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ON AIR
-
-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3
- 스티브 잡스가 만든 사과폰 1세대는 혁신의 아이콘이 되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후속 모델 출시를 거듭하며 14세대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사과폰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최초 1세대 폰에 쏟은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지금의 사과폰처럼 색소폰 마우스피스 회사로 우뚝 선 테오 와니 (Theo Wanne)가 있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첫 번째로 만든 마우스피스인 암마 (AMMA) 모델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제 테오의 첫 작품이 어떤 이유로 연주자에게 사랑받은 것인지 알아보자. 글|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우리나라에선 “디오 웨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마우스피스 제작자 “테오 와니”는 이미 2019년 4월호에 테너 마우스피스 칼리 (Kali) 모델을 소개하며 언급한 적 있다. 오늘 소개하는 암마 (AMMA)라는 마우스피스는 테오 와니 (Theo Wanne)에게 의미 있는 모델이다. 유명한 연주자의 마우스피스를 다시 정교하게 다듬는 리페이싱 (Refacing)으로 유명하던 테오가 2004년 처음 직접 손으로 30개 정도 만든 마우스피스가 [암마]의 시작이었다. 이후 2005년 투자를 받아 2007년 테오는 그의 형 톰 와니 (Tom Wanne)와 함께 주식회사 Wanne, Inc. 등록과 함께 트루 라지 챔버 (True Large Chamber)를 포함한 5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때 테오 와니의 이름을 걸고 첫 판매를 시작한 마우스피스가 바로 [암마] 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밀하지 못한 기계 작업으로 인해 직접 손으로 베플을 비롯한 여러 곳을 테오가 직접 깎아 마무리하는 생산방법이었으나 2009년부터 CAD 기술이 발전하여 더는 핸드 피니시 (Hand Finished)가 필요 없어져 오로지 CNC로 만들어졌다. 마우스피스는 금도금, 황동 및 빈티지 세 가지 마감을 선택할 수 있고 이후 2012년까지 제작되다가 후속 모델에게 자리를 내주며 단종되었다. [암마]의 외관은 테오 와니의 마우스피스답게 아름다움을 넘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 제일 먼저 보이는 바디의 정 중앙에 테오 와니의 이니셜 W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 사진1 그 아래 생크에 있는 링 위쪽으로 테오 와니 본인의 이름인 [Theo Wanne]를 새겨 놓았다. - 사진 2 링 아래쪽에는 마우스피스의 모델명인 [AMMA] 가 있고 그 위 박스안에 마우스피스의 오프닝인 9호와 테오가 만든 마우스피스 고유 번호가 새겨있다. - 사진 3 사이드 레일 (Side rail)과 팁 레일 (Tip rail)은 상당히 얇고 고르게 만들어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 사진 4 윗니가 닿는 바이트 플레이트 (Bite Plate)에는 테오 와니의 모든 마우스피스에 있는 로고가 음각되어 있어 누가 봐도 브랜드를 알 수 있고 마우스피스의 시각적인 고급스러움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 사진 5 이제 마우스피스 성격을 보여주는 베플을 살펴보면 팁에서부터 짧고 매끄럽게 떨어지는 롤 오버 베플 (Rolled Over Baffle)로 재즈를 기반에 둔 전통적인 테너 색소폰 마우스피스 베플의 형상이다. - 사진 6 마우스피스의 안쪽을 보면 테오 와니의 특허인 동시에 독창적인 음색을 만들어 주는 요소 중 하나인 트루 라지 챔버 (True large chamber)가 엄첨 넓고 심지어 사이드 레일의 안쪽까지 확장해 넓혀놓은 것을 볼 수 있다. - 사진 7 테오가 만든 마우스피스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리버티 리가처 (Liberty ligature)라고 부르는 일체형 리가처로 바디 양 옆 하단에 홀을 뚫고 거기에 리가처를 연결하여 밸브를 돌려서 리드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리버티 리가처는 막상 써보면 마우스피스의 울림에 큰 저항을 만들지 않고 간단히 리드를 체결하여 편리함과 동시에 기능적인 우수함을 지녔다. 거기에 누가 보아도 알 수 있는 테오 와니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큰 부분을 담당한다. - 사진 8 [암마] 마우스피스에 리드를 결합하고 소리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편안해졌다. 역시 테오가 만든 모든 마우스피스의 편안한 컨트롤 능력은 첫 번째 작품인 바로 [암마]에서부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불어본 중음역은 중심이 단단해 연주를 시작하면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암마]와 비슷한 베플의 형상을 가진 마우스피스나 심지어 더 높은 미디움 이상의 베플을 가진 마우스피스와 다양하게 비교해보면 실제로 [암마]의 볼륨이 더 크고 아울러 소리 직진 효과가 더 강할 때도 있다. 그만큼 볼륨에 여유 있고 깔끔한 전달력을 가졌기에 많은 음악 장르에서 활용도가 넓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전통 테너 마우스피스에서 늘 비교가 되는 오토링크와 비교해보면 더 오픈된 (Open) 사운드에 살짝 밝은 음색을 보이지만 볼륨을 높이면 더 넓게 오픈되어 밝은 음색이 크게 강조되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다시 볼륨을 조금 낮추면 힘이 있고 단단하던 중심의 밀도가 살짝 옅어지며 편안하고 다른 악기의 소리에 함께 녹아드는 아름다운 음색이 된다. 마치 [암마] 마우스피스는 넓은 초원을 빠르고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검은 흑마의 강한 모습과 아울러 달리기를 마치고 한가히 풀을 뜯는 여유로운 두 가지 모습을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아무래도 소프라노나 알토 색소폰보다 상대적으로 테너 색소폰의 음역이 낮기에 같은 고음에서 느낌을 전달하는 표현력도 조금은 약해진다. 여기에 볼륨까지 만족스럽지 못하면 고음에서 답답함이 느껴지고 그 순간, 집중력이 분산되어 연주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긴다. 그러나 [암마]의 볼륨은 고음에서도 호흡을 밀어 넣으면 소리는 막힘없이 시원하게 쭉 뻗어나가 답답함을 느끼기 어렵다. 비슷한 마우스피스로 같은 라인의 솔로를 비교 연주해보면 확실히 [암마]의 솔로 라인이 관객에게 좀 더 또렷하게 전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같은 영화를 작은 사이즈의 TV로 시청하다가 55인치 이상 대형화면 TV로 보면 모든 것이 크고 선명하게 보여 감동이 더 커지는 효과와 비슷하다. 물론 소리의 직진성만을 이야기한다면 베플이 높은 하이 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해 살짝 떨어지지만, 음의 선명도가 좋아 직진성에 대해 아쉬움은 적다. 그리고 볼륨이 크다고 하여 딱딱하거나 유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고음에서 유연성이 높아 연주자의 의도대로 부드럽고 매끄럽게 노래할 수 있다. 고음뿐만 아니고 더 높은 알티시모 (Altissimo)의 영역도 볼륨이 함몰되는 음 없이 편하게 올라가 알토 색소폰의 높은 고음 영역까지 쉽게 연주되어 만족감을 높인다. 이제 [암마]의 저음을 보면 중음역과 마찬가지로 꽉 채워진 음색과 확실한 무게감이 실린 음색이 전달된다. 거기에 볼륨을 키우면 쉽게 주변을 압도하는 우렁찬 소리가 터져 나오고 동시에 동굴과 같이 어둡고 깊은 테너의 소리가 퍼져 나간다. 이미 중, 고음에서 검증된 편안한 조종성은 저음까지 이어져 더 자유로운 표현을 가능하게 만든다. 여기서 힘을 빼고 서브톤 (Sub Tone)을 만들어 보니 꽉 채워진 무게감이 순간 가벼워지며 풍성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안겨준다. 서브톤의 부드러움도 약한 효과부터 극한의 효과까지 여러 단계로 만들어 지는데 [암마]는 마치 빌딩의 지하 주차장을 내려갈 때 B1, 2층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지하 3층으로 바로 내려간 것처럼 순간 더 깊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색소폰 연주에서 소리 마지막 부분에 약간의 호흡을 남겨주면 잔향이 남아 듣는 이들에게 편안한 여운을 만들어 주는 기술이 있다. 이런 효과는 마우스피스에 따라 잔향이 짧게 남거나 불안정하게 뚝 끊기기도 하는데 [암마]는 큰 불편함 없이 호흡에 따라 쉽게 잔향을 남겨주는 여유마저 있다. 이미 테오 와니의 마우스피스를 접해본 구독자분들은 예상한 대로 이번 달의 주인공인 [암마]의 오프닝 호수는 9호지만 실제 체감은 8* 정도의 느낌으로 전해진다. 많은 데이터로 완성한 테오만의 페이싱 커브 (Facing Curve)가 주는 편안함의 결과이다. 그리고 옵션이긴 하지만 리드를 잡는 플레이트 (Plate) 역시 빈티지 (Vinted ), 티타늄 (Titanium), 스테인리스 (Stainless Steel), 구리 (Copper) 재질의 4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성향에 맞게 골라 사용하면 약간의 도움이 된다. 빈티지는 따뜻하고 어두운 음색, 티타늄과 스테인레스 스틸은 강하고 밝은 음색 그리고 구리 압력판은 기본적인 셋팅으로 어두운 음색을 제공한다. 그러나 플레이트 교체만으로 음색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는 분은 없으리라 믿는다. 단지 마우스피스 음색에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성을 강조하거나 살짝 아쉬운 부분을 채워주는 정도로만 이해하면 맞다. 마지막으로 동봉되어있는 두 개의 드라이버는 리버티 리가처의 위치 변화와 플레이트를 교체할 때 사용하는 전용 공구이고 리드 리플레이서 캡 (Reed Replacer Cap)은 리드를 보호하는 목적이 아닌 사용하지 않을 때 끼워 마우스피스의 팁을 보호하는 캡으로 활용도가 높다. - 사진 9 수많은 테너 빈티지 마우스피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오가 만든 첫 번째 마우스피스 [암마]. 분명 재즈를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이상하리만큼 모든 스타일 (Style)의 음악에 잘 녹아드는 마법을 가졌다. 이 마우스피스는 매우 빠른 반응과 쉬운 컨트롤을 자랑하고 중간 정도의 밝은 음색을 가지고 있지만 테오의 "True Large Chamber"라 불리는 큰 사이즈의 챔버와 합쳐지며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따뜻하고 풍부하며 때론 꽉 찬 음색과 강력한 힘을 가진 새로운 차원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 아쉽게도 이 멋진 작품이 이미 단종되어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암마] 마우스피스 이후에 만들어진 다양한 테너 색소폰의 음색에 새로운 길라잡이 역할을 했음에 박수를 보낸다. <알립니다> 본지 9월호 책자에 실린 해당 코너의 메인 사진이 다음과 같이 잘못 편집되어 독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온라인 페이지의 첫 번째 사진이 이 기사의 본래 메인 사진이며, 책자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본지의 착오로 지난호 사진이 잘못 실렸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사진 A는 지난 8월호의 메인 사진으로, 이번 9월호 책자에 잘못 편집되었습니다. 이에 사진 B로 정정합니다.
-
- 시원한 한여름 밤의 축제…제1회 대관령 색소폰 페스티벌
- 제1회 시원한 대관령 여름밤의 색소폰 페스티벌이 7월 22일 강원도 평창의 올림픽메달플라자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문화예술의 도시로 거듭난 평창에서 올림픽의 유산을 계승하고, 평창의 공연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됐다. ‘색소폰’이라는 하나의 테마로 다양한 장르의 연주자들이 모여 빚어냈던 여름 밤의 하모니. 그 뜨거웠던 현장의 열기를 전한다. 비가 올 거라는 걱정은 기우였을까. 공연 1시간 전인 오후 6시쯤, 현장에 도착하자 반겨준 것은 맑게 갠 하늘이었다. 장맛 비가 예고됐던 것과 달리 쾌청한 저녁 하늘 아래 북적이는 인파가 눈에 띄었다. 무료 치킨과 음료, 응원봉을 나눠주는 행사 부스 앞의 줄이었다. 오랜만의 맑은 날씨 때문인지, 코로나19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공연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기다리 는 사람들의 얼굴은 저마다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날 공연은 색소포니스트 윤정현(예명 황금나팔)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윤씨는 다수의 색소폰 관련 행사를 진행해 온 프로답게 능숙한 말솜씨로 현장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축제의 포문은 앙상블 팀인 ‘스폰플러스&알레*’가 열었다. 가수 박상철의 ‘무조건’,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왈츠2번(다양한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中)’ 등 다채로운 매력의 무대를 보여준 덕분에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월간색소폰>이 주최한 콘테스트의 수상자들로 구성된 앙상블 팀. 오프닝 공연을 맡은 '스폰플러스&알레' 그다음으로 심재국 평창군수의 축사가 이어졌다. 심 군수는 “올림픽의 주 개최도시인 평창에서 제1회 시원한 대관령 여름밤의 색소폰 페스티벌이 열린 것을 대단히 뜻깊게 생각한다”며 “올림픽 주 개최도시인 평창은 올림픽 레거시(유산·legacy)를 계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 “인간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음악을 들으면 행복과 감동을 느낀다고 들었다”면서 “저도 이 시원한 색소폰 소리와 함께 행복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색소폰 축제’라는 주제에 걸맞게 클래식, 가요,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 색소포니스트가 참석, 색소폰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국내 최정상 가수들의 세션으로 활약했던 ‘박동준 밴드’, 클래식의 대중화를 꿈꾸는 ‘에스윗(S.with)’, 화려한 연주의 신유식 외에도 장용국, 길현주, 김성길, 릴리 킴, 아듀가 무대에 올랐다. 이 밖에도 가수 한승기와 김미영, 탤런트 송경철의 특별무대로 현장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축사 중인 심재국 평창군수. 사진=정대성 작가 염돈설 대관령소리마루음악예술협회장(왼쪽) 눈과 귀 사로잡은 ‘프로’의 퍼포먼스 이번 행사 성공의 일등공신을 꼽으라면 완벽한 무대매너와 공연을 선보였던 한명 한명의 프로 연주자들이었다. 프로팀 가운데 처음으로 무대에 선 박동준 밴드와 릴리 킴은 오랜 경력이 입증하는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선곡 역시 머라이어 캐리의 ‘이모션(Emotions)’, 윤복희의 ‘여러분’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령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밴드의 공연이 끝난 뒤, 객석 곳곳에서 앙코르 요청이 터져 나왔다. 클래식 곡을 선보인 에스윗의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별도의 반주 없이 오로지 색소폰 4중주가 만들어 낸 아름다운 선율에 관객들은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에스윗은 공연 직후 <월간색소폰>과의 인터뷰에서 “축제에서 클래식 곡을 선곡하는 것에 걱정이 많았는데, 많은 분이 즐기시는 게 무대에서도 느껴져서 너무 기뻤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얄궂은 날씨 때문에 돌발상황도 생겼다. 색소포니스트 김성길씨가 무대를 준비하는 사이 잠깐 내린 부슬비 탓에 밴드가 철수한 것. 김씨는 애초 준비한 재즈곡을 연주할 수 없게 되자 밴드의 반주 대신 MR로 대체할 수 있는 가요 2곡을 즉석에서 선곡했다. 그는 프로다운 순발력으로 ‘백만송이 장미’ ‘서울의 달’을 완벽히 소화했다. 강릉에서 활동 중인 색소포니스트 장용국씨는 이번 페스티벌에 참석한 소감이 남다르다며 “제가 알기로 강원도 지역에서 프로 색소폰 연주자분들이 대거 모여 공연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이런 행사가 더욱 자주 열리기를 바란 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흠잡을 데 없는 색소폰 연주는 물론, 뛰어난 노래 실력까지 선보였다. 아이까지 무대로…관객들의 춤사위 한바탕 이날 공연은 페스티벌, 즉 ‘축제’ 그 자체였다. 공연 초반부터 흥이 오른 일부 관객이 무대 앞으로 나와 연주에 맞춰 한바탕 춤을 췄고, 나눠준 응원봉을 공연 내내 흔들며 환호하는 관객도 다수였다. 심재국 평창군수 역시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관객들과 함께 축제를 즐겼다. 공연이 끝날 즈음에는 서너 살쯤 돼 보이는 어린아이가 앞으로 나와 손뼉을 치는 통에 지켜보는 어른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특히 연주자 신유식씨가 등장했을 때 장내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신씨는 몇분간 호흡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순환 호흡 주법’을 선보이며 관객을 열광에 빠트렸다. 관객들 10여명이 뛰쳐나와 춤을 추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평창군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몰려들어 객석 400여석이 모두 찼고, 돗자리를 가져와 바닥에 앉거나 객석 뒤에 서서 공연을 보는 사람도 300여명에 달했다. 사진=정대성 작가 공연 내내 자리를 지켰던 한 관객은 “평창군민으로서 이런 축제가 열려 매우 기쁘다”며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이 많지 않은데, 이런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공연을 보게 됐다는 이은숙씨는 “여행 중에 이렇게 수준 높은 공연을 보게 될 줄 몰랐다”면서 “색소폰 공연은 처음인데 너무 매력적이고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평창군이 주최하고 대관령소리마루음악예술 협회와 월간색소폰이 주관했으며, 엘프, 하늘목장㈜, 용평애니포레가 후원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은 월간색소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으며, 해당 채널에서 다시 감상할 수 있다.
-
- [색소폰 전공의 모든 것]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 이 코너는 <색소폰 전공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 그대로, ‘색소폰 꿈나무’를 위한 입시 관련 소식, 학교 및 커리큘럼 소개 등 색소폰 전공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색소폰 전공이 있는 대학 기관을 방문해 교육 현장을 살펴보고, 실제 전공생과 교수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월간색소폰>에서 이번에 방문한 학교는 이번호의 테마인 ‘남행’과 꼭 들어맞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전남대학교이다.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는 세계를 선도해나갈 문화예술 분야의 인재양성을 목표로 ▲피아노 ▲성악 ▲작곡 ▲관현악 전공자들을 모집해 교육하고 있다. 색소폰은 음악학과의 관현악 전공 중에서도 ‘클라리넷 또는 색소폰’ 전공으로 지원할 수 있다. 전남대 음악학과의 강점은 이론부터 실기까지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심도 있는 ‘단계별 수업’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론 위주의 저학년 맞춤 수업부터 실기 위주의 고학년 맞춤 수업까지 탄탄한 커리큘럼을 특징으로 한다. 다만 저학년 때에도 빠지지 않는 전공 실기, 합주 등의 수업을 통해 연주자로서의 기량을 꾸준히 향상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학년 때는 ▲화성학 ▲음악이론 및 시창청음 등의 이론 수업과 ▲관현악합주 ▲전공실기 등의 실기 수업을 전공필수로 들어야 한다. 2학년 때는 1학년 때의 실기 수업에 ▲서양음악사가 전공필수로 추가된다. 이 밖에도 컴퓨터 음악을 배울 수 있는 ‘음악소프트웨어’ 수업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3학년 때는 ▲관현악합주 ▲전공실기 등의 실기 수업이 주를 이루며, 대신 전공선택 과목이 다양해진다. ‘재즈음악’ 과목을 통해 클래식이 아닌 다른 분야의 음악을 접해볼 수 있으며, ‘멀티미디어음악’ 과목에서는 영상공학, 디지털 애니메이션 등 공학과 음악의 융합을 목표로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실습할 수 있다. 졸업을 앞둔 4학년의 경우 실기수업은 물론이고, ‘편곡법’ ‘지휘법’ ‘예술경영’ 등의 다양한 전공선택 과목을 통해 좀 더 심도 있게 음악을 탐구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다양한 연주회를 통해 실전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점도 전남대 음악학과의 장점이다. 연 2회 정기연주회가 개최되며, 이 밖에도 전공별 연주회, 지역 및 국제간 교류음악회, 초청음악회 등이 열린다. 학생들이 직업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음악치료 등 세분화된 교과목도 제공된다. 실제로 많은 졸업생이 국·공립 및 사립 연주단체의 연주자로 활약할 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 음악강사, 음악 분야 작가, 방송 및 영화 음악감독, 공연장 하우스매니저, 공연기획자, 오페라·뮤지컬 분야의 음악 진행 및 감독 등 여러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2024학년도 전남대학교 수시 모집요강’에 따르면 관현악 전공 입학 정원은 총 19명으로, 클라리넷 또는 색소폰 전공의 경우 2명을 선발한다. 입학 희망자는 ‘예능우수자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1단계에서 학생부 100%를 반영해 모집 인원의 5배수를 선발한 뒤 1단계 합격자를 대상으로 2단계 실기 시험을 실시(1단계 30%+실기 70%), 총점이 높은 순으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학생부 반영 교과목은 국어, 영어, 한국사, 사회이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따로 적용되지 않는다. 색소폰 전공 응시자의 경우 별도의 실기 과제곡은 없으며, 자유곡 1곡을 연주하면 된다. 왼쪽부터 전남대학교 색소폰전공 23학번 주재완, 20학번 이호진 [Mini Interview] Q.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호진(이하 이): 안녕하세요. 전남대학교 20학번 이호진입니다. 중학생 때부터 취미로 색소폰을 연주하다가 고등학생 때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한 뒤 현재 대학에서 색소폰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주재완(이하 주): 안녕하세요.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에서 색소폰을 전공하고 있는 23학번 주재완입니다. Q. 색소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이: 중학교 신입생 때 입학 환영회에서 관악부가 연주하는 것을 보고 ‘저기에 꼭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하기도 했는데, 관악부 연주가 엄청 인상 깊더라고요. 그런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디션을 놓쳤어요. 아쉬워하고 있던 찰나, 색소폰을 담당하던 부원 중 한명이 탈퇴하면서 운 좋게 색소폰을 불게 됐죠. 주: 저는 대안학교를 나왔는데, 교장선생님이 음악을 전공하신 분이었어요. 학생들이 어떤 악기를 쉽게 접할 수 있을까 고민하시다가 색소폰을 가르치고 계셨죠. 처음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어요. 그러다 학교 연주회를 본 뒤 관심이 생겨서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게 정말 재밌더라고요. Q. 입시 준비는 어떤 방식으로 했어요? 이: 저는 고등학교 3학년 9월쯤부터 입시 준비를 시작했어요. 꽤 늦게 시작한 편이죠. 그 전까지는 색소폰을 취미로만 했고요. 그마저도 중학교 졸업 후에는 꽤 오랫동안 쉬었어요. 막상 색소폰과 멀어지니까 어느 날 문득 너무 불고 싶더라고요. 열정은 컸지만, 다른 입시생보다 연습기간이 부족하니 결국 재수를 하게 됐어요. 그래도 연습은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버스가 끊길 때까지 학원에서 살다시피 하며 연습했죠. 특히 부족한 기본기를 채우기 위해 스케일, 텅잉 등의 기초 연습에 집중했어요. 주: 저도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쯤에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게 색소폰뿐이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색소폰으로 대학을 가겠다고 결심했죠. 입시 준비하는 기간에는 밥 먹고, 잠 자고, 운동하는 시간 총 6시간 빼고는 거의 색소폰만 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입술에 온통 멍이 들어있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운 좋게 바로 합격할 수 있어 다행이었죠. Q.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 ‘재미없는 연습’을 ‘정확한 방법’으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기본기 연습을 반복하다보면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을 때가 많아요. 그래도 그게 가장 필요한 연습이에요. 비전공자 눈에만 화려하게 보이는 연주를 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어요. 자신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주: 저는 끈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연습하다보면 막히는 부분이 무조건 생겨요. 아무리 해도 안 될 때 ‘내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지금 힘들다고 쉬면, (연주자로 활동하지 못하고) 평생 쉬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지금 입시 준비하는 친구들도 아랫입술이 엄청 아프고 이런저런 고충이 많을 거예요. 그래도 그거 잠깐이니까 조금만 견디고,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Q. 전남대 색소폰 전공은 어떤 커리큘럼을 밟게 되나요? 이: 1학년 때는 화성학, 음악이론 등의 이론수업과 전공실기, 합주 등의 실기 수업을 들어요. 2~3학년 때는 서양음악사, 대위법 등의 수업이 추가되고요. 4학년 때는 전공실기와 합주를 위주로 수업이 구성되죠. 학년이 올라갈수록 실기 수업의 비율이 커지는 것 같아요. Q. 전남대 색소폰 전공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주: 저희는 실용음악과가 아니라 클래식 전공이라서 합주 위주의 수업이 많아요. 그렇다보니 선후배들과 교류가 많고 다른 악기와도 지속적으로 만나게 돼서 실력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Q.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수업은 무엇인가요? 이: 아무래도 개인 레슨 형식의 전공실기가 가장 도움이 되죠. 저는 악보를 볼 때 별다른 생각 없이 그대로 연주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강사님이 곡의 전체적인 연결에 집중하시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말씀해주시니까 곡에 대한 저의 이해도도 더 높아지는 것 같고요. 부족했던 기본기가 많이 보완되는 느낌이에요. 확실히 실력이 향상됐다는 자신감이 들어요. 그 다음으로는 합주나 음악이론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특히 음악이론 같은 경우는 이론을 몰라도 연주를 할 수는 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시야가 새로워지고, 곡을 표현하는 폭도 더 넓어진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이: 오케스트라 연주도 좋지만, 저는 솔로로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요. 예정된 솔로 공연은 아직 없지만 일단 졸업연주회를 앞두고 있고요. 기회가 된다면 협연 오디션을 보려고 해요. 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다만 제가 연주자로 활동을 한다면, 제 이름을 들었을 때 누구나 인정해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학업과 관련해서는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제게 색소폰을 알려주신 대안학교 교장선생님도 전남대 예술대학을 졸업한 뒤 오스트리아에서 공부하셨거든요. 처음 색소폰을 배우며 교장선생님의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유학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어요. 교장선생님이 계셨던 오스트리아나 프랑스, 혹은 독일로 가고 싶습니다.
