 언제 어떤 때에 연주를 해도 제 마음을 흔들어 놓는 곡이 아닐까 생각해요. 힘이 되는 곡이고 힘들고 지쳐있을 때 뭔가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마음이 들게 하는 곡이죠. Q. 앞으로의 바램이 있다면… A. 박동준 원장님 같이 능력 있는 연주자는 더 멀리,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본에서도 활동을 많이 하시고 변진섭 밴드에서도 활동을 하셨는데, 앞으로도 대외적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해나가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Q. 박동준색소폰학원을 다니며 어떤 점이 제일 좋았나요? A. 어렸을 때는 피아노를 쳤고, 색소폰을 시작한 지는 5년, 원장님을 처음 만나 레슨을 받은 지는 3년 되었습니다. 원장님이 직접 악보도 그려서 알려주시고 녹음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었죠. 원장님 만나 몇 개월 안 지나서 〈제천한방색소폰대회〉에 나가서 상도 타는 경험을 하게 됐죠. 그렇게 여러 대회에 나가는 경험도 하게 되고 버스킹이나 여러 행사에도 학원에서 배우는 다른 선배님들과 같이 하면서 또 그분들이 능력대로 가르쳐주시니까 저도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경연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없었던 적도 많지만 대회에 나가 상을 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어요. Q. 색소폰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동기가 있나요? A. 색소폰은 남편이 먼저 배우기 시작했어요. 저도 색소폰이 배우고 싶어서 우여곡절 끝에 색소폰을 시작하게 되었고, 타동호회에서 2년 정도 활동을 하다가 박동준 연주자님이 유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 배우게 되었죠. 제가 노래를 못하는 편인데, 노래 대신 색소폰을 연주할 수 있어 좋았어요. 반주기가 있으니까 혼자 불 수 있고 또 음악을 통해 다양한 행사에 가서 봉사도 할 수 있고 악기를 통해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아요. 저희 부부가 올해로 결혼한 지 30년 차 되다 보니 그다지 재미있게 할 얘기가 없었는데, 색소폰을 하고나서부터 서로 할 얘깃거리가 생겼죠. 색소폰이라는 공통 주제로 대화도 많이 하고 둘이서 재능기부 연주도 하러 가곤 해요. Q. 색소폰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곡이 무엇인가요? A. 제일 처음 나간 대회가 〈제천한방색소폰경연대회〉였는데, 어떤 곡으로 나가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평소 빠르고 경쾌한 트로트 음악을 좋아해서 가수 김연자의 〈10분내로〉라는 곡으로 대회에 출전하기로 했죠. 〈10분내로〉라는 곡은 그렇게 대회에 나가 예상치 못하게 입상을 하게 됐고 그걸 계기로 삼아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되게 해준 곡이에요. 그 곡을 연주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던 거고요. Q. 앞으로의 바램이 있다면… A. 저는 선생님께 더욱 많이 배우고 실력을 키워서 정말 어디에 가도 부끄럽지 않게 연주하고 싶어요. ‘저 사람은 박동준 선생님 제자야’라고 누가 말해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제자가 되고 싶고 제가 알기로 〈월간색소폰〉에서도 대회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 가서도 큰 상을 타고 싶은 게 앞으로의 소망입니다.
Interview더보기 +
-
안지인 03-01 08:00
예찬악기 대표 장홍상
예찬악기 장홍상 대표(이하 장 대표)는 2006년 엘로이 시리즈1 개발을 시작으로 2007년 엘로이 시리즈2, 2008년 엘로이 시리즈3 프로페셔널, 2011 제네시스마스터 시리즈6 헤머링 그리고 2014년 제네시스마스터 시리즈 7 커스텀 아크를 직접 설계와 개발을 통해 중국·대만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국내외 프로 연주자들과의 소통으로 인해 만들어진 예찬악기의 색소폰은 입문자부터 프로 연주자까지 스펙트럼이 넓으며, ‘국내 유일의 색소폰 개발 회사’라는 프로모션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예찬악기가 되기까지는 쉽지 않았던 과정이 있었다는데.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장 대표가 색소폰이라는 악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다니던 직장에 작별을 고하며 시작됐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서 다양한 악기를 접하며 자랐던 그는 유년 시절을 생각하며 돈은 많이 못 벌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당시 직장 생활이 안 맞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회사 나오고 나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궁리하다 큰돈을 벌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했었으니까 음악 관련된 일을 해보기로 한 거죠. 색소폰 시장이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시장에 뭔가 있다는 게 느껴졌죠. 원래 회사에 있을 때 영업 관련된 마케팅을 했었거든요. 색소폰이 분명히 어느 정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 처음 거래를 시작한 회사가 중국 상해에 있는 큐피드라는 회사였어요. 그때는 자료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 무역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책이나 인터넷에 있는 중국 원문 같은 자료들을 뒤져 회사를 찾아 컨택해서 모아놓은 퇴직금으로 색소폰 100대를 수입해 집에 가져다 놓고 팔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들여온 100대 중에서 1대 나갔어요. 그것도 아주 어렵게 말이죠. 그러더니 바로 반품되더라고요(웃음). 정말 암울했어요. 음악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다지만 색소폰에 대해서는 잘 몰랐거든요. 굉장히 심각했죠. 그런 간절함이 발현됐나봐요. 다급하게 여기저기 다니며 발품을 팔다 보니 한 3주 지났을까, 30대가 하루에 한 번에 나가더라고요. 며칠 있다가 또 다른 곳에서 연락 오고. 그러면서 또 100대를 들여왔죠. 그랬더니 이것도 마찬가지로 불과 한 달도 안 돼서 다 나갔어요. 그다음에는 200대씩 수입을 했었죠. 그러면서 매장도 얻게 되고 직원도 들어오고 한 거죠.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처음에는 시리즈Ⅰ을 30만 원 대로 수입하기 시작해서 6개월 지난 시점에 시리즈Ⅱ를 60만 원에 그리고 1년 돼가는 즈음에 시리즈Ⅲ 80만 원대로 점점 발전시켰어요. 그러다 여기서 더 좋은 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만으로 건너가 고가 브랜드를 만들게 된 거죠. 전 세계 자체 공장을 가진 셀마와 야나기사와를 제외하고 OEM 공장 중에서 가장 잘 만드는 공장이라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악기를 설계해 제작을 맡기게 되었습니다.” 장 대표는 업계에서도 중국어를 잘 하기로 소문났다. 2012 중국 상하이 국제 전시회, 2014 중국 상하이 국제 전시회,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전시회 등 세계 시장을 누비며 유창한 언어를 구사하는 그의 모습이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남달라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력 뒤에는 그가 중국어를 그렇게 잘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들이 있었다. “중국과 거래를 하면서 정말 100번도 넘게 간 것 같아요. 여권을 세 번 바꿨으니까요. 그 정도로 중국을 많이 오가다 보니 중국어는 그냥 알아서 잘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회사를 관두고 사업을 준비하던 초창기 때는 시간이 많아 중국어 회화책 여러 권을 사서 7, 8번은 읽고 또 읽고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책으로 공부해도 막상 중국에 가니 중국어가 안 들리더라고요. 방언이 많은 중국의 지역적 특색도 있었지만 결국은 언어는 노출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됐죠. 횟수로 중국을 자주 방문하면서 자주 듣고 말하게 되니 어느 순간 들리더라고요. 또 악기를 한 달에 200대씩 들여오다 보니 현지에서 검수 작업을 꼼꼼히 해야만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도 중국어를 잘 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많았죠(웃음).” 장 대표는 “악기는 소리가 좋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소리에 대해 진심이다. 그렇기에 더 좋은 색소폰 소리를 위한 공법에 대해 연구하고 또 그에 추가적으로 따라오는 악기 외의 부가적인 것들을 같이 제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다양한 연주자들의 체감을 통해 얻어진 연구 결과물들을 통해서도 한국인의 대중적 정서에 맞는 소리로 합의점을 찾아 실제로 구현하기 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들이 있었다. “색소폰을 배우고 알게 되다 보니 다양한 방면으로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해외에 나갔을 때 기술자나 엔지니어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들이 하는 것들을 보며 같이 개발하게 됐죠. 결국 악기는 소리가 좋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소리와 편안하게 움직이는 운지에 대해 배제하고 생각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저희는 헤머링 공법, 옛날 방식 그대로 악기를 만들고 있어요. 또,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색소폰이라는 악기 외에도 마우스피스, 리드, 리가처 같은 부가적인 것들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도 같이 개발하게 된 거죠.” “연주자들이 원하는 소리가 가지각색인데 그것을 실질적으로 구현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쉽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거의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색소포니스트 케니 지가 원하는 소리로 악기를 만들면 무조건 반응이 좋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시장이 원하는 소리는 따로 있죠. 한국에서 색소폰을 소비하는 주된 연령층이 6·70대잖아요. 그분들이 즐겨 들으시는 음악 장르가 트로트이기 때문에 주로 트로트 연주에 많이 나오는 따뜻한 소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죠. 한정된 자원으로 투자해서 시장 전반의 기조에 맞춰야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사업적으로 중요했던 순간을 뽑으라면 색소폰 붐이 중반부에서 후반으로 가던 시기였어요. 그때 도전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다양한 악기 시리즈가 있지만 저가대로 좋은 악기 개발을 많이 했거든요. 더 좋은 악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연주자들에게 “이 악기 좋은데요?”라는 말을 듣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런 생각으로 제가 존경하는 김원용 선생님께 색소폰도 배우기 시작했던 거고 그밖에 다양한 선생님들이나 연주자들에게 의견을 수용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며 개발했죠. 그런 과정에서 배운 것도 많았고 상처받은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 그때를 돌아보면 행복했던 것 같아요. ‘여태까지 성장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장 대표는 앞으로 색소폰 시장에 대해 “개개인이 성장하는 깊이 있는 문화로 가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바뀐 문화적 양상이 점점 더 그런 방향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이제는 색소폰이라는 악기의 매력을 알리도록 돕는데 힘쓰고 싶다는 그는 ‘행복한 일을 하겠다’는 면에서 첫 사업을 떠올리던 그때의 가치관과 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서 문화 자체가 바뀌었잖아요. 코로나 이전과 같은 양적 팽창이 다시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모이는 문화였던 전과 반대로 지금은 뿔뿔이 흩어지면서 다양한 취미가 생겼죠. 그런 양적 측면에서 색소폰의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깊이는 더 있어질 것 같아요. 일본 같은 경우는 취미 생활의 깊이 정도가 수준이 높은 편이에요. 우리나라 프로 연주자들보다 잘하는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굉장히 많죠. 악기 연주를 통해 어떤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지 않고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거를 집에서 ‘플레이’하고 놀더라고요. 한국도 점점 그런 문화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개개인이 성장하는 문화로 말이죠. 그런 성장의 개념으로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통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사귀고 배우며 성장하는 부분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색소폰을 연주하는 게 정말 가치있고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앞으로도 편하고 따뜻한 소리가 나는 악기를 만들어나갈 예정이고요. 또, 색소폰이라는 악기의 매력을 알리도록 돕고 싶어요.” -
