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1(월)
 

 

 

코로나19의 위험 속에서도 식지 않은 색소폰을 향한 사랑과 열정! 움츠리고 단절된 일상생활 속에서 색소폰 연주로 답답함을 달래가며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고 있는 아마추어들이 안전한 방역수칙을 지키며 펼치는 색소폰 경연대회. 조용하면서도 내면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조심스런 현장에 가 보았다.

 

지난 10월 18일 제천 한방바이오 엑스포공원 한방생명과학관 야외무대에서 <2020 제천 아마추어 색소폰 경연대회>가 개최되었다. 이 대회는 제천 빅밴드가 주관하고 제천문화재단이 후원하는 행사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일반부 30팀, 시니어부 20팀 등 총 50팀이 참가하여 참가자 가족과 친지 등 300여 명이 함께하며 열띤 경연을 펼쳤다.

 

코로나19 이후 전국 최초로 시행한 면대면 야외공연

 

코로나19 이후 다른 지자체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마찬가지로 제천 한방 바이오 박람회도 취소되었으나 박동준 프로가 매년 성황리에 개최해 오던 제천 한방바이오 엑스포 기념 <전국 아마추어 색소폰 경연대회>의 명맥을 잇기 위해 올해는 참가자 수를 대폭 축소하여 합주를 제외한 독주만으로 야외에서 거리를 두고 실시하게 되었다. 박동준 프로의 안내에 따라 참가자와 관람객들은 열 체크와 함께 방명록을 작성하고 거리를 두며 자

리를 잡았다.

 

긴장과 떨림의 예선 경연대회

 

오전 10시경 대회의 시작을 알리며 일반부(60세 이하) 30팀부터 경연이 시작되었다. 무대에 오르는 경연자들의 긴장과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차분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무대 건너편 자작나무 숲 사이사이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두고 앉거나 서서 관람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관람 모습이었다. 예선대회의 심사위원은 3명(김주현, 이수환, 오나리)으로 심사위원 축하 연주도 있었다. 점심시간은 따로 없었고, 주최 측에서 도시락을 준비하여 수시로 배부하며 자율적으로 식사를 했다. 관람객들은 엑스포 공원 내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감상하고 산책하면서 멋진 연주를 듣기도 하였다. 일반부에 이어 시니어부(61세 이상) 20팀이 경연을 펼쳤는데 연륜에서 묻어나온 연주 실력은 과히 프로와 견줄만했다. 코로나19의 청정지역인 제천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염려되어 이번 대회의 총괄 진행자인 박동준 프로는 진행 중에 수시로 마스트 착용을 안내하며 방역수칙을 잘 지킬 것을 거듭 당부하였다.

 

한층 물오른 본선 경연대회, 그리고 유종의 미를 거두다

 

본선 진출자 12팀(일반부 7팀, 시니어부 5팀)이 발표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박동준 프로의 빅밴드가 <울고 넘는 박달재>를 신나게 연주했고, 4시 넘어서 본선 진출자들의 경연이 시작되었다. 본선은 황금나팔 윤정현 색소포니스트가 사회를 보았는데 능수능란한 사회는 명불허전이었다. 넘치는 끼와 유머 감각은 갑자기 떨어진 기온으로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그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데 수고한 분이 있어 오늘 이 자리가 있을 수 있었다. 준비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또 끝나고 뒷정리까지 수고해 주셔야 하는 박동준 프로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인사말을 하며 준비 과정부터 끝날 때까지 노심초사하는 박동준 프로의 마음을 위로하는 멘트로 주목받기도 했다. 

 

본선은 더욱 공정한 심사를 위해 7명(김영중, 최정환, 김미영, 박정호, 이수환, 김주현, 오나리)의 심사위원들이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5명의 점수를 합산한 결과로 등위를 매기도록 하였다. 경연이 끝나고 심사 집계를 하는 동안 박정호, 최정환, 박동준, 석성노 프로의 축하 연주가 있었다. 본선 진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 옷깃을 여미며 끝까지 자리를 같이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장려상(윤현영, 양성우), 동상(권순현, 한숙자), 은상(최홍창, 나운규), 금상(유심, 이성진)이 발표되었고, 전체 대상의 영광은 <하바나>를 연주한 일반부 최양경 씨에게 주어졌다. 곧바로 시상식이 이어졌고 상장과 상품 수여를 끝으로 경연대회를 마쳤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8시간 동안의 면대면 경연대회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색소폰 사랑과 애향심으로 빛나는 끝없는 도전!

 

사실 이번 대회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매년 해오던 ‘제천 한방바이오 엑스포’ 행사가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지원받던 예산이 없어졌는데, 그래도 그동안 해오던 <제천 아마추어 전국 색소폰 경연대회>의 맥을 이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제천시청을 수차례 쫓아다니며 어렵게 승낙을 받았다. 이후 대회 공지에는 제천 의림지 수변공원으로 안내되었다가 다시 한방 바이오 엑

스포공원으로 변경되었다. 전국대회인 만큼 제천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 10월 10일로 예정됐던 날짜가 18일로 연기된 이유로는 충청북도에서 11일까지 특별방역기간이라는 행정명령이 내려와 행사 자제를 부탁하였기 때문이라고 박동준 프로는 말했다. 또한, 언제 어떻게 방역단계가 조정될지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인지라 그동안 준비과정에서 어렵고 힘든 일이 참 많았으리라는 것도 미루어 짐작이 갔다. 그 힘든 일을 왜 했을까? 아마도 색소폰에 대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제천지역에 대한 애향심의 발로라고 밖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지난해에 ‘제천 문화의 거리’ 행사에서 거리를 꽉 채우며 개최된 <전국 색소폰 합주 경연대회> & <500인의 색소폰 연주>에서 울려 퍼진 <아리랑>과 <울고 넘는 박달재> 합주가 1년이지난 지금도 그때의 감동이 생생하다. 박동준 프로의 도전은 어디까지일까? 그의 끝없는 열정을 응원한다.

 

(월간색소폰)지현숙 기자= msp@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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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제천 아마추어 색소폰 경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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