-
- [남도 사람들③] 배려와 존중으로 실천하는 '앙상블 철학'
- 장마의 초입에 들어선 7월의 어느 날, 1박2일 간의 일정으로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장애를 안고 있지만 음악으로 이겨낸 고등학생, 색소폰을 사랑하다 못해 리가처 제작까지 하게 된 자동세차장 사장님, 그리고 음악과 함께 인생 2막을 연 왕년의 ‘일잘러(일을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까지. 색소폰과 더불어 사는 이들의 일상을 엿보며, 음악을 향한 진심 앞에서 기술에 대한 잣대는 무의미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들. 소소하지만 강렬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토록 취미에 진심인 사람이 또 있을까. 아니, 이 정도의 열정을 단지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까. 손으로 빼곡하게 악보를 그리며 연습할 정도로 기타를 좋아했던 청년은 현실에 순응하며 직장인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30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화려했던 시절을 보내고 퇴직하니 되살아났던 음악적 DNA. 다시 기타를 잡을까 고민했지만, 지인의 권유로 색소폰을 시작했다. 또 다시 음악에 푹 빠지고, 또 다른 악기를 배우고, 문득 되돌아보니 퇴직 후 10년 간 배운 악기만 10여종 가까이 된다. 지난 7월 10일, 광주의 작업실에서 만난 김종명씨 이야기다. 허투루 하는 법이 없는 ‘재주꾼’ 인터뷰 당일, 김씨의 작업실로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연필 스케치가 놓인 ‘이젤(easel·캔버스 바침대)’이었다. 직접 그린 것이냐고 묻자 유쾌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고 답한 김씨.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작은 무대와 함께 10여종의 악기가 나온다. 소프라노·알토·테너·바리톤 색소폰부터 봉고, 카혼, 젬베, 플루트, 클라리넷, 하모니카, 기타, 피아노까지. 모두 김씨가 특유의 ‘성실함’으로 배워온 악기들이다. 김씨는 2008년 퇴직한 뒤,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5년 동안 정신없이 일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청소년 시절 내내 지각 한 번 없이 학교를 졸업했던 성실함이 무기가 됐다.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고, 여유가 생기고 나니 음악에 대한 갈망이 생겨났다. 그때부터 관심이 가는 악기라라면 무조건 열심히 배웠다. 김씨는 환하게 웃으며 “원래 배우는 걸 좋아한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타고난 재능이 많은데, 끈기와 열정까지 갖췄으니 할 줄 아는 악기가 늘어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작업실까지 마련할 정도로 음악에 진심인 것 역시 한몫했다. 독주보다 합주, 함께하는 음악의 가치 이처럼 음악을 사랑하는 김씨는 주로 독주보다는 합주를 즐긴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묻자 “함께하는 음악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에게 음악이란 혼자 할 때보다 함께 할 때 더욱 의미 있는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에이스보다 팀원간의 하모니가 중요한 오케스트라처럼, 김씨는 배려와 존중 속에서 진정한 음악의 가치가 실현된다고 믿는다. 음악이 중심이 되어 모였을 때 음악으로 공감하고 하나가 될 수 있으며, 그 과정 속에서 연습을 통한 성취감, 혹은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행복이 배가 되는 것이야말로 음악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김씨는 현재 ‘광주시민윈드오케스트라’에서 알토 색소폰, ‘윈썸색소폰앙상블’에서 테너 색소폰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팀 연습을 거듭하면서, 음악이 세대 간의 격차를 무너트리는 것을 목격할 때도 있다고 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색소폰을 사랑해서 모인 사람들’이라는 생각으로 상대를 존중하다보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더욱 넓어진다는 것이다. 김씨는 “오케스트라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이 있다. 삶의 궤적도 다르다”며 “그 속에서 함께 소리를 만들고, 서로 부족한 점을 채우며 같이 성장하고있다”고 말했다. ‘앙상블(ensemble)’은 원래 프랑스어로, ‘함께’ ‘동시에’ ‘협력하여’ 등의 뜻을 가졌다. 오케스트라와 앙상블팀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틈틈이 지인들에게 기초 색소폰을 가르치는 등 재능기부를 쉬지 않는다는 김씨. 그의 색소폰 철학은 ‘앙상블’로 요약될 수 있는 것 아닐까. "함께 연주할 때는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면 안 돼요. 악상기호를 잘 지키며 다른 사람과 호흡을 맞춰가야 하죠. 그게 바로 제가 말한 존중과 배려인 것 같아요. 제가 음악에서 찾는 즐거움이죠."
-
- 색소포니스트 장인영 "날 이끈 원동력은 즐거움"
- 사진=정대성 작가 보는 사람마저 기분이 좋아지는 미소와 쾌활한 목소리. 지난 7월 12일 만난 색소포니스트 장인영씨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사람이었다. 재밌어서 색소폰을 시작했고, 좀 더 즐겁게 연주하기 위해 지금도 매일 고민한다는 장씨. 색소폰 연주자로, 교육자로, 유튜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가 이 모든 걸 해낼 수 있는 것은 ‘즐거움’이라는 장씨만의 원동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수강생들도, 관객들도 모두 행복한 연주를 하는 게 꿈이라는 장씨를 만나 그의 색소폰 철학을 들어봤다. 11년. 그가 색소폰 연주자로 활동한 시간이다. 교육자로 살아온 지도 벌써 9년이 흘렀다. 고향인 전라남도 순천에서 색소폰 학원을 처음 시작했고, 경기도 평택과 안산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는 순천점과 안산점만 운영 중이지만 연주자이자 교육자로서, 또 유튜버로서 여러 역할을 동시에 해내고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이는 모두 ‘색소폰’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색소폰’ 연주자라서, ‘색소폰’ 강사라서, ‘색소폰’ 유튜버라서. 색소폰을 처음 알게 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그는 색소폰이라서 치열하게 살았다. 그때는 치열한 줄도 몰랐다고 한다. 그저 재미있어서 했을 뿐인데, 돌이켜보니 온 힘을 다해 색소폰만 쫓고 있었다. 처음 불자마자 결심한 연주자의 꿈 장씨와 색소폰의 인연은 고등학교 관악부에서 시작됐다. 어릴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고, 악기 연주도 좋아했던 터라 입학 후 알게 된 관악부의 존재에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한다. 그렇게 관악부를 찾아갔는데 “어떤 악기를 불고 싶느냐”는 담당 선생님의 질문에 문득 색소폰이 떠올랐다. 아빠가 수년 전 배우고 집에 놔뒀던 바로 그 색소폰이었다. 그래서 그냥 “색소폰을 불겠다”고 답했고, 점차 색소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색소폰을 처음 불 때부터 마냥 재미있었어요. ‘나 이거 평생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취미로 1년쯤 배우다가 ‘이걸로 대학을 가야겠다, 연주자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어떻게 그런 확신이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운명처럼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스스로의 결심은 확고했지만, 가족을 설득하는 과정이 남아있었다. 당시 여성 색소폰 연주자가 흔치 않았던 때라 부모님의 반대가 거셌다고 한다. 아버지는 “차라리 플루트를 부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장씨를 말렸다. 그때마다 장씨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나 이거 하면 평생 재밌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진짜 행복할 것 같아.” 결국 ‘행복한 삶을 살겠다’는 딸의 고집에 부모님이 백기를 들었다. 자녀가 행복하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딸의 1호 팬이 되었고, 지금은 그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자로 딸을 응원하고 있다. 부모님의 허락까지 받은 뒤, 장씨는 본격적으로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 다른 전공생보다 출발이 늦었다는 생각에 누구보다 독하게 연습했다고 한다. 매주 광주까지 레슨을 받으러 갔고, 방학이면 근처에 고시원을 잡아 하루 종일 연습에만 매달렸다. 그렇게 2년 간 준비한 끝에 지원했던 대학에 모두 합격할 수 있었다. “오히려 잘 몰랐기 때문에 겁 없이 도전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고요. 서울이나 경기권의 입시 시스템을 경험했으면 ‘난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 주눅부터 들지 않았을까요.” 10년 만의 첫 여자 전공생, 최연소 졸업생으로 장씨는 그렇게 단국대 실용음악과의 색소폰 전공생이 됐다. 꿈에 그리던 입학이었지만, 막상 학교생활을 시작해보니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우선 10년 만의 첫 여자 색소폰 전공생이라는 타이틀이 무겁게 다가왔다. 장씨는 “남초사회에서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더욱 잘해야 할 것 같다는 압박감도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동안 연습해보지 않았던 합주도 장씨의 발목을 잡았다.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부족한 기본기를 채우기에 급급해 홀로 연습하는 데만 집중한 터였다. 그러니 다른 악기와 합주를 해 본 경험이 있을리가 만무했다. 장씨는 “대학에 와보니 고등학생 때부터 밴드 활동이나 그룹 활동을 경험한 친구들이 많았다”면서 “저는 반주기를 틀고 연습하던 게 전부였는데 갑자기 드럼, 베이스, 피아노 등과 협연을 하려니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그때마다 장씨 특유의 끈기가 발휘됐다. 벽에 부딪히면 더욱 독하게 연습했다. 점차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는 선배들이 생겼다. 정말로 포기하고 싶을 땐 선배들의 다독임 속에서 또다시 마음을 잡았다. 동기들이 한 번쯤은 하던 휴학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한시라도 빨리 연주자로 자리 잡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결국 그는 학과의 색소폰 전공생 중 최연소 졸업생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연주자의 삶을 시작했다. 이렇게 앞만 보고 달린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바랐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내가 이토록 좋아하는 걸 평생 하려면 최대한 빠르게 연주자로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음악을 놓지 않기 위한 제 나름의 노력이었던 거죠.” 물론 대학 시절에는 자신이 연주자로 살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국내 최고의 실력자 정도는 되어야 연주자로 살 수 있는 줄 알았어요.(웃음)” 그런 두려움이 결국에는 좋은 자양분이 됐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보니 무작정 잘하고 열심히 하는 것만이 연주자로 사는데 필요한 전부는 아니더라고요. 물론 그건 기본이고요. 점차 공연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이 찾고 싶은 연주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대학원도 갔고요. 경희대학원에서 문화예술 경영을 공부했어요. 그렇게 공부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아요. 기획자의 시선으로 공연도 제가 먼저 기획하게 됐고요.” 그렇게 만든 게 네 차례 진행했던 ‘오픈콘서트’였다. 콘서트는 1부에서 프로 연주자들이 공연하고, 2부에서 콘서트에 온 관객들이 연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 구성 때문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저의 연주자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그때가 아닐까요? 잠깐 코로나19 때문에 쉬게 됐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에 대비하며 새로운 걸 기획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유튜버로 새로운 도전 “연주 때문이었죠” 장씨는 색소폰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장인영 색소폰TV’와 라이브 연주로 팬들과 소통하는 ‘장인영 색소폰 연주채널’, 총 2가지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유튜브까지 시작한 것은 연주를 더욱 재밌게, 꾸준히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내와 엄마로서의 삶, 그리고 학원 운영 등 다른 역할에 충실하다보니 자꾸 연습시간이 부족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신청곡을 받고, 라이브 연주를 하다보면 책임감 때문에라도 연습을 계속할 테니까요. 말하다 보니 제가 색소폰을 정말 사랑하네요.(웃음)” 이처럼 활발한 활동 덕에 영창의 엔도저로도 선정됐다. 학원 수강생들이 영창의 색소폰을 추천해서 연주해 봤는데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영창과 인연이 닿았고, 지금은 영창만의 트랜디한 사운드에 푹 빠지게 됐다. 교육자로서의 철학도 확고하다. 그는 수강생들에게 ‘배워가는 즐거움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기초 과정은 지루하고, 고급 과정은 지나치게 어려우면 연주에 대한 흥미가 금방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장씨는 “색소폰을 배우는 것은 기초부터 고급까지 모든 과정이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각 단계마다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하면서 가르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가 이렇게 수강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은 비교적 늦게 색소폰에 입문한 경험 덕분이었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색소폰을 시작했잖아요. 항상 뒤처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급한 마음도 컸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단기간에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선생님의 조언을 허투루 듣지 않았고, 다른 선배 연주자분들의 공연도 꼼꼼히 보면서 어떻게든 배우려고 노력했죠. 그렇게 쌓아온 노하우들을 잘 다듬어서 수강생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있는 것 같아요.” 종횡무진이라는 단어가 꼭 어울리는 장씨. 그는 인터뷰 마지막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순천에서 처음 색소폰을 시작하고, 그곳에서 성장하고, 여전히 많은 고향 팬의 지지를 받고 있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것. 무엇보다 순천시민들의 남다른 예술에 대한 사랑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더욱 많은 공연이 순천에서 열리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순천이 정말 아름답잖아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민들이 여유가 넘치고, 향유하는 것을 좋아해요. 문화예술을 정말 사랑하고요. 그래서 제가 순천 출신 연주자로서 한 가지 목소리를 내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서울 경기권에서 열리는 좋은 공연들이 순천에도 자주 찾아와줬으면 한다는 거예요. 순천에 더욱 많은 문화의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Saxophone Setting 알토 색소폰 알버트웨버 슈페리어2 리드 java 2 1/2 리가처 실버스틴 헥사 소프라노 색소폰 알버트웨버 S76GP 리드 java 2 1/2 리가처 실버스틴 헥사 GP 테너 색소폰 알버트웨버 T76RG 리드 AW 2 1/2 리가처 실버스틴 실버
-
- [남도 사람들①] 장애 이긴 색소폰 열정, 예술고 진학까지
- 장마의 초입에 들어선 7월의 어느 날, 1박2일 간의 일정으로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장애를 안고 있지만 음악으로 이겨낸 고등학생, 색소폰을 사랑하다 못해 리가처 제작까지 하게 된 자동세차장 사장님, 그리고 음악과 함께 인생 2막을 연 왕년의 ‘일잘러(일을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까지. 색소폰과 더불어 사는 이들의 일상을 엿보며, 음악을 향한 진심 앞에서 기술에 대한 잣대는 무의미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들. 소소하지만 강렬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먼 미래를 바라보지 않아요. 지금 당장 건하가 행복한 일을 하면 좋겠어요.” 이렇게 말하는 김건하군의 아버지는 단단한 눈빛을 뿜어냈다. 김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안고 있다. 지금은 ‘색소폰 전공’이라는 김군의 행복을 찾았지만,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다고 한다. 김군이 색소폰과 함께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그의 아버지. 김군의 가족을 7월 15일 광주의 이슬아 색소폰 음악학원에서 만나 치열했던 색소폰 입문기를 들어봤다. 험난했던 입학 초기, 색소폰을 만나다 김군은 고등학교 생활에 잘 적응한 지금과 달리, 중학교 입학 초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낯선 환경에 놀랐던 걸까. 부모님의 품을 벗어나 또래와 학교 수업을 듣는 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그러다 행운이 찾아왔다. 김군과 마음이 맞는 도움반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선생님은 김군에게 자전거, 줄넘기 등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간단한 놀이와도 같은 운동을 가르쳤다. 김군의 태도는 그렇게 바뀌었다. 힘들어하는 모습이 점차 사라졌고, 학교생활에도 적응해 나갔다. 김군의 어머니는 “연습하면 된다는 것을 본인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무렵, 김군이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음악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들려오는 무작위한 소리를 기민하게 포착했던 것이다. 점차 악기에도 관심을 보이자 도움반 선생님이 부모님에게 “악기를 가르쳐 보자”고 제안했다. 문제는 선생님도, 부모님도 음악과 거리가 멀었던 터라, 학습할 악기의 종류를 선정하는 것부터 힘들었다는 점이다. 결국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 색소폰을 전공한 선생님의 딸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딸이 지금까지 김군을 가르치고 있는 이슬아 원장이다. 목포와 광주를 오고 간 ‘열정’ 이 원장과 김군의 가족은 4년 남짓한 시간 동안 매주 주말마다 광주와 전라남도 목포를 오가며 만났다. 이 원장은 광주에, 김군의 가족은 목포에 살았기 때문이었다. 색소폰을 가르치겠다는 열정도, 배우겠다는 열정도 남달랐지만 학습의 과정은 더디기만 했다. 이 원장의 어머니이자 김군의 도움반 선생님이 김군의 옆에 앉아 수업 시간 내내 손뼉을 쳤다고 한다. 김군이 정확한 박자에 연주할 수 있도록 박자 감각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계이름도 하나하나 읽어주며 조수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렇게 이 원장 모녀의 노력으로 김군의 색소폰 실력은 점차 향상됐다. 김군의 실력이 좋아질수록 부모님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김군이 한평생 즐거워하고, 사랑할 일을 찾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고민도 조금씩 해결됐다. 아들이 일반 고등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는데, 색소폰 연습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예술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다. 김군 또한 지루할 수도 있는 반복적인 연습의 과정을 힘든 내색 한번 없이 이겨냈다. “팝송과 가곡이 좋고요. 작곡가가 될 거예요” 현재 전남예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김군은 비장애 학우들과 똑같이 전공 수업을 듣고 있다. 이 원장은 김군의 실력에 대해 “장애, 비장애 학생의 구분이 무의미할 만큼 잘한다”며 “가르친 내용은 바로 암기하고, 습득력이 좋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TJB 대전방송에서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하는 콩쿠르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김군의 아버지는 “우리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경제활동을 하며 자립할 수 있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며 “일단은 먼 미래를 바라보기보다 눈앞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하나씩 헤쳐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김군은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자신이 팝송과 가곡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또, 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싶다며, 자신과 같은 색소폰 전공생들의 기초 연습에 도움이 되는 곡을 쓰고 싶다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는 자코모 푸치니의 ‘별은 빛나건만’을 꼽은 뒤, 멋들어진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깜짝 놀란 김군의 어머니는 김군이 가족 앞에서는 처음 연주하는 거라며 “인터뷰해서 기분이 좋은가 봐요. 덕분에 아들의 연주를 다 보네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부모 마음은 다 똑같을 거예요. 지금까지 해 온 것만으로도 정말 장하다고 생각하고, 아무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지내면 좋겠어요." (김군의 아버지) "건하도 힘든 부분이 많았을 텐데 잘 따라와 줘서 고마운 마음뿐 이에요. 한 가지 욕심을 낸다면, 건하가 목표하는 일을 이뤄서 다 른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김군의 어머니)
-
-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2
- 어느 여름날, 뜨겁지 않은 오후 햇살과 잔잔한 바닷바람에 이끌려 해변을 따라 행복한 산책을 즐겼던 적이 있었다. 늦은 저녁 무렵이 되니 해변 산책의 후유증으로 목뒤가 따갑고 팔과 다리는 불그스름하게 변해 있는 것이 아닌가.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 햇볕에 피부는 그을려 ‘썬 번(sunburn)’이 일어날 만큼 그날의 태양은 나의 예상보다 강렬했고 뜨거웠다. 오늘 소개하는 나디르 DG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도 처음부터 엄청난 불을 뿜어내지 않지만 연주하는 내내 충분한 열기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며 관객의 귀를 사로잡기 충분한 멋진 친구이다. 글| 색소포니스트 구민상 sax019@hanmail.net 데이브 과데라(Dave Guardala)가 만든 마우스피스는 테너 색소폰의 전설인 마이클 브렉커(Michael Brecker)부터 빌 에반스(Bill Evans), 톰 스콧(Tom Scott), 브렌포드 마샬리스(Branford Marsalis)까지 수많은 연주인이 애용하며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고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데이브 과데라는 두 회사로 나뉘는데 하나는 데이브 과데라 사망 이후 미국에서 생산하는 데이브 과데라 모델과 두 번째 과데라로부터 데이터와 판권을 받은 독일의 나디르 이브라히모글루(Nadir Ibrahimoglu)가 만든 또 다른 데이브 과데라(이하 DG로 약칭) 모델이다. 미국에서 만드는 DG 마우스피스는 정확한 수치를 넣어 CNC로 제작하는 레이저 컷팅 방식이고 독일에서 만드는 DG 마우스피스는 CNC 제작 후, 직접 손으로 마무리 작업을 하는 핸드 피니시드(Hand Finished) 모델과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깎아 만드는 핸드메이드(Handmade) 두 개의 모델로 나누어 제작하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비밥 앨토 트레디셔널 Bebop Alto Traditional – 이하 비밥 앨토로 약칭] 마우스피스는 데이브 과데라가 만들었던 트레디셔널 비밥(Traditional Bebop) 모델을 독일의 나디르가 손으로 직접 깎아 부활시킨 핸드메이드 마우스피스이다. 한쪽 면에 마우스피스 정보가 있는 자주색 종이상자를 열면 그 안에 두툼한 가죽 파우치가 있고 마우스피스와 리가처 그리고 플라스틱 마우스피스 캡이 있다. - 사진 1 마우스피스 바디(Body)의 위쪽에 모델명인 ‘Bebop/Trad’이 새겨있고 그 아래 생크에는 핸드메이드를 보여주듯 이 마우스피스의 일련번호가 함께 각인되어 있다. - 사진 2마우스피스 생크 하단에는 데이브 과데라의 약자인 ‘DG’와 ‘Made by N’이라고 써놓아 미국의 모델과 차별을 두었다. - 사진 3 그리고 윗니가 닿는 비크(Beak)에는 데이브 과데라 마우스피스의 상징과도 같은 ‘DG’ 마크가 바이트 플레이트(Bite Plate)에 멋지게 자리 잡고 있다. - 사진 4 그러나 최근 생산에서부터 원가 절감인지 혹은 다른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이 부분이 삭제되어 소리와는 상관없지만, 디자인적인 면에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든다. 마지막으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생크의 안쪽에 손으로 직접 새긴 알 수 없는 번호가 있는데 [사진 2]의 일련번호와는 다른 알파벳과 숫자로 나디르 본인이 만든 마우스피스의 전체 제작 번호라 추측된다. - 사진 5 테이블은 상당히 부드럽고 매끄러워 리드와의 결합에서 충분한 밀착력을 가진다. - 사진 6그 위로 연결된 사이드 레일(Side Rail)은 얇은 두께로 좌우 대칭의 균형이 좋고 팁 레일(Tip Rail)까지 마무리가 잘 되어있다. - 사진 7베플(Baffle)은 짧은 미디움 높이의 베플에 살짝 각이 진 모양으로 되어있고 마우스피스 안쪽도 더 넓은 라지 보어(larger bore)로 제작되었다. - 사진 8이 마우스피스의 특이한 점은 오프닝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예전부터 데이브 과데라는 각 모델별로 한가지 팁 오프닝으로만 제작했기 때문이다. 나디르 역시 그 제작 방식을 고수하여 [비밥 앨토] 모델의 팁 오프닝(Tip opening)은 .080"로만 만들기에 굳이 팁 오프닝을 표기하지 않는 것이다. 나디르가 만든 [비밥 앨토]의 전체적인 외형은 심플하지만 테너 마우스피스 MB모델부터 이어진 전통적인 디자인을 따르며 금도금(Gold-plated)으로 마무리되어 고급스럽고 강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는다. 제일 먼저 불어본 중음역은 글로 표현하기 좀 복잡한 음색이다. 보통의 볼륨까지는 은근히 부드러우며 매끄럽게 움직이더니 볼륨을 높일수록 까칠한 성격을 드러내며 직선으로 쭉 뻗어나간다. 이 변화의 폭이 다른 마우스피스에 비해 좀 더 크게 체감된다. 음의 중심부는 부드러움이 녹아있는데 외각으로 거친 면들이 분포되어 있어 두 가지 중 연주자가 어떤 것에 포커스(Focus)를 두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비밥 앨토]는 어두운(Dark) 음색과 밝은(Bright) 음색 사이에서 분명히 밝은 쪽 성향은 맞지만, 중음역은 리드와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변화의 여지가 꽤 있어 보인다. 마치 라면에 제조사의 정확한 레시피가 있지만,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면을 더 익혀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거나 덜 익혀 쫀쫀한 식감으로 요리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다른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중음을 비교하면 볼륨이나 직진 성향은 살짝 아래에 있으나 반면 부드러운 터치감은 우위에 있다. 이로 인해 비밥과 같은 빠른 속주에서 날카롭고 딱딱한 성질은 줄어 매끄러운 연주 라인을 얻는 효과가 생긴다. 나디르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의 저음은 벨런스가 잘 잡혀 너무 무겁거나 거칠지 않고 적당한 무게감을 전해준다. 특히 강한 압력으로 밀어낼 때, 하이베플과 비슷한 형상을 보고 예상했던 파괴력이나 강한 음색이 아닌 중심이 단단한 탱탱볼 같은 탄력 있는 음색이다. 음이 끝까지 힘이 빠지지 않고 살아 있어 엣지(Edgy) 있고 충분한 타격(Attack)감을 줄 수 있기에 저음에서 에너지가 넘친다. 단, 저음과 중음역에서 호흡에 대한 저항감이 살짝 높아 친화력이 좋은 친구는 아니기에 색소폰을 갓 시작한 초보보다 충분한 훈련을 거친 연주자에게 권하고 싶다. [비밥 앨토]가 가진 중저음의 높은 저항감과 반대로 서브톤(Sub-Tone)은 어렵지 않게 표현되고 컨트롤 역시 어렵지 않다. 서브톤의 음색은 중음의 톡톡 튀는 음을 한 겹 부드럽게 감싸는 효과를 만들어 주고 저음에서는 당연히 부드러움도 더하지만, 공간감을 더 넓혀주어 풍부한 소리를 얻는 효과도 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서브톤의 음색은 연기처럼 가볍게 퍼지는 느낌보다 젤리처럼 말랑하지만 탱탱한 느낌이 강하다. [비밥 앨토]의 고음은 다른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해도 고음에서 볼륨에 대한 부족함은 없다. 다만 직진성이 줄어드는 변화가 있고 이로 인해 볼륨이 작다고 느끼게 할 때가 있으나 실제로 볼륨이 작은 것은 아니다. 음색은 중음과 같이 음의 전달력이 명확하고 또렷하다. 이번엔 하이베플과 상대적으로 반대인 로우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하면 좀 더 무게감이 있어 깃털처럼 가볍게 노래하는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의 느낌보다는 권투 경기중 가볍게 주먹을 던지는 잽(Jab)처럼 약간의 힘이 실린 펀치력이 돋보인다. 거기에 볼륨을 높이면 잽에 이어 오른손 왼손의 주먹이 화려하게 직선으로 목표를 향해 날아가듯 뻗어나간다. 더 높은 알티시모(Altissimo)의 영역에서도 고음과 비슷한 느낌은 유지되고 전체적으로 하이베플의 시원함과 직진성은 가지고 하이베플과 로우베플 중간의 벨런스가 잘 잡혀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활용도가 넓다.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에 동봉된 리가처는 옆에 DG 로고가 쓰여있지만, 마우스피스 캡과 함께 GF 리가처(Ligature)의 것으로 Maxima-09M Gold 모델이다. 이 리가처는 연주자의 성향대로 위와 아래 양방향으로 사용 가능해 기본 리가처로 기대 이상의 성능을 가진다. - 사진 9, 10그리고 가죽 파우치는 요즘 흔히 보이는 인조 가죽이 아닌 순록의 가죽으로 만들어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고 튼튼하며 마우스피스 보호뿐만 아니라 활용도가 높다. 이처럼 나머지 구성품의 품질이 좋기에 나디르가 만든 핸드메이드 DG 마우스피스에 만족감을 높여주고 더불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심어준다. - 사진 11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밥 앨토]의 팁 오프닝은 .080" 하나로만 만드는데 이는 대략 타 브랜드의 6*~7*호 정도이다. 그래서 본인이 사용하던 마우스피스의 팁 오프닝이 이와 비슷하다면 [비밥 앨토]로 바꿨을 때 상당히 큰 변화의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컨트롤이 아주 쉬운 마우스피스는 아니기에 오프닝이 작거나 큰 팁 오프닝을 사용하는 연주자라면 리드로 커버하기에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과거 데이브 과데라에 의해 만들어진 오리지널 [트레디셔널 비밥] 모델의 가격보다 싸지만, 나디르가 만든 [비밥 앨토] 역시 우리나라에서 백만 원이 훌쩍 넘는 몸값을 가져 많은 이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디르 홈페이지 광고 문구에는 캐논볼 에덜리(Cannonball Adderley)나 필 우즈(Phil Woods) 스타일, 그리고 락엔롤(Rock and Roll)부터 빅밴드 리드 앨토 색소폰 연주자까지 아주 넓은 음악 장르에 어울린다고 되어있다. 다른 건 수긍이 되지만 필 우즈의 팬이었던 필자에게 처음 몇 번을 비교하고 테스트해도 필 우즈의 음색과 너무 달라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으나 테스트를 거듭하며 음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뉘앙스가 겹쳐지는 것을 느꼈다. 나디르가 다시 만든 [비밥 앨토]를 대략 두 달 동안 테스트와 연주에서 사용하며 아주 오랜만에 개성이 강한 마우스피스를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베플의 형상은 과거 비밥을 연주하던 마우스피스와 다르고 음색의 시작도 역시 전통적인 비밥과는 차이가 있으나 연주를 거듭할수록 트레디셔널 비밥 마우스피스의 음색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남들과 다른 듯싶으나 의외로 잘 섞이는 유니크(Unique)한 음색을 가진 [비밥 앨토]의 매력을 충분히 맛보았다.