03-01 08:00
[Zoom In Artist] 색소포니스트 정기왕
Q. 안녕하세요. 〈월간색소폰〉 구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과정과 일본 도쿄예술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최근 12월에 귀국 독주회를 가진 색소포니스트 정기왕 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Q. 지난 12월 귀국 독주회를 하셨는데, 연주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을까요? A. 클래식 색소폰이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느낌이라 프로그램 선정에 있어서 ‘대중에게 어떻게 하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Edvard Grieg의 서정 소곡집에 있는 피아노곡이나 비제의 〈Carmen Fantasy〉와 같은 대중의 귀에도 친숙한 곡을 넣었습니다. 또, 색소폰이라는 악기가 현대적인 악기이기 때문에 색소폰을 하는 전공자라면 현대곡 하나쯤은 프로그램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Water Shadows〉라는 곡도 프로그램에 넣어 초연하게 되었습니다. 〈Once Upon A Time〉, 〈Peace Of The Woods〉는 Edvard Grieg의 서정 소곡집에 있는 피아노곡으로 이 곡을 색소폰으로 연주한다는 것 자체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대중들이 귀에 익숙한 피아노곡을 색소폰으로 연주하면 이렇게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Carmen Fantasy〉같은 경우는 편곡 버전이 여러 가지 있는데, 아츠시 야마나카 편곡 버전은 제가 처음으로 연주했습니다. 특히, 이 버전은 굉장히 어렵게 편곡된 곡으로 저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도 어려웠던 곡이었던 것 같습니다. Q. 독주회 프로그램 중 〈Water Shadows〉라는 곡을 한국에서 초연했는데, 곡에 대한 소개와 어떤 해석으로 연주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Water Shadows〉의 작곡자인 니시무라 아키라 선생님에 대해 소개하자면, 오사카 출신이시고 현재 도쿄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작곡자 윤이상 선생님의 스승으로도 알려진 이케노우치 토모지로 선생님과 같은 클래스셨죠. 제가 학교 다닐 때 니시무라 아키라 선생님을 만나 곡에 대해 얘기 나누던 중 흥미로운 말씀을 하셨는데, 색소폰 소리를 ‘속이 빈 물줄기’라고 생각한다고 하시더라고요. 〈Water Shadows〉같은 경우는 말 그대로 물의 그림자라는 뜻이에요. 물의 진동하는 흐름을 생성하는 곡이고 물은 투명하고 보이지 않는 물로 이 자체는 영혼이지만 그 영혼의 그림자라는 것은 물과 같은 우주 속에서 물이라는 것에 둘러싸여 있고 그 자체가 흔들려서 그림자를 일으키며 하나의 우주를 이루고 있다는 이미지로 작곡된 곡입니다. 이 곡의 특이점은 ‘미분음’이라는 음이 많이 나와요. 미분음은 반음 간격보다 더 세밀한 간격을 가진 음이라고 하거든요. 예를 들어 도 다음에는 도#이 나오는데 도와 도# 사이에 음이 하나 있는 거죠. 그거를 미분음이라고 하거든요. 그런 표현이 많이 들어간 곡이고 섬세한 컨트롤이 요구되어 까다롭고 어려운 곡이기도 합니다. 제 스승님인 노부야 스가와 선생님에게 헌정된 곡이기도 하고 평소에도 이 곡을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곡 자체가 너무나 멋이 있었고 까다로운 테크닉이나 색소폰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에 대해 한국에서 초연으로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Q. 정기왕 색소포니스트는 어떤 해석관을 가지고 연주에 임하는 편인가요? A. 연주나 곡에 대한 해석을 할 때 항상 모든 방법을 열어놓는 편입니다.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최대한 다양하고 넓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연주하면서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 (관객 입장에서는 제가 의도한 표현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입견을 제 기준으로 정해놓지 않고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의견을 물어보는 편입니다. 음악을 할 때에는 타인과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남들이 말하는 것을 잘 경청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아요. Q. 한예종 졸업 후 일본 도쿄예술대학원 색소폰 전공을 한국인 최초로 입학하고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색소폰 공부를 일본에서 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었나요? 또 그곳에서 공부하시면서 어떤 점들이 인상 깊었나요? A. 노부야 스가와라라는 세계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연주자가 일본에 계셨어요. 클래식 색소폰 연주자라면 누구나 다 알죠. 그분에게 꼭 배워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누구도 일본으로 색소폰 유학을 간 적이 없었거든요. 도쿄예술대학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고 준비하는데, 시험을 보기 전에 선생님께 레슨을 한 번 받을 수가 있어요. 레슨을 받는데 저한테 프랑스 유학을 다녀왔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한국에만 있었다고 말씀드렸죠. 다행히 좋게 봐주신 것 같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음악이 좋고 이런저런 것을 보완해서 시험을 보라고 하셔서 최대한 준비해서 시험을 봤는데 운 좋게 합격했죠. 일본 도쿄에 센조쿠 가쿠엔이라는 음악 대학이 있는데, 거기는 색소폰 전공자만 100명이 넘어요. 색소폰 오케스트라를 만들어서 수업을 할 정도예요. 한국에 비해 시장이 굉장히 크죠. 또, 일본 색소폰 연주자들 같은 경우는 거의 8, 9살부터 시작을 해요. 제가 17살부터 시작을 했다고 하니까 스가와라 선생님도 깜짝 놀라더라고요. 시작하는 속도도 다르고, 어린 나이부터 배우는 만큼 체계적으로 배울 수가 있잖아요. 반면 우리나라는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타국에 비해 기본적인 것들을 갖추는 면에서 부족한 것 같아요. 단기적으로는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있지만 더 앞을 보았을 때 좋은 연주자를 얻기는 어려운 거죠. 일본의 학생 연주자들의 연주를 들어보면 미스도 나고 틀리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지만 연주 내용은 너무 좋거든요. 음악의 흐름 자체가 다르고 조금 틀리는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아요. 반면 한국은 연주 내용은 엉망이어도 일단 안 틀리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그곳 학생들만큼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정말 힘들었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그야말로 인내의 시간이었죠. 선생님도 그걸 알고 따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인내심을 가져라”, “인내심을 가지고 해라” 그 말씀대로 꾸준히 하다 보니까 선생님이 왜 그런 말을 하셨는지 알겠더라고요. 지금도 그 말이 제게는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간혹 힘들 때 그 말을 많이 떠올리거든요. 음악을 하면서 인내심을 가지는 일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Q. 일본에서 아마추어 연주자는 어떻게 색소폰을 접하나요? A. 일본에서 색소폰 한다고 하면 너무나 멋지다는 반응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일반 사람들도 전반적으로 색소폰에 대해 잘 아는 편이죠. 일본의 아마추어 색소폰 시장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겪어보지는 않고 누구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 우리가 기본적으로 악기사라는 기본 개념에 대해 생각할 때 보통 물건을 사고팔고 수리하는 개념이잖아요. 일본은 그런 기능과 동시에 색소폰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포함되어 있어요. 색소폰을 배우기 위해서 악기사로 가는 거죠. 그 악기사에 색소폰 선생님이 두세 명 등록이 되어있어서 선생님들의 프로필을 보고 선택해서 배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짜여 있어요. 거기서 선생님을 선택하면 악기사에 마련된 연습실에서 레슨을 진행하는 거죠. 색소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색소폰을 배우는 데 있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 A. 색소폰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연주자들이 연주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학교 다닐 때 선생님한테 여쭤본게 있었어요. 한국에 돌아가면 클래식 색소폰을 알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요. 선생님도 똑같이 연주를 많이 해야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연주를 많이 하면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알게 된다고요. 또 처음부터 너무 딱딱하고 무거운 곡들 말고 듣기 좋은 곡들로 연주하고, 아마추어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올라가라고 세 가지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1, 2년에 한 번씩은 독주회를 꾸준하게 가지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클래식 색소포니스트라면 누구나 아는 곡, 입시곡,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드는 누구나 다 아는 곡 등 도전적인 곡들을 많이 연주해보고 싶고요. 또 제가 한국에서 공부하며 같은 클래스 선후배 출신들로 구성된 앙상블 팀을 만들었어요. 올해 11월에 공연 예정 중에 있습니다. 색소폰이라는 악기는 확실히 다른 악기보다는 표현 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현대 작곡자들이 색소폰이라는 악기에 대해 굉장히 흥미롭게 생각하죠. 여담으로 니시무라 아키라 선생님이 색소폰은 어느 계절의 악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는데, 저는 너무 어려워서 대답을 잘 못했어요. 선생님은 겨울의 악기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하시더라고요. 흥미로웠죠. 색소폰은 정말 다양한 표현력과 가능성을 가진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연주자로써 색소폰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연주를 통해 관객과 소통해나가고 싶습니다. -
지현숙 03-01 08:00
