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1(월)
 

라이브 음향 시스템의 믹서에 대한 강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0월호에서는 실전에서의 본격적인 활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믹서의 입력 레벨인 게인(GAIN) 설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지금부터는 출력 레벨인 볼륨 밸런스 설정에 대한 강좌를 이어가겠습니다. 내용 중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거나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이메일을 통해 문의하여 주십시오.

 


페이더로 볼륨 밸런스 설정

1. 모든 페이더의 위치는 0dB이 표준

 

위의 그림에서 보다시피 믹서에서의 출력 레벨을 설정하는 페이더에는 수치가 표시된 눈금이 수직으로 나열되어 있다. 이때, 수치 다음에는 음량의 크기 단위인 dB(데시벨)이 생략되었다고 생각하자. 일반적으로 믹서의 페이더 길이가 60mm 규격이면 하단으로부터 2/3 지점, 페이더 길이가 100mm 규격이면 하단으로부터 3/4 지점 정도의 위치에 0dB 눈금이 다른 눈금에 비해 좀 더 두껍게 표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수치와 눈금은 믹서에 장착된 모든 페이더가 동일하다.

 

0dB 눈금에 굵은 선을 표시해 강조하게 된 이유는 믹싱 과정에서 그만큼 이 지점이 중요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이 위치를 ‘디자인 센터(설계중심)’라고도 일컬으며 0dB의 위치에 페이더가 있다면 우리가 이전에 설정한 게인 레벨을 그대로 출력한다는 의미이다. 즉, 입력 레벨과 출력 레벨이 같다는 것. 이를 ‘유니티 게인’이라 부르는데 이 포지션이 음질의 열화가 가장 낮은 순수한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0dB보다 낮게 페이더를 설정하면 입력되는 레벨보다 더 작게 감쇄시키는 것이고 0dB보다 높게 설정하면 입력되는 레벨보다 더 크게 증폭시켜 내보낸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한 이유로 믹서에 오디오 신호가 흐르는 채널에는 페이더 위치를 0dB에 두고 볼륨 밸런스를 잡아가는 것이 정석이다. 물론, 오디오 신호가 흐르지 않는 채널의 페이더는 굳이 올려둘 필요가 없으므로 맨 아래로 내려놓는 것이 좋다. 필요 없이 올려놓으면 노이즈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시중의 믹서 중에는 페이더 눈금의 수치가 0이 아닌 ‘U’라고 표시된 믹서도 있다. UNITY의 약자로 표기되어 ‘U’라고 표시되지만 ‘유니티’라고 발음한다. 흔히, 믹서에서 0dB를 ‘영 디비나 영 데시벨’로 발음하지 않고 그냥 ‘유니티’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UNITY는 수학적 의미로 1(ONE)이다. 따라서, 1을 데시벨로 계산하면 0dB이므로 같은 말이라 할 수 있다.

 

믹서의 페이더에는 수치가 표기된 눈금이 수직으로 나열되어 있다. 이 숫자 앞과 뒤에는 생략된 기호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0dB를 기준으로 위로는 + 표시가, 아래로는 – 기호가 빠져 있다고 인식하고 숫자 뒤로는 dB 표시가 생략되어 있다고 인식하자. 즉, 페이더 위치를 0 위의 5 눈금에 두면 +5dB이므로 음량이 5 데시벨 증가하는 것이고 0 아래 5에 두면 -5dB이 되므로 음량이 5 데시벨 감소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이 데시벨의 증가와 감소 수치는 상황에 따라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디오 신호가 채널 입력단을 거쳐 페이더까지 도달하기 전에 EQ나 이펙트, 또는 인서트단과 연결된 외부기기의 프로세싱에 의해 충분히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입력 레벨과 출력 레벨의 차이

 

우리는 현재 믹서에서 입력 레벨인 게인(GAIN)을 설정하는 것이 아닌 출력 레벨인 볼륨(VOLUME)을 설정하려는 것이다. 믹서에서 우리에게 들리는 소리의 크기는 게인 노브를 조절해도 변화가 생기고 볼륨 페이더를 조절해도 변화가 발생하기에 이를 두고 충분히 헷갈려 할 수 있다.