-
- [남도 사람들②] 음표도 몰랐던 공업사 사장, 리가처 제작자로
- 장마의 초입에 들어선 7월의 어느 날, 1박2일 간의 일정으로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장애를 안고 있지만 음악으로 이겨낸 고등학생, 색소폰을 사랑하다 못해 리가처 제작까지 하게 된 자동세차장 사장님, 그리고 음악과 함께 인생 2막을 연 왕년의 ‘일잘러(일을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까지. 색소폰과 더불어 사는 이들의 일상을 엿보며, 음악을 향한 진심 앞에서 기술에 대한 잣대는 무의미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들. 소소하지만 강렬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수더분한 인상, 투박한 손. 한눈에 보기에도 기술자의 느낌이 물씬 나는 김준석(63)씨는 광주에서 자동세차장을 운영한다. 전남공업중학교에 들어가 대학에서 기계공학과를 전공했고, 대기업에서 직장생활도 했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몇 해 전까지 공업사를 운영하는 등 평생 손으로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자신 있었다. 기술자로 외길을 걸어온 그가 색소폰에 푹 빠진 것은 10년 전. 우연히 찾아온 손님이 알고 보니 색소폰 프로 연주자였다. “김 선생님, 색소폰 한 번 배워볼래요?”라는 ‘사부님’의 말에 김씨는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 “저는 콩나물 머리(음표)도 볼 줄 몰라요”라며 거절했지만, 그냥 즐기면 된다는 말에 색소폰을 잡아봤다는 김씨. 그렇게 색소폰과 사랑에 빠져 이제는 ‘리가처’까지 제작하게 됐다는 김씨를 7월 8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운명처럼 찾아온 ‘소리’ 사장과 고객으로 시작된 사부님과의 인연은 지독한 연습으로 이어졌다. 김씨는 사부님의 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2년 동안 기초 연습에만 매진했다고 한다. 남들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는 연습이었지만, 김씨에게는 마냥 재밌는 일이었다. 덕분에 ‘듣는 귀’도 트였다. 흔들림 없고, 매끄러운, 그러면서도 듣기에 편안한, 이른바 ‘좋은 소리’를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연스레 소리의 매개체인 색소폰 그 자체에 관심이 생겼다. 마침, 당시 김씨가 속한 동호회에서 ‘리가처가 소리에 영향을 미치는가, 미치지 않는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었다. 이때 김씨의 기술자 본능이 발휘됐다. “막연하게 추측하지 말고 내가 직접 실험해보자”라고 결심한 것이다. 그렇게 1년, 꼬박 리가처 제작에 매달렸다. 홈의 개수를 바꿔보고, 나사의 모양을 고쳐보며 소리의 변화에 집중했다고 한다. 리가처의 모양이 바뀔 때마다 더 굵은 소리, 더 맑은 소리 등 매번 다양한 소리가 났다. ‘리가처도 소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확신이 생긴 김씨는 소리에 일가견이 있는 유명 연주자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내 검토를 요청했다. 처음에는 “그냥 괜찮은 정도”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오기가 생긴 김씨는 “몇 번을 다시 만들던 간에 반드시 인정받고 말겠다”는 결심으로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고, 끝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는 답변을 들었다. ‘국내산’ 선입견 벗고 최고를 향해 김씨는 “리가처를 만든 지 벌써 5년쯤 됐다. 그동안 1,000개 이상의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다른 제품을 모방하는 대신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연구에 의존하며 지금의 모델을 완성했다. 이 모델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점차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현재 동호회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제품의 품질을 누구보다 자신하기에 더 많은 고객이 찾아줄 것이라고 김씨는 확신한다. 100% 수작업인 만큼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리가처 제작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김씨는 “색소포니스트 ‘제프리’님이 제 제품을 써 보고 크게 만족하며 유튜브 영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며 이후 구입 문의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도 높았다고 말했다. “가끔 상처받을 때도 있어요. 제품을 써 보기도 전에 단지 해외의 고가 브랜드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선입견을 갖는 사람을 만날 때죠. 그래도 저는 개의치 않고, 제 스스로가 장인이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좋은 리가처’를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에게 좋은 리가처란 무엇일까. “소리가 편안하게 흘러나오도록 돕는 리가처”라고 김씨는 말했다. 거듭된 연구 끝에 일부 리가처는 소리의 저항을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쳐, 연주를 불편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는 ‘스트레스 받지 말고 편안하게 음악하자’는 그의 색소폰 철학과도 닿아 있다. 어차피 색소폰과 평생 함께할 테니 연주가 잘 안 되면 좀 쉬었다가, 잘 되면 힘껏 내달렸다가, 그렇게 삶이라는 여정을 걸어가듯 색소폰을 즐기겠다는 것. 앞으로도 리가처 연구를 계속할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더 힘내봐야죠”라며 웃는 김씨의 미소가 유독 편안해 보였다. K-TOP 리가처 구입 문의 대표 김준석 010-3602-2636 리가처에 만족하지 못한 분이나 더 다양한 음색을 원하는 분은 마우스피스와 함께 연락해 주시면 만족하실 때까지 제작해 드립니다.
Focus더보기 +
-
글·사진 박은주 08-01 10:42
[남도 사람들③] 배려와 존중으로 실천하는 '앙상블 철학'
장마의 초입에 들어선 7월의 어느 날, 1박2일 간의 일정으로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장애를 안고 있지만 음악으로 이겨낸 고등학생, 색소폰을 사랑하다 못해 리가처 제작까지 하게 된 자동세차장 사장님, 그리고 음악과 함께 인생 2막을 연 왕년의 ‘일잘러(일을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까지. 색소폰과 더불어 사는 이들의 일상을 엿보며, 음악을 향한 진심 앞에서 기술에 대한 잣대는 무의미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들. 소소하지만 강렬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토록 취미에 진심인 사람이 또 있을까. 아니, 이 정도의 열정을 단지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까. 손으로 빼곡하게 악보를 그리며 연습할 정도로 기타를 좋아했던 청년은 현실에 순응하며 직장인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30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화려했던 시절을 보내고 퇴직하니 되살아났던 음악적 DNA. 다시 기타를 잡을까 고민했지만, 지인의 권유로 색소폰을 시작했다. 또 다시 음악에 푹 빠지고, 또 다른 악기를 배우고, 문득 되돌아보니 퇴직 후 10년 간 배운 악기만 10여종 가까이 된다. 지난 7월 10일, 광주의 작업실에서 만난 김종명씨 이야기다. 허투루 하는 법이 없는 ‘재주꾼’ 인터뷰 당일, 김씨의 작업실로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연필 스케치가 놓인 ‘이젤(easel·캔버스 바침대)’이었다. 직접 그린 것이냐고 묻자 유쾌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고 답한 김씨.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작은 무대와 함께 10여종의 악기가 나온다. 소프라노·알토·테너·바리톤 색소폰부터 봉고, 카혼, 젬베, 플루트, 클라리넷, 하모니카, 기타, 피아노까지. 모두 김씨가 특유의 ‘성실함’으로 배워온 악기들이다. 김씨는 2008년 퇴직한 뒤,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5년 동안 정신없이 일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청소년 시절 내내 지각 한 번 없이 학교를 졸업했던 성실함이 무기가 됐다.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고, 여유가 생기고 나니 음악에 대한 갈망이 생겨났다. 그때부터 관심이 가는 악기라라면 무조건 열심히 배웠다. 김씨는 환하게 웃으며 “원래 배우는 걸 좋아한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타고난 재능이 많은데, 끈기와 열정까지 갖췄으니 할 줄 아는 악기가 늘어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작업실까지 마련할 정도로 음악에 진심인 것 역시 한몫했다. 독주보다 합주, 함께하는 음악의 가치 이처럼 음악을 사랑하는 김씨는 주로 독주보다는 합주를 즐긴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묻자 “함께하는 음악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에게 음악이란 혼자 할 때보다 함께 할 때 더욱 의미 있는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에이스보다 팀원간의 하모니가 중요한 오케스트라처럼, 김씨는 배려와 존중 속에서 진정한 음악의 가치가 실현된다고 믿는다. 음악이 중심이 되어 모였을 때 음악으로 공감하고 하나가 될 수 있으며, 그 과정 속에서 연습을 통한 성취감, 혹은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행복이 배가 되는 것이야말로 음악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김씨는 현재 ‘광주시민윈드오케스트라’에서 알토 색소폰, ‘윈썸색소폰앙상블’에서 테너 색소폰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팀 연습을 거듭하면서, 음악이 세대 간의 격차를 무너트리는 것을 목격할 때도 있다고 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색소폰을 사랑해서 모인 사람들’이라는 생각으로 상대를 존중하다보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더욱 넓어진다는 것이다. 김씨는 “오케스트라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이 있다. 삶의 궤적도 다르다”며 “그 속에서 함께 소리를 만들고, 서로 부족한 점을 채우며 같이 성장하고있다”고 말했다. ‘앙상블(ensemble)’은 원래 프랑스어로, ‘함께’ ‘동시에’ ‘협력하여’ 등의 뜻을 가졌다. 오케스트라와 앙상블팀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틈틈이 지인들에게 기초 색소폰을 가르치는 등 재능기부를 쉬지 않는다는 김씨. 그의 색소폰 철학은 ‘앙상블’로 요약될 수 있는 것 아닐까. "함께 연주할 때는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면 안 돼요. 악상기호를 잘 지키며 다른 사람과 호흡을 맞춰가야 하죠. 그게 바로 제가 말한 존중과 배려인 것 같아요. 제가 음악에서 찾는 즐거움이죠." -
글·사진 박은주 08-01 08:00
[남도 사람들①] 장애 이긴 색소폰 열정, 예술고 진학까지
장마의 초입에 들어선 7월의 어느 날, 1박2일 간의 일정으로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장애를 안고 있지만 음악으로 이겨낸 고등학생, 색소폰을 사랑하다 못해 리가처 제작까지 하게 된 자동세차장 사장님, 그리고 음악과 함께 인생 2막을 연 왕년의 ‘일잘러(일을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까지. 색소폰과 더불어 사는 이들의 일상을 엿보며, 음악을 향한 진심 앞에서 기술에 대한 잣대는 무의미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들. 소소하지만 강렬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먼 미래를 바라보지 않아요. 지금 당장 건하가 행복한 일을 하면 좋겠어요.” 이렇게 말하는 김건하군의 아버지는 단단한 눈빛을 뿜어냈다. 김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안고 있다. 지금은 ‘색소폰 전공’이라는 김군의 행복을 찾았지만,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다고 한다. 김군이 색소폰과 함께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그의 아버지. 김군의 가족을 7월 15일 광주의 이슬아 색소폰 음악학원에서 만나 치열했던 색소폰 입문기를 들어봤다. 험난했던 입학 초기, 색소폰을 만나다 김군은 고등학교 생활에 잘 적응한 지금과 달리, 중학교 입학 초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낯선 환경에 놀랐던 걸까. 부모님의 품을 벗어나 또래와 학교 수업을 듣는 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그러다 행운이 찾아왔다. 김군과 마음이 맞는 도움반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선생님은 김군에게 자전거, 줄넘기 등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간단한 놀이와도 같은 운동을 가르쳤다. 김군의 태도는 그렇게 바뀌었다. 힘들어하는 모습이 점차 사라졌고, 학교생활에도 적응해 나갔다. 김군의 어머니는 “연습하면 된다는 것을 본인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무렵, 김군이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음악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들려오는 무작위한 소리를 기민하게 포착했던 것이다. 점차 악기에도 관심을 보이자 도움반 선생님이 부모님에게 “악기를 가르쳐 보자”고 제안했다. 문제는 선생님도, 부모님도 음악과 거리가 멀었던 터라, 학습할 악기의 종류를 선정하는 것부터 힘들었다는 점이다. 결국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 색소폰을 전공한 선생님의 딸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딸이 지금까지 김군을 가르치고 있는 이슬아 원장이다. 목포와 광주를 오고 간 ‘열정’ 이 원장과 김군의 가족은 4년 남짓한 시간 동안 매주 주말마다 광주와 전라남도 목포를 오가며 만났다. 이 원장은 광주에, 김군의 가족은 목포에 살았기 때문이었다. 색소폰을 가르치겠다는 열정도, 배우겠다는 열정도 남달랐지만 학습의 과정은 더디기만 했다. 이 원장의 어머니이자 김군의 도움반 선생님이 김군의 옆에 앉아 수업 시간 내내 손뼉을 쳤다고 한다. 김군이 정확한 박자에 연주할 수 있도록 박자 감각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계이름도 하나하나 읽어주며 조수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렇게 이 원장 모녀의 노력으로 김군의 색소폰 실력은 점차 향상됐다. 김군의 실력이 좋아질수록 부모님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김군이 한평생 즐거워하고, 사랑할 일을 찾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고민도 조금씩 해결됐다. 아들이 일반 고등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는데, 색소폰 연습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예술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다. 김군 또한 지루할 수도 있는 반복적인 연습의 과정을 힘든 내색 한번 없이 이겨냈다. “팝송과 가곡이 좋고요. 작곡가가 될 거예요” 현재 전남예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김군은 비장애 학우들과 똑같이 전공 수업을 듣고 있다. 이 원장은 김군의 실력에 대해 “장애, 비장애 학생의 구분이 무의미할 만큼 잘한다”며 “가르친 내용은 바로 암기하고, 습득력이 좋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TJB 대전방송에서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하는 콩쿠르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김군의 아버지는 “우리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경제활동을 하며 자립할 수 있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며 “일단은 먼 미래를 바라보기보다 눈앞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하나씩 헤쳐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김군은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자신이 팝송과 가곡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또, 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싶다며, 자신과 같은 색소폰 전공생들의 기초 연습에 도움이 되는 곡을 쓰고 싶다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는 자코모 푸치니의 ‘별은 빛나건만’을 꼽은 뒤, 멋들어진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깜짝 놀란 김군의 어머니는 김군이 가족 앞에서는 처음 연주하는 거라며 “인터뷰해서 기분이 좋은가 봐요. 덕분에 아들의 연주를 다 보네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부모 마음은 다 똑같을 거예요. 지금까지 해 온 것만으로도 정말 장하다고 생각하고, 아무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지내면 좋겠어요." (김군의 아버지) "건하도 힘든 부분이 많았을 텐데 잘 따라와 줘서 고마운 마음뿐 이에요. 한 가지 욕심을 낸다면, 건하가 목표하는 일을 이뤄서 다 른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김군의 어머니) -
글·사진 박은주 07-31 16:42
[남도 사람들②] 음표도 몰랐던 공업사 사장, 리가처 제작자로
장마의 초입에 들어선 7월의 어느 날, 1박2일 간의 일정으로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장애를 안고 있지만 음악으로 이겨낸 고등학생, 색소폰을 사랑하다 못해 리가처 제작까지 하게 된 자동세차장 사장님, 그리고 음악과 함께 인생 2막을 연 왕년의 ‘일잘러(일을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까지. 색소폰과 더불어 사는 이들의 일상을 엿보며, 음악을 향한 진심 앞에서 기술에 대한 잣대는 무의미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들. 소소하지만 강렬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수더분한 인상, 투박한 손. 한눈에 보기에도 기술자의 느낌이 물씬 나는 김준석(63)씨는 광주에서 자동세차장을 운영한다. 전남공업중학교에 들어가 대학에서 기계공학과를 전공했고, 대기업에서 직장생활도 했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몇 해 전까지 공업사를 운영하는 등 평생 손으로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자신 있었다. 기술자로 외길을 걸어온 그가 색소폰에 푹 빠진 것은 10년 전. 우연히 찾아온 손님이 알고 보니 색소폰 프로 연주자였다. “김 선생님, 색소폰 한 번 배워볼래요?”라는 ‘사부님’의 말에 김씨는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 “저는 콩나물 머리(음표)도 볼 줄 몰라요”라며 거절했지만, 그냥 즐기면 된다는 말에 색소폰을 잡아봤다는 김씨. 그렇게 색소폰과 사랑에 빠져 이제는 ‘리가처’까지 제작하게 됐다는 김씨를 7월 8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운명처럼 찾아온 ‘소리’ 사장과 고객으로 시작된 사부님과의 인연은 지독한 연습으로 이어졌다. 김씨는 사부님의 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2년 동안 기초 연습에만 매진했다고 한다. 남들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는 연습이었지만, 김씨에게는 마냥 재밌는 일이었다. 덕분에 ‘듣는 귀’도 트였다. 흔들림 없고, 매끄러운, 그러면서도 듣기에 편안한, 이른바 ‘좋은 소리’를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연스레 소리의 매개체인 색소폰 그 자체에 관심이 생겼다. 마침, 당시 김씨가 속한 동호회에서 ‘리가처가 소리에 영향을 미치는가, 미치지 않는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었다. 이때 김씨의 기술자 본능이 발휘됐다. “막연하게 추측하지 말고 내가 직접 실험해보자”라고 결심한 것이다. 그렇게 1년, 꼬박 리가처 제작에 매달렸다. 홈의 개수를 바꿔보고, 나사의 모양을 고쳐보며 소리의 변화에 집중했다고 한다. 리가처의 모양이 바뀔 때마다 더 굵은 소리, 더 맑은 소리 등 매번 다양한 소리가 났다. ‘리가처도 소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확신이 생긴 김씨는 소리에 일가견이 있는 유명 연주자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내 검토를 요청했다. 처음에는 “그냥 괜찮은 정도”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오기가 생긴 김씨는 “몇 번을 다시 만들던 간에 반드시 인정받고 말겠다”는 결심으로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고, 끝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는 답변을 들었다. ‘국내산’ 선입견 벗고 최고를 향해 김씨는 “리가처를 만든 지 벌써 5년쯤 됐다. 그동안 1,000개 이상의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다른 제품을 모방하는 대신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연구에 의존하며 지금의 모델을 완성했다. 이 모델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점차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현재 동호회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제품의 품질을 누구보다 자신하기에 더 많은 고객이 찾아줄 것이라고 김씨는 확신한다. 100% 수작업인 만큼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리가처 제작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김씨는 “색소포니스트 ‘제프리’님이 제 제품을 써 보고 크게 만족하며 유튜브 영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며 이후 구입 문의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도 높았다고 말했다. “가끔 상처받을 때도 있어요. 제품을 써 보기도 전에 단지 해외의 고가 브랜드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선입견을 갖는 사람을 만날 때죠. 그래도 저는 개의치 않고, 제 스스로가 장인이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좋은 리가처’를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에게 좋은 리가처란 무엇일까. “소리가 편안하게 흘러나오도록 돕는 리가처”라고 김씨는 말했다. 거듭된 연구 끝에 일부 리가처는 소리의 저항을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쳐, 연주를 불편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는 ‘스트레스 받지 말고 편안하게 음악하자’는 그의 색소폰 철학과도 닿아 있다. 어차피 색소폰과 평생 함께할 테니 연주가 잘 안 되면 좀 쉬었다가, 잘 되면 힘껏 내달렸다가, 그렇게 삶이라는 여정을 걸어가듯 색소폰을 즐기겠다는 것. 앞으로도 리가처 연구를 계속할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더 힘내봐야죠”라며 웃는 김씨의 미소가 유독 편안해 보였다. K-TOP 리가처 구입 문의 대표 김준석 010-3602-2636 리가처에 만족하지 못한 분이나 더 다양한 음색을 원하는 분은 마우스피스와 함께 연락해 주시면 만족하실 때까지 제작해 드립니다. -
안지인 07-01 08:00
색소폰사관학교 동탄 분교로 생도 다수 졸업·배출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은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음악을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이상호 원장의 의지로 5년 전 경기도 화성시 동탄 1 신도시에 터를 잡았다. 이후 다양한 지역에서 찾는 사람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약 7개월 전 동탄 2 신도시에 2호점을 냈다. 색소폰사관학교 분교로 지정된 이곳은 사관생도 출신의 회원들이 많아 개인 실력을 다지는 프로세스는물론이고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는 회원들의 학구적인 열정으로 늘 뜨거운 열기가 가득하다. 현재 1호점은 20명, 2호점은 40명의 회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신도시 중앙에 위치한 위치적 이점과 편리한 주차로 동탄은 물론이고 오산, 수원, 성남 등 다양한 지역에서 회원들이 찾고 있다.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은 2개의 지점으로 운영되며 각 지점의 회원들끼리 서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6개월 전부터는 색소폰 앙상블 팀이 만들어져 매주 일요일 연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데 벌써 경연대회를 목표로 삼는 만큼 개인 기량들 이 대단하다.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 회원들의 개인 기량이뛰어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곳이 급수제 온라인 교육을 체계화한 곳으로 유명한 색소폰사관학교의 분교라는 점과 다수의 회원들이 이곳의 시스템으로 색소폰을 공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원들의 수준과 기량에 따라 목표가 설정되고 테스트를 진행해 새로운 급수로 진급할 수 있다는 점은 색소폰에 대한 재미와 열정을 불어넣는 활력소가 된다. 그렇기에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의 연습실 분위기는 상당히 학구적인편으로 취재로 방문한 당일에도 스케일 연습과 부분연습을 실행하는 소리가 연습실 곳곳에서 들려 다른 느낌을 받았다. Q. 안녕하세요 원장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오랜 시간 공직에 몸담다 퇴직 후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호라고 합니다. 젊은 시절부터워낙 음악을 좋아하다가 퇴직 후 악기를 하며 저만의 개인 연습실을 가지는 일로 시작한 게 지금의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에 이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습실을 두고 사용하다 보니 주위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한둘씩 찾아오면서 회원이 점점 늘어나지금의 모습이 갖춰지게 되었습니다. Q. 둘러보니 꼼꼼한 관리의 흔적들이 보이는데, 시스템이나 커리큘럼을 만드는 게 남달라 보이세요. A. 제가 색소폰을 할 때만 해도 배울 수 있는 기관이 많지 않아 처음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색소폰사관학교를 통해 색소폰을 공부했고 저만의 노하우로 자료를 모아서 교재를 만들었어요. 제가 색소폰 전공이 아니다 보니 악기를 배우러 오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데에 있어서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다시 공부를 하면서 좋은 자료들을 정리해 만들기로 한 거죠. Q.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은 어떤 활동들을 주로 하나요? A. 악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내가 연습하는 곡을 한 번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의 연습실을 꾸밀 때 가장 먼저 만든 게 무대였어요. 이 무대에서 향상 음악회도 열고 프로 연주자들을 정기 초청해 강의를 듣기도 합니다. 봄, 가을에는 버스킹 연주를 비롯한 각종 야외 행사와 ‘좋은 친구들’이라는 봉사단과 함께 시민을 위한 무료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말에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연주회 겸 송년 모임을 가지기도 해요. 올해 1월부터는 색소폰 앙상블 연습을 시작했어요. 현재 저희 앙상블 팀은 이대남 지휘자님이 감독을 맡고 계시고, 앙상블 연주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만 모여서 참석률이 좋습니다. Q. 색소폰사관학교와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나요? A. 3년 전에 색소폰사관학교를 다니는 분이 저희 연습실에 와서 연습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르게 연습하는 것 같아서 관심 있게 봤는데, 프로그램이 좋더라고요. 저도 회원들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저희 음악실 다수의 회원이 사관학교 생도 출신 분들이 많고 현재 60명 정도 배출이 됐죠. 사관학교의 시스템이 동호회 활동하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돼서 서로 상부상조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음악실을 만들어 나가고 싶으신가요? A. 저희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많으세요. 각자가 몸담고 있는 분야는 다르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음악이라는 공통의 매개체로 서로 친목하며 즐거운 음악 생활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색소포니스트 이대남입니다. 현재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 앙상블 팀의 음악 감독을 맡아 지휘하고 있습니다. Q.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 앙상블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 앙상블은 동탄을 기점으로 두고 개별적으로 활동하시던 분들이 원장님과 주변 분들의 의지로 모여서 결성하게 된 앙상블 팀입니다. 현재 인원은 15명 정도 됩니다. Q. 앙상블이 만들어진 지 6개월 정도라고 들었어요. A. 네. 그렇지만 개인적인 능력이 각각 뛰어나셔서 6개월 만에 몇 년정도 된 팀만큼의 실력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Q. 앙상블을 지휘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기본적으로 음정과 박자입니다. 다른 부분에서도 물론 그렇겠지만 앙상블에서는 특히 음정과 박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연습할 때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동탄더사운드색소폰스쿨의 단장이자 바리톤 색소폰을 맡고 있는 김종근 입니다. 저희 앙상블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2시간 동안 연습을 하고 있고요. 앙상블 멤버 전원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저는 앙상블을 시작하면서 바리톤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가 경연대회를 준비하고 있지만, 경연대회는 우리가 가는 길의 하나의 과정이고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즐겁게 음악 생활을 하면서 이 모임이 끝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회원들끼리 서로 존중하고 모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 생활하는 게 저의 바람이죠. 안은자 회원 저는 직장을 다니면서 가정주부를 겸업하는 안은자입니다. 나이도 50에 접어들며 악기를 하나 하고 싶은 찰나에 호수 공원을 지나다 이곳을 알게 돼서 색소폰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가 색소폰사관학교 수업을 한다고 해서 오게 되었는데, 수업을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에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걸찾고 있어서 정말 반가웠죠. 오후에 퇴근해서도 열정적으로 연습하는 모습에 반했어요. 하지윤 회원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으로 바쁜 학생의 생활을 보내고 있은 하지윤 입니다. 아빠가 미스터 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하셨는데, 거기에서 색소폰을 다루는 사람이 있어 그런 악기도 있구나 했었거든요. 그런데 마침 색소폰을 가르쳐 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어요. 색소폰을 배우면서 좋았던 점은 제가 수영을 배우는 하면서 숨차고 힘들었는데, 색소폰을 하면서 수영할 때 숨이 덜 차서 좋았어요(웃음). 아빠께서 독주로 트로트를 연주해 달라고 하셔서 아직은 잘 못하지만 가수 나훈아의 〈홍시〉를 연주해드렸어요. 나중에 학교에서 장기자랑을 하게 되면 〈에델바이스〉나 〈섬집아기〉 같은 곡을 연주하고 싶어요.