‘색소폰은 내 삶의 활력소’ 꽃숙이 김호숙씨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겨울의 문을 열고 활짝 핀 꽃 속의 화원에 들어서는데 “어서 오세요?” 나긋나긋하고 조용한 목소리가 반갑게 나를 이끌었다. 여기가 “꽃숙이네 꽃집인가요?” 묻는 소리에 정겹게 바라보는 눈빛이 따뜻하고 다소곳한 모습이다. ‘꽃숙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색소폰을 하는 사람이라는 무언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순간이었다. 대전에서 꽃집을 운영하며 대전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동호인들과 교류를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오감을 모두 즐기고 사는 색소폰 연주자로, 차분한 성품에 겸손함이 몸에 뵈어 만나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대해주며 꽃과 나무 향기 속에서 사계절을 모두 봄처럼 살고 있는 그녀의 색소폰 사랑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본인 및 가족 소개를 해 주세요. A. 대전에서 40여 년 동안 꽃집을 운영하며 꽃과 나무와 함께 살아오다가 10여 년 전에 색소폰을 만나서 지금은 꽃보다 색소폰을 더 사랑하게 된 올해 67세 김호숙(꽃숙이)입니다. 가족은 함께 꽃집을 하고 있는 남편과 1남 1녀를 두고 있습니다. 아들(김다흰)은 연극배우인데 현재 tvN에서 방영하고 있는 주말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전종렬 역)이며 수학교사로, 일타 강사(최치열 역)인 배우 정경호의 대학 동기 역할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딸(김다별)은 대전에서 연극 연출 활동을 하며 지난해에 대전지역 젊은 연극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Q. 가족이 모두 예능에 소질이 있고 끼가 많은가 봅니다. 색소폰은 언제부터 시작하고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친가 쪽에 끼가 있는 분이 계셨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있었는데 그런 경험이 진로까지 이어졌나 봅니다. 저는 원래 음악을 듣기 좋아하고 악기는 다루지 못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지인이 하는 동호회에 함께 들렀다가 드럼을 치는 지인의 소개로 2010년 1월 음악 학원에 등록하고 드럼을 배웠습니다. 드럼을 치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신나게 연습하는 중 지역 행사에 구경 갔다가 무대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모습이 무척 멋있어 보여서 행사 진행 요원에게 “저도 배우면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나요?”라고 여쭤보니 기회를 주겠다고 해서 배우던 드럼을 뒤로하고 색소폰으로 악기를 바꿔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색소폰을 배우고 1년 뒤부터 지금까지 매년 마을 행사에 초대되어 연주하고 있습니다. Q. 색소폰을 연주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무대에 처음 서게 되었을 때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듯이 실력도 없는데 자신감이 충천하여 신나게 부르다가 음 이탈이 여러 번 났는데 창피함에 두고두고 생각이 나서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왕초보로 얼굴이 화끈거릴 수준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연주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연주하며 전국 각지의 여러 동호회나 프로 연주자 모임 등에 바쁘게 쫓아다니다 보니 건강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코피가 멎지 않았어요. 병원에서는 색소폰을 불면 압력 때문에 또 코피가 날 수 있다고 당분간 연주를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참지 못하고 습관처럼 불었습니다. 그런데 코피가 멎지 않아 밤에 응급실에 실려갔고, 결국 수술을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색소폰 연주가 너무 좋아서 무모하게 행동했던 모습에 웃음이 납니다. Q. 평소에 색소폰 연습은 어디에서 어떻게 하고 있나요? A. 색소폰이 너무 좋아서 동호회 연습실과 각종 색소폰 모임에 쫓아다니다 보니 꽃집 일을 등한시하게 되었습니다. 보다 못한 남편이 집에 60평 규모의 음악실과 무대를 만들어 주어서 꽃집 일이 끝나면 혼자서 연습을 하며 즐기고, 가끔 동호회나 연주자 모임 장소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남편이 저의 색소폰 사랑에 적극 지원해 주며 든든한 외조를 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활동했던 동호회 모임이나 현재 진행 중인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A. 2010년 처음 색소폰을 만난 이후로 색소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정말 많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대전 지역 동호회 모임인 ‘고운소리’를 시작으로 대전 지역 연주자 모임, 대전 색소폰 동호회 ‘소리 한마당’, 옥천 향수 색소폰 앙상블, 색소피아 전국모임 대전지역장, 색소폰 나라, 우송정보대 평생교육원 색소폰 CEO 과정 수료, 지역 봉사활동과 발표회, 색소폰 라이브 방송(임민택, 찰리박 100회 특집, 왕상근, 버나드 마틴, 박재영 색소폰 TV 등) 출연 등 색소폰 연주를 통해 온라인, 오프라인 교류를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Q. 예명이 꽃숙이인데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불리게 되었나요? A. 꽃집만 할 때는 남편이 노래 제목에 있는 꽃순이로 불렀는데, 색소폰을 시작하면서 전국 색소폰 카페에 ‘꽃숙이’라는 닉네임으로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불리게 되었습니다. Q. 색소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나에게 색소폰이란?) A. 저에게 색소폰은 삶의 활력소이고 좋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꽃집을 운영하는 제게 꽃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움과 좋은 향기로 눈과 코를 즐겁게 해 주지만 색소폰은 멋진 연주로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해 줍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제겐 노래하듯이 연주하는 색소폰이 아주 매력적인 악기로 다가왔습니다. 제 인생에서 색소폰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연주하는 것도 좋지만 음악을 좋아하고 색소폰 연주라는 같은 취미를 갖고 있는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 및 만남이 정말 좋습니다. 동호회 모임이나 공연을 통해 교류하고 공연을 하고 난 뒤의 만족감과 성취감은 색소폰을 하면서 느끼는 소중한 경험이고 행복입니다. 좀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정도로 제겐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색소폰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 나의 가장 빛나던 시절이라 생각하며 오늘도 내일도 쭉 이어가길 바랍니다. 좀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데, 아직도 색소폰을 하고 싶은데 망설이는 분들이 계신다면 하루라도 빨리 도전해서 행복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무엇인가요? A. 저는 오직 좋은 사람들과 건강하게 색소폰 연주를 오래오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안지인 02-01 08:00
색소포니스트 박동준
제천하면 떠오르는 색소폰 연주자 박동준은 제철을 비롯한 강릉, 춘천, 원주 등 20년째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행사를 기획·주관하며 색소폰 업계와 지역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됐다. 자신만의 고유 감성으로 무대에 올라 관객의 돈이 아깝지 않은 공연을 선사하고 싶다는 그는 연주자로서의 삶이 가장 행복하다. 색소폰 연주자 박동준을 만나 그의 ‘감성’이야기를 들어봤다. 색소폰 연주자 박동준은 18살부터 무대에 올라 공연을 했다. 친구이자 동료인 가수 최호섭과 가수 변진섭 콘서트 무대에 참여하며 무대의 진가를 알게 됐다. 오랜 시간을 다양한 연주자들과 무대에 올랐기에 지금도 그룹사운드 음악을 참 좋아한다는 그다. “올해로 음악을 한 지는 41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저는 어렸을 때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그에 비해 공부하는 것을 싫어했던 학생이었어요. 그런 저에게 고등학교 밴드부에서 만난 음악은 거부할 수 없는 세계였죠. 그렇게 음악의 세계에 발을 디디며 무대에 올랐죠. 그러다 훗날 가수 최호섭 씨 그리고 가수 변진섭 씨 콘서트 무대에 같이 오르게 되면서 공연의 진가가 뭔지 알게 됐던 것 같아요. 여담으로 저는 고작 가수 변진섭 밴드의 일원이었는데도 팬레터를 수십 통씩 받았죠. 공연이라는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웃음). 그렇게 18살부터 실전 음악을 해오다 보니 지금도 그룹사운드 음악을 좋아할 수밖에 없죠.” 박동준은 매년 자신의 이름을 건 디너콘서트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의 경연 대회 행사 및 공연을 기획해 무대에 서며 관객과 호흡해오고 있다. 티켓을 사서 공연을 보기 위해 지갑을 열만큼 매력적인 공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관객이 객석에서 연주자를 바라봤을 때 무대가 차 보이는 느낌이 들 만큼 무대를 장악해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 보니 무대 연출도 직접 하게 되는 것 같고요. 대중들이 와서 봤을 때 ‘돈을 내고 표를 사서 가볼 만한 공연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죠. 제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의 마음을 읽고 만족을 드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먼저 해요” 박동준 연주자와 음악적인 얘기를 나누며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바로 ‘감성’이라는 단어다. 그가 말하는 감성의 의미는 정성을 다한다는 데에 있다. 솔직한 연주, 영혼이 실린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으로 어떻게 정성껏 음으로 담아내느냐에 대한 의미가 담겨 있다. “영혼이 실린 연주는 음 하나하나에 자신만의 고유 감성을 담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정성을 다하는 거죠. 듣는 사람은 그걸 느껴요. 연주자가 음 하나를 내는 데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말이죠. 설령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이상하게 알 수 없는 여운이 남는 거죠. 타고난 자신만의 감성을 어떻게 보여주고 어떻게 연주해야하는지 아는 게 연주자에게는 중요한 일이죠. 하지만 감성이 중요하다고 해서 단지 그 부분에만 치우쳐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감성에는 기본이 뒷받침되어야 하죠. 기본이 안 된 상태에서 감정이 과잉되면 오버 필이 되거든요. 하지만 기본이 잘 잡힌 상태에서 감성이 입혀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거겠죠. 케니지가 세계적인 연주자가 될 수 있었던건 음악을 모르는 대중들의 마음에도 파고드는 듣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감성 있는 연주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저 역시 동서양을 막론하고 누가 들어도 느낄 수 있는 저만의 감성 연주, 영혼이 있는 연주를 하는 게 제 소망이죠. 음악인 중 저처럼 질곡 있는 삶을 살아온 사람도.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한마디로 애환이 깊죠. 그렇기에 그 삶 자체가 색소폰 연주에 고스란히 투영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 박동준 연주자는 안양대학교에서 색소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강좌 시간에는 박동준 연주자 특유의 유머와 핵심을 찌르는 강의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아 즐거우면서도 다음이 기대되는 수업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안양대학교 수업은 18주 기간의 수업을 한 기수로 쳐서 현재 4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좌 인원은 스무 명이 넘고요. 수업은 학생들의 공통 관심사를 위주로 해서 해당 주제에 대한 강의를 진행 후 실전으로 대입할 수 있게 합니다. 제가 수업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꼭 가르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학생이 수업을 받기 위해 나오고 싶은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게 중요한 거죠. 학교에 가면 재미있고, 빠지기 싫다는 느낌 같이요. 가르치겠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학생에게 다 쏟아내려 한다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많이 힘들 것 같아요.” 박동준은 다양한 공연 행사와 더불어 3월, 영흥도에서 개최하는 〈제1회 전국 시니어 색소폰 경연대회〉와 10월, 〈제천 아마추어 색소폰 경연대회〉 진행 기획 및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다수의 경연대회에 심사위원 및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하며 어떤 연주자가 상을 탈지 한눈에 알 수 있을 만큼 심사위원들이 듣는 귀가 어느 정도 일정한 편이며, 앞으로의 심사에 있어서도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들어볼 수 있었다. “색소폰과 같은 악기든, 사람의 목소리든 일단은 소리가 좋아야 합니다. 거기에 음이 적합하게 맞으면 됩니다. 자신이 가진 실력보다 넘치는 기술을 구사하려고 하면 오히려 본인에게 마이너스가 됩니다. 제가 만난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은 참가자가 어려운 노래를 간신히 연주하는 것보다 쉬운 노래를 멋지게 잘 부는 것을 대체로 선호합니다. 무난하게 감정 표현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감정을 가지고 갈 수 있는 노래로 도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동준 연주자는 “옆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큰 자산”이라며 자신이 남에게 주는 것에 비해서 받는 게 많은 것 같다고 인터뷰 중 말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인복이 많다는 얘기도 왕왕 듣는다는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찾는 이유에 대해 겸손으로 일관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주변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연주하고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다며 박동준 연주자의 매력이 느껴지는 소탈한 대답으로 웃음을 남겼다. “연주자에게는 연주가 언제나 최고의 생명이죠. 