Interview더보기 +
-
박은주 08-01 08:00
색소포니스트 장인영 "날 이끈 원동력은 즐거움"
사진=정대성 작가 보는 사람마저 기분이 좋아지는 미소와 쾌활한 목소리. 지난 7월 12일 만난 색소포니스트 장인영씨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사람이었다. 재밌어서 색소폰을 시작했고, 좀 더 즐겁게 연주하기 위해 지금도 매일 고민한다는 장씨. 색소폰 연주자로, 교육자로, 유튜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가 이 모든 걸 해낼 수 있는 것은 ‘즐거움’이라는 장씨만의 원동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수강생들도, 관객들도 모두 행복한 연주를 하는 게 꿈이라는 장씨를 만나 그의 색소폰 철학을 들어봤다. 11년. 그가 색소폰 연주자로 활동한 시간이다. 교육자로 살아온 지도 벌써 9년이 흘렀다. 고향인 전라남도 순천에서 색소폰 학원을 처음 시작했고, 경기도 평택과 안산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는 순천점과 안산점만 운영 중이지만 연주자이자 교육자로서, 또 유튜버로서 여러 역할을 동시에 해내고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이는 모두 ‘색소폰’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색소폰’ 연주자라서, ‘색소폰’ 강사라서, ‘색소폰’ 유튜버라서. 색소폰을 처음 알게 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그는 색소폰이라서 치열하게 살았다. 그때는 치열한 줄도 몰랐다고 한다. 그저 재미있어서 했을 뿐인데, 돌이켜보니 온 힘을 다해 색소폰만 쫓고 있었다. 처음 불자마자 결심한 연주자의 꿈 장씨와 색소폰의 인연은 고등학교 관악부에서 시작됐다. 어릴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고, 악기 연주도 좋아했던 터라 입학 후 알게 된 관악부의 존재에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한다. 그렇게 관악부를 찾아갔는데 “어떤 악기를 불고 싶느냐”는 담당 선생님의 질문에 문득 색소폰이 떠올랐다. 아빠가 수년 전 배우고 집에 놔뒀던 바로 그 색소폰이었다. 그래서 그냥 “색소폰을 불겠다”고 답했고, 점차 색소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색소폰을 처음 불 때부터 마냥 재미있었어요. ‘나 이거 평생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취미로 1년쯤 배우다가 ‘이걸로 대학을 가야겠다, 연주자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어떻게 그런 확신이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운명처럼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스스로의 결심은 확고했지만, 가족을 설득하는 과정이 남아있었다. 당시 여성 색소폰 연주자가 흔치 않았던 때라 부모님의 반대가 거셌다고 한다. 아버지는 “차라리 플루트를 부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장씨를 말렸다. 그때마다 장씨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나 이거 하면 평생 재밌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진짜 행복할 것 같아.” 결국 ‘행복한 삶을 살겠다’는 딸의 고집에 부모님이 백기를 들었다. 자녀가 행복하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딸의 1호 팬이 되었고, 지금은 그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자로 딸을 응원하고 있다. 부모님의 허락까지 받은 뒤, 장씨는 본격적으로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 다른 전공생보다 출발이 늦었다는 생각에 누구보다 독하게 연습했다고 한다. 매주 광주까지 레슨을 받으러 갔고, 방학이면 근처에 고시원을 잡아 하루 종일 연습에만 매달렸다. 그렇게 2년 간 준비한 끝에 지원했던 대학에 모두 합격할 수 있었다. “오히려 잘 몰랐기 때문에 겁 없이 도전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고요. 서울이나 경기권의 입시 시스템을 경험했으면 ‘난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 주눅부터 들지 않았을까요.” 10년 만의 첫 여자 전공생, 최연소 졸업생으로 장씨는 그렇게 단국대 실용음악과의 색소폰 전공생이 됐다. 꿈에 그리던 입학이었지만, 막상 학교생활을 시작해보니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우선 10년 만의 첫 여자 색소폰 전공생이라는 타이틀이 무겁게 다가왔다. 장씨는 “남초사회에서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더욱 잘해야 할 것 같다는 압박감도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동안 연습해보지 않았던 합주도 장씨의 발목을 잡았다.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부족한 기본기를 채우기에 급급해 홀로 연습하는 데만 집중한 터였다. 그러니 다른 악기와 합주를 해 본 경험이 있을리가 만무했다. 장씨는 “대학에 와보니 고등학생 때부터 밴드 활동이나 그룹 활동을 경험한 친구들이 많았다”면서 “저는 반주기를 틀고 연습하던 게 전부였는데 갑자기 드럼, 베이스, 피아노 등과 협연을 하려니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그때마다 장씨 특유의 끈기가 발휘됐다. 벽에 부딪히면 더욱 독하게 연습했다. 점차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는 선배들이 생겼다. 정말로 포기하고 싶을 땐 선배들의 다독임 속에서 또다시 마음을 잡았다. 동기들이 한 번쯤은 하던 휴학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한시라도 빨리 연주자로 자리 잡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결국 그는 학과의 색소폰 전공생 중 최연소 졸업생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연주자의 삶을 시작했다. 이렇게 앞만 보고 달린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바랐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내가 이토록 좋아하는 걸 평생 하려면 최대한 빠르게 연주자로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음악을 놓지 않기 위한 제 나름의 노력이었던 거죠.” 물론 대학 시절에는 자신이 연주자로 살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국내 최고의 실력자 정도는 되어야 연주자로 살 수 있는 줄 알았어요.(웃음)” 그런 두려움이 결국에는 좋은 자양분이 됐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보니 무작정 잘하고 열심히 하는 것만이 연주자로 사는데 필요한 전부는 아니더라고요. 물론 그건 기본이고요. 점차 공연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이 찾고 싶은 연주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대학원도 갔고요. 경희대학원에서 문화예술 경영을 공부했어요. 그렇게 공부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아요. 기획자의 시선으로 공연도 제가 먼저 기획하게 됐고요.” 그렇게 만든 게 네 차례 진행했던 ‘오픈콘서트’였다. 콘서트는 1부에서 프로 연주자들이 공연하고, 2부에서 콘서트에 온 관객들이 연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 구성 때문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저의 연주자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그때가 아닐까요? 잠깐 코로나19 때문에 쉬게 됐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에 대비하며 새로운 걸 기획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유튜버로 새로운 도전 “연주 때문이었죠” 장씨는 색소폰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장인영 색소폰TV’와 라이브 연주로 팬들과 소통하는 ‘장인영 색소폰 연주채널’, 총 2가지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유튜브까지 시작한 것은 연주를 더욱 재밌게, 꾸준히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내와 엄마로서의 삶, 그리고 학원 운영 등 다른 역할에 충실하다보니 자꾸 연습시간이 부족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신청곡을 받고, 라이브 연주를 하다보면 책임감 때문에라도 연습을 계속할 테니까요. 말하다 보니 제가 색소폰을 정말 사랑하네요.(웃음)” 이처럼 활발한 활동 덕에 영창의 엔도저로도 선정됐다. 학원 수강생들이 영창의 색소폰을 추천해서 연주해 봤는데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영창과 인연이 닿았고, 지금은 영창만의 트랜디한 사운드에 푹 빠지게 됐다. 교육자로서의 철학도 확고하다. 그는 수강생들에게 ‘배워가는 즐거움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기초 과정은 지루하고, 고급 과정은 지나치게 어려우면 연주에 대한 흥미가 금방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장씨는 “색소폰을 배우는 것은 기초부터 고급까지 모든 과정이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각 단계마다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하면서 가르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가 이렇게 수강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은 비교적 늦게 색소폰에 입문한 경험 덕분이었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색소폰을 시작했잖아요. 항상 뒤처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급한 마음도 컸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단기간에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선생님의 조언을 허투루 듣지 않았고, 다른 선배 연주자분들의 공연도 꼼꼼히 보면서 어떻게든 배우려고 노력했죠. 그렇게 쌓아온 노하우들을 잘 다듬어서 수강생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있는 것 같아요.” 종횡무진이라는 단어가 꼭 어울리는 장씨. 그는 인터뷰 마지막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순천에서 처음 색소폰을 시작하고, 그곳에서 성장하고, 여전히 많은 고향 팬의 지지를 받고 있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것. 무엇보다 순천시민들의 남다른 예술에 대한 사랑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더욱 많은 공연이 순천에서 열리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순천이 정말 아름답잖아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민들이 여유가 넘치고, 향유하는 것을 좋아해요. 문화예술을 정말 사랑하고요. 그래서 제가 순천 출신 연주자로서 한 가지 목소리를 내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서울 경기권에서 열리는 좋은 공연들이 순천에도 자주 찾아와줬으면 한다는 거예요. 순천에 더욱 많은 문화의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Saxophone Setting 알토 색소폰 알버트웨버 슈페리어2 리드 java 2 1/2 리가처 실버스틴 헥사 소프라노 색소폰 알버트웨버 S76GP 리드 java 2 1/2 리가처 실버스틴 헥사 GP 테너 색소폰 알버트웨버 T76RG 리드 AW 2 1/2 리가처 실버스틴 실버 -
07-01 08:00
색소포니스트 김원태
Q. 안녕하세요. 김원태 연주자님.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동대문구에서 서앤김 색소폰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색소포니스트 김원태라고 합니다. 현재 교육 활동을 위주로 하고 있으며 동시에 온·오프라인에서 솔로, 듀엣, 4중주 등 클래식과 대중음악 연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교육을 위주로 활동을 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이유로 그렇게하고 계시나요? A. 아무래도 제가 연주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색소폰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야하고 그런 분들이 많아지려면 관심을 가지고 연주하는 분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걸 느꼈던 계기가 클래식 색소폰을 전공하며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의 거의 대부분은 색소폰 연주를 하는 분들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Q. 유튜브 활동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콘텐츠를 다루시나요? A. 지금 현재로서는 연주 영상을 위주로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젊은 세대 분들도 색소폰에 관심을 많이 가지셔서 특정 세대에 치우치지 않는 선곡을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차후에는 악기에 관련된 리뷰라든지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소통 콘텐츠 같은 것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Q. 온라인에서 대중음악 장르를 연주하기로 한 계기가 있을까 요? A. 제가 처음 색소폰을 취미로 연주했을 때는 클래식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가요나 팝 같은 대중음악 장르를 위주 로 연주를 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대중음악에 대한 로망을 품고 언젠가 대중음악 장르도 프로의 수준으로 연주하는 연 주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대학을 졸업하면서 현재는 그 목표를 이루어 나가고 있어요. 취미로 색소폰을 했을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음대를 나왔다는 것 혹은 좋은 학교를 나왔다는 것에 대한 괜한 부담감이 느껴지긴 하더라고 요. 그래서 대중음악 연주에 진지하게 임하게 되고 음악적인욕심도 큰 것 같습니다. Q. 음악적으로 알아가는 부분이 많다고 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어떤 점들을 느끼셨나요? A. 클래식 음악은 라이브 연주 위주로 연구하게 되거든요. 무대에서 관객들한테 어떻게 연주가 들리게 될까를 고민하는 데, 대중음악을 연주하고 유튜브 촬영을 하면서 녹음이 어떻게 되는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덕분에 녹 음하는 기술을 어깨너머로나마 배우게 되는 부분도 있었고또 아무래도 클래식 음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작 곡가의 의도를 얼마나 잘 반영을 해서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대한 부분인데, 대중음악에서는 이 곡을 통해서 나의 개성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처음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을 때는 사실 지우고 싶은 영상도 몇 개 있었죠. 나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악보대로 연주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부족한 점을 느꼈거든요. 그래도 시 간이 지남에 따라 그런 부분들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고 현재도 그 부분을 가장 깊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연주적인 측면에서 클래식과 대중음악 장르를 어떻게 접목시 키는 편인가요? A. 처음 대중가요 연주를 시작할 때 두 장르의 색깔이 명확하게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확실하게 다르게 구분 지어서 연주하다 나중에 두 개를 접목하면 좀 더 확실한 나의 색깔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두 가지 장르를 다 연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클래식 연주를 할 때는 대중음악 연주자의 면모가 전혀 보이지 않고 대중음악을 연주할 때는 이 사람이 클래식을 전공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칭찬처럼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농담 삼아서 이중인격자 같다는 얘기도 들었죠(웃음). 다 연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클래식 연주를 할 때는 대중음악 연주자의 면모가 전혀 보이지 않고 대중음악을 연주할 때는 이 사람이 클래식을 전공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칭찬처럼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농담 삼아서 이중인격자 같다는 얘기도 들었죠(웃음). 연주를 하는 게 중요하죠. 또한, 음악은 듣는 사람이 기분이 좋고 감동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힘든 시기에도 음악을 통해 대중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그런 음악이요.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Q.김원태 색소포니스트는 어떤 스타일로 연주하는 연주자인가요? A. 클래식 연주에 있어서는 저는 주변 동료 연주자들에 비해서 약간 화려하게 연주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어요. 비브라토를 사용함에 있어서도 조금 더 빠르거나 폭이 깊거나 하는 움직임이 많은 연주를 선호하는 편이었고요. 선곡에 있어서도 아주 잔잔하거나 서정적인 곡들을 위주로 하기보다는 조금 볼륨감을 나타낼 수 있는 음악이나 움직임이 화려한 음악들을 주로 연주하길 좋아했습니다. 아티큘레이션도 조금 명확하게 하는 편이었어요. 아주 난해한 현대 음악 같은 학문적 가치가 높은 연주 스타일보다는 관객이 듣기 좋은 그런 음악들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Q. 연주를 할 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완성도를 높이는 편인가요? A. 일정 기간 정도 색소폰에 미쳐서 살았던 시간이 있었어요. 음악성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기술적인 면을 많이 연습하고 그걸 기반으로 음악적인 면을 개발하는 편이에요. 기본이 탄탄한 상태에서 음악을 만들어내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연습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테크닉과 음악 공통적인 부분에서 스스로 녹음을 해보고 자신의 연주를 많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아요. 제가 색소폰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이 정도면 들어줄 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으로 녹음을 해서 들어보았는데, 그 충격은 잊을 수가 없어요(웃음). 녹음을 하다 보면 연주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적나라하게 들리거든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연주를 하고 있구나 하는 부분이 처음에는 굉장히 괴롭습니다. 연주를 하면서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어떤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지금도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말해주세요. A. 제가 하는 활동들이 대부분 연주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걸로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연주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는 이것 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어떤 피드백이 오는 것을 제가 즐거워 하는 것 같아요. 연주가 너무 좋았다거나 연주를 통해서 힐링 을 받았다거나 이런 피드백을 받았을 때 굉장히 즐거움을 느끼고 직업적인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제가 혹시나 다른 일 로 바빠서 연주력이 떨어지거나 하더라도 관객 중 누구라도감동을 느끼게 할 수만 있다면 진심을 다해서 연습하고 준비 한 부분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나가고 싶어요. 또, 젊은 세대에게서 색소폰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을 하려고 계획을 하고 있어요. 젊은 분들이 찾아주실 만한 연주곡들을 선곡해 유튜브 연주 영상으로 업로드할 예정이고 교육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수업을 진행 과정들을 정리를 해서 교재를 제작해볼 생각입니다. 교육하는 스타일이 선생님마다 다르다 보니 제가 수업하는 스타일 혹은 제가 만든 커리큘럼이 잘 맞는 분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잘 만들어보려고 노력을 할 것 같고요. 현재 연주 활동은 오프라인에서는 클래식, 온라인에서는 대중음악 위주로 활동을 하고있는데, 추후에는 둘을 섞어볼 생각이에요. 유튜브에서는 클래식 음악도 더 많이 업로드 해볼 생각이고 오프라인에서는 대중음악 연주 비중을 더 늘려갈 생각이입니다. 둘 다 챙긴다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욕심을 내볼 생각입니다. -
안지인 07-01 08:00
색소포니스트 최희훈
전국 각지의 행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최희훈 연주자는 야마하색소폰 글로벌 사이트에 등록된 아티스트이며, ㈜엘프프로페셔널반주기 전속 모델, 다다리오 우드윈드 아티스트 등의 업체에서 색소폰계의 아이돌로 불리며 사랑받는 연주자로 정평이 나있다. 그밖에 〈최희훈색소폰CCM〉 1집 발매로 갓피플 차트 1위, 각종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협연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행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근래에는 강남대학교 색소폰 아카데미 최연소 교수로 지난 3월에 첫 개강을 가졌다.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연주를 통해 크로스오버가 아닌 ‘크로스오버형’ 연주자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글 안지인 기자 최희훈 연주자는 일전에 본지 3주년 기념 인터뷰로 출연한 적이있다. (2019년 7월호 참조) 그때의 출연이 4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업체의 러브콜과 동시에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바쁘게 살 수 있었던 기점이 됐다고 말하는 그는 창간 7주년을 맞이한 〈월간색소폰〉과 다시 한번 만나 인터뷰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Q. 안녕하세요. 최희훈 연주자님.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야마하색소폰 글로벌 사이트에 등록된 아티스트이며, 엘프 반주기 전속 모델, 다다리오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고, 최희훈 색소폰 스튜디오 1·2호점을 운영하며 강남대학교 색소폰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요즘 바쁘게 활동하시는 걸로 압니다. 어떻게 지내셨나요? A. 클래식, 팝, 대중가요 세 가지 장르를 다 연주하는 크로스오버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세 가지 장르를 다 잘하려고 하다 보니 바빠지더라고요. 색소폰이라는 악기도 알리고, 색소폰의 매력 또는 색소폰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걸을 알리려고 하다 보니 전국 각지를 오가며 바쁘게 활동하게 되는 것같습니다. Q. 2019년도 3주년 인터뷰 이후로 꼭 4년 만에 다시 나오셨네요. A. 사실 그때는 제가 월간색소폰을 잘 몰랐어요. 저한테 수업을 받으러 오시는 분이 월간색소폰이라는 잡지가 있다고 소개해주셔서 당시 요즘 뜨고 있는 차세대 젊은 연주자로 소개가 됐었거든요. 그때 제가 우러러보던 분들과 같이 나와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걸로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던 하나의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인터뷰 기사가 나가고 색소폰 반주기 회사 ㈜엘프에서 관심을 주셨고 그게 잘 돼서 녹음도 하고 전속 모델이 됐죠. 이후에 엘프 송년의 밤 행사 때 연주를 하게 되었는데, 그 모습을 통해 야마하와도 인연이 생기게 되었고, 다다리오와도 콘택트가 되어서 아티스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월간색소폰〉이 제게는 불이 붙을 수 있었던 시발점이라고 생각해서 굉장히 뜻깊죠. 그래서 이렇게 7주년 인터뷰도 하고 싶었고, 구독자분들과도 만나고 싶었습니다. Q.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그간 어떤 점들이 많이 변한 것 같나요? A. 일단은 연주가 많이 바뀌었어요. 아무래도 기업들과의 계약으로 인해서 하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제 연주가 누군가에게 표본이 될 수 있게 퀄리티 있는 연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전에 비해서 조금 더 고급스럽고 전문적인 연주로 변하게 된 것 같습니다. 연주 콘셉트도 무대에 올라서 보이는 행동이나 퍼포먼스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등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어요. 내가 열심히만 하면 좋은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느껴서 터닝포인트가 되는 시기가 만들어졌죠. Q. 클래식 연주자에서 크로스오버 연주자가 되기까지 난관이 많았을 것 같아요. A. 모든 사람이 저를 실용음악 전공을 한 연주자로 보거든요. 그런데 저는 클래식 색소폰을 전공했어요(웃음). 사실 클래식 색소폰을 하면서 대중음악을 한다는 건 굉장히 힘든 얘기거든요. 그럼에도 저는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크로스오버형 연주자가 되고 싶었어요. 물론 처음에는 대중음악의 느낌을 내는 뉘앙스가 안 나와정말 힘들었는데, 제가 바뀌기 위해서 정말 여러 연주자들의 연주를 많이 듣고 카피하며 독학으로 공부를 많이 했거든요. 재즈 용어부터 시작해서 유튜브 강의를 참고해 어떻게 연습해야하는지 모든 것을 스스로 찾으며 열심히 했는데, 그 시간이 한 4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Q. 클래식 연주자 출신이다 보니, 그에 대한 질타 섞인 시선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A. 근래에는 다들 절 좋아해주시지만 전에는 클래식 연주자면 본인 영역에서 활동해야지라는 인식도 있었어요. 하지만 색소폰이라는 어떤 하나의 악기가 여러 가지의 장르로 구사되는 건 당연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 다양한 장르를 섭렵할 수 있다는 건 연주자의 능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처음에 클래식처럼 대중음악에 다가가지만 않으면 저한테 질타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럼에도 질타를 받았던 건 제가 가요나 팝이라는 장르를 클래식화 시켰기 때문이었던 거죠. 처음에는 솔직히 그런 질타가 약이 됐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었죠. Q. 자신은 어떤 매력을 가진 연주자라고 생각하나요? A. 저는 색소폰이라는 악기로 다양한 장르를 도전하는 연주자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색소폰이라는 악기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크로스오버형 연주자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제가 하고 있는 음악이고 제가 앞으로도 노력을 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또 저의 음악에서는 팝스러우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이 묻어나기 때문에 기존에 듣던 소리가아니라 독보적이라는 평도 받았어요. 세미클래식적인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면에서 저는 믹스가 잘 된 편인 것 같습니다(웃음). Q. 앞으로의 목표, 계획, 이루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A. 당장은 진주에 있는 행사부터 해서 10월에는 제주 국제 관악제에 방문해서 연주가 있고요. 청소년 관악제 콩쿠르 심사도 가고 현재 제가 교수로 있는 강남대학교에서도 콘서트가 잡혀있습니다.야마하 뮤직 코리아에서 야마하 클리닉이라는 행사를 하거든요. 전국 각지의 동호회를 돌아다니면서 무료로 원 포인트 레슨을 해주고 쉽게 레슨을 받지 못하는 먼 지방을 다니면서 악기 시연회와 연주와 악기를 무상점검해주는 야마하뮤직코리아만의 행사에요.이 행사를 통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색소폰의 매력이 무궁무진하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훗날 제가 바라는 게 있다면 색소폰을 장르로 구분 짓지 않는 시장이 도래하면 좋겠어요. 클래식 재즈 따질 거 없이 그냥 색소폰이라는 악기 자체로 여러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거를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올해 10월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최희훈 리사이틀’이라는 이름으로 색소폰 독주회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1부는 클래식 연주, 2부는 재즈 또는 팝, 3부는 대중가요 이렇게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저만의 스타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연주를 모든 분들께보여드리고 싶어요. Saxophone Setting 테너 색소폰야마하 82Z ASP 마우스피스과데라 MB2 리드다다리오 재즈 셀렉터 2호 H Saxophone Setting 알토 색소폰야마하 875EXGP 마우스피스비츨러 ARB 6호 리드다다리오 재즈 셀렉터 3S -