음악 하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가장 원하는 일은 자신의 무대를 갖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관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좋은 공연을 하고 싶고요. 음악만큼은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해나가고 싶죠. 또, 마지막으로 주위에서 도와준다면 소망이 하나 있는데요. 제천에서 정기적으로 색소폰 축제를 열어 제천하면 색소폰이 떠오르게 하고 싶은 겁니다. 더불어 연주자로써 혹은 인간적으로써 주변 선후배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욕심 없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며 기자는 박동준 연주자의 ‘결혼’이라는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살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지금의 아내 될 사람과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 지금은 너무나도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는 그. 인터뷰에서 차마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던 고난과 시련을 거쳐 왔다는 박동준 연주자에게 ‘평범’이라는 가치는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그의 신념이기도 하다.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축하 인사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결혼식을 넘어 색소폰 계의 축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전국 각지의 색소폰 관계자들이 그의 결혼식을 축하하고 있다. 그의 앞길에 꽃길만 가득하길 바라며, 진심으로 결혼을 축하드린다.
Special더보기 +
-
03-01 08:00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10MFAN CELEBRATION 6*호
우리나라 태권도는 이제 더 이상 한국만의 전통 무술이 아닌 세계인들과 함께하는 무술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다양한 민족과 세대가 원하는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개발되고 발전되어 지금은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댄스부터 다양한 퍼포먼스까지 생겨나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텐엠팬(10MFAN)에서 만든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 모델도 전통 마우스피스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연주자들의 니즈에 맞춰 개발된 마우스피스로 태권도처럼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10MFAN 브랜드의 시작은 버클리 음악 대학에서 필우즈 장학금을 받고 이후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색소폰 연주자 마크 세피누크(Mark Sepinuck)가 졸업 이후 30년 동안 빈티지 마우스피스 딜러를 하며 누구보다 많은 마우스피스를 소유하고 수많은 마우스피스를 경험한 기반으로 2013년에 설립한 마우스피스 회사이다. 색소폰에 대해 관심이 많은 구독자는 이미 10MFAN 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마크 세피누크는 콘(Conn)에서 만든 색소폰 중 하나인 10M 모델을 좋아하는 팬(Fan) 이였기에 이미 오래전부터 본인의 아이디로 10M 과 Fan을 합쳐 10MFAN으로 사용해왔고 마우스피스 회사의 이름을 만들 때 고민 없이 텐엠팬(10MFAN)으로 사용한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리고 독특한 점은 본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하는 것이 아닌 현존하는 최고의 마우스피스 전문가이며 제작자인 브라이언 파웰(Brian Powell)과 에리크 그래이프하겐(Erik Greiffenhagen)에게 의뢰하여 함께 만들고 있기에 완성도가 높은 마우스피스로 평가되고 있다. 열심히 세차하고 왁싱을 마친 자동차의 매끄러운 도장 면처럼 10MFAN 의 셀러브레이션 (Celebration) 모델은 질 좋은 독일산 경질고무를 사용해서인지 진한 검정의 윤기가 흐를 정도의 반질반질한 모습이 첫인상을 남긴다. 바디 위에 큼지막한 회사 로고인 10MFAN이 자리잡고 그 아래에 역시 두꺼운 폰트로 모델명인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이 새겨있다. - 사진 ➊ 바디의 옆 부분을 보면 이 마우스피스의 태생을 보여주듯 U.S.A.가 있고 다른 편에는 마우스피스의 호수가 새겨있다. - 사진 ➋, ➌ 생크에도 금색의 가로 3줄을 만들어 눈에 훅 들어오는 효과가 좋다. - 사진 ➍ 전통적인 바디의 크기와 모습이지만 진한 검정 바탕에 전체적으로 두꺼운 금색의 폰트로 대비되어 상당히 화려한 모습을 가졌다. 그러나 너무 꾸민듯한 화려함이 아닌 딱 하나의 포인트만으로 화려함을 나타내어 질리지 않는 외형이다. 마치 검은색 세단에 커다란 금색 휠로 바꾸는 것이 튜닝계의 암묵적인 국민(?) 룰(Rule)인 것처럼, 검정과 골드의 조합은 묵직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미학이다. - 사진 ➎ 마우스피스를 뒤집어 리드가 닿는 테이블 (Table)을 자세히 보면 다듬을 때 생기는 긴 세로줄이 보이지만 역시나 부드럽게 마감 처리되어 리드와 밀착력을 높였다. - 사진 ➏ 테이블에서 연결된 사이드 레일(Side rail)은 요즘 마우스피스에 비하면 두껍게 만들었고 팁 레일(Tip rail)은 반대로 상당히 얇으며 확대하여 보면 기계가 아닌 손으로 깎은 흔적이 확실하게 보인다. - 사진 ➐ 베플은 팁 부분만 있는 롤 오버 베플(Rolled Over Baffle)의 형식이지만 베플의 끝부분을 이전 방식처럼 부드럽게 다듬지 않고 스탭 베플처럼 확실한 경계를 만든 것이 10MFAN 라인업 중 셀러브레이션 모델만의 큰 특징으로 이 마우스피스의 성향과 성격을 베플의 모양으로 힌트처럼 알려준다. - 사진 ➑ 셀러브레이션 모델은 처음 몇 번의 저음 테스트에서 높은 컨트롤 능력을 보여주었다. 저음의 어떤 음으로 옮겨 다녀도 불편한 느낌이나 의외성 없이 큰 소리부터 작은 소리까지 원하는 음을 꺼내 주었고 저음의 강한 표현이나 부드러운 표현마저 부담 없이 만들어 낸다. 그로 인해 악센트(Accent)와 같은 볼륨으로 만드는 테크닉은 당연히 보너스처럼 쉽게 가질 수 있다. 셀러브레이션의 진한 검정 바디를 보면 어떤 볼륨에서든 저음은 무겁고 진한 색채를 가질 것으로 느껴지지만 막상 크지 않은 보통 볼륨에서는 예상을 뒤집고 살짝 밝은색과 적당히 퍼지는 음색이다. 그러나 볼륨을 높이면 소리가 중심으로 모이며 묵직함이 더해지고 하드러버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향이 같아진다. 이렇게 코어가 두꺼운 저음의 매력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필자도 테스트하며 고음보다는 저음을 더 집중적으로 푸시(Push) 할 때 보다 많은 즐거움을 느꼈다. 이제 방향을 바꿔서 서브톤(Sub-tone) 테크닉을 사용해 본다. 서브톤 음색은 한밤의 자욱한 안개처럼 어둡고 깊게 걸려 다른 마우스피스들이 만드는 서브톤의 편안함보다는 무거운 감정이 얹어지는 기분이다. 아울러 서브톤의 접근성이 리드에 따라 불규칙한 반응을 보일 때도 있어 깊은 서브톤을 중요시하는 연주자에겐 호불호가 갈릴 듯싶다. 그러나 셀러브레이션 모델이 가진 서브톤 보다 노멀톤 소리가 훨씬 매력적이어서 필자는 서브톤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중간 음역을 살펴보면 이 마우스피스의 특징이 보이기 시작한다. 먼저 보통 볼륨에서 얼핏 들으면 그냥 로우 베플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로우 베플의 통통한 소리와 하이 베플의 버징(Buzzing) 소리가 섞여 묘한 음색이다. 마치 부드러운 수프에 딱딱한 바게트를 부숴 넣어 따뜻하고 달콤한 수프 맛과 딱딱하던 빵이 수프에 녹으며 적당히 바삭한 식감으로 변한 고소한 빵이 함께 만드는 맛이다. 이건 볼륨을 키워도 변함없이 일정하게 음색이 유지되어 셀러브레이션의 매력을 잘 어필한다. 물론 앙브슈어(Embouchure)의 변화를 만들어 압력을 높이면 약간은 하이 베플 느낌이 증가하지만 그렇다고 직진 성향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저음에 비해 확실히 선명도는 높아 섬세한 표현이 수월한데 이건 일반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가 Full HD 화면이라면 셀러브레이션 모델은 QLED 화면처럼 더 선명한 색감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고음을 연주하면 셀러브레이션 모델과 일반적인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와의 차이점이 확실히 느껴진다. 저음과 중음에 비교하여 조금은 부피가 줄었지만 반대로 소리의 직진성이 증대되어 화살처럼 과녁에 딱 꽂히는 성향으로 바뀌었다. 마치 저음은 라이트헤비급 선수의 묵직한 무게감과 더불어 한방의 파워가 느껴지고 중음은 웰터급 선수의 강한 근육과 유연성이 보이며 고음은 라이트급 선수로 파워는 줄었지만 빠르고 정확한 동작으로 링 안을 장악하듯 셀러브레이션의 고음은 날렵하고 가볍게 연주되어 무대 위에 화려함을 수놓는다. 그러나 중 저음의 테스트 뒤에 고음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는지 다른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와 비슷한 볼륨에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더 높은 고음인 알티시모 (Altissimo)에서의 움직임은 꽤 편안하다. 역시 볼륨은 3옥타브 고음과 마찬가지로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대신 불편한 음 없이 원하는 음으로 이동이 편하고 알티시모 전역의 톤이 일정해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 최고 높은 영역에서도 가볍고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다. 10MFAN의 셀러브레이션 모델은 밝은 소리와 어두운 두 개의 소리가 합쳐져 상당히 선명하고 입체적인 음색을 만들어낸다. 물론 여러 종류의 리드로 테스트를 진행해도 전체적으로 밝은 성향이 남아있거나 혹은 리드에 따라 완전히 밝은 소리가 강조되는 것으로 보아 오토링크 하드러버 계열보다는 확실히 밝은 성향이다. 그러나 보통 이상의 큰 볼륨으로 연주하면 셀러브레이션만의 진한 음색이 배어 나와 그 어떤 마우스피스 부럽지 않은 소리로 바뀐다. 특히 중음, 저음에서 이 음색이 빛을 발산해 굳이 고음까지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매력이 높다. 이제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하려 한다. 10MFAN에서 광고하는 내용 중에 큰 볼륨과 따뜻한 음색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테스트를 진행하며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우선 볼륨에 대한 부분은 6*호라는 호수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한계이고 더 큰 호수의 셀러브레이션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면 아마도 해결될 문제겠지만 그래도 타 브랜드의 6*호보다는 더 크고 강력한 소리를 기대해서인지 비슷한 볼륨에 약간의 실망감이 생겼다. 또 따뜻한 음색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브랜드와 다른 호수의 리드로 바꾸어도 필자가 생각하는 따뜻한 음색은 많지 않았다. 셀러브레이션의 크기는 오토링크 테너 색소폰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의 사이즈와 외형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 리가처 역시 하드러버용 리가처를 사용하면 되기에 리가처 선택에 대한 불편함이 없고 또한 오토링크 계열을 사용하던 연주자라면 입안에 물리는 비크의 각도 역시 큰 차이가 없어 마우스피스에 적응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 사진 ➒ 재즈 역사에서 뺄 수 없는 오토링크 레소 체임버(Reso Chamber), 슬랜트 시그니처(Slant Sig), 얼리 베빗(Early Babbitt) 마우스피스를 기반으로 10MFAN 만의 영감을 녹여 만들어 낸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 마우스피스는 과거의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로우 베플 하드러버 마우스피스를 좋아하며 거기에 살짝 카랑함과 선명함을 주고 싶은 연주자라면 셀러브레이션 마우스피스가 좋은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 마치 섞기 어려운 동그라미와 네모 사이에 육각형 모양을 그려 넣듯이 전통적인 오토링크 사운드에 변화를 주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고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진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
02-01 08:00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D&S OD 8호