06-01 08:00
[Classicque] 색소포니스트 빈재현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색소포니스트 빈재현 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색소폰콰르텟 ‘앤’의 리더와 ‘일방통행 색소폰앙상블’에서 테너 색소폰을 맡고 있습니다. 대중과 더가까워질 수 있는 연주를 하기 위해서 팀 연주를 많이 하고 있고 제자들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의 음악적 확립을 위해 현재 프랑스 유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프랑스 유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계기가 있었나요? A. 제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제 스스로가 이곡을 안 해봤고 어떤 방식으로 표현을 해야 할지 판단이 안 설 때가 있어요. 다 른 새로운 곡을 접했을 때, 혹은 남한테 알려줄 때 어떠한 근거로 알려줘야 할 지 판단을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저의 음악적 스타일을 확립하고자 프랑스 유학을 가려고 마음먹게되었습니다. Q. 현재 유학 준비 중이신데 어떤 과정이 필요한 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입학 설명에 관련해 학교 측에 입학시험 의뢰 메일을 보냈더니 학교 사이트를 참고하라고 하더라고요. 사이트가 친절하지 않아서 애를 먹었습니다. 저는 운 좋게도 베르사유음악원 시험을 영상으로 볼 수 있었어요. 영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촬영을 해야 하고 총 30분에 달하는 곡을 세 개 연주했습니다. 영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촬영을 해야 하고, 특별한 지정곡은 없지만 난이도가 좀 떨어지는 곡을 하면 메리트가 없을 것 같아 그에 맞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 음악교육신문사 콩쿠르 색소폰 부문 1등.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 콩쿠르 최우수 1등, 국제 학생 콩쿠르 색소폰 부문 2등,대한민국 관악콩쿠르 색소폰 최우수, 서울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콩쿠르 1등, 음악교육신문사 콩쿠르 관악 전체 대상 등 다양한 콩쿠르에서 수상 이력이 있는데. 콩쿠르에 많이 나가려고 한 이유가 있나요? 또한 콩쿠르 출전 통해서 들었던 생각은 무엇이며, 그런 과정에서 어떤 성장을 이루었는지 궁금합니다. A. 모든 콩쿠르의 경험이 너무나도 신중하고 소중한 시간들이었어요. 제가 상을 타려고 콩쿠르를 나가는 것은 아니었고 요. 콩쿠르를 하나씩 경험할 때마다 한 곡씩 완성된 곡을 얻을 수 있었죠. 실수를 할 때는 좌절을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배 웠고 좀 더 자신에게 집중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무대에서의 제 자신을 바라보고 곡 해석을 하나씩 해나가면 서 어느덧 성숙한 연주자로 거듭나 있었어요. 그렇게 곡에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연주하다 보니 저절로 상도 타게 되었고요. 진심을 다하면 그 진심이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Q. 나를 대변할 수 있는 곡이 있다면 어떤 곡을 꼽을 수 있을까요? A. 프랑스 작곡가 자크 이베르(Jacques Ibert)의 〈ConcertinoDa Camera〉라는 작품입니다. 작곡가 이베르의 곡은 굉장히 리드미컬하면서 음표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이곡을 좋아하고 저를 표현할 수있는 곡이 아닐까 생각해요. Q. 빈재현 연주자는 어떤 스타일의 연주를 하는 사람인가요? A. 연주자는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확고해야 해요. 확립이 안 된 연주자가 무대에 올라가면 객석에서는 저 연주자가 무엇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거든요. 설득력 있는연주를 하는 게 중요하죠. 또한, 음악은 듣는 사람이 기분이 좋고 감동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힘든 시기에도 음악을 통해 대중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그런 음악이요.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Q. 좋아하는 작곡가 또는 음악가가 있나요?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현재까지 너무나 무수한 작곡가와 음악가들이 많은데요. 그중 가장 궁금한 음악가는 울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제가 조카를 두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제가 이 위대한 분을 만났다면, 혹은 그분이 색소폰 을 알았다면 무슨 곡을 썼을지 궁금해서 여쭤보고 싶거든요. 만약 그렇다면 제가 모차르트의 곡을 제대로 해석 할 수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모차르트의 곡은 어린아이들의 장난스러운 음악 같기도 해서 그런지 장난감 노래나 심지어 세탁기의 끝 나는 음악 등 우리 생활의 모든 부분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편안하고 즐거움이 가득한 노래들인데 색소폰 곡이 나오면 과 연 어떤 느낌일까 상상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색소폰으로 모차르트의 곡을 부드럽고 감성적으로 표현을 할 수 있을지 너무 궁금해요. Q. 고마웠던 사람들이 있나요? A. 제 모교인 군포고등학교에서 1학년 때부터 관악부 생활을 했어요. 덕분에 인문계 고등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습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죠. 그런 부분에서 감사하게 생각하고,제 바로 한 학년 위 선배였던 황도현 색소포니스트라고 그분 께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 제가 졸업한 한예종 선배님이기도 했던 안왕식 선생님께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Q. 월간색소폰 구독자에게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힘드신 분이 있다면 제 색소폰 연주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해 좋은 연주로 만나 뵙겠습니다. 하루는 라디오에서 하루는 텔레비전에서 하루는 매거진에서 한국의 빛나는 빈재현 연주자로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pecial더보기 +
-
09-01 08:00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3
스티브 잡스가 만든 사과폰 1세대는 혁신의 아이콘이 되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후속 모델 출시를 거듭하며 14세대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사과폰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최초 1세대 폰에 쏟은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지금의 사과폰처럼 색소폰 마우스피스 회사로 우뚝 선 테오 와니 (Theo Wanne)가 있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첫 번째로 만든 마우스피스인 암마 (AMMA) 모델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제 테오의 첫 작품이 어떤 이유로 연주자에게 사랑받은 것인지 알아보자. 글|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우리나라에선 “디오 웨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마우스피스 제작자 “테오 와니”는 이미 2019년 4월호에 테너 마우스피스 칼리 (Kali) 모델을 소개하며 언급한 적 있다. 오늘 소개하는 암마 (AMMA)라는 마우스피스는 테오 와니 (Theo Wanne)에게 의미 있는 모델이다. 유명한 연주자의 마우스피스를 다시 정교하게 다듬는 리페이싱 (Refacing)으로 유명하던 테오가 2004년 처음 직접 손으로 30개 정도 만든 마우스피스가 [암마]의 시작이었다. 이후 2005년 투자를 받아 2007년 테오는 그의 형 톰 와니 (Tom Wanne)와 함께 주식회사 Wanne, Inc. 등록과 함께 트루 라지 챔버 (True Large Chamber)를 포함한 5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때 테오 와니의 이름을 걸고 첫 판매를 시작한 마우스피스가 바로 [암마] 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밀하지 못한 기계 작업으로 인해 직접 손으로 베플을 비롯한 여러 곳을 테오가 직접 깎아 마무리하는 생산방법이었으나 2009년부터 CAD 기술이 발전하여 더는 핸드 피니시 (Hand Finished)가 필요 없어져 오로지 CNC로 만들어졌다. 마우스피스는 금도금, 황동 및 빈티지 세 가지 마감을 선택할 수 있고 이후 2012년까지 제작되다가 후속 모델에게 자리를 내주며 단종되었다. [암마]의 외관은 테오 와니의 마우스피스답게 아름다움을 넘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 제일 먼저 보이는 바디의 정 중앙에 테오 와니의 이니셜 W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 사진1 그 아래 생크에 있는 링 위쪽으로 테오 와니 본인의 이름인 [Theo Wanne]를 새겨 놓았다. - 사진 2 링 아래쪽에는 마우스피스의 모델명인 [AMMA] 가 있고 그 위 박스안에 마우스피스의 오프닝인 9호와 테오가 만든 마우스피스 고유 번호가 새겨있다. - 사진 3 사이드 레일 (Side rail)과 팁 레일 (Tip rail)은 상당히 얇고 고르게 만들어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 사진 4 윗니가 닿는 바이트 플레이트 (Bite Plate)에는 테오 와니의 모든 마우스피스에 있는 로고가 음각되어 있어 누가 봐도 브랜드를 알 수 있고 마우스피스의 시각적인 고급스러움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 사진 5 이제 마우스피스 성격을 보여주는 베플을 살펴보면 팁에서부터 짧고 매끄럽게 떨어지는 롤 오버 베플 (Rolled Over Baffle)로 재즈를 기반에 둔 전통적인 테너 색소폰 마우스피스 베플의 형상이다. - 사진 6 마우스피스의 안쪽을 보면 테오 와니의 특허인 동시에 독창적인 음색을 만들어 주는 요소 중 하나인 트루 라지 챔버 (True large chamber)가 엄첨 넓고 심지어 사이드 레일의 안쪽까지 확장해 넓혀놓은 것을 볼 수 있다. - 사진 7 테오가 만든 마우스피스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리버티 리가처 (Liberty ligature)라고 부르는 일체형 리가처로 바디 양 옆 하단에 홀을 뚫고 거기에 리가처를 연결하여 밸브를 돌려서 리드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리버티 리가처는 막상 써보면 마우스피스의 울림에 큰 저항을 만들지 않고 간단히 리드를 체결하여 편리함과 동시에 기능적인 우수함을 지녔다. 거기에 누가 보아도 알 수 있는 테오 와니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큰 부분을 담당한다. - 사진 8 [암마] 마우스피스에 리드를 결합하고 소리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편안해졌다. 역시 테오가 만든 모든 마우스피스의 편안한 컨트롤 능력은 첫 번째 작품인 바로 [암마]에서부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불어본 중음역은 중심이 단단해 연주를 시작하면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암마]와 비슷한 베플의 형상을 가진 마우스피스나 심지어 더 높은 미디움 이상의 베플을 가진 마우스피스와 다양하게 비교해보면 실제로 [암마]의 볼륨이 더 크고 아울러 소리 직진 효과가 더 강할 때도 있다. 그만큼 볼륨에 여유 있고 깔끔한 전달력을 가졌기에 많은 음악 장르에서 활용도가 넓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전통 테너 마우스피스에서 늘 비교가 되는 오토링크와 비교해보면 더 오픈된 (Open) 사운드에 살짝 밝은 음색을 보이지만 볼륨을 높이면 더 넓게 오픈되어 밝은 음색이 크게 강조되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다시 볼륨을 조금 낮추면 힘이 있고 단단하던 중심의 밀도가 살짝 옅어지며 편안하고 다른 악기의 소리에 함께 녹아드는 아름다운 음색이 된다. 마치 [암마] 마우스피스는 넓은 초원을 빠르고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검은 흑마의 강한 모습과 아울러 달리기를 마치고 한가히 풀을 뜯는 여유로운 두 가지 모습을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아무래도 소프라노나 알토 색소폰보다 상대적으로 테너 색소폰의 음역이 낮기에 같은 고음에서 느낌을 전달하는 표현력도 조금은 약해진다. 여기에 볼륨까지 만족스럽지 못하면 고음에서 답답함이 느껴지고 그 순간, 집중력이 분산되어 연주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긴다. 그러나 [암마]의 볼륨은 고음에서도 호흡을 밀어 넣으면 소리는 막힘없이 시원하게 쭉 뻗어나가 답답함을 느끼기 어렵다. 비슷한 마우스피스로 같은 라인의 솔로를 비교 연주해보면 확실히 [암마]의 솔로 라인이 관객에게 좀 더 또렷하게 전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같은 영화를 작은 사이즈의 TV로 시청하다가 55인치 이상 대형화면 TV로 보면 모든 것이 크고 선명하게 보여 감동이 더 커지는 효과와 비슷하다. 물론 소리의 직진성만을 이야기한다면 베플이 높은 하이 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해 살짝 떨어지지만, 음의 선명도가 좋아 직진성에 대해 아쉬움은 적다. 그리고 볼륨이 크다고 하여 딱딱하거나 유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고음에서 유연성이 높아 연주자의 의도대로 부드럽고 매끄럽게 노래할 수 있다. 고음뿐만 아니고 더 높은 알티시모 (Altissimo)의 영역도 볼륨이 함몰되는 음 없이 편하게 올라가 알토 색소폰의 높은 고음 영역까지 쉽게 연주되어 만족감을 높인다. 이제 [암마]의 저음을 보면 중음역과 마찬가지로 꽉 채워진 음색과 확실한 무게감이 실린 음색이 전달된다. 거기에 볼륨을 키우면 쉽게 주변을 압도하는 우렁찬 소리가 터져 나오고 동시에 동굴과 같이 어둡고 깊은 테너의 소리가 퍼져 나간다. 이미 중, 고음에서 검증된 편안한 조종성은 저음까지 이어져 더 자유로운 표현을 가능하게 만든다. 여기서 힘을 빼고 서브톤 (Sub Tone)을 만들어 보니 꽉 채워진 무게감이 순간 가벼워지며 풍성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안겨준다. 서브톤의 부드러움도 약한 효과부터 극한의 효과까지 여러 단계로 만들어 지는데 [암마]는 마치 빌딩의 지하 주차장을 내려갈 때 B1, 2층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지하 3층으로 바로 내려간 것처럼 순간 더 깊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색소폰 연주에서 소리 마지막 부분에 약간의 호흡을 남겨주면 잔향이 남아 듣는 이들에게 편안한 여운을 만들어 주는 기술이 있다. 이런 효과는 마우스피스에 따라 잔향이 짧게 남거나 불안정하게 뚝 끊기기도 하는데 [암마]는 큰 불편함 없이 호흡에 따라 쉽게 잔향을 남겨주는 여유마저 있다. 이미 테오 와니의 마우스피스를 접해본 구독자분들은 예상한 대로 이번 달의 주인공인 [암마]의 오프닝 호수는 9호지만 실제 체감은 8* 정도의 느낌으로 전해진다. 많은 데이터로 완성한 테오만의 페이싱 커브 (Facing Curve)가 주는 편안함의 결과이다. 그리고 옵션이긴 하지만 리드를 잡는 플레이트 (Plate) 역시 빈티지 (Vinted ), 티타늄 (Titanium), 스테인리스 (Stainless Steel), 구리 (Copper) 재질의 4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성향에 맞게 골라 사용하면 약간의 도움이 된다. 빈티지는 따뜻하고 어두운 음색, 티타늄과 스테인레스 스틸은 강하고 밝은 음색 그리고 구리 압력판은 기본적인 셋팅으로 어두운 음색을 제공한다. 그러나 플레이트 교체만으로 음색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는 분은 없으리라 믿는다. 단지 마우스피스 음색에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성을 강조하거나 살짝 아쉬운 부분을 채워주는 정도로만 이해하면 맞다. 마지막으로 동봉되어있는 두 개의 드라이버는 리버티 리가처의 위치 변화와 플레이트를 교체할 때 사용하는 전용 공구이고 리드 리플레이서 캡 (Reed Replacer Cap)은 리드를 보호하는 목적이 아닌 사용하지 않을 때 끼워 마우스피스의 팁을 보호하는 캡으로 활용도가 높다. - 사진 9 수많은 테너 빈티지 마우스피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오가 만든 첫 번째 마우스피스 [암마]. 분명 재즈를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이상하리만큼 모든 스타일 (Style)의 음악에 잘 녹아드는 마법을 가졌다. 이 마우스피스는 매우 빠른 반응과 쉬운 컨트롤을 자랑하고 중간 정도의 밝은 음색을 가지고 있지만 테오의 "True Large Chamber"라 불리는 큰 사이즈의 챔버와 합쳐지며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따뜻하고 풍부하며 때론 꽉 찬 음색과 강력한 힘을 가진 새로운 차원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 아쉽게도 이 멋진 작품이 이미 단종되어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암마] 마우스피스 이후에 만들어진 다양한 테너 색소폰의 음색에 새로운 길라잡이 역할을 했음에 박수를 보낸다. <알립니다> 본지 9월호 책자에 실린 해당 코너의 메인 사진이 다음과 같이 잘못 편집되어 독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온라인 페이지의 첫 번째 사진이 이 기사의 본래 메인 사진이며, 책자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본지의 착오로 지난호 사진이 잘못 실렸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사진 A는 지난 8월호의 메인 사진으로, 이번 9월호 책자에 잘못 편집되었습니다. 이에 사진 B로 정정합니다. -
08-01 08:00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2
어느 여름날, 뜨겁지 않은 오후 햇살과 잔잔한 바닷바람에 이끌려 해변을 따라 행복한 산책을 즐겼던 적이 있었다. 늦은 저녁 무렵이 되니 해변 산책의 후유증으로 목뒤가 따갑고 팔과 다리는 불그스름하게 변해 있는 것이 아닌가.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 햇볕에 피부는 그을려 ‘썬 번(sunburn)’이 일어날 만큼 그날의 태양은 나의 예상보다 강렬했고 뜨거웠다. 오늘 소개하는 나디르 DG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도 처음부터 엄청난 불을 뿜어내지 않지만 연주하는 내내 충분한 열기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며 관객의 귀를 사로잡기 충분한 멋진 친구이다. 글| 색소포니스트 구민상 sax019@hanmail.net 데이브 과데라(Dave Guardala)가 만든 마우스피스는 테너 색소폰의 전설인 마이클 브렉커(Michael Brecker)부터 빌 에반스(Bill Evans), 톰 스콧(Tom Scott), 브렌포드 마샬리스(Branford Marsalis)까지 수많은 연주인이 애용하며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고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데이브 과데라는 두 회사로 나뉘는데 하나는 데이브 과데라 사망 이후 미국에서 생산하는 데이브 과데라 모델과 두 번째 과데라로부터 데이터와 판권을 받은 독일의 나디르 이브라히모글루(Nadir Ibrahimoglu)가 만든 또 다른 데이브 과데라(이하 DG로 약칭) 모델이다. 미국에서 만드는 DG 마우스피스는 정확한 수치를 넣어 CNC로 제작하는 레이저 컷팅 방식이고 독일에서 만드는 DG 마우스피스는 CNC 제작 후, 직접 손으로 마무리 작업을 하는 핸드 피니시드(Hand Finished) 모델과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깎아 만드는 핸드메이드(Handmade) 두 개의 모델로 나누어 제작하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비밥 앨토 트레디셔널 Bebop Alto Traditional – 이하 비밥 앨토로 약칭] 마우스피스는 데이브 과데라가 만들었던 트레디셔널 비밥(Traditional Bebop) 모델을 독일의 나디르가 손으로 직접 깎아 부활시킨 핸드메이드 마우스피스이다. 한쪽 면에 마우스피스 정보가 있는 자주색 종이상자를 열면 그 안에 두툼한 가죽 파우치가 있고 마우스피스와 리가처 그리고 플라스틱 마우스피스 캡이 있다. - 사진 1 마우스피스 바디(Body)의 위쪽에 모델명인 ‘Bebop/Trad’이 새겨있고 그 아래 생크에는 핸드메이드를 보여주듯 이 마우스피스의 일련번호가 함께 각인되어 있다. - 사진 2마우스피스 생크 하단에는 데이브 과데라의 약자인 ‘DG’와 ‘Made by N’이라고 써놓아 미국의 모델과 차별을 두었다. - 사진 3 그리고 윗니가 닿는 비크(Beak)에는 데이브 과데라 마우스피스의 상징과도 같은 ‘DG’ 마크가 바이트 플레이트(Bite Plate)에 멋지게 자리 잡고 있다. - 사진 4 그러나 최근 생산에서부터 원가 절감인지 혹은 다른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이 부분이 삭제되어 소리와는 상관없지만, 디자인적인 면에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든다. 마지막으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생크의 안쪽에 손으로 직접 새긴 알 수 없는 번호가 있는데 [사진 2]의 일련번호와는 다른 알파벳과 숫자로 나디르 본인이 만든 마우스피스의 전체 제작 번호라 추측된다. - 사진 5 테이블은 상당히 부드럽고 매끄러워 리드와의 결합에서 충분한 밀착력을 가진다. - 사진 6그 위로 연결된 사이드 레일(Side Rail)은 얇은 두께로 좌우 대칭의 균형이 좋고 팁 레일(Tip Rail)까지 마무리가 잘 되어있다. - 사진 7베플(Baffle)은 짧은 미디움 높이의 베플에 살짝 각이 진 모양으로 되어있고 마우스피스 안쪽도 더 넓은 라지 보어(larger bore)로 제작되었다. - 사진 8이 마우스피스의 특이한 점은 오프닝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예전부터 데이브 과데라는 각 모델별로 한가지 팁 오프닝으로만 제작했기 때문이다. 나디르 역시 그 제작 방식을 고수하여 [비밥 앨토] 모델의 팁 오프닝(Tip opening)은 .080"로만 만들기에 굳이 팁 오프닝을 표기하지 않는 것이다. 나디르가 만든 [비밥 앨토]의 전체적인 외형은 심플하지만 테너 마우스피스 MB모델부터 이어진 전통적인 디자인을 따르며 금도금(Gold-plated)으로 마무리되어 고급스럽고 강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는다. 제일 먼저 불어본 중음역은 글로 표현하기 좀 복잡한 음색이다. 보통의 볼륨까지는 은근히 부드러우며 매끄럽게 움직이더니 볼륨을 높일수록 까칠한 성격을 드러내며 직선으로 쭉 뻗어나간다. 이 변화의 폭이 다른 마우스피스에 비해 좀 더 크게 체감된다. 음의 중심부는 부드러움이 녹아있는데 외각으로 거친 면들이 분포되어 있어 두 가지 중 연주자가 어떤 것에 포커스(Focus)를 두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비밥 앨토]는 어두운(Dark) 음색과 밝은(Bright) 음색 사이에서 분명히 밝은 쪽 성향은 맞지만, 중음역은 리드와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변화의 여지가 꽤 있어 보인다. 마치 라면에 제조사의 정확한 레시피가 있지만,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면을 더 익혀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거나 덜 익혀 쫀쫀한 식감으로 요리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다른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중음을 비교하면 볼륨이나 직진 성향은 살짝 아래에 있으나 반면 부드러운 터치감은 우위에 있다. 이로 인해 비밥과 같은 빠른 속주에서 날카롭고 딱딱한 성질은 줄어 매끄러운 연주 라인을 얻는 효과가 생긴다. 나디르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의 저음은 벨런스가 잘 잡혀 너무 무겁거나 거칠지 않고 적당한 무게감을 전해준다. 특히 강한 압력으로 밀어낼 때, 하이베플과 비슷한 형상을 보고 예상했던 파괴력이나 강한 음색이 아닌 중심이 단단한 탱탱볼 같은 탄력 있는 음색이다. 음이 끝까지 힘이 빠지지 않고 살아 있어 엣지(Edgy) 있고 충분한 타격(Attack)감을 줄 수 있기에 저음에서 에너지가 넘친다. 단, 저음과 중음역에서 호흡에 대한 저항감이 살짝 높아 친화력이 좋은 친구는 아니기에 색소폰을 갓 시작한 초보보다 충분한 훈련을 거친 연주자에게 권하고 싶다. [비밥 앨토]가 가진 중저음의 높은 저항감과 반대로 서브톤(Sub-Tone)은 어렵지 않게 표현되고 컨트롤 역시 어렵지 않다. 서브톤의 음색은 중음의 톡톡 튀는 음을 한 겹 부드럽게 감싸는 효과를 만들어 주고 저음에서는 당연히 부드러움도 더하지만, 공간감을 더 넓혀주어 풍부한 소리를 얻는 효과도 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서브톤의 음색은 연기처럼 가볍게 퍼지는 느낌보다 젤리처럼 말랑하지만 탱탱한 느낌이 강하다. [비밥 앨토]의 고음은 다른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해도 고음에서 볼륨에 대한 부족함은 없다. 다만 직진성이 줄어드는 변화가 있고 이로 인해 볼륨이 작다고 느끼게 할 때가 있으나 실제로 볼륨이 작은 것은 아니다. 음색은 중음과 같이 음의 전달력이 명확하고 또렷하다. 이번엔 하이베플과 상대적으로 반대인 로우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하면 좀 더 무게감이 있어 깃털처럼 가볍게 노래하는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의 느낌보다는 권투 경기중 가볍게 주먹을 던지는 잽(Jab)처럼 약간의 힘이 실린 펀치력이 돋보인다. 거기에 볼륨을 높이면 잽에 이어 오른손 왼손의 주먹이 화려하게 직선으로 목표를 향해 날아가듯 뻗어나간다. 더 높은 알티시모(Altissimo)의 영역에서도 고음과 비슷한 느낌은 유지되고 전체적으로 하이베플의 시원함과 직진성은 가지고 하이베플과 로우베플 중간의 벨런스가 잘 잡혀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활용도가 넓다.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에 동봉된 리가처는 옆에 DG 로고가 쓰여있지만, 마우스피스 캡과 함께 GF 리가처(Ligature)의 것으로 Maxima-09M Gold 모델이다. 이 리가처는 연주자의 성향대로 위와 아래 양방향으로 사용 가능해 기본 리가처로 기대 이상의 성능을 가진다. - 사진 9, 10그리고 가죽 파우치는 요즘 흔히 보이는 인조 가죽이 아닌 순록의 가죽으로 만들어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고 튼튼하며 마우스피스 보호뿐만 아니라 활용도가 높다. 이처럼 나머지 구성품의 품질이 좋기에 나디르가 만든 핸드메이드 DG 마우스피스에 만족감을 높여주고 더불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심어준다. - 사진 11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밥 앨토]의 팁 오프닝은 .080" 하나로만 만드는데 이는 대략 타 브랜드의 6*~7*호 정도이다. 그래서 본인이 사용하던 마우스피스의 팁 오프닝이 이와 비슷하다면 [비밥 앨토]로 바꿨을 때 상당히 큰 변화의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컨트롤이 아주 쉬운 마우스피스는 아니기에 오프닝이 작거나 큰 팁 오프닝을 사용하는 연주자라면 리드로 커버하기에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과거 데이브 과데라에 의해 만들어진 오리지널 [트레디셔널 비밥] 모델의 가격보다 싸지만, 나디르가 만든 [비밥 앨토] 역시 우리나라에서 백만 원이 훌쩍 넘는 몸값을 가져 많은 이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디르 홈페이지 광고 문구에는 캐논볼 에덜리(Cannonball Adderley)나 필 우즈(Phil Woods) 스타일, 그리고 락엔롤(Rock and Roll)부터 빅밴드 리드 앨토 색소폰 연주자까지 아주 넓은 음악 장르에 어울린다고 되어있다. 다른 건 수긍이 되지만 필 우즈의 팬이었던 필자에게 처음 몇 번을 비교하고 테스트해도 필 우즈의 음색과 너무 달라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으나 테스트를 거듭하며 음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뉘앙스가 겹쳐지는 것을 느꼈다. 나디르가 다시 만든 [비밥 앨토]를 대략 두 달 동안 테스트와 연주에서 사용하며 아주 오랜만에 개성이 강한 마우스피스를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베플의 형상은 과거 비밥을 연주하던 마우스피스와 다르고 음색의 시작도 역시 전통적인 비밥과는 차이가 있으나 연주를 거듭할수록 트레디셔널 비밥 마우스피스의 음색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남들과 다른 듯싶으나 의외로 잘 섞이는 유니크(Unique)한 음색을 가진 [비밥 앨토]의 매력을 충분히 맛보았다. -
06-01 08:00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Selmer Metal Jazz E
프랑스 파리하면 에펠탑과 동시에 다양한 인종이 모인 자유와 개성 넘치는 도시의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섞일 것 같지 않은 다양한 개성이 모여 그들만의 도시 색을 이루고 오래된 전통 안에 유니크한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기도 한다. 셀 마(Selmer)에서 만든 재즈(Jazz) 마우스피스 역시 셀마의 오랜 색소폰 전통 안에서 그들만의 재즈를 제시한다. 글 |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다시 마우스피스의 외형을 살펴보면 몸통과 생크 사이에잘록한 허리가 보이고 셀마 마우스피스에서 자주 보았던 생크에 새겨진 스크롤 문양(Scrollwork Shank)은 메탈 클래식모델에만 있고 재즈 모델에서는 삭제되어 차이점을 두었다.- 사진 ➐ 음색과 크게 상관없이 윗니가 닿는 바이트 플레이트(Bite Plate)조차 검은색의 긴 유선형으로 만들어 다른 마우스피스와 다른 길을 선택했다. - 사진 ➑ 마지막으로 마우스피스를 얼핏 보았을 때 그냥 둥근 원형의 몸통인 줄 알았지만, 옆 부분에 살짝 각이 있어 둥근 생크와 묘한 대칭을 이룬다. - 사진 ➒ 마우스피스와 리가처 그리고 마우스피스 캡까지 살펴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지만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어느 것 하나 다른 마우스피스와 같은 부분이 없다. 소리와 상관없는 마우스피스의 외형 디자인조차 감성과 패션의나라인 프랑스에서 만들면 이렇게 멋진 작품이 되는 것에 놀랍고 이 마우스피스의 디자인이 1950년대부터 얼마 전 단종되기 전까지 변한 부분이 없다는 것 또한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지점이다.테스트의 첫 소감은 “셀마가 셀마 했다”이다. 셀마답게 클래식 마우스피스보다 조금 밝은 음색이지만 중심 밀도가 높아 가볍거나 날리지 않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고음부터 저음까지 전역에 걸쳐 조종성도 편해 큰 부담 없이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으로 보인다. 먼저 저음의 노멀톤(Normal Tone)은 누구나 생각하는 알토 색소폰의정직한 음색으로 깊은 바닷속 심연의 진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살짝 힘을 뺀 저음역의 풍부한 음의 잔향은 중음역까지 이어져 메탈 마우스피스에서 나오는 음색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꽤 부드러운 느낌의 연주가 가능하다. 다시 힘을 주어 강한 압력으로 불면 메탈 마우스피스라는 것을 보여주듯,부족함 없는 파워로 묵직한 저음의 매력을 드러낸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볼륨 영역이 넓다는 것은 꽤 강한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 것이라 다양하고 섬세한 표현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서브톤(Sub-Tone)은 옅은 음색부터 아주 깊은 서브톤 음색까지 쉽게 만들어주고 서브톤에서 텅잉이나 더 나아가서 짧은 스타카토(Staccato) 역시 표현이 가능할 만큼 저음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 셀마 메탈 재즈 마우스피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중음역이다. 마치 오디오 시스템의 이퀄라이저에서 중음역을보강한 것처럼 적당한 볼륨에서 중간 주파수 영역이 도드라져 진하고 안정된 음색이다. 작은 볼륨에서 적당한 코어 두께로 가볍고 사뿐한 발걸음을 보여주어 음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슬러(Slur)나 글리산도(Glissando)와 같은 테크닉을 발라드나 스윙곡에서 사용하면 꿀단지에서 꿀을 따르듯 부드럽고 진한 점도의 달콤함에 귀가 녹아내릴 정도의 감흥을 전달한다. 다시 중간 볼륨으로 돌아오면 코어가 단단해지며 밀도높은 음색으로 변한다. 이런 베플 디자인과 비슷한 유형의 메탈 마우스피스는 너무 단단한 음색이거나 아니면 코어가 없는 멍청한 음색이기 쉬운데 셀마 메탈 재즈의 음색은 셀마의오리지널 사운드에 약간의 힘을 더한 느낌으로 중심이 느껴지며 다른 마우스피스에서 찾아보기 힘든 묘한 매력을 준다.이제 볼륨을 더 키워 강하게 밀어보면 앞서 이야기한 이퀄라이저의 중음역과 고음역을 높인 것처럼 고음이 같이 살아나며 단단하고 시원한 소리로 변해 꽤 강한 비트의 음악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탄탄하게 버텨준다. 작은 볼륨부터 적당한 중간 볼륨까지 메탈 재즈 마우스피스의 고음은 셀마 하드러버의 부드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비교 테스트 없이 재즈 마우스피스로만 고음을 연주하면이대로 클래식 곡을 연주해도 될 것 같은 착각마저 생기지만실제로 비교하면 약간 밝은 음색에 조금의 공격 성향 역시 얹어있다. 물론 중간 이상의 큰 볼륨으로 연주하기 시작하면 확실히 무게감이 다르게 나타나며 메탈 특유의 시원함을 보여주어 고음에서 답답함은 없기에 어떤 장르의 음악도 다 받아주지만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직접 비교해 고음을 밀어보면날카로움과 볼륨의 차이는 확실히 존재한다. 더 고음으로 올라가서 ‘가 포지션’ 즉, 알티시모 (Altissimo)의 높은 음을 연주하면 쉬운 조종성에 또 한 번 놀란다. 심지어 스플릿 사운드(Split Sound : 알티시모 음역에서 입의 압력으로 만들어지는파열음)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져 고음에 대한 어떤 요구에도다 반응해줄 것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그러나 막상 극한으로강하게 밀어붙이면 결국 태생적인 한계를 나타내어 살짝 아쉬움이 들지만, 필자가 이야기한 극한이란 일반적으로 연주하는 강한 볼륨이 아닌 말 그대로 극한 연주를 얘기하는 것이라 특별한 경우에 매우 강한 연주를 하는 분이 아니라면 크게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밝힌다. 그리고 로우베플 하드러버 마우스피스만큼 높은 유연성을 있는 이 마우스피스의 장점을 살려 고음에서 아름답게 노래한다면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의 엄청난 공격성의 부재를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함께 동봉된 리가처와 마우스피스 캡 역시 지금 보아도 시각적인 디자인과 기능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우선 리가처는 리드쪽에서나사를 조이는 전통방식이며 셀마(Selmer)이름과 프랑스에서 제작했다는 메이드 인 프랑스(Made in France)가 새겨있고 캡 역시 지금은 원가 절감과 같은 여러 이유로 사라지고 있는 메탈 재질로 두 줄의 라인 사이에 셀마 로고와 그 아래 역시 메이드 인 프랑스가 새겨있어 마치 귀족 가문의 문장이 찍혀있는 오래된 물건을 보는 기분이다. - 사진 ➓ 리가처는 과거 마이클 브랙커(Michael Brecker)가 자신의 데이브 과데라(DaveGuardala) 테너 마우스피스에 사용하며 유명해진 이후로 지금까지도 과데라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 많은 연주자가 셀마 리가처를 사용하고 있다. 리가처는 유니크(Unique)한 모습으로한자인 ‘임금 왕(王)’과 비슷하여 속칭 “셀마 왕자 리가처”라불리며 아이러니하게 이런 이유로 셀마 마우스피스 본체보다리가처가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리가처의 사이즈가마우스피스에 비해 조금 커서 리드와 결합 시 나사를 끝까지 조여야 고정이 되어 성능에는 문제가 없으나 리드가 움직일것 같은 약간의 심리적 불안감이 있다. 셀마에서 만든 Jazz 마우스피스 모델이 세상에 나온 지 오늘로 70년 가까이 되었다. 그때의 음악과 지금의 음악은 참많은 것이 바뀌었으나 Metal Jazz만의 독특한 음색은 지금의 음악에도 신기할 정도로 잘 녹아든다. 재즈라는 이름표답게 당연히 스윙(Swing)에서 가볍게 연주되고 발라드(Ballard)에서는 달콤한 음색을, 비밥(Bebop)에서는 콕콕 찌르는 엣지(Edge) 있는 음색까지 다재다능하다. 여기에 부드러운 가요의 멜로디나 팝의 시원한 비트에서도 큰 부족함 없이 능력을나타낸다. 셀마나 메이어 종류의 마우스피스를 사용하지만,살짝 부족한 볼륨이 아쉬운 연주자나 하이베플 마우스피스를 쓰고 싶지만 너무 밝은 음색이 부담스러운 연주자, 마지막으로 한 개의 마우스피스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무리 없이연주하는 올 라운드(All Round) 마우스피스를 찾는 연주자에게 오늘의 주인공인 셀마 메탈 재즈(Selmer Metal Jazz) 모델을 추천한다. 이렇게 잘 만든 마우스피스가 단종되어 더는 생산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필자의 서운함을 배가시키지만, 셀마에서 앞으로 새로운 버전의 재즈 모델을 만들어주는 날이 다시 오길 희망하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
구민상 05-01 08:00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Alto Saxophone Mouthpieces – Kanee, Han 8]
무더운 여름, 산기슭 아래 계곡은 최고의 피서지다. 계곡 사이로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에 발만 담가도 온몸에 흐르던 땀 은 순식간에 날아가고 시원한 계곡물에 더위 또한 금세 사라져버린다. 카니(Kanee)의 한(HAN) 알토 마우스피스 역시 연주와 동시에 계곡물처럼 청량한 음색이 귓가를 가득 채우며 솔바람처럼 곁을 스쳐 지나간다. 글 |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2022년 본지 6월호에 카니(Kanee)에서 만든 테너 마우스피스 송(SONG)을 이미 소개했었다. 카니는 중국에서 만든 마우스피스로 색소폰부터 클라리넷까지 다양한 마우스피스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색소폰 마우스피스의 종류는 Florida, New York, Classic, Studio, Song, Ming, Tang, Qin으로 다양한데 오늘 소개하는 제품은 한(HAN)이란 이름으로 새로 출시한 알토 색소폰 메탈 마우스피스다. 카니에서 제작한 마우스피스는 CNC 제조 방식으로 만들어져 판매 가격을 낮춘 이후 꼼꼼한 검수를 거쳐 판매된다. 먼저 눈에 보이는 마우스피스 케이스는 이전에 테너 송(SONG) 마우스피스 때 보았던 것과 동일한 슬라이드 방식으로 종이 재질의 상자 한쪽에 마우스피스 정보가 있는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고 마우스피스 본체와 리가처가 스펀지에 고정되어 있다. -사진 ➊ 마우스피스는 무광의 은도금(Silver Matte Finished)으로 마무리 되어있으며 바디 상단에 Kanee의 로고가 보인다. - 사진 ➋ 개인적으로 이전 송(SONG) 마우스피스 바디 상단 로고와 함께 새겨진 화려한 문양이 인상 깊었는데 한(HAN) 마우스피스에서 그 문양이 삭제되어 다른 마우스피스와의 차별점이 없어진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나 대신 은빛 무광의 은은한 존재감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 사진 ➌ 생크에는 두 줄의 가로 라인이 있고 위쪽에는 모델명인 한(漢:한나라 한)이 있으며 아래에는 영문으로 한(HAN) 과 그 아래 마우스피스 오프닝이 표기되어 있다. - 사진 ➍, ➎ 리드가 닿는 테이블(Table)은 부드럽게 마무리되어있고 사이드 레일(Side Rail), 팁(Tip Rail) 레일은 얇게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무광의 바디와 다르게 테이블부터 사이드 레일, 팁 레일, 그리고 베플과 마우스 피스 안쪽의 챔버(Chamber)까지 부분은 반사되는 일반적인 은도 금으로 마무리되어있어 무광 바디와 대비를 이룬다. -사진 ➏ 그리고 사이드 레일에서 리드와 분리되기 시작하는 페이싱(Facing)의 커브(Curve)가 대부분 완만하게 시작하는 데 반해 한(HAN) 마우스피스는 육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보아도 확연히 도드라지는 특이한 커브 각이 있어 컨트롤 부분에 걱정이 되었으나 테스트를 진행하며 이것으로 인한 큰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 사진➐ 한(HAN) 마우스피스의 베플(Baffle)은 시작 부분이 짧게 꺾여 내려오는 숏 스텝 베플인데 첫 번째 꺾인 각도 이후 부드러운 베플 면으로 다듬는 다른 마우스피스와 달리 몇 단계에 걸쳐 미세하게 각이 있는 것도 독특한 부분이다. - 사진 ➑ 독특한 부분이 또 있는데 리드를 마우스피스와 결합했을 때 떨어지기 시작하는 둥근 모양의 램프(Ramp)부터 팁 레일까지 리드가 떠 있는 부분을 가리켜 스크린(Screen)이라 부르는데 한(HAN) 마우스피스는 다른 마우스피스에 비해 엄청나게 긴 스크린으로 만들어졌다. 아마도 리드의 떨림을 높이기 위해 만든 디자인으로 보이는데 과연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 사진➒ 제일 먼저 느껴진 한(HAN) 마우스피스의 노멀톤(Normal-Tone)은 옛날 고전 영화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볼륨에 따라 확연하게 나뉘었다. 적당한 보통 이하의 볼륨인 mf(메조 포르테 Mezzo Forte : 조금 크게), mp(메조 피아노 Mezzo Piano : 조금 작게)에서는 의외로 튀지 않으며 편안하고 여기저기 잘 스며들 것 같은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부담 없는 목소리를 갖는다. 그러나 살짝 힘을 주어 f(포르테 Forte : 크게) 이상의 볼륨으로 이동하는 순간, 마치 평소의 순한 농부가 전장으로 향하는 순간 무사가 되어 날카로운 칼날을 치켜들고 뛰어나가듯 메탈의 차갑고 강렬한 음색이 살아난다. 큰 볼륨에서 이런 밝고 강한 하이베플(Hi Baffle)과 같은 성향은 고음보다 저음에서 더 힘을 받고 드러난다. 한(HAN) 마우스피스는 전반적으로 코어가 넓게 퍼지며 밝고 답답하지 않은 음색을 가졌다. 물론 두꺼운 리드를 사용해 코어를 좀 단단하게 만들어 밝은 음색을 조금 완화 시킬 수도 있지만, 다양한 리드로 테스트해 보니 본인에게 편안한 탄성의 리드를 사용해 한(HAN) 마우스피스가 가진 밝은 음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더 권하고 싶다. 그래야 볼륨을 희생시키지 않고 비트 있는 장르를 연주할 때 텅잉의 반응이 잘 살아 꾸밈음과 같은 표현이 날카롭게 표현할 수 있고 가요나 팝의 멜로디를 연주할 때 선명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HAN) 마우스피스가 아주 높은 하이 베플 마우스피스는 아니지만, 철판 떠는소리와 같은 높은 주파수의 버징(Buzzing)이 큰 볼륨에서 비례적으로 함께 커져 밝은 성향을 높이는 효과를 만든다. 강하게 푸쉬 할 때 한(HAN) 마우스피스의 파워는 폭풍 속의 거대한 파도와 같은 무시무시한 헤비급의 펀치는 아니지만, 계곡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만큼 충분히 시원하고 부족함이 없어 펑키한(Funky) 강렬한 비트의 음악도 쉽게 풀어 간다. 고음도 일정 볼륨 이상에서부터 확실히 밝은 하이 베플 성향을 보이지만 거칠거나 아주 날카롭지 않다. 또 중간 이하의 볼륨 에서는 하드러버만큼의 따스함은 아니지만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의 예쁜 고음도 살짝 갖고 있어 고음에서 다양한 표정으로 노래할 수 있다. 강하게 연주할 때 일반적으로 고음에서 자주 보이는 볼륨이 줄어드는 현상이 크지 않아 답답함 없이 선명한 고음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그리고 연주자가 예민하게 느끼는 팜 키(Palm Key) 이상의 고음인 “가 포지션” 즉, 알티시모(Altissimo) 영역도 준수한 능력을 보인다. 알티시모음 간의 이동시 특별히 어렵게 걸리는 음도 없고 볼륨도 나쁘지 않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컨트롤 능력도 평균 이상이라 빠른 템포(Tempo)에서 자유로이 고음으로 넘나들 때 실수에 대한 부담이 적다. 한(HAN) 마우스피스의 서브톤(Sub-Tone)은 하드러버의 포근하고 달콤한 음색과는 다르다. 반죽으로 만두피를 넓게 밀 때처럼 순식간에 퍼지며 밝고 살짝 거친 엣지(Edge) 음색이 담백하고 차분하게 바뀐다. 마치 걸쭉하고 진한 콩국의 입자가 노멀톤이라면 콩국은 믹서에 갈아 입자를 작게 만들고 거기에 우유를 넣어 만든 고소한 두유의 느낌이다. 노멀톤에서 서브톤으로 변환이 어려운 마우스피스는 아니지만 앙브슈어 윗니의 위치에 따라 조금은 예민해질 수 있으니 잘 안되는 분들은 참고하길 바란다. 그리고 필자가 메인으로 사용하는 알 마우스피스의 오프닝은 8호기에 한(HAN) 마우 스피스 역시 8호를 테스트했으나 실제 체감 호수는 7~7* 정도로 느껴지니 본인의 호수보다 한 호수 높여 선택하는 것을 권하는 바이다. 마우스피스와 함께 동봉된 리가처는 이전 송(SONG) 마우스피스에서 보았던 것과 사이즈만 다르고 동일한 방식의 리가처이다. 2밴드 리가처의 한쪽에 카니(Kanee) 마크를 새겨 넣고 은도금으로 마무리하여 무광 은색의 마우스피스 본체와 은근히 잘 어울린다. 이전과 같이 리가처는 리드를 가로로 두 줄이 잡고 그 안에 낮은 4개의 돌기가(Dot)가 있어 리드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해 울림을 최대화하려는 형식의 리가처다. 또 리드의 밀착력을 높이고 리드 체결 때 움직임을 막기 위해 양쪽 모서리 부분에 살짝 굴곡을 만들어 놓은 것도 이전에 칭찬했던 부분이다. - 사진 ➓ 그러나 처음부터 편하게 조이고 풀어지던 이전 모델과 달리 상당히 뻑뻑하게 조이고 풀어지는 조임 나사로 인해 기분 좋은 연습의 시작이 불필요하게 신경 쓰이곤 했다. 물론 리가처 나사에 윤활 그리스(Grease)를 도포하고 며칠 동안 사용 후, 리가처가 자리를 잡고 나서 심하게 뻑뻑했던 것이 일정 부분 해결되었으나 성능과 상관없는 부분으로 인해 불편한 느낌을 받는 것은 약간 아쉬운 대목이다. 카니 한(HAN) 마우스피스 바디의 크기는 일반적인 메탈 마우스피스의 크기보다 커서 호환되는 리가처가 적기에 더욱 동봉해주는 리가처에 신경써주길 바라는 바다. 한(HAN) 마우스피스는 전체적으로 밝고 시원한 음색, 거기에 소프트(Soft)와 하드(Hard)함을 어우르는 장점이 있다. 그러기에 메이어(Meyer)나 셀마(Selmer)와 같은 종류의 하드러버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데 좀 더 큰 볼륨과 아울러 다른 성향의 메탈 마우스피스를 사용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단 마우스피스 본체의 사이즈도 타사 메탈 마우스피스에 비해 커서 처음 마우스피스를 바꾸고 확 작아진 앙브슈어(Embouchure)에 오는 이질감도 적어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음색 변화의 폭은 충분히 느끼지만, 극한 반대의 성향이 아니기에 적응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설령 본인이 찾는 소리가 아니더라도 높은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카니의 가격 경쟁력도 한몫한다. 물론 위에 나열한 모든 이유 말고도 카니 한(HAN) 마우스피스 본연의 개성 있는 음색만으로 한 번쯤 경험해 봐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고도 남는다. 앞으로 카니의 더 다양한 마우스피스를 만나길 기대해본다. * 본 글은 마우스피스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투데이 HOT 이슈
- [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3
- 스티브 잡스가 만든 사과폰 1세대는 혁신의 아이콘이 되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후속 모델 출시를 거듭하며 14세대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사과폰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최초 1세대 폰에 쏟은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지금의 사과폰처럼 색소폰 마우스피스 회사로 우뚝 선 테오 와니 (Theo Wanne)가 있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첫 번째로 만든 마우스피스인 암마 (AMMA) 모델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제 테오의 첫 작품이 어떤 이유로 연주자에게 사랑받은 것인지 알아보자. 글|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우리나라에선 “디오 웨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마우스피스 제작자 “테오 와니”는 이미 2019년 4월호에 테너 마우스피스 칼리 (Kali) 모델을 소개하며 언급한 적 있다. 오늘 소개하는 암마 (AMMA)라는 마우스피스는 테오 와니 (Theo Wanne)에게 의미 있는 모델이다. 유명한 연주자의 마우스피스를 다시 정교하게 다듬는 리페이싱 (Refacing)으로 유명하던 테오가 2004년 처음 직접 손으로 30개 정도 만든 마우스피스가 [암마]의 시작이었다. 이후 2005년 투자를 받아 2007년 테오는 그의 형 톰 와니 (Tom Wanne)와 함께 주식회사 Wanne, Inc. 등록과 함께 트루 라지 챔버 (True Large Chamber)를 포함한 5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때 테오 와니의 이름을 걸고 첫 판매를 시작한 마우스피스가 바로 [암마] 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밀하지 못한 기계 작업으로 인해 직접 손으로 베플을 비롯한 여러 곳을 테오가 직접 깎아 마무리하는 생산방법이었으나 2009년부터 CAD 기술이 발전하여 더는 핸드 피니시 (Hand Finished)가 필요 없어져 오로지 CNC로 만들어졌다. 마우스피스는 금도금, 황동 및 빈티지 세 가지 마감을 선택할 수 있고 이후 2012년까지 제작되다가 후속 모델에게 자리를 내주며 단종되었다. [암마]의 외관은 테오 와니의 마우스피스답게 아름다움을 넘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 제일 먼저 보이는 바디의 정 중앙에 테오 와니의 이니셜 W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 사진1 그 아래 생크에 있는 링 위쪽으로 테오 와니 본인의 이름인 [Theo Wanne]를 새겨 놓았다. - 사진 2 링 아래쪽에는 마우스피스의 모델명인 [AMMA] 가 있고 그 위 박스안에 마우스피스의 오프닝인 9호와 테오가 만든 마우스피스 고유 번호가 새겨있다. - 사진 3 사이드 레일 (Side rail)과 팁 레일 (Tip rail)은 상당히 얇고 고르게 만들어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 사진 4 윗니가 닿는 바이트 플레이트 (Bite Plate)에는 테오 와니의 모든 마우스피스에 있는 로고가 음각되어 있어 누가 봐도 브랜드를 알 수 있고 마우스피스의 시각적인 고급스러움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 사진 5 이제 마우스피스 성격을 보여주는 베플을 살펴보면 팁에서부터 짧고 매끄럽게 떨어지는 롤 오버 베플 (Rolled Over Baffle)로 재즈를 기반에 둔 전통적인 테너 색소폰 마우스피스 베플의 형상이다. - 사진 6 마우스피스의 안쪽을 보면 테오 와니의 특허인 동시에 독창적인 음색을 만들어 주는 요소 중 하나인 트루 라지 챔버 (True large chamber)가 엄첨 넓고 심지어 사이드 레일의 안쪽까지 확장해 넓혀놓은 것을 볼 수 있다. - 사진 7 테오가 만든 마우스피스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리버티 리가처 (Liberty ligature)라고 부르는 일체형 리가처로 바디 양 옆 하단에 홀을 뚫고 거기에 리가처를 연결하여 밸브를 돌려서 리드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리버티 리가처는 막상 써보면 마우스피스의 울림에 큰 저항을 만들지 않고 간단히 리드를 체결하여 편리함과 동시에 기능적인 우수함을 지녔다. 거기에 누가 보아도 알 수 있는 테오 와니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큰 부분을 담당한다. - 사진 8 [암마] 마우스피스에 리드를 결합하고 소리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편안해졌다. 역시 테오가 만든 모든 마우스피스의 편안한 컨트롤 능력은 첫 번째 작품인 바로 [암마]에서부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불어본 중음역은 중심이 단단해 연주를 시작하면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암마]와 비슷한 베플의 형상을 가진 마우스피스나 심지어 더 높은 미디움 이상의 베플을 가진 마우스피스와 다양하게 비교해보면 실제로 [암마]의 볼륨이 더 크고 아울러 소리 직진 효과가 더 강할 때도 있다. 그만큼 볼륨에 여유 있고 깔끔한 전달력을 가졌기에 많은 음악 장르에서 활용도가 넓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전통 테너 마우스피스에서 늘 비교가 되는 오토링크와 비교해보면 더 오픈된 (Open) 사운드에 살짝 밝은 음색을 보이지만 볼륨을 높이면 더 넓게 오픈되어 밝은 음색이 크게 강조되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다시 볼륨을 조금 낮추면 힘이 있고 단단하던 중심의 밀도가 살짝 옅어지며 편안하고 다른 악기의 소리에 함께 녹아드는 아름다운 음색이 된다. 마치 [암마] 마우스피스는 넓은 초원을 빠르고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검은 흑마의 강한 모습과 아울러 달리기를 마치고 한가히 풀을 뜯는 여유로운 두 가지 모습을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아무래도 소프라노나 알토 색소폰보다 상대적으로 테너 색소폰의 음역이 낮기에 같은 고음에서 느낌을 전달하는 표현력도 조금은 약해진다. 여기에 볼륨까지 만족스럽지 못하면 고음에서 답답함이 느껴지고 그 순간, 집중력이 분산되어 연주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긴다. 그러나 [암마]의 볼륨은 고음에서도 호흡을 밀어 넣으면 소리는 막힘없이 시원하게 쭉 뻗어나가 답답함을 느끼기 어렵다. 비슷한 마우스피스로 같은 라인의 솔로를 비교 연주해보면 확실히 [암마]의 솔로 라인이 관객에게 좀 더 또렷하게 전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같은 영화를 작은 사이즈의 TV로 시청하다가 55인치 이상 대형화면 TV로 보면 모든 것이 크고 선명하게 보여 감동이 더 커지는 효과와 비슷하다. 물론 소리의 직진성만을 이야기한다면 베플이 높은 하이 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해 살짝 떨어지지만, 음의 선명도가 좋아 직진성에 대해 아쉬움은 적다. 그리고 볼륨이 크다고 하여 딱딱하거나 유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고음에서 유연성이 높아 연주자의 의도대로 부드럽고 매끄럽게 노래할 수 있다. 고음뿐만 아니고 더 높은 알티시모 (Altissimo)의 영역도 볼륨이 함몰되는 음 없이 편하게 올라가 알토 색소폰의 높은 고음 영역까지 쉽게 연주되어 만족감을 높인다. 이제 [암마]의 저음을 보면 중음역과 마찬가지로 꽉 채워진 음색과 확실한 무게감이 실린 음색이 전달된다. 거기에 볼륨을 키우면 쉽게 주변을 압도하는 우렁찬 소리가 터져 나오고 동시에 동굴과 같이 어둡고 깊은 테너의 소리가 퍼져 나간다. 이미 중, 고음에서 검증된 편안한 조종성은 저음까지 이어져 더 자유로운 표현을 가능하게 만든다. 여기서 힘을 빼고 서브톤 (Sub Tone)을 만들어 보니 꽉 채워진 무게감이 순간 가벼워지며 풍성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안겨준다. 서브톤의 부드러움도 약한 효과부터 극한의 효과까지 여러 단계로 만들어 지는데 [암마]는 마치 빌딩의 지하 주차장을 내려갈 때 B1, 2층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지하 3층으로 바로 내려간 것처럼 순간 더 깊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색소폰 연주에서 소리 마지막 부분에 약간의 호흡을 남겨주면 잔향이 남아 듣는 이들에게 편안한 여운을 만들어 주는 기술이 있다. 이런 효과는 마우스피스에 따라 잔향이 짧게 남거나 불안정하게 뚝 끊기기도 하는데 [암마]는 큰 불편함 없이 호흡에 따라 쉽게 잔향을 남겨주는 여유마저 있다. 이미 테오 와니의 마우스피스를 접해본 구독자분들은 예상한 대로 이번 달의 주인공인 [암마]의 오프닝 호수는 9호지만 실제 체감은 8* 정도의 느낌으로 전해진다. 많은 데이터로 완성한 테오만의 페이싱 커브 (Facing Curve)가 주는 편안함의 결과이다. 그리고 옵션이긴 하지만 리드를 잡는 플레이트 (Plate) 역시 빈티지 (Vinted ), 티타늄 (Titanium), 스테인리스 (Stainless Steel), 구리 (Copper) 재질의 4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성향에 맞게 골라 사용하면 약간의 도움이 된다. 빈티지는 따뜻하고 어두운 음색, 티타늄과 스테인레스 스틸은 강하고 밝은 음색 그리고 구리 압력판은 기본적인 셋팅으로 어두운 음색을 제공한다. 그러나 플레이트 교체만으로 음색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는 분은 없으리라 믿는다. 단지 마우스피스 음색에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성을 강조하거나 살짝 아쉬운 부분을 채워주는 정도로만 이해하면 맞다. 마지막으로 동봉되어있는 두 개의 드라이버는 리버티 리가처의 위치 변화와 플레이트를 교체할 때 사용하는 전용 공구이고 리드 리플레이서 캡 (Reed Replacer Cap)은 리드를 보호하는 목적이 아닌 사용하지 않을 때 끼워 마우스피스의 팁을 보호하는 캡으로 활용도가 높다. - 사진 9 수많은 테너 빈티지 마우스피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오가 만든 첫 번째 마우스피스 [암마]. 분명 재즈를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이상하리만큼 모든 스타일 (Style)의 음악에 잘 녹아드는 마법을 가졌다. 이 마우스피스는 매우 빠른 반응과 쉬운 컨트롤을 자랑하고 중간 정도의 밝은 음색을 가지고 있지만 테오의 "True Large Chamber"라 불리는 큰 사이즈의 챔버와 합쳐지며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따뜻하고 풍부하며 때론 꽉 찬 음색과 강력한 힘을 가진 새로운 차원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 아쉽게도 이 멋진 작품이 이미 단종되어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암마] 마우스피스 이후에 만들어진 다양한 테너 색소폰의 음색에 새로운 길라잡이 역할을 했음에 박수를 보낸다. <알립니다> 본지 9월호 책자에 실린 해당 코너의 메인 사진이 다음과 같이 잘못 편집되어 독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온라인 페이지의 첫 번째 사진이 이 기사의 본래 메인 사진이며, 책자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본지의 착오로 지난호 사진이 잘못 실렸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사진 A는 지난 8월호의 메인 사진으로, 이번 9월호 책자에 잘못 편집되었습니다. 이에 사진 B로 정정합니다.