적당한 면발의 쫄깃함, 국물에 녹아있는 진한 향과 염도의 밸런스, 입에서 녹아버리는 두툼한 차슈, 20년 전 일본인 친구가 데려갔던 도쿄 라멘은 이렇게 맛있는 기억으로 남아 필자가 애정하는 또 하나의 메뉴가 되었다. 자연스레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라멘을 찾아다니며 맛본 것 모두 분명 맛있는 라멘이었으나 일본에서 먹었던 그 맛을 채워주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찾은 일본에서 맛본 라멘은 기대와 다르게 우리나라 라멘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20년 전의 그 라멘집이 아니기에 맛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라멘에 대한 환상을 스스로 만든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오늘 소개하는 우리나라의 D&S OD 마우스피스가 과연 오토링크 더블 링 (Otto Link Double Ring)의 맛을 얼마만큼 보여줄 수 있을지 알아보자. 지난 1월 호에 D&S OS 모델을 소개하며 과거보다 더욱 좋아진 마우스피스의 음색과 품질을 알 수 있었고 그로 인해 D&S에서 얼마 전 새롭게 출시한 OD 모델의 궁금증이 더해져 이번 달의 주인공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먼저 D&S OD의 이름은 Otto Link Double Ring을 모티브로 만들었기에 스펠링의 약자를 따서 단순 명료한 모델명을 지었다. 오토링크 더블링은 현재 소량만 남아 빈티지 마우스피스 중에 슬랜트 시그니처와 함께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마우스피스로 국내외 마우스피스 제조사에서 복각 마우스피스를 많이 만드는 마우스피스 중의 하나이고 D&S에서도 OD 모델을 드디어 만들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투명한 D&S의 원통형 마우스피스 케이스의 뚜껑에 손글씨로“D&S, OD 110, Hand Made”로 모델명이 표기되어 있다. - 사진 ➊ 마우스피스 본체는 오리지널 오토링크의 메탈 마우스피스의 몸통을 가로지르는 툭 튀어나온 기둥까지 똑같이 만들어 얼핏 보면 오토링크로 오해할 만큼 닮아있다. 그러나 기둥에 [Otto Link]대신 [D&S Custom]이 새겨놓아 정확한 정보와 더불어 전통적인 미적 감각을 잘 살렸다. - 사진 ➋ 바디의 옆면에는 항상 표기하는 마우스피스 정보를 직접 손글씨로 새겨놓았다. “OD 110 D&S Donghee”- 사진 ➌ 바디에서 얇게 이어진 생크에는 오리지널 더블링의 디자인을 살려 두 줄의 라인을 만들어 넣어 이 마우스피스의 조상이 누구인지 명확히 밝혔다. - 사진 ➍ 윗니가 닿는 바이트 플레이트(Bite Plate) 역시 오리지널과 같은 검은색으로 넓게 만들었지만, 가로 끝까지 이어져 자주 파손되는 오리지널과 다르게 가로 폭을 살짝 줄여 내구성을 높인 듯 보이고 모든 D&S사의 마우스피스처럼 BG사의 마우스피스 패치가 그위에 붙어있다. - 사진 ➎ 리드와 맞닿는 중요한 테이블은 자세히 살펴보면 미세한 세로줄이 보이지만 손끝이나 손톱으로 만져도 걸리는 부분 없이 매끄럽게 마감되어 리드의 밀착력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 사진 ➏ 사이드 레일(Side rail)과 팁 레일(Tip rail)은 얇지만, 일정하게 연결되어 있고 마무리 작업 또한 깔끔하다. - 사진 ➐ 베플은 손으로 만져도 눈으로 보아도 거의 보이지 않는 낮은 로우 베플(Low Baffle)로 체임버까지 연결되어 있다. - 사진 ➑ 묵직한 메탈 오토링크 디자인에 은도금으로 마무리되어 산뜻한 느낌이 더해져 마치 정복을 입은 파일럿의 든든한 느낌에서 비행을 마치고 사복으로 갈아입은 깔끔한 멋쟁이 모습까지 그려진다. 늘 그렇듯 처음 테스트는 편안한 중간 음역에서 시작한다. 별다른 기교 없이 불어본 노멀톤(Normal-Tone)은 음의 잔향이 길고 풍부하며 다크(Dark)한 음색을 갖고 태어났다. 좀 더 연주해 보니 확실히 하드러버보다 메탈 마우스피스 엣지(Edge)의 시원한 소리 성향이 조금 섞여 있고 볼륨을 더 높일수록 이 엣지의 시원한 성향이 증가한다. 그러기에 “다크함 = 무거움”이라는 공식을 깨고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은 어느 정도 부담 없는 중간 무게감을 느껴진다. 즉, 균형미가 좋아 크게 장르 구별 없이 다양한 음악 표현이 유리한 포지션이다. 스타카토(Staccato), 밴딩(Bending), 오버톤(Over-Tone) 등 다양한 테크닉을 구사해 보면 최신 마우스피스답게 컨트롤은 편안함이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다음 앙브슈어(Embouchure)의 압력과 위치를 변화시키면 엣지의 시원한 성향이 줄어들지만, 소리는 더 중심으로 모이며 직진성은 높아져 후보정 작업을 끝낸 사진처럼 색채가 짙어지는 효과를 얻는다. 고음으로 이동해 보면 메탈 마우스피스의 카랑함은 살짝 많아진다. 그렇다고 해서 색소폰 연주자들끼리 얘기하는 고음의 날리는 소리가 아닌 중음의 다크함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 고음에서도 안정감이 유지된다. 이건 마치 종이비행기가 바람을 타고 나르는 가벼운 느낌보다는 바람을 이기고 나르는 드론과 같은 안정감이다. 더 높은 고음인 “가 포지션” 영역의 알티시모(Altissimo)도 안정적인 음색과 중 상 이상의 컨트롤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나 리드에 따라 약간은 다른 컨디션을 보여주기도 하니 알티시모를 섬세하게 표현하거나 많이 사용하는 연주자라면 다양한 리드 테스트를 통해서 최상의 리드 선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음의 전체적인 볼륨은 부족함이 없고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에서 느껴지는 고음의 뾰족한 날카로움보다는 덜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카랑함이 충분한 펀치력과 선명함을 높여주기에 고음역의 멜로디 표현에서 답답함이나 먹먹함 없이 소리가 퍼져 나간다. 테너 색소폰의 장점인 저음은 어떨까? 강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먹만 한 짱돌이 바로 OD 모델의 저음과 같다. 손으로 들어보면 안이 꽉 차 있어 묵직하고 겉면은 오랜 시간을 물과 바람의 마찰로 인해 둥그런 모양이다. 상대적으로 반대 성향의 다른 마우스피스 저음은 건축에서 쓰이는 빨간 벽돌처럼 직사각형으로 각이 져 있고 짱돌에 비해 쉽게 깨지고 겉면은 거칠다. 이런 거친 종류의 소리는 자칫 큰 볼륨에서 시끄럽게 들리지만 OD 모델은 단단하지만 거칠지 않은 저음을 가졌다. 이 저음의 단단함은 볼륨을 줄여도 유지되어 다크한 음색이 사라지지 않고 반대로 이번엔 저음의 볼륨을 극한으로 높이면 음색이 약간 오픈되며 웅장한 사운드를 만들어 준다. 이렇듯 ff의 큰 소리의 표현에 부족함은 없지만 다른 큰 볼륨의 마우스피스와 직접 비교해 보면 아주 큰 볼륨만을 위해 태어난 마우스피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거칠지 않은 음색으로 인해 무게감은 높으나 파괴력은 적은 편이라 퓨전 장르의 강렬한 전자 악기 음색과 섞이면 음향에 따라 무디게 느껴질 수 있다. 서브톤(Sub-Tone)은 역시 풍부하지만 솜사탕처럼 아주 가볍지 않고 약간의 무게감이 있는 편이며 넉넉한 음량도 가졌고 서브톤을 사용하는 조종성은 중간 이상의 능력이 있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OD 마우스피스는 오리지널 오토링크 바디 모습까지 그대로 복각했기 때문에 리가처의 선택에 제한이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모델처럼 저가형 리가처를 포함 시키지 않고 리가처를 전문으로 만드는 “에코 마스터 - Echo Master”에서 메탈 오토링크 용으로 제작한 리가처를 선택하였다. 필자는 이미 이 회사의 리가처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기에 OD 모델에 이 리가처의 선택이 만족스럽다. 에코 마스터는 리가처의 왕이라 불리는 브릴하트 리가처를 복원한 만큼 기능은 뛰어나고 아무래도 오토링크 모델을 위해 만들어진 리가처이기에 당연히 마우스피스와의 결속력은 우수하다. 리드와 닿는 부분은 에폭시 재질로 되어있고 에폭시 바깥 부분을 일자 레일 모양으로 만들어 리드에 붙게 되어있다. 리가처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며 마우스피스의 울림을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만들어 준다. 추후에 리가처 특집을 기획 중인데 기회가 된다면 그때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3밴드의 은은한 금색 리가처와 은도금의 마우스피스가 잘 어울리며 마치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같은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자아낸다. - 사진 ➒ 다만 리가처의 단품 판매가격이 더해지다 보니 구매 비용이 커지는 아쉬움은 있다. 그리고 마우스피스 캡은 아쉽게도 오리지널 오토링크와 같은 재질과 형상이 아닌 비크(Beak) 부분만 끼우는 실리콘 재질의 캡으로 최근에 자주 보이는 저가형 캡인데 막상 사용하면 의외로 불편함은 없다. - 사진 ➓ 테스트를 진행하며 굳이 오리지널 오토링크 더블링과의 비교보다 OD 모델의 독자적인 해석이 더 편한 만큼 완성도가 높다. 테너 색소폰 연주자라면 한 번쯤 두툼하고 묵직한 테너의 음색과 강하고 날렵한 테너의 음색 중에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해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D&S의 OD 모델은 분명 전자에 속하는 음색이지만 완전히 무거운 음색으로 치우치지 않고 그 안에서 해결점을 찾았다. 소리가 꽉 뭉쳐 무게감 있는 소리지만 신기하게도 이 안에서 답답함을 해결해 연주할수록 매력이 넘쳐난다. 당연히 재즈에 어울리며 스윙감 넘치는 연주로 다른 악기와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비밥과 같은 장르 또한 무겁게 쭉 뻗어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보사노바와 같은 장르 역시 무게감을 살짝 걷어내고 편안한 느낌을 전달한다. 심지어 팝이나 가요 혹은 전통 가요와 같은 장르에서도 OD의 매력은 여전히 빛날 만큼 멋진 음색을 가졌다. 그동안 리뷰를 작성하며 D&S에서 만드는 다양한 마우스피스를 연주해 보고 이번 OD 모델까지 테스트하며 느낀 점은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더 정교하고 높은 수준의 마우스피스로 한 단계씩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D&S에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다음에 만들어질 새로운 마우스피스는 얼마나 발전된 수준이 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 들게 된다. 최근에 새로 나온 OD 모델로 인해 D&S 마우스피스를 아끼는 팬들이 더 많아지리라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 본 글은 마우스피스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
01-01 08:00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D&S OS 8호
놀이공원의 화려한 퍼레이드 사이로 영화에서 보던 팅커벨이 보인다. 어린아이에겐 TV에서 보던 요정 세상 속 상상의 팅커벨이 아닌 현실에서 팅커벨을 만난 기쁨에 마냥 즐거워한다. 이와 비슷하게 고가의 오리지널 빈티지 슬랜트 시그니처의 음색을 누구나 쉽게 접하기 어렵지만, D&S의 OS 모델은 손 내밀면 만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제 마우스피스에 생명을 불어넣는 중요한 작업을 살펴본다. 먼저 리드와 만나는 테이블은 자세히 보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세로줄의 흔적이 보이지만 손끝으로 느껴지는 촉감은 부드러우며 굴곡 없이 잘 마감되어 리드와의 밀착력이 우수해 만족스럽다. - 사진 ➎ 다음 테이블에서 이어진 사선의 가공 흔적은 사이드 레일까지 연결되고 두께는 아주 얇거나 두껍지 않은 평균이며 다시 연결된 팁 레일까지 좋은 대칭을 보여준다. - 사진 ➏ 베플(Baffle)은 당연한 얘기지만 오리지널 슬랜트 시그니쳐와 비슷한 롤 오버 베플로 팁 부분만 살짝 올라온 형상으로 깎여 있다. - 사진 ➐ 앙브슈어(Embouchure)에서 중요한 윗니가 닿는 비크 (Beak)의 각도 역시 전통적인 오토링크 하드러버와 흡사하여 이질감은 전혀 없고 모든 D&S사의 마우스피스처럼 BG사의 마우스피스 패치가 붙여있다. - 사진 ➑ 제조사에 따라 같은 호수라도 오프닝이 조금씩 달라 구매하고 난 뒤에 본인이 사용하던 오프닝과 달라 당황하는 일이 종종 있다. OS 모델은 정확한 8호 (0.110)의 오프닝이 체감되며 잘 만들어진 페이싱(Facing) 역할로 단시간의 연주에서 실제로는 타 마우스피스 7* 와 비슷하게 느껴질 만큼 호흡의 저항이 크지 않았다. 물론 장시간의 테스트 뒤에 느껴지는 피로감은 정확히 8호 오프닝의 마우스피스와 같았다. OS 모델은 6호부터 9호까지 제작되니 오토링크 마우스피스 기준으로 본인에게 맞는 호수를 선택하면 최소한 잘못된 오프닝 선택으로 인해 마우스피스 적응에 실패하는 일은 막을 수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첫소리를 내보니 노말톤(Normal-Tone)에서 오토링크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처럼 두툼하고 담백한 음색이 보인다. 이 음색은 마치 하이베플 마우스피스가 보여주는 차가운 메탈 같은 성향이 절대 갖지 못하는 로우베플 마우스피스만이 낼 수 있는 나무의 질감과 같은 포근한 음색으로 공간을 채워나간다. 거기에 볼륨을 줄이면 소리로 바뀌지 않은 바람 소리가 많아지며 매력적인 음색이 나온다. 얼핏 여기까지 얘기하면 직선적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흩어지는 음색으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 음의 중심이 되는 코어의 밀도가 높아 마치 아나운서의 정확한 발음처럼 음이 또렷하게 전달된다. OS 마우스피스는 고음으로 갈수록 넓은 날개를 달고 하늘을 활강하듯 음 사이를 깔끔하고 편하게 움직인다. 로우베플 임에도 고음의 볼륨이 좋고 거기에 컨트롤도 쉬워 스타카토(Staccato)나 액센트(Accent)와 같은 여러 테크닉도 잘 구현되고 무엇보다 고음의 선명도가 높아 섬세한 표현에 유리하다. 고음 연주가 편안한 만큼 더 높은 ‘가 포지션’ 영역(Altissimo)의 접근성도 기대 이상으로 좋아 중, 저음이 아름다운 로우베플 마우스피스지만 연주를 하다 보면 높은 고음에서 머물게 되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또 테너 로우베플 마우스피스에서 사용하기 불편한 고음의 스플릿 사운드(Split : 앙브슈어의 압력을 이용하여 배음으로 음이 부딪치며 생기는 거친 소리)도 구현 가능해 강한 표현의 연주도 더 넓게 가능하다. 조금만 푸쉬(Push)하면 즉시 중음과 고음이 답답함을 벗어던지고 선명도가 높을 수 있는 이유는 중심이 두터운 코어와 음의 가장자리인 엣지(Edge)의 경계가 분명하기 때문이고 의외로 엣지의 파형이 살짝 거칠기 때문에 묘하게 두 가지 소리가 섞이며 OS 모델의 시원함과 선명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마치 우유와 커피가 섞여 고소한 우유에 커피의 향이 입혀져 판매하는 커피 우유만의 고유한 맛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저음으로 연주를 이어가면 중음에서 느껴지던 엣지의 파형이 저음에 묻히며 더 두툼하고 중량감 있는 무게로 변한다. 아주 어둡고 무거운 음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가볍거나 카랑한 음색은 아니다. 무거움과 가벼움의 조화가 마치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처럼 양쪽의 균형이 적절하게 나누어진 모습이다. 제일 아래의 B ♭음부터 B음을 지나 C음을 한음씩 꾹꾹 눌러 연주하면 묵직한 소리로 대답하고 볼륨을 많이 줄여 작은 소리로 연주하면 금세 무게를 덜어내고 사뿐한 소리로 대답한다. 저음 부분의 조종성이 최고로 편안한 마우스피스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위 순위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니 걱정은 안 해도 괜찮다. 다음으로 아주 강하게 연주할 때 중음과 마찬가지로 저음에서 자칫 음색이 깨지거나 갈라지며 거칠게 표현되는 마우스피스도 있지만 OS 마우스피스는 깨지는 소리가 아닌 안정적으로 뒤에서 힘차게 눌러주는 꽉 찬 느낌이다. OS 모델의 서브톤(Sub-Tone)은 노멀톤에서 살짝 변화시키는 정도부터 공기 소리의 비율이 월등히 많은 깊은 서브톤까지 넓은 범위의 사용이 가능하다. 음색은 만들기에 따라 가볍거나 포근하게 변하지만 대신 누군가 얘기하는 입만 대면 서브톤이 술술 나오는 정도로 서브톤에 특별히 중점이 맞춰있는 마우스피스는 아니고 평균 정도의 조종성을 보여주었다. OS 마우스피스에는 리가처와 마우스피스 캡이 함께 판매된다. 리가처도 헤리슨이라는 빈티지 리가처를 복각한 것으로 리드에 닿는 부분이 알파벳 H와 비슷해서 H형 리가처라 부른다. OS 마우스피스의 몸통 크기가 특별히 크거나 작지 않기에 테너 오토링크 하드러버에 맞는 다른 리가처를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동봉된 리가처가 마우스피스와 잘 맞아 리드 밀착력을 높여주고 나사 조임도 저가의 리가처와 다르게나쁘지 않아 사용하기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리지널 헤리슨 리가처와 비슷하게 마우스피스의 울림을 방해하지 않고 음의 색감을 더 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꽤 만족스러웠다. - 사진 ➒ 그러나 과거에 헤리슨 리가처를 사용했던 유저로써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나사를 조금 타이트하게 조이는 습관을 지닌 연주자에게 오리지널 리가처는 리드 닿는 H 모양의 한쪽 부분에 자주 끊어짐이 생기는데 이 복각 리가처도 똑같이 끊어짐이 있을지에 대한 부분을 짧은 시간 사용으로 인해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그리고 연주와 크게 상관은 없으나 리가처와 함께 동봉된 마우스피스 캡도 필자가 예전에 오래 사용하며 만족감이 높던 S 사의 메탈 캡과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졌다. 오래전부터 원가 절감을 위해 메탈 캡을 없애고 플라스틱 캡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이렇게 잘 만들어진 캡을 다시 보니 반갑기까지 하다. - 사진 ➓ 필자가 현재 오리지널 슬랜트 시그니쳐를 보유하고 있지 못해 OS 모델과 직접 비교 테스트를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OS 모델을 테스트하고 느낀 것을 글로 적다 보니 많은 내용이 예전에 연주했던 슬랜트 시그니처의 성향과 겹쳤다는 것이다.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며 오리지널 슬랜트 시그니처를 가질 수 있는 것이 누군가에겐 부러울 수 있고 반대로 비슷한 성향의 잘 만들어진 마우스피스를 오리지널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 선택은 온전히 여러분의 몫으로 남기며 풍부하고 시원한 음색의 테너 색소폰 사운드를 만들어준 D&S에 박수를 보내고 앞으로 또 새로운 마우스피스를 출시해 연주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만들어 주길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 본 글은 마우스피스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
12-01 08:00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Peter Ponzol EBO 65
성공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는 주연 배우들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지만 조연 배우들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개성 만점의 조연들이 주인공 역할을 하기도 하고 주연보다 리스크가 적어 은은하게 입지를 높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피터 폰졸(Peter Ponzol) 마우스피스는 늘 다른 브랜드에 밀려 연주자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입지를 다지며 주인공이 되는 날을 기다려왔고 서서히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이드 레일(Side rail)은 요즘 만들어지는 마우스피스에 비해 두꺼운 편이지만 좌우 대칭의 균형이 좋고 깎여 있는 면도 매끄럽게 마무리되어 있으며 팁 레일(Tip rail)의 연결 부분도 깔끔하게 처리되어있고 팁 레일에는 손으로 마무리한 흔적이 살짝 남아있다. - 사진 ➑ 베플은 과거 빈티지의 베플과 흡사한 모양으로 팁 부분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롤 오버(Rolled over) 베플로 만들어져있다. - 사진 ➒ 전체적인 모양은 일반적인 소프라노 색소폰 마우스피스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케이스처럼 깔끔한 폰트와 흰색으로 필요한 정보를 잘 표기하여 심플하며 깨끗한 이미지다. 이 마우스피스의 이름인 에보(EBO)는 에보나이트(Ebonite : 하드러버 이후 사용된 경질고무)의 앞 알파벳을 따서 만든 것으로 이전에 소개한 모건 소프라노 빈티지(Morgan Soprano Vintage) 모델과 비교해 보면 마우스피스의 외형이 거의 동일한 모양과 크기, 길이까지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같은 금형에서 만들어 나온 것으로 보이며 일정 수량을 받아 베플(Baffle)과 페이싱(Facing)을 서로 다르게 만들어 각자의 이름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제작비 절감에 도움을 주어 판매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결과로 이어져 마우스피스 제작에 흔한 일이다. 글을 쓰는 현재, 피터 폰졸의 사이트에는 EBO 모델이 완판되고 판매 중단인 것을 보면 금형에서 나오는 1차본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여러 이유로 더는 1차 본을 안받는 것으로 보인다. - 사진 ➓ 또 피터 폰졸은 마우스피스를 제작할 때 재료가 인체에 해롭지 않은 것을 중요시해 재료별로 이름을 만든다. 마우스피스는 직접 입으로 접촉되기에 과거에 황이 많이 섞인 하드러버나 악기와 메탈 마우스피스의 마무리로 사용되던 니켈(Nickel) 도금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피터 폰졸의 또 다른 마우스피스는 델린(Delrin : FDA가 식품 등급으로 승인한 첨단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도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추후 이 모델도 소개할 예정이다. 오프닝이 필자에게 딱 맞지 않기에 다양한 호수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전체적으로 다루기 쉬운 EBO 65는 어떤 리드에도 막힘없이 소리를 만들어 주었다. 마우스피스 컨트롤이 편하다는 것은 선택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스포츠카라도 다루기 어려우면 운전자가 금방 피로해져 제 성능을 다 낼 수 없으나 반면 운전하기 쉬운 자동차는 운전자를 편하게 만들어 제 성능 이상을 만들어 주는 것과 비슷하다. 테스트에서 나타난 음색은 옥타브 키를 누르지 않은 음역에서 살짝 탁한 소리로 인해 포근한 성향을 만들어 주고 옥타브 키를 누른 위에 음역에서는 탁한 음색이 사라져 깨끗하고 매끄러운 음색이 강해진다. 마치 옥타브 아래는 순면 내의가 피부에 닿는 촉감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고 옥타브 위는 실크로 만든 잠옷을 입는 것과 같이 매끄럽고 부드러운 감촉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 중·고음역에서 볼륨을 줄이면 입에서 녹는 마카롱처럼 스윗(Sweet)한 음색이 기분 좋게 만들고 조금 푸쉬(Push)하면 직진 성향이 높아지며 동시에 각 음이 선명해진다. 그러나 직진성이 조금 커질 뿐 날카롭거나 얇은 음색은 아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더 강하게 호흡을 밀어 넣으면 큰 소리로 변환되며 내 호흡을 편하게 다 받아준다. 전체적인 큰 볼륨과 강한 어택감은 다른 마우스피스에 비해 부족함도 없지만 더 강하거나 크지 않다. 고음으로 가면 대부분 나타나는 약간의 볼륨 저하 현상이 있으나 크게 문제가 될 만큼은 아니고 더 선명해지는 선율로 인해 크게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 고음에서 짧게 소리 내는 스타카토(Staccato)나 중저음에서 갑자기 높은 고음으로 도약을 시도하려면 조금 신경 써야 하는 정도의 보통 수준에 컨트롤을 보여준다. 저음에서 조금 무리하게 큰 볼륨을 내거나 강한 악센트(Accent)를 시도해도 잘 따라와 주어 마우스피스에 대한 믿음이 커져 연주하는 동안 침착함을 유지하게 된다. 서브톤(Sub-Tone) 테크닉을 사용할 때 전체적인 컨트롤은 편안한 편에 속한다. 소프라노 색소폰 치고 극한의 서브톤 사용도 가능하며 노멀톤(Normal tone)과 서브톤의 변화도 매끄럽게 이루어진다. 단, 일반적으로 편하게 사용하는 서브톤 범주에서의 음색은 노멀톤과 비교 시 확연히 다른 서브톤의 음색이라기보다 조금 부드러워진 노멀톤의 느낌에 더 가깝다. 피터 폰졸의 또 하나의 특징은 대부분의 마우스피스에 다양한 오프닝이 아닌 단일 오프닝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음색은 베플에서만 만들어져 오프닝은 상관없이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이건 단순히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를 고를 때 스몰 사이즈와 그란데 사이즈를 선택해도 양만 다를 뿐 커피의 맛이 같은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비엔나커피처럼 아메리카노에 휘핑크림을 얹어 양과 맛이 달라지는 결과와 비슷하다. 그래도 다양한 연주자의 입에 맞춰 호수를 제작하면 아무래도 판매량에 도움이 되기에 대부분의 마우스피스 제작자들은 하나의 모델을 만들 때 적은 호수부터 큰 호수까지 만들어 판매한다. 그런데도 피터 폰졸은 대부분 모델별 하나 혹은 두개의 오프닝으로만 만들고 있는 것을 보면 폰졸의 음색에 대한 고집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소프라노는 .065, 알토는 .075와 .085, 테너는 .105와 .110으로 만든다. 이제 오늘의 주인공 EBO 65 단일 오프닝에 대한 얘기를 하려 한다. 일단 음색을 배제하고 나에게 맞는 오프닝을 고른다면 그동안 사용하던 리드의 호수를 변경할 이유가 없으니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동안 사용하던 마우스피스의 오프닝인 .065 보다 많이 크거나 작으면 거기에 맞춰 리드의 호수를 바꿔야 하는데 앞서 이야기한 음색에서 약간의 변화가 생긴다. 먼저 비교적 얇은 리드를 사용하면 저항감은 거의 없어지며 시원한 음색 성향이 나타나고 3호 이상의 두꺼운 리드를 사용하면 저항감은 조금 증가하고 따뜻한 하드러버의 성향이 늘어나지만 타 마우스피스에 비하면 적은 저항감이라는 것을 참고하길 바란다. 아무래도 EBO 65는 비교적 저렴한 재료 덕분인지 수입되어 우리 손에 들어오는 구매 비용이 낮은 편에 들어간다. 그래도 이 가격 안에 괜찮은 품질의 로브너 스타 시리즈 리가처(Rovner Star Series ligature)와 캡이 포함되어 있다. - 사진⓫ 로브너 리가처는 합리적인 가격과 괜찮은 성능으로 이미 많이 사랑받고 있으며 EBO 65와 잘 맞는 사이즈로 밀착력이 좋고 음색은 좀 더 오픈 성향으로 느껴진다. 마치 화장품을 살 때 받은 샘플 사은품의 품질이 좋아 구매한 본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처럼 굳이 다른 리가처를 새로 구매할 이유를 못 느낄 정도로 만족감이 높아 함께 폰졸에 대한 좋은 느낌이 증가하는 기분이다. EBO 65는 오프닝이 크지 않아 조금 작은 호수의 리드를 사용하면 컨트롤도 편하고 선명한 음색에 색소폰을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도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하다. 그리고 리드의 선택에 따라 진한 향기를 품은 따뜻한 소리와 함께 답답하지 않은 적당한 균형을 가지고 있어 프로 뮤지션에게도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좋은 마우스피스다. 거기에 나날이 높아져 가는 마우스피스 가격 속에 핸드 피니시(Hand Finished)임에도 매력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점도 훌륭하다. 오랜 시간 마우스피스 시장에서 꾸준히 이름을 알려 나가고 있는 피터 폰졸이 소프라노 EBO 65를 통해 더 많은 연주인의 마음속에 주인공이 되는 날이 가까워짐이 느껴진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포토슬라이드1 / 3
Column
-
색소폰 수리는 어떻게 하나요? 덴트 2편 ‘바디 덴트’
-
Dance Monkey - Tones and I