포토슬라이드1 / 3
Column
-
“리드의 두께가 연주자의 실력은 아니다”
마우스피스, 리드, 리가처를 색소폰 삼우(三友)라 한다. 없어서는 안 될 정말 중요한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우스피스와 리드는 연주의 장르를 결정한다. 재질과 제조 방법 그리고 사이즈와 형태에 따라서 조금은 다른 소리가 난다. 그래서 사용하던 마우스피스를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리드까지 바뀐다면 자신의 판타지와는 거리가 먼 연주를 만나게 된다.색소폰 삼우 중 으뜸을 꼽는다면, 리드(Reed)라고 주저하지않고 말할 것이다. 연주의 차이는 물론이고 연주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중에 판매하는 다양한 리드를 써보았다. 그것은 더 좋은 리드를 찾기 위함도 있었지만, 새로운 제품에 대한 호기심이 컸기 때문이다.반도랜(Vandoren), 리코(Rico), 라보즈(LaVoz), 마르카(Marca), 다다리오(D’Addario), 레제르(Légère), 피브라셀(Fibracell), 파이버리드(Fiberreed),리고티(Rigotti), 글로탕(Glotin), 브랑쉐(Brancher), 바리(Bari), 알렉산더(Alexander), 우드스톤(WoodStone), 에이더블유(AW), 프랑스와 루이스(Francois Louis), 셀마(Selmer), 오메가(Omega), 실버스테인(Silverstein),포레스톤(Forestone) 등 나열한 리드에서 또 세분화하면 더 많은종류가 나온다. 예를 들어 반도랜(Vandoren)에서도 트래디셔널(Traditional), 자바(Java), V16, V12, V21, ZZ 등 다양하다. 거기에다 사이즈까지 따지면 족히 30종 이상을 경험하게 된다. 리드는 브랜드와 모델도 중요하지만, 두께를 말하는 리드 호수에 따라서 음색이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소리를 낼 수 없을 정도로 두꺼운 리드도 경험할 수 있다. 주관적 견해이지만 리드의 두께가 연주자의 실력은 아니다. 자신과 맞지 않는 리드를 극복하려는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색소폰은 정말 비합리적인 악기인 것 같습니다. 플루트나 트럼펫은 마우스피스 하나로 동일한 소리를 낼 수 있는데, 색소폰은동일한 브랜드의 같은 치수 리드를 사용해도 매번 다른 소리가 나거든요” 나에게 색소폰을 배웠던 취미 생이 종종하던 얘기다. 플루트는 잘 모르겠지만, 트럼펫 마우스피스는 경험이 있다. 그 또한 항상 한결같은 소리가 아니다. 피스는 그대로이더라도 연주자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졌다. 다만 브라스 윈드(Brass Wind)와 우드 윈드(Wood Wind)의 차이로 본다면 리드를 사용하는 우드 윈드가 조금 더 편차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평균적이지 않은 리드의 품질에 대한 불만이 비합리적인 악기로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영화 〈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를 기억한다. 배우 한효주의 상대역으로 123명을 등장시켜서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다. 여자 주인공의 남자 친구는 18세 이후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희소병이 있었다. 조금은 황당하고 독특한 설정이었지만, 멋진 남자 배우가 수없이 바뀌면서 만약 내가 여자 주인공이라면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해서 바뀌는 상대로 인해서 혼란스러워하는, 결코 부러울 수 없는 여자 주인공의 표정이 영화 속으로 더 빠져들게 했다. 문제는 그녀의 대상이 남자만이 아닌 동성으로 때로는 아이로 그리고 노인으로 변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결국 심한 혼란을 겪는 여자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공감하고 말았다. 물론 매일 바뀌는 애인처럼 리드의 변화가 크다면 연주자 역시 그 고통을 견디기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적당히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매력적인 변화라면 묘한 호기심도 생길 수 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두께가 얇은 리드로도 충분히 힘이 느껴지는 고음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무대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평소라면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용도로나 썼을 법한 두꺼운 리드를 다스릴 수 있었다. 동일한 리드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떠올리게 했다. 색소폰의 매력에서 리드가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크다. 연주가 바뀌면 또 다른 연인이 나에게 나타나듯 달라진 리드를 만난다. 크게 당황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며, 즐김이 리드에 들어 있음도 알게 된다. 다행스러운 한 가지는 리드는 최소한 아이와 할아버지로 변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리드를 다스리는 능력이 생기면 오히려 내가 원하는 판타지를 리드에 담는 설정도 경험할 수 있다. 색소폰 입문자라면 공감하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그만큼 색소폰 리드를 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월도 필요하고 고민과 공부를 반복하며 배우는 것이 아닌가 싶다. 리드를 아주 조금 알기까지 30년이 걸렸다. 필자 역시 입문 시절에는 리드 두께의 차이가 무엇인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전문 연주인은 자신이 사용하는 리드의 특성을 잘 안다. 리드의 편차가 될 수 있는 대로 작은 것을 고르는 능력도 있다. 리드를 알고다스린다는 것이 색소폰 연주의 경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리드의 다스림은 여전히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요즘 리드의 편차가 가장 작다고 말하는 합성 리드 또는 플라스틱 리드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좋은 갈대가 고갈되는 현실에서 어쩌면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점점 발전하는 제조 기술 덕분에 갈대 리드와 차이를 바로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한마디로 리드는 정답이 없다. 사람마다 지닌 조건이 다르기에 어떤 브랜드의 특정 리드 두께를 강요할 수도 없다. 그래서 다양한 리드를 써보라고 말한다. 비용이 든다는 것을 제외하면 자신과 잘 맞는 리드를 찾는 것은 색소폰을 알아가는 큰 재미이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리드 여행을 많이 해본 사람으로서 리드 활용법을 남긴다. - 새 리드 버리지 말고, 아주 조금 다른 성향의 마우스피스를 활용하자 예를 들어서서 파리 셀마 C* 모델과 반도랜 AP3 마우스피스가 그 방법이다. 셀마 피스에서 답답했던 리드가 반도랜 제품에서 밝은 소리로 표현되는 것을 활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리드의 품질에 따라서 다소 차이는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른 마우스피스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면 멀쩡한 리드를 버리는 일이 줄어든다 . - 연주 공간의 크기에 따라서 리드의 두께를 선택하자 특히 독주가 아닌 합주의 경우 평소 사용하던 리드가 뒤집어지는 현상도 발생한다. 전문 연주인의 경우 이 또한 다스리기에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공간의 규모와 리드의 두께는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고, 쉽게 다스릴 수 없다.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두꺼운 리드의 사용도 좋은 해결 방법이다. 정말이지 리드는 정답이 없다. 그 매력을 찾는 것은 연주자의 몫이다. 어떤 리드를 만나든 한결같을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 그것이 리드 악기를 선택한 사람의 가장 중요한 태도라고 본다.
-
색소폰은 어떤 구조로 연결 되어 있을까?
-
Dreams of Heaven – 대니정
한국의 데이브 코즈로 불리는 색소포니스트 대니정의 2004년 〈Right On Time〉 앨범 수록곡중 하나인 〈Dreams of Heaven〉 은 당시 많은 연주자들이 따라 연주했을 정도로 인기가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이 곡을 감상하면 서정적이며 아름답고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멜로디인 듯 하지만 그 안에 대니정의 절제된 감성과 화려한 테크닉이 표현되어 들을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곡이다. 이 곡의 첫 소절을 살펴보자. 이 곡의 처음은 MP(조금작은)의 볼륨으로 어택없이 부드럽게 시작해 꾸밈음을 적절히 사용하여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이어 진다.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것은 셈여림의 적절한 사용이 될 것이다. 크레셴도라고해서 볼륨이 ff까지 커지지 않 도록 조심해야한다. 이 곡의 처음은 MP(조금작은)의 볼륨으로 어택없이 부드럽게 시작해 꾸밈음을 적절히 사용하여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이어 진다.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것은 셈여림의 적절한 사용이 될 것이다. 크레셴도라고해서 볼륨이 ff까지 커지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이 소절에서 셈여림의 변화는 mp – mf 정도로 가벼운 변화만 줄 수 있도록 주의하자. 다음 소절을 살펴보자. 이 소절에서는 3/4의 한마디 박자 변화와 함께 곡의 후렴구가 이어진다. 이 3/4의 마디에서는 박자도 조금 느려지는데 정확히 반주와 함께 음정이 움직여질 수 있도록 주의를 하고 셈여림의 변화는 mf – f 정도로 볼륨을 조금 키워서 멜로디가 이어지도록연주를 해보자. 다음 소절을 보자. 이 곡에서는 이 소절이 가장 난이도가 높은 구간이 될 것이다. 이렇게 빠른 운지를 해야 할때는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나씩 운지를 집어가며 멜로디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먼저 파악한 후 조금씩 빨라질 수 있도록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음표가 많아지면 급하게 연주하다 운지를 놓치는 경우들이 많다. 멜로디의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실수들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무조건 빠르게 움직이기보다는 정확하면서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하며 연습하도록 하자. 이 곡의 마지막 소절이다. 박자는 프리(rit)하게 여유가 있기 때문에 앞과 마찬가지로 급하지 않게 주의하자. 그리고 충분히 음정 하나 하나 연주하도록 숙지하는게 중요한데, 음표가 많아 질 때 연습 방법을 설명하자면 다음의 예시를 통해 알 수 있다. 묶어둔 대로 천천히 운지 연습을 한 후 음정들을 연결하여 연주하는 것이다. 똑같은 리듬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악보가 나온 다면 대부분이 똑같은 리듬으로 운지를 돌리기 바쁜데, 그것은 그 악보대로의 연습도 노래대로의 연주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이렇게 묶어 연주한 다음 하나씩 연결하여 연주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면 리듬과 박자가 조금은 더 정확해지고 내가 무엇을 불고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으며 대니정의 연주가 어떠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정확히 알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
[Music Essay] 파리 몽마르트르 물랭루즈, 봄날은 간다
파리의 봄 날씨는 대체로 맑고 선선하지만 일기는 변덕스럽다. 맑은하늘에 불시에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를 뿌리고 지나간다. 자주 내리는 비 덕에 공기는 매우 투명하다. 이렇게 대지를 적시는 봄비는 생명체를 일깨운다. 가로수와 정원에 푸릇푸릇 새싹들이 돋는다. 센 강의 부둣가를 걷는 산책자도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도 분주하다. 아름다운 봄날이 간다. 나는 파리지앵처럼 외투를 걸치고 거리로 나선다. 오늘은 파리 북쪽 피갈 몽마르트르 물랭루즈 앞에서 버스킹을 할 것이다. 몽마르트르 지역은 잘 알려진 명소이다. 예나 지금이나 예술가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특히 이 지역은 색소포니스트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근처에 색소폰 명가 반도랭(Vandoren) 본사가 있고, 색소폰 발명가 아돌프 삭스가 잠들어 있는 묘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프렌치 캉캉과 함께 샹송 가수들이 활동했던 카바레 물랭루즈가 있으니 파리를 여행한다면 빼놓을 수 없다. 몽마르트르는 20세기 초반까지 세탁소와 빨래터가 밀집해 있었다. 가난한 화가들은 이 동네에서 생활하며 그림을 그렸다. 그들 가운데 피카소, 모딜리아니, 르누아르, 반 고흐와 같은 유명한 화가들도 있다. 그들은 이곳의 일상적 풍경에 매료되어 화폭에 담았다. 그 그림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가 그중 하나다. 무명의 돈 없는 화가들이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초상화를 그려 팔면서 테르트르 광장(Place du Tertre)에 화가들이 정착하기 시작한다. 세탁선(Le Bateau Lavoir)은 버려진 선술집을 화가들이 개조하여 아틀리에로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입체파의 시작을 알린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도 당시 이곳에서 창작되었다. 바토 라부아르와 테르트르 광장은 오늘날 관광 객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몽마르트르의 명소가 되었다.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오르는 르픽(Lepic) 거리 입구에 물랭루즈가 있다. 물랭루즈는 프랑스어로 Moulin Rouge, 빨간 풍차란 뜻이다. 1889년 문을 연 카바레로 역사적 장소가 되었다. 건물 지붕 위에 커다란 빨간 풍차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고급식사와 함께 스펙터클을 즐기려는 방문객은 예약이 필수다. 무엇보다도 프렌치 캉캉의 화려한 무대를 즐길 수 있다. 조세핀 베이커, 프랭크 시나트라, 이베트 길베르, 잔느 아브릴, 에디트 피아프 등 이름난 가수들이 활동했다. 후기인상파 화가 툴루즈 로트랙은 물랭루즈를 소재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아카데미작품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영화 〈물랭 루즈〉도 바로 여기서 제작되었다. 나는 물랭루즈 앞 광장에서 색소폰을 꺼내든다. 지하철 피갈 역 출구에서 사람들이 쏟아져나온다. 오가는 인파 속에서 연주를 하려니 신경이 쓰인다. 즉흥적인 암보 연주는 연주자의 집중력이 필수다. 난 소음 때문에 망설이다가 K-pop 〈봄날은 간다〉를 연주했다. 심호흡을 하고 마우스피스를 깊이 물었다. 색소폰 소리가 울리자 사람들 시선이 내게 쏠렸다. 나는 평소대로 노래의 마지막 프레이즈를 끝냈다. 나도 모르게 감흥에 빠져들었다. 우리 가요는 노랫말도 멜 로디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뜻대로 된 연주는 아니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파리의 봄날에 어울리는 노래를 연주했다는 것에 만족했다. 언젠가 물랭루즈에서 혹은 파리의 공연장에서 한국가수가 K-trot로 심금을 울릴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연주를 준비할 때부터 한 젊은 친구가 주위를 서성거렸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 난, “좋아요. 멋지게 찍어보세요.”라고 답했다. 그는 내가 연주를 마치자 웃으며 다가와 연주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었다. “영상을 틱톡에 올릴 거에요!” 거리 연주를 하면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는 일은 덤으로 얻는 즐거움이다. 몇 년 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이 노래를 연주할 때 있었던 일이다. 연주를 마치자 한 여성이 다가왔다.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연주를 들으면서 매우 슬프고 서정적인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떤 내용의 노래인지, 제목은 무엇인지, 심지어 노래를 부른 가수 이름까지 물었다. 나는 그녀의 질문에 답하면 서 유튜브 채널에서 다양한 한국의 노래들을 찾아볼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버스커에게 대중의 반응은 큰 힘이 된다. ▲프렌치 캉캉 이미지(물랭루즈 입구) ▲반도랭 전시장 ▲반도랭 본사 나는 색소폰 명가 반도랭 본사로 향했다. 물랭루즈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색소폰이나 클라리넷 연주자라면 반도랭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도랭은 클라리넷 연주자 외젠 반도랭이 1905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클라리넷과 색소폰 리드, 마우스피스, 액세서리에서 빠르게 선두주자가 되었고, 오늘날 생산량의 90퍼센트를 100개 이상의 나라에 수출한다. 회사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니 1층에 리드, 마우스피스, 리가춰 등의 진열대가 보였다. 악기 종류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설명을 곁들여놓았다. 반도랭의 노하우는 전 세계 과학자들과 음악가들의 협력으로 완성되었다. 연구와 실험을 거쳐 생산된 새 제품들은 생산과 동시에 공개된다. 연주자들은 새로운 제품들을 반도랭 시연실에서 테스팅할 수 있다. 나는 알토색소폰 반도 랭 마우스피스 Java55, 녹색자바리드 3호, 옵티멈 골드리가춰 등을 셋팅해 시연했다. 반도랭 리드의 원료인 갈대는 프랑스 남부 지중해 지역의 갈대밭에서 재배된 100% 천연식물이다. 블루보사 리듬 몇 소절을 연주해보니 과연 반도랭 제품답다. 클라리넷과 색소폰을 위한 스페이스 파티션과 강의실을 포함한 스튜디오도 구비되어 있다. 이런 스튜디오는 유럽은 물론 일본(도쿄), 미국(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북경)에도 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역시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아들 로버트 반도랭에 이어 현 회장인 버나드 반도랭으로 승계되었다. 나는 근처 몽마르트르 공원묘지로 향했다. 이 묘지는 파리 18구에 있는 묘지로 페르라셰즈, 몽파르나스 묘지와 함께 파리의 3대 묘지 중 하나이다. 에밀 졸라, 에드가 드가, 니진스키, 스탕달, 베를리오즈등 예술가들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각각의 무덤에는 묘지 주인의 개성과 삶을 보여주는 독특한 조각과 동상들로 장식되어있다. 아돌프 삭스의 묘는 6구역에 자리잡고 있다. 그는 석재로 지은 가족 납골당에 잠들어 있다. 납골당 오른쪽 벽에 색소폰 그림과 함께 삭스에 대한 정보가 동판에 새겨져 있었다. ‘벨기에 디낭에서 1814년 11월 6일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1894년 2월 4일 죽다.’ 그와 절친했던 프랑스 낭만주의 음악가 베를리오즈의 묘도 몇 구역 떨어진 곳에 있었다. 베를리오즈는 삭스가 파리에서 색소폰 특허를 등록하고 파리 음악계에 입문했을 때 적극적으로 도와준 사람이다. 그의 도움으로 색소폰은 프랑스 군악대에 편성되어 베이스 음역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러나 삭스는 파리 악기제조자들의 견제와 소송에 휘말려 파산하고 말았다. 나는 발명가 삭스에게 경의를 표했다. 삭스의 묘를 떠나면서 “벨기에 디낭의 삭스박물관도 방문해야지”하고 생각했다. 울창한 숲속의 묘지를 산책하다 보면 유명인들의 묘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툴루즈 로트랙의 그림에 등장했던 프렌치캉캉 댄서 라 글뤼의 묘도 눈에 띄었다. 물랭루즈에서 활동했던 예술가들이 저세상에서도 물랭루즈 근처 묘지에 함께 잠들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마치 살아있을 때처럼 ‘지금 여기서’ 대화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있을지 모른다.