이번에 우리가 살펴볼 곡은 〈Dance Monkey〉라는 곡으로 신나면서도 슬픈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 곡입니다. 이 곡의 가사 중 한 구절을 보면 “한 마리의 원숭이처럼 평생을 춤추며 살아왔어“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광대의 마음을 표현하는 가사와 적당히 슬픈 느낌의 멜로디 그리고 피아노의 단순한 8beat의 반주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유튜브에서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탈리아 연주자 다니엘 비타(Daniele Vitale)의 테너 색소폰 연주가 매혹적인 곡입니다. 우선 이 곡의 구성은 A B C B C D 로 전형적인 가요의 구성과 같은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펴볼 이 곡의 키는 샾이 하나인 G키가 되겠습니다. 도입부 A의 멜로디는 볼륨은 힘차게 f(포르테)의 볼륨으로 연주하고 단순한 멜로디인 듯 하지만 초입을 피아노 색소폰 두 대로 시작하기 때문에 두 악기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박자를 맞추는 것에 중요한 포인트를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B 멜로디의 소절을 살펴봅시다. 음정이 첫 소절보다는 조금 올라간 것이 느껴지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볼륨입니다. 다니엘 비타의 연주에서는 글리산도가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글리산도로 음정이 올라간 후 셈여림은 mp로 바로 작아집니다. 고음에서 볼륨이 작아지는 셈여림은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흔하지 않은 셈여림 법은 아닙니다. 고음에서 볼륨이 약해지는 경우는 우리가 다른 곡들에서도 만나본 적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Desperado〉라는 곡이 있습니다. 고음에서 약하게 시작하면서 크레셴도로 볼륨을 다시 f까지 올려 연주를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C 멜로디의 소절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와 같은 악보인데 연주법은 조금 차이가 있게 들립니다. 그 큰 이유 중 하나는 텅잉의 사용입니다. 악센트(^,>)의 종류 스타카토, 테누토 텅잉 – 다양한 텅잉의 사용으로 인하여 같은 악보이지만 다른 연주, 다른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텅잉을 평소 충분히 연습하면 좋겠습니다. 이 곡의 마지막 소절 D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곡은 전체적인 볼륨이 f, ff(포르티시모)를 벗어나지 않고 있는데 그에 대비한 마지막 소절은 부드러우면서도 볼륨을 조금은 편안하게 연주를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mp(메조 피아노)의 볼륨에서 mf(메조 포르테)까지의 자연스럽게 크레셴도를 연결해 C의 멜로디에서 f로 다시 연주가 이어질 수 있도록 셈여림의 변화를 정확히 표현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곡에서는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본다면 텅잉의 활용이 될 것 같은데요. 한 곡에서 이처럼 다양한 텅잉을 표현하며 사용할 수 있다면 이와 비슷한 리듬의 곡들에서도 충분히 같은 표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무의식이 의식을 지배 순간’을 완성하는 과정
오랜만에 악기를 바꿨다.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모델이다. 독주가 아닌 앙상블 연주를 위한 선택이었다. 마우스피스와 리드 그리고 조리개까지 이전과 다른 제품으로 교체했다.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앞으로 기대하는 연주가 있기에 잘 극복할 것이다. 드디어 2023년 색소폰 전공자로 구성된 콰르텟을 시작한다. 고품격 발라드 연주를 목표로 정했다. 클래식적인 음정과 음색이 바탕이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은 연주가 될 것이다. 연주자들 곧은 소리를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활용한 유연한 곡선도 지니고 있었다. 연륜과 구력이 주는 내공의 힘이 있기에 서로를 도전하게 한다. 연주의 디테일 높이기 위해서 4명의 연주자 모두 한 브랜드의 악기로 정했다. 안정적인 음정을 지닌 색소폰, 음정 다스리기가 가장 편안한 마우스피스, 서로 음색을 통일시킬 수 있는 리드, 미세한 음색의 차이도 잡아주는 조리개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신중한 선택을 했다. 앙상블 연주를 위한 색소폰의 선택은 개성보다 조화가 기준이다. 그 조화를 위한 이상적인 모델은 존재했다. 마우스피스와 리드 심지어 조리개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완벽에 가까운 ‘음정’이기에 음정의 편차가 가장 작은 모델의 선택은 필수였다. 콰르텟 연주자는 나의 음색이 아닌 팀이 지닌 소리의 색을 찾는 것이다. 앞으로 네 사람이 하나의 돋보기 포커스(Focus)처럼 종이를 태울 수 있는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기에 악기의 선택부터 개성은 배제했다. 색소폰은 개성이 강한 악기이다. 연주자의 연출에 따라서 느낌도 완전히 달라진다. 덕분에 무대에서 멋진 독주를 가능케 한다. 음정보다는 개성이 있는 음색 또는 기교가 더 우선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혼자 연주하는데 음정이 특별히 중요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반면 앙상블 합주는 음정 1센트(Cent)의 매우 작은 단위까지도 다툰다. 그것은 단지 기계적인 부분만이 아니다. 인간이 지닌 가장 아름다운 소리의 추구이다. 음악의 문외한도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소리의 중요한 요소가 정확한 음정에서 출발한다. 음정을 맞추는 튜너(Tuner)를 사용하면 잘 안다. 음정 측정의 단위 센트는 반음을 100센트로 하고 있다. 또한 옥타브 관계는 1200센트이다. 튜너를 사용해서 색소폰 음정을 측정하면 음마다 지닌 편차에 적잖게 놀란다. 앞서 말한 1센트 오차는 고사하고, 10센트 아니 20센트가 넘는 음정의 편차를 경험한다. 하지만 그것은 색소폰의 음정이 나빠서가 아니다. 조금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앙상블 연주를 공부하면 충분히 개선된다. 앙상블 연주자는 작은 센트의 오차가 주는 불쾌함을 해결함에 있어서 달인이다. 팀의 리더가 원하면 필요에 따라서 1센트 이내로 음정을 바로 낮추어 연주할 수 있는 능력도 지녔다. TV 프로그램에서 바다에서 잡은 방어를 눈으로만 보고서 8kg인지, 9kg인지 바로 찾는 것을 보았다. 앙상블 연주자도 그 경지에 있다. 음정의 편차를 인지하는 능력에 있어서 정말 달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아름다운 연주를 ‘음정’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정확한 음정이라야 듣기 좋은 연주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앙상블 연주는 분명히 다르다. 작은 센트에 대한 음정 차이를 기본으로 그 조화가 만들기 때문이다. “클래식 연주자는 눈으로 연주하고, 실용음악 연주자는 귀로 연주한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앙상블 연주자는 눈과 귀 모두를 열어야 한다. 악보를 잘 보는 것은 기본이고, 순정률과 평균율처럼 조금은 복잡한 관계까지도 공부한다. 그것은 단지 클래식적인 앙상블 연주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이 이상이 함께 연주한다면 꼭 필요한 것이다. 음정의 미세함을 다루는 것은 본능의 더듬이를 만드는 작업이다. ‘무의식이 의식을 지배 순간’을 완성하는 과정이다. 음의 조화를 느끼는 소리 더듬이를 가장 먼저 만들 때 연주곡이 지닌 감성을 연출하는 과정에 도달할 수 있다. 인위적인 감성의 연출과 차원이 다른 세계라고 본다. 절대 쉽지 않지만, 누구나 도전하면 도달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그리고 결국 이 모든 훈련의 끝은 그동안 배운 것을 모두 지우는 작업이다. 연주를 본능으로 만든 자신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이다. 오랜 노력의 구분 동작이 자유로운 연속 동작으로 완성됨을 느낄 때 그 연주는 분명 달라진다. 연주의 자유로움은 편안한 주법(Embouchure)에 달렸다. 그것은 색소폰을 배워보지 않은 관객도 느낄 수 있다. 편안한 공명과 공진의 전달은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색소폰 콰르텟 연주는 ‘SATB(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색소폰)’ 또는 ‘AATB’로 구성한다. 음역의 차이를 통해서 한 가족의 구성원이 모두 자신의 역할을 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서로 다른 감성까지도 하나의 음악과 소리로 만드는 노력을 한다. 각자의 감성이나 개성만이 아닌 팀 전체가 이루는 감성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연주자는 배움이 필요하다. 그것은 자신의 음정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그래야 다른 연주자의 음정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완성이 가장 조화로운 연주의 감성을 하나로 만들 수 있다. 모두가 축구선수 손흥민이라면 그 팀은 어떨까? 이런 질문에 대해서 공격수와 수비수 골키퍼의 역할에 따라서 다르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손흥민이 지닌 능력에는 그의 남다른 노력이 담겨있다. 그런 노력을 아는 선수가 전체 팀을 구성한다면, 정말이지 모두가 손흥민이라면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색소폰 연주자는 연주를 잘하고, 음정을 책임지고, 다른 연주자의 소리를 잘 듣고, 그것을 맞추는 능력을 익혀야 한다. 축구 선수가 공을 잘 다루고, 패스를 잘하며, 골 감각 아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골대 앞에서 과감한 결정력을 보이듯 앙상블 연주자도 연주의 클라이맥스가 누구에게 달려 있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을 때 그 팀의 연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2023년 대한민국 색소폰 연주가 보다 세련돼지길 바라면서 앙상블 연주를 시작한다. 색소폰은 어떤 소리를 추구해야 하는지, 왜 배워야 하는지, 더 잘 즐기기 위해서 어떤 포인트가 있는지, 앞으로 좋은 샘플의 콰르텟으로 많은 동호인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
-
색소폰 수리는 어떻게 하나요? 덴트 1편 ‘보우 덴트’
Story
-
[색소폰, 그곳을 가다] (주)코스모스악기 JUPITER 색소폰 클리닉을 다녀와서
코스모스악기는 우리나라 음악의 발전에 공헌한 대표적인 악기사이다. 대를 이어 우리나라 악기의 보급으로 많은 공헌을 하는 기업이다. 코스모스악기에서는 그동안 여러 악기를 보급하고 있지만 특히 색소폰은 코스모스악기사의 주력으로 취급한 악기이다. 관악기를 생산하는 KHS가 1979년 주피터의 색소폰을 탄생시켰으며 이를 코스모스악기가 전 모델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주피터는 피콜로에서 튜바까지 관악기 전 품목을 생산하는 관악기 전문 브랜드이다. 색소폰은 주피터 아티스트 루카스(이인성)가 색소폰 클리닉을 진행하고 있다. 루카스(이인성) 연주자는 오랜 시간 가수 박상민의 밴드 마스터로 활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민혜경, 심수봉, 이찬원, 장민호 등의 여러 가수의 세션 연주자로 존재감을 알려왔다. 그밖에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보이스 퀸〉, 〈보이스 트롯〉, 〈열린 음악회〉 등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다양한 연주를 선보였다. 색소폰 연주자들은 음악에서 색소폰 소리를 알 수 있으며 대중매체에서 활동하는 루카스가 자랑스럽고 반가운 마음이었다. 코스모스악기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루카스가 부산에 이어 대구에서도 클리닉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을 찾아 클리닉 과정을 취재하였다. 코스모스악기 대구지사는 명덕 지하철역 근처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곳의 1층 행사장에서 클리닉을 진행하였다. 18시부터 시작한 강좌는 30명 가까이 참석하였고 강좌는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루카스는 가수 임재범의 〈이밤이 지나면〉과 같은 주옥같은 가요 연주를 세 곡 가량 연주하며 클리닉 진행 시작을 알렸다. 연주 이후에는 자리에 참석한 참가자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 내용으로는 비브라토를 듣기 좋게 하기 위해서는 입술의 힘든 연습을 꾸준히 훈련해야 하고 리드의 울림을 느껴야 하며 이때 메트로놈의 리듬에 맞춰 연습해야 하는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였다. 또한, 부드럽게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강한 피스와 리드가 아니라 한 호수를 낮추어 세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부분을 설명하며 악기 세팅 방법도 덧붙였다. 더불어 자신의 곡을 꾸준히 듣고 스스로 평가하는 것을 습관화하며 자기 자신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좋은 연주의 지름길임을 강의하였다. 강의 후에는 K-POP의 대명사인 BTS의 〈다이나마이트〉와 참가자들의 신청곡을 추가로 연주하여 분위기를 흥겹게 마무리하였다. 