Story
-
[색소폰 전공의 모든 것]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이 코너는 <색소폰 전공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 그대로, ‘색소폰 꿈나무’를 위한 입시 관련 소식, 학교 및 커리큘럼 소개 등 색소폰 전공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색소폰 전공이 있는 대학 기관을 방문해 교육 현장을 살펴보고, 실제 전공생과 교수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월간색소폰>에서 이번에 방문한 학교는 이번호의 테마인 ‘남행’과 꼭 들어맞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전남대학교이다.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는 세계를 선도해나갈 문화예술 분야의 인재양성을 목표로 ▲피아노 ▲성악 ▲작곡 ▲관현악 전공자들을 모집해 교육하고 있다. 색소폰은 음악학과의 관현악 전공 중에서도 ‘클라리넷 또는 색소폰’ 전공으로 지원할 수 있다. 전남대 음악학과의 강점은 이론부터 실기까지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심도 있는 ‘단계별 수업’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론 위주의 저학년 맞춤 수업부터 실기 위주의 고학년 맞춤 수업까지 탄탄한 커리큘럼을 특징으로 한다. 다만 저학년 때에도 빠지지 않는 전공 실기, 합주 등의 수업을 통해 연주자로서의 기량을 꾸준히 향상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학년 때는 ▲화성학 ▲음악이론 및 시창청음 등의 이론 수업과 ▲관현악합주 ▲전공실기 등의 실기 수업을 전공필수로 들어야 한다. 2학년 때는 1학년 때의 실기 수업에 ▲서양음악사가 전공필수로 추가된다. 이 밖에도 컴퓨터 음악을 배울 수 있는 ‘음악소프트웨어’ 수업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3학년 때는 ▲관현악합주 ▲전공실기 등의 실기 수업이 주를 이루며, 대신 전공선택 과목이 다양해진다. ‘재즈음악’ 과목을 통해 클래식이 아닌 다른 분야의 음악을 접해볼 수 있으며, ‘멀티미디어음악’ 과목에서는 영상공학, 디지털 애니메이션 등 공학과 음악의 융합을 목표로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실습할 수 있다. 졸업을 앞둔 4학년의 경우 실기수업은 물론이고, ‘편곡법’ ‘지휘법’ ‘예술경영’ 등의 다양한 전공선택 과목을 통해 좀 더 심도 있게 음악을 탐구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다양한 연주회를 통해 실전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점도 전남대 음악학과의 장점이다. 연 2회 정기연주회가 개최되며, 이 밖에도 전공별 연주회, 지역 및 국제간 교류음악회, 초청음악회 등이 열린다. 학생들이 직업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음악치료 등 세분화된 교과목도 제공된다. 실제로 많은 졸업생이 국·공립 및 사립 연주단체의 연주자로 활약할 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 음악강사, 음악 분야 작가, 방송 및 영화 음악감독, 공연장 하우스매니저, 공연기획자, 오페라·뮤지컬 분야의 음악 진행 및 감독 등 여러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2024학년도 전남대학교 수시 모집요강’에 따르면 관현악 전공 입학 정원은 총 19명으로, 클라리넷 또는 색소폰 전공의 경우 2명을 선발한다. 입학 희망자는 ‘예능우수자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1단계에서 학생부 100%를 반영해 모집 인원의 5배수를 선발한 뒤 1단계 합격자를 대상으로 2단계 실기 시험을 실시(1단계 30%+실기 70%), 총점이 높은 순으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학생부 반영 교과목은 국어, 영어, 한국사, 사회이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따로 적용되지 않는다. 색소폰 전공 응시자의 경우 별도의 실기 과제곡은 없으며, 자유곡 1곡을 연주하면 된다. 왼쪽부터 전남대학교 색소폰전공 23학번 주재완, 20학번 이호진 [Mini Interview] Q.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호진(이하 이): 안녕하세요. 전남대학교 20학번 이호진입니다. 중학생 때부터 취미로 색소폰을 연주하다가 고등학생 때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한 뒤 현재 대학에서 색소폰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주재완(이하 주): 안녕하세요.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에서 색소폰을 전공하고 있는 23학번 주재완입니다. Q. 색소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이: 중학교 신입생 때 입학 환영회에서 관악부가 연주하는 것을 보고 ‘저기에 꼭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하기도 했는데, 관악부 연주가 엄청 인상 깊더라고요. 그런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디션을 놓쳤어요. 아쉬워하고 있던 찰나, 색소폰을 담당하던 부원 중 한명이 탈퇴하면서 운 좋게 색소폰을 불게 됐죠. 주: 저는 대안학교를 나왔는데, 교장선생님이 음악을 전공하신 분이었어요. 학생들이 어떤 악기를 쉽게 접할 수 있을까 고민하시다가 색소폰을 가르치고 계셨죠. 처음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어요. 그러다 학교 연주회를 본 뒤 관심이 생겨서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게 정말 재밌더라고요. Q. 입시 준비는 어떤 방식으로 했어요? 이: 저는 고등학교 3학년 9월쯤부터 입시 준비를 시작했어요. 꽤 늦게 시작한 편이죠. 그 전까지는 색소폰을 취미로만 했고요. 그마저도 중학교 졸업 후에는 꽤 오랫동안 쉬었어요. 막상 색소폰과 멀어지니까 어느 날 문득 너무 불고 싶더라고요. 열정은 컸지만, 다른 입시생보다 연습기간이 부족하니 결국 재수를 하게 됐어요. 그래도 연습은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버스가 끊길 때까지 학원에서 살다시피 하며 연습했죠. 특히 부족한 기본기를 채우기 위해 스케일, 텅잉 등의 기초 연습에 집중했어요. 주: 저도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쯤에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게 색소폰뿐이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색소폰으로 대학을 가겠다고 결심했죠. 입시 준비하는 기간에는 밥 먹고, 잠 자고, 운동하는 시간 총 6시간 빼고는 거의 색소폰만 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입술에 온통 멍이 들어있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운 좋게 바로 합격할 수 있어 다행이었죠. Q.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 ‘재미없는 연습’을 ‘정확한 방법’으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기본기 연습을 반복하다보면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을 때가 많아요. 그래도 그게 가장 필요한 연습이에요. 비전공자 눈에만 화려하게 보이는 연주를 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어요. 자신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주: 저는 끈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연습하다보면 막히는 부분이 무조건 생겨요. 아무리 해도 안 될 때 ‘내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지금 힘들다고 쉬면, (연주자로 활동하지 못하고) 평생 쉬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지금 입시 준비하는 친구들도 아랫입술이 엄청 아프고 이런저런 고충이 많을 거예요. 그래도 그거 잠깐이니까 조금만 견디고,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Q. 전남대 색소폰 전공은 어떤 커리큘럼을 밟게 되나요? 이: 1학년 때는 화성학, 음악이론 등의 이론수업과 전공실기, 합주 등의 실기 수업을 들어요. 2~3학년 때는 서양음악사, 대위법 등의 수업이 추가되고요. 4학년 때는 전공실기와 합주를 위주로 수업이 구성되죠. 학년이 올라갈수록 실기 수업의 비율이 커지는 것 같아요. Q. 전남대 색소폰 전공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주: 저희는 실용음악과가 아니라 클래식 전공이라서 합주 위주의 수업이 많아요. 그렇다보니 선후배들과 교류가 많고 다른 악기와도 지속적으로 만나게 돼서 실력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Q.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수업은 무엇인가요? 이: 아무래도 개인 레슨 형식의 전공실기가 가장 도움이 되죠. 저는 악보를 볼 때 별다른 생각 없이 그대로 연주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강사님이 곡의 전체적인 연결에 집중하시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말씀해주시니까 곡에 대한 저의 이해도도 더 높아지는 것 같고요. 부족했던 기본기가 많이 보완되는 느낌이에요. 확실히 실력이 향상됐다는 자신감이 들어요. 그 다음으로는 합주나 음악이론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특히 음악이론 같은 경우는 이론을 몰라도 연주를 할 수는 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시야가 새로워지고, 곡을 표현하는 폭도 더 넓어진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이: 오케스트라 연주도 좋지만, 저는 솔로로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요. 예정된 솔로 공연은 아직 없지만 일단 졸업연주회를 앞두고 있고요. 기회가 된다면 협연 오디션을 보려고 해요. 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다만 제가 연주자로 활동을 한다면, 제 이름을 들었을 때 누구나 인정해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학업과 관련해서는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제게 색소폰을 알려주신 대안학교 교장선생님도 전남대 예술대학을 졸업한 뒤 오스트리아에서 공부하셨거든요. 처음 색소폰을 배우며 교장선생님의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유학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어요. 교장선생님이 계셨던 오스트리아나 프랑스, 혹은 독일로 가고 싶습니다.
-
서울예술대학교 음악학부 실용음악전공
‘색소폰 전공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을 붙인 해당 기사는 색소폰을 전공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 제공을 위해 기획되었다. 색소폰 음악의 저변 확대와 입시 관련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며, 색소폰 전공이 있는 대학 기관을 방문해 교육 현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색소폰의 현시점을 알 수 있는 좋을 계기가 되길 바란다. 〈월간색소폰〉에서 두 번째로 방문한 학교는 서울예술대학교로 실용음악전공 정중화 전 임교수의 빅밴드 수업에 참관하여 현장을 취재할 수 있었다. 글·사진 안지인 기자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서울예술대학교의 음악학부 실용음악전공은 탄탄한 이론과 깊이 있는 실기 교육으로 세계 최 고 수준의 대중음악 전문가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뮤지션을 양성하고 있다. 가수, 프로듀서, 싱어송라이터, 연주 자, 작·편곡가, DJ, 오디오비주얼 아티스트 등 모든 대중음악 영역의 역량과 그와 관련된 기획자, 엔지니어, 교육자 등 전문 적인 음악 예술인 직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노래·작곡·연주/전자음악/음향디자인/DJ 네 개의 전공으로 나뉘며, 창작에 관련된 전문적인 이론과 실습을 통해 방송음악, 매체음악, 영화음악, 광고음악, 공연, 뮤지컬 등 영역을 확 장하며 직업 음악인으로서의 기본자세와 방향성을 제시한다. 〈월간색소폰〉이 참관한 빅밴드 수업은 빅밴드 혹은 빅밴드 에 준하는 라지 앙상블을 기본으로, 다양한 현대 실용음악을 합주를 통해 개개인의 연주 능력을 향상하고, 프로로서의 자세 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수업 모토를 가지고 있다. 미국 The New School for Jazz & Contemporary를 거쳐 뉴욕 Queens College 대학원을 졸업한 정중화 교수가 빅밴드 수업을 직접 지도하고 있으며, 아버지 혹은 선배 뮤지션의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정중화 교수는 재즈계 거목(巨木)이자 10년간 KBS 관현악단장을 지낸 색소폰 연주자 故 정성조 교수의 아들로 작·편곡, 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등 다수 관악기에 능했던 아버지처럼 정중화 교수도 콘트라 베이스, 트롬본, 작·편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예술대학교는 2008년부터 ‘전문학사과정(3년제)’과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1년제)’이라는 이원(3+1체제)학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生도제식 실기 교육인 컨서버토리(Conservatory)와 실용주의에 입각한 이론과 현장 중심 교육인 스쿨(School) 시스템의 장점을 살려 체계화했다. 〈서울예술대학교 2023학년도 수시 전문학사학위과정 신입생 모집요강〉에 의하면 실용음악 전공 입학 정원은 53명으로 그중에서 관악 파트는 실기성적 우수자를대상으로 3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수시 전형 방법 및 반영비율은 실기 70%, 학생부 30%이며, 학생부 반영 교과목 으로는 국어, 영어, 수학이 반영된다. 연주 파트 실기 시험은 1차(2분 내외의 자유곡)와 2차(필기 시험(실용음악통론), 5분 내외 자유곡 1곡 및 구두 문답) 시험을 통해 재능있는 학생을 선발하며, 학교생활기록부 성적, 실기고사 성적의 총 득점 성적순으로 모집인원의 100%를 선발한다. ●1학년 – 전공실기, 시창청음, 국악개론, 리듬합주, 빅밴드, 기초악기랩, 실용음악화성학, 컬쳐허브-인터컨츄럴뮤직 ●2학년 – 창업의 이해, 합주실기, 전공실기, 빅밴드, 음악지식재산권 ●3학년 – 전공실기(어드밴스드 스터디), 리사이틀세미나, 졸업작품연구, 부전공실기, 임프로비제이션, 빅밴드 Q. 차세대 연주자를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자기소개 부탁드 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예술대학 3학년에 재학중인 21학번 색소폰 전공 김상범입니다. 개인적으로 재즈를 좋아하고 재즈에서도구체적으로 프리재즈라고 해서 현대 컨템퍼러리 음악 즉흥연주에 가까운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재즈 밴드나 클럽에서 연주하기도 하고 무용이나 미술을 하는 분들과 융합공연을 하는 무대에서도 활동 중입니다. Q. 빅밴드 수업은 어떤 수업인가요? A. 클래식 같은 경우에는 관악기도 오케스트라 관악 합주를 통한앙상블 수업이 많습니다. 같은 관악기끼리 합을 맞추면서 사운드를 만들어 가는 게 익숙한 반면 재즈에서의 관악기는 솔리스트 악기에 가까운 형태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같은 관악기 주자끼리 만나 소리를 만들어가고 밸런스를 맞춰 가는 게 흔치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빅밴드라는 게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재즈를 전공한 학생 입장에서는 기존에 훈련해온 것과 다른 방면으로 관악기끼리 앙상블, 화합을 맞출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서울예대에 색소폰을 전공하는 학생이 몇 명이고 색소폰 전공 교수님은 어떤 분들이 계시나요? A. 재학 중인 학생은 4명이 재학 중이고 매년 한두 명 정도 신입생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색소폰 전공 교수님은 남유선, 여현우 교수님이 출강하시고 계십니다. Q. 서울예대 입학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어떤 때 들었나요? A. 특히 우리나라에서 학교가 가지는 의미는 동료를 만날 수 있는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하던 무엇을 하던 혼자서 해나가야 하는 일인데, 그런 동료를 만들려면 사회생활을 하며에너지를 쏟아야 하는데 학교생활을 하면 자연스럽게 나와 비슷한 혹은 나보다 앞서있는 동료나 선후배를 만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런 선후배들을 통해서 좋은 기회들이 오기도 하고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 그런 기회의 장에 계속해서 노출될 수 있는 점이 좋은 점인 것 같아요. Q. 서울예대에 입학을 하려면 어느 정도 연습을 해야 하나요? A. 제가 느끼기에 서울예대는 기본적인 지식들, 음악을 업으로 해야 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 지식들이 당연히 수반되어야 하고 실제로 신입생들 보면 학생이라고 느껴지는 친구들 없거든요. 이미 독자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친구들 중에서더더욱 개성이 있는 친구들을 추려내다 보니까 당연히 연습은 평균 이상의 수준을 수반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 Q. 입시를 위해 구체적으로 준비한 것들은 무엇인가요? A. 심사위원 입장으로 본다면 첫 번째로는 악기적인 숙련도겠죠.본인 전공에 대해서 이 친구가 얼마나 숙련되게 다룰 수 있는가. 색소폰이라고 예를 들면 좋은 톤 컬러, 좋은 스케일의 숙련도, 어떠한 상황에서 즉흥 연주를 할 수 있는 능력, 그런 것들이 될 것이고 두 번째는 그 친구의 아이덴티티가 되겠죠. 학교는 그 친구를 3년만 가르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 출신으로 앞으로 계속 활동할 친구를 뽑는 거라서 그 친구만의 독특한 개성 혹은 이 친구는 음악을 쭉 할 것 같다는 점 등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Q. 앞으로 음악가로서 계획? A. 현대음악, 나아가서 즉흥연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고 음악가로서라기보다는 예술가로서의 갈망이 좀 더 큰 것 같습니다. 제가겪어가고 느껴가는 것들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 남에게 생각하게끔 계기를 주는 게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저 스스로를 탐구할 것이고 그런 무대들, 음악을 듣기만을 위한 무대에 많이 설 것 같지는 않아요. 다양한 무대들을 시도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유튜브가 영어로 상범킴으로 되어있는데 유튜브 검색하셔서 들어오시면 제 연주를 보실 수 있고 작년에 발매된 제 앨범이 있어요. 관심 있는 분들은 유튜브, SNS에 제 앨범, 모든 음원 플랫폼에 있으니까 검색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서울예대에 오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A. 방법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딘가에 도달하고 싶다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아야 하고, 그걸 위해서 얼마나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고, 그걸 안다면 실천만 하면 되잖아요. 사실 후배분들에게 제일 하고픈 이야기는 단순히 학교 입학만이내 음악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중요한 관문이지만 그보다 더 멀리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학교에 입학하는건 그 부분의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신의 음악을 건강하게 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뭔가 자신만의 목적대로 가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예술을 꿈꾸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지금이 스스로에게 질문을해야 하는 시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는가? 이걸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지금은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겠지만 이게 10~20년 뒤가 되면 세상이 본인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할거거든요. ‘네가 그걸 왜 꼭해야 해? 왜 계속 하고 있는 거야?’ 그 순간에 무너지지 않도록 남들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해야 하는 나만의 한 가지 이유를 잘 고민하는 시기를 가진다면 앞으로의 모든 역경들 잘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2018년도부터 서울예술대학교에 전임교수로 있습니다. 그전에는 강사로 10년 동안 있었고 제 전공은 대학원 때 작곡을 전공했고 콘트라베이스도 했었고요. 요즘은 관악기를 많이 연주하고 노래도 하고 여러 가지 하는데 전공은 작·편곡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Q. 빅밴드 수업을 하는 모습에서 학생들에게 애정이 많다는 게 느 껴졌어요. A.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이시자 정성조 선생님은 모든 실용 전공학생의 선생님 그러니까 서울예대 실용음악과라는 것을 만드셨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분이 빅밴드 수업을 하셨어요. 저는도와드리다가 다른 대학에 전임으로 있었고요. 가끔 와서 저도 편곡을 하고 도와드리다가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에 서울예대 전임이 되어서 제게는 의미가 깊고 빅밴드도 애정을 가지고 하고있습니다. Q. 테스트하는 짧은 순간에 학생들의 재능을 어떻게 알아보시나요? A. 저희가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게 있어요. 예를 들면 피아노 치는친구들은 베이스든 드럼이든 마찬가지만 기본적인 테크닉과 음악을 연주할 때 소화능력. 외모는 보지 않아요. 근데 무대에 섰을 때카리스마 같은 것들은 보죠. 어떤 친구를 딱 봤을 때 뭐가 느낌이 다르거나 카리스마가 있다. 어린데도 불구하고 그런 게 느껴지는 친구들이 있어요. 자기만의 색깔도 중요하고 기본적인 음악 지식도필요해요. 노래만 잘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초견이나 화성학 같은 음악적인 지식이 있거나 자기가 반주를 해서 연주를 한다든지 그런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서울예대에 오고 싶어 하는 학생들 또는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 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학생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드럼은 드럼만 잘 치고, 베이스는 베이스만 잘 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요. 전공 악기만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거든요. 하지만 음악은 연결이 되어 있어요. 모든 악기의 기본은 피아노잖아요. 피아노를 배우면서 음악적인 기초 지식을 많이 쌓아 놓는 게 다른 악기를 하는 데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보컬도 그렇고 드럼은 도레미파가 없잖아요. 그래서 음악적 지식이 없는 드러머도 많거든요. 근데 사실은드러머나 노래하는 친구들이나 베이시스트나 피아니스트나 작곡하는 학생이 피아노나 이론을 배우면 전공 악기에도 도움이 되고 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Q.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잘하는 학생들이 좀 더 많은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노래도 잘하고 연주도 잘하고 끼가 있는 친구들이 지금보다 좀 더 많이 무대에 섰으면 좋겠는데, 그런 기회가 많지는 않은 것 같아서 부모의 입장에서 혹은 아버지의 입장에서 좀 더 저변이 확장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
[색소폰, 그곳을 가다] 안양대학교 색소폰 아카데미 5기 축하로 첫걸음 원투쓰리뮤직홀 개관
지난 5월 13일 수원시 장안구 송정로에 위치한 원투쓰리뮤직홀 개관을 축하하기 위한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색소폰 아카데미(이하안양대) 5기 수강생 음악회가 열렸다. 해당 음악회의 색소폰아카데미 5기 회장을 맡고 있는 이찬옥 대표가 개관한 원투쓰리뮤직홀은색소폰 연주를 비롯한 사교댄스, 라틴 댄스, 노래와 같은 취미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글·사진 안지인 기자 이날 열린 안양대 연주회가 있던 원투쓰리뮤직홀에는 개강을 앞둔 5기 수강생들과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발걸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안양대에서 색소폰을 배우고 연주하며 친분으로 맺어진 관계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음 짓는사람들이 많았다. 몇몇의 학생들이 손수 장만하여 가지고 온 음식들이 테이블에 진열되고, 그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안양대 5기의 새로운 추억이 그려지고 있었다. 무대에 조명이 켜지며, 그동안 안팎에서 갈고닦았던 색소폰 연주를 선보이는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저마다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 연습한 곡을 연주하고 아쉬움 또는 끝났다는 만족감으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렇게 총 24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올라 연주하였고, 누구 하나 자리를 떠나지 않고경청하며 1부 무대를 즐겼다. 1부 음악회가 끝난 후에는 도시락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곧바로 2부를 즐기기 위한 준비에들어갔다. 2부는 색소폰으로 다 표현하지 못했던 끼를 노래로발산하는 시간으로, 각자의 일상과 위치로 인해 표현하지 못했던 자신을 새롭게 만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개관 기념 음악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이찬옥 대표의 원투쓰리뮤직홀은 인테리어를 전공한 그의 경험과 감각적 손길로 완성됐다. 색소폰을 취미로 오랜 시간을 배우면서 5,60년대의 중년이 즐기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시발점이 되어 오늘의 원투쓰리뮤직홀 개관까지 이르렀다. 원투쓰리뮤직홀이라는 이름도 이찬옥 대표가 직접 지었다. 색소폰 연주, 댄스, 노래 이 세 가지를 한 공간에서 즐길수 있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처럼 원투쓰리뮤직홀에서는 색소폰 연주와 댄스, 노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취미 공간이 되고 그들이 그러한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방음부스 시설과, 춤을 출 수 있는 넓은 홀, 그리고무대에 설 수 있는 무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찬옥 대표는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이 공간에 모여 취미를 즐기고 무대에 서고 친목을 다져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헀다. 아울러 원투쓰리뮤직홀이라는 공간이 필요한 사람 혹은 단체가 있으면 무대 대여 및 연습실 대여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 얘기했다. 또한, 원투쓰리뮤직홀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안양대 평생교육원 색소폰 아카데미 지도 교수이자 색소포니스트박동준은 “직접 와보니 분위기가 너무 좋고 깔끔하다”며 “특히 재기 발랄한 안양대 5기 수강생들이 같이 모이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소감을 남겼다. 덧붙여 이찬옥 회장은 현재안양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보배 같은 사람이라 칭하며 “힘닿는데 까지 회장님 하시는 일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20년 동안 수원시 정자동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다가 우연히 색소폰을 배웠고 안양대를 다닌 지 5년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박정호 프로님한테 초·중급반 배웠고 이후로 3년째 박동준 프로님한테 지도를 받으면서 안양대 5기 회장으로 있습니다. Q. 원투쓰리뮤직홀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A. 5,60대의 중년들이 취미를 즐기기 위해 마땅히 갈 곳이 없기때문에 장소를 마련해주면 그런 분들이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원투쓰리뮤직홀을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Q. 원투쓰리뮤직홀은 정확하게 어떤 취지를 가진 공간인가 요? A. 백퍼센트 회원 전용 공간으로 회원들끼리 모여서 춤도 추고노래도 하고 연습 부스에서 색소폰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분들을 위해 공간 대여를 하고 또, 오늘 안양대학교에 박동준 프로님이 운영하시는 안양대 색소폰 아카데미 5기에서 30명이 오셨는데, 이러한 단체를 위해 즐겁게 놀 수 있는 무대와 공간을 제공합니다. Q. 어떤 분들이 원투쓰리뮤직홀에 오면 좋을까요? A. 저와 마인드가 같은 분들 혹은 인생을 멋지고 즐겁게 살고 싶은 분, 이곳에서 재미있게 즐기면서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이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저와 같이 자신이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싶은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해요. 그런 분들이 있다면 저희 원투쓰리뮤직홀에 오셔서 연주도 같이 하고 무대에도 같이 서며 즐거움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저도 개인적으로 색소폰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니까 좀 더 열심히 해서 연습해서 멋진 연주자로서 무대에 서고 싶어요.
-
[색소폰, 그곳을 가다] 2023 제1회 전국시니어 색소폰 경연대회
글·사진 성열웅 발행인 영흥도의 화력발전소 에너지파크에서 특별한 색소폰 대회가 열렸다. 색소폰을 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 실력이 되면 누구나 대회에 대한 욕망이 있다. 과연 나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평가받고 싶어 한다. 또는 내가 이만큼 잘할 수 있다는 실력을 보여주고 이로써 나도 봉사를 할 수 있는 실력을 인정받고 싶기도 한다. 산업의 역군으로 열심히 가족을 위해 일에만 열중하다 이제는 취미생활로 색소폰을 연주하는 분들은 소싯적 열심히 일했던 젊음의 열정을 색소폰 연주에 공들인다. 그분들의 그 열정을 모아 시니어들만을 위한 잔치가 바로 이번 경연 대회이다. 시니어대회를 기획하고 운영한 이성희 지회장은 사업에서 색소폰으로 판을 키우고 있다. 평범한 중년 사업가가 색소폰을 접하고 동호회 사무실을 운영하고 프로와 동호회 운영과 이를 통한 음악 행사를 통해 작은섬색소폰 콘서트홀 원장으로서 유명 공연장으로 만들고 이후 ㈔한국색소폰협회 영흥도 지부장을 거쳐 인천 지회장으로 커나가면서 이제는 색소폰 대회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색소폰 대회를 운영한다는 것, 하나의 대회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는 것은 그저 하나의 대회로서의 흥행 정도 이상이다. 지역사회에서 전국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지역 홍보는 물론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지역의 이미지 개선은 향후 제품 등 모든 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대회는 처음 진행하는 행사와 다르게 깔끔했다. 그만큼 준비를 많이 한 결과일 것이다. 100명이 훨씬 넘는 인원이 예선에 참가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이는 연도 초기에 이루어진 행사이기도 하지만 홍보를 그만큼 많이 한 준비의 성과이리라. 이 중에서 44명을 결선에 참여시켰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결선에 오른 것은 그만큼 실력이 좋은 출연자가 많았다는 것이며, 대회에 목마른 시니어가 많았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또한 색소폰 시장을 주도하는 연주자는 시니어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도 입증이 되었다. ▲신현수 참가자 ▲임병욱 참가자 ㈔한국색소폰협회(회장 김원용)와 이성희 지회장의 대회 취지에 걸맞게 시니어에 속해있는 연령대가 그동안 고단한 삶을 살아왔고 우리나라 산업 역군의 그 임무를 다한 이들의 바램을 씻어주는 결과가 되었다. 여가 생활보다는 삶의 터전을 일구기에 바쁜 세대였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 그리고 산업화와 풍요로움을 경제 파노라마를 오롯이 겪어온 세대가 이제는 ‘쉼’의 문턱에서 색소폰을 접하고 이를 즐기는 것에 힘을 불어 넣어준다. 그렇기에 본 대회는 의미 있고 격이 갖춰질 대회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수상은 대상, 금·은·동상과 우수상, 장려상, 인기상, 특별상으로 구분하여 수상했다. 16명이 시상하였으며, 대상은 〈유리벽 사랑〉을 연주한 지준각 참가자가 차지하였으며 금상은 신현수 참가자의 〈막걸리 한 잔〉, 은상은 최인숙 참가자의 〈Know your heart〉, 동상은 〈님이여〉를 연주한 황귀남 참가자가 차지하였다. 이 대회를 기획한 이성희 지회장은 시니어를 위한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이를 위해서 서로 지켜야 할 공연과 연주 문화에도 힘쓰고 있으며, 색소폰의 품위와 격을 높이고자 다양하게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회 이후 모니터링과 미비점을 보완하고 점검하는 손길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다음번 대회가 더 기대가 된다. 〈월간색소폰〉에서는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현지 여건 으로 실시하지 못하였지만 추후 (다소 늦기는 했지만) 이를 다시 편집하여 제공하고 있다. ▲전국 시니어 색소폰 경연대회 이미지 ▲ 동상 수상 황귀남 참가자 ▲은상 수상 최인숙 참가자 ▲ 금상 수상 신현수 참가자 ▲은상 수상 지준각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