강의 후 강좌를 경청한 신숙경 씨는 색소폰을 전공하였으나 그동안 쉬고 있었던 색소폰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짧은 시간에 루카스의 연주로 인하여 잠자고 있었던 색소폰 본능을 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멋진 시간을 가진 색소폰 클리닉은 그렇게 길게 여운을 남겼다. 색소폰 전문 연주자들의 활동, 특히 이를 직업으로 갖는다는 것은 다소 열악한 우리 나라의 환경이다. 전문연주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영역은 후학의 양성(교수나 학교 선생님), 학원이나 동호회의 운영, 가수와 녹음을 위한 세션 그리고 축하 공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루카스 연주자는 대부분의 활동을 공연이나 가수 세션으로 활동한다는 것으로 우리에게 익숙한데, 그런 루카스와 고객과의 만남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학원을 운영하는 선생님들에게는 자주 있을 수 있으나 세션을 주로 하는 연주자와의 만남은 쉽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의미가 있으며 대체 그런 활동을 하는 연주자는 어떤 강의를 할까 하는 의문도 있었다. 문제는 경험이고 이 경험을 어떻게 풀어내어 관객에게 설명하고 공감을 갖게 하는 지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동안 경험했던 일들을 “저는 이렇게 연습했습니다”와 같은 말로 그간의 경험을 중심으로 말함으로써 연습 방법과 연습 내용에 공감할 수 있었다. 전문 연주자와 대화를 하다 보면 얘기하는 내용 중 하나는 실력자가 되어 있는 사람은 후배들이나 아마추어 연주자들에게 자기 경험과 습득한 지식과 실력을 베풀고 나눠주려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한다. 그러한 노력은 색소폰 분야의 저변확대와 보급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스승 없는 훌륭한 연주자는 없고 좋은 연주자는 좋은 사람을 만나야 비로소 연주자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 연주자는 발품을 팔아 좋은 소리를 찾고 소리 좋은 연주자를 찾아 배우는 것이 빠른 배움의 길일 것이다. 물론 이는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사회적 책임감으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루카스의 색소폰 클리닉은 배우고자 찾아온 분들에게는 좋은 소리를 배워 좋고 루카스 역시 새로운 팬 층과 그동안 배운 실력을 보급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은 기회가 이어지리라 믿는다. 그런 부분에서 코스모스에서 진행하는 루카스의 색소폰 클리닉은 의미가 있다. ▶인터뷰 영상 보러가기
-
[색소폰, 그곳을 가다] 작은마을 큰마음
얼마 전 우리 〈월간색소폰〉에서 소개한 영흥도의 작은 섬에 색소폰 동호회가 있고 이곳에 색소폰 운영의 지휘자가 있다. 늦게 시작한 색소폰으로 이젠 본업이 되어가는 모습이 마치 음악을 이끌어 가는 지휘처럼 색소폰도 다양한 운영을 하는 색소폰 기획 지휘자 이성희 원장이 있다. 이 원장이 계획하는 또 다른 모습의 색소폰 대회를 취재하였다. 영흥도에 가면 작은 섬 색소폰 동호회가 있다. 십리포해수욕장을 앞에 보며 위치한 2층 건물에 자리 잡은 이곳은 서해의 큰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넓은 주차장과 주위환경과 어우러진 카페, 건물, 그리고 주차장도 시원시원하지만, 무엇보다 넓은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그곳, 그리고 한눈에 다 담을 수 없는 바다와 시원하게 뻗은 해수욕장 역시 이곳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필자는 이곳을 “언제나 잔칫집”이라 부른다. 이곳을 운영하는 주인장은 개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렇지만 요즘은 색소폰 운영에 푹 빠져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색소폰의 입문 후 한국을 부는 1개월 프로젝트, 정기적인 프로 초청공연, 다양한 가족 행사의 동호회관 등 다양한 운영이 있고 무엇보다도 특색 있는 운영 방식은 역할과 책임에 의한 운영 방법이다. 대부분의 동호회는 원장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원장이 모든 살림살이와 운영, 동호인 학원생의 지도 등을 맡아 운영까지 한다. 그러나 이곳 작은 섬 색소폰 동호회는 행사가 다양해지면서 저마다 역할을 부여하여 독특하게 운영하고 있어 작은 섬이 색소폰으로서는 작은 섬이 아닌 큰 섬의 야심을 보인다. 이번 진행하는 행사 역시 심상치가 않다. 이성희 원장이 계획하는 것은 〈시니어 색소폰대회〉이다. 기자가 다녀온 것은 시니어 대회를 준비하면서 발대식이 있다고 하여 이곳 영흥도를 다녀왔다. 영흥도에서는 3월 25일 진행될 예정인 시니어 색소폰 대회를 위하여 대회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이 대회의 성공을 위한 모임이었다. 이 대회가 큰 대회이건 작은 대회이건 그것보다도 이원장이 이 대회를 위하여 준비한 발대식을 하였으며 이 행사를 위하여 한국색소폰협회 김원용 회장과 박용수 운영위원장이 참석하여 협회의 옹진군지부장 위촉장을 수여하였으며 이후 이성희 원장은 전국 시니어 색소폰대회에 대한 각 역할에 대한 위촉장을 수여하였다. 멀리 제천에서도 찾아온 박동준 연주자가 이 행사의 집행 위원장을 맡았다. 박동준 연주자라 하면 제천에서 많은 행사를 열어 행사의 성공 열쇠로 인정하고 있어 이번 대회를 위하여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조직 위원장은 조세관, 추진위원장 김의복, 총감독 이찬옥, 홍보이사 최영임, 권석호 원장 등으로 위임하여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더 큰 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그동안 작은 섬 색소폰을 홀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공론화하여 이 공간을 활용하여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만들려는 이 원장의 꿈이 크다. 자신의 소유를 내려놓고 더 큰 행보로 다양한 활동에 열의를 보인다. 왜 시니어 색소폰대회를 유치하느냐는 질문에 “어른이 행복한 세상, 기죽지 않는 시니어를 위하여 자존심을 세우기 위하여” 이 대회를 유치한다고 얘기하였다. 그냥 대회를 유치하여 치적을 쌓는 대회가 아닌 영흥도의 색소폰을 알리고 뒤가 아닌 당당하게 앞에서 활동하는 시니어에 응원하고 주역이 되도록 하는 역할을 갖게 하는 이성희 원장을 응원한다.
-
[색소폰, 그곳을 가다] ㈜엘프, 페밀리즘의 송년회
12월은 어떤 일이 있든 없든 참으로 바쁜 날이다. 몸보다는 마음이 바쁘다. 나이 어려서는 어른이 되어 가는 기쁨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 가는 세월이 아쉬워 마음이 조급하다. 한 해가 마무리되어야 다음 해를 힘차게 받아들일 수 있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 있으니 그저 조급할 일만은 아니다. 저녁이 있어 심신을 쉬어야 다음날의 아침이 밝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바쁜 12월 언저리에 ㈜엘프의 송년 모임이 있었고 그렇게 색소폰의 저녁을 마무리하니 새로운 2023년의 계획을 새롭게 가질 수 있었다. 12월 마지막 달력을 앞둔 11월 마지막 주에 ㈜엘프(이하 엘프)의 송년회가 있었다. 특정 모임이 아닌 색소폰을 부는 남녀노소를 포함하면 최대의 인원이 모였다. 엘프 측의 초청이 200여 명으로 회원 모임이 아닌 개별 초청 모임으로 최대가 아닌가 한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하여 열리지 못한 엘프 주관 송년회가 이번 연도에 열렸다. 색소폰으로 연주한다는 의미만으로도 서로를 반기고 즐거워하였다. 가수 서수남, 전국노래자랑 신재동 악단장과 콩자반에서 활동하는 개그우먼 김명선 이외에는 모두 색소폰과 관련한 초청인이 대부분이다. 색소폰 수리를 담당하는 사람, 보도하는 사람, 연주하는 사람, 제작하는 사람 등 색소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엘프 유영재 회장은 인사말에서 페밀리라는 모임으로 시작하였다. 회장님도 오랜만에 만난 페밀리 리더로서 반가운 만남을 얘기하였고 참석자 모두 호응하면서 환호하였다. 물론 색소폰과 관련된 많은 인사가 참석하였지만, 각종 분야에서 모인 사람들은 가히 페밀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두 반갑게 맞이하고 인사말이 정겨웠다. 이 모임 초청장을 다시 보니 모임 명이 “2022 엘프 페밀리 송년의 밤”이라 되어 있었다. 그러니 엘프의 가족으로서 송년회는 그만큼 서로에게 자부심과 품격을 갖는 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결 더 나날이 성숙해지는 유영재 회장님의 연주는 흥을 돋우기에 충분하였다. 그리고 송년회를 축하하는 연주는 젊은 연주자로 구성하여 열렸다. 그동안 연륜이 있는 연주자가 대부분이었지만 확 달라진 젊은 분위기가 활기를 더하게 하였다. 김성길, 이수연, 임민택, 더 프렌즈(이승환, 김지륭, 오나리, 조영호), 조원광, 박유진, 박호, 김민재, 방연주, 나스 우먼 앙상블(김다은, 장인영, 문윤정, 김미영, 황지나, 전혜원), 한승기와 신유식 등의 연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연주자와 손님은 이 행사를 위하여 전국 각 지방에서 올라왔다. 제주도, 순천, 부산, 울산, 광주 등에서 참석하였으며, 초대 손님은 서로의 지인과의 인사와 환담이 이어졌으며, 축하연주단이 이곳에서의 연주가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이제는 엘프의 송년회는 송년회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같은 길을 걸어가는 모습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어려움을 격려하여 색소폰 산업과 발전을 이어가기 위한 매듭이 아닐까 한다. 하나하나의 매듭이 엮어질 때 서로 돈독해지고 한음 한음으로 기록되어야 지는 색소폰의 믿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엘프의 믿음을 응원한다. 이전에 열린 우승자 모임도 있어... 엘프에서 주체한 송년회 모임 이전에도 또 하나의 행사가 제천에서 열렸다. 엘프의 대회가 5회가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우승자도 이젠 50여 명이 배출되었다. 5회 대회까지 진행되면서 분야별(시니어, 장년, 일반부, 앙상블, 영아티스트)로 대상, 금상, 은상, 동상 등의 상들이 다양하여 이에 대한 모임이 많아 이를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행사는 만만치 않은 행사이지만 엘프는 모임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수상자뿐만 아니라 이를 축하해주기 위하여 찾아준 인원을 포함하여 1박 2일로 열린 행사는 말 그대로 잔칫집을 연상하도록 풍성하고 푸짐한 잔치였다. 하나의 행사로 끝을 내는 것이 아닌 잊지 않고 무대에 세우고 연주할 기회를 주고 각각의 우승자 대회별로 친목도 도모하게 함으로써 서로 가족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게 하는 엘프는 가족을 챙기는 큰집을 연상하게 한다. 큰집은 모든 가족이 와도 음식과 잠자리를 해결할 수 있는 큰마음과 넉넉함이 있는 곳이다. 그 마음을 담아 열린 행사도 이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만큼 풍성한 자리로 서로를 이해하고 엮어 나가는 자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많은 연주자가 이 자리에 함께하기 위하여 그토록 열심히 방음 부스에서 열심히 연습하나 보다.
-
[색소폰, 그곳을 가다] “피조니 패드 회사로 유명한 이탈리아 뮤직센터를 방문하다”
색소폰을 하면서 한 번씩 들어본 관련 유명한 회사들이 많습니다. 악기로 유명한 회사도 있지만 패드, 부품, 액세서리 생산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회사에는 우리가 대명사처럼 얘기하는 피조니 패드가 있습니다. 이번 유럽 출장을 계기로 피조니 패드 본사인 이탈리아 뮤직센터에 방문해 보았습니다. 정말 많이 들어본 이름이고 피조니 하면 패드라고 할 만큼 여러 악기 제조사 회사와 협업을 통해서 세계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회사입니다. 매년 중국 국제 악기 박람회에서 유럽 출장에서 만났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방문하고 만나게 되었습니다. 화상 회의장에는 전 세계 거래처와의 회의를 통해 제품 주문도 받고 제품 품질 향상을 위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고 합니다. 뮤직센터 한국 공식 대리점인 패드 코리아에서도 제품의 보완 점들을 화상 회의를 통해 주기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뮤직 센터는 1974년 루치아노 피조니에 의해 이탈리아에서 설립되었고, 45년 이상의 역사에서 패드의 시장 표준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패드 제조사가 되었습니다. 독특한 제품 전문 지식과 생산 기술, 독점적인 CNC 기계 및 지속적인 R&D를 통해 최고의 제품 품질과 넓은 패드 범위를 달성하고 패드 혁신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뮤직 센터는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클라리넷, 색소폰, 플루트, 오보에 및 바순 메이커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으며 야마하, 부페 크람폰, 앙리 셀머 파리, 야나기사와, 브란넨 쿠퍼 그리고 많은 주요 브랜드와 같은 전문 관악기 라인까지 다양하게 생산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뮤직 센터 관계자님들과 본사 건물 로비에서 기념사진도 찍게 되었습니다. 관련 사진과 촬영을 허락해 주신 뮤직 센터 관계자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전문적인 생산 노하우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뮤직 센터 이탈리아 본사를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