 

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수돗물을 가지고 예를 드는 경우가 있는데 아주 좋은 예시라 생각한다. 우리가 지하수를 끌어올려 수도꼭지로 물을 보내 그 물을 받아쓰기 위해서는 일단 수도 펌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펌프가 물을 끌어올려 수도관을 통해 물을 보내게 되는데 그때 수도 펌프의 힘이 적정하도록 조절하는 것이 믹서에서는 게인 설정이라 할 수 있다.

 

펌프에서 보내는 물은 도중에 정수처리나 여과장치를 거치는 등의 과정을 거칠 수 있는데 이를 음향에서는 프로세싱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믹서에서의 EQ 조절이나 이펙트 적용 등이 프로세싱에 해당한다. 이제 그 수돗물(오디오 신호)은 수도꼭지를 통해 내보내지게 되는데 이 수도꼭지를 많이 열거나 닫음으로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처럼 볼륨 페이더를 많이 올리거나 내림으로 음량이 정해지는 것이 수돗물과 믹서가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수돗물의 세기 즉, 수압을 결정하는 것은 수도꼭지가 아닌 펌프에서의 역할이다. 펌프의 힘이 약하다면 수도꼭지로 전해지는 물의 세기인 수압도 약하게 될 것이니 수도꼭지를 아무리 많이 열어놓은들 수압이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수압이 좋은 상태에서는 수도꼭지를 조금만 열어도 수압이 좋은 수돗물을 공급받게 된다. 이러한 이치로 수압이 센 수돗물에서 수도꼭지를 많이 돌리게 되면 많은 물을 얻을 것이고 조금만 돌리면 적은 물을 얻게 되는 것처럼 믹서의 게인 설정에서는 소리의 세기를 조절하고 볼륨 페이더에서는 소리의 양을 조절한다고 이해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입력 레벨과 출력 레벨의 예시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근거로 믹서에서 게인과 볼륨의 차이를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 게인은 입력 레벨이고 볼륨은 출력 레벨이라 생각하자.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음)

- 게인은 소리의 세기(음압)로 강약(强弱)의 표현이고, 볼륨은 소리의 크기(음량)로 대소(大小)의 표현이다.

- 게인은 소리의 물리적인 측면에서 질량의 개념이고 볼륨은 소리의 부피 개념이라 할 수 있다.

- 게인을 조절하면 볼륨(음량)에 영향을 미치지만 볼륨을 조절하더라도 게인(음압)은 변하지 않는다.

- 게인의 세기에 따라 톤(TONE: 음색)이 변할 수 있지만 볼륨의 크기로는 음색이 변하지 않는다.

 

게인의 세기에 따라 톤이 바뀐다는 것은 악기를 연주할 때에도 경험할 수 있다. 똑같은 음을 동일한 색소폰으로 세게 연주하느냐 여리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드럼 세트의 스네어 드럼이나 기타의 리듬 스트로크를 세게 치느냐 여리게 치느냐에 음색이 달라지듯 믹서에서 게인이 약하면 원음 그대로의 음색보다 어둡거나 먹먹하고 부드러운 톤이 재현된다. 그 톤은 볼륨 페이더를 올리더라도 음량만 커진 채 음색은 그대로 유지된다.

 

믹서에서 입력 채널의 인서트단에 연결된 외부기기(컴프레서나 게이트)를 이용할 경우, 이를 조절하게 되면 게인에 변화가 발생하게 되므로 게인 설정 시 그 점을 감안한 게인 설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

러, 믹서의 채널 EQ나 이펙트를 조절할 때에도 음량의 변화가 생기므로 EQ나 이펙트 프로세싱이 끝난 후 다시 볼륨 밸런스를 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볼륨에 비해 게인은 지금까지 설명한 것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보다 다양한 의미로 정의되고 구분되기도 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오디오에서의 게인의 정의가 서로 다를 수 있고 라이브 음향과 레코딩 음향, 또는 일렉 기타용 앰프에서의 게인의 정의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3. 볼륨 밸런스 설정

 

출처 : fender.com

1) 믹서에서 마이크나 음향기기가 연결된 입력 채널과 사용하여야 할 채널의 온/오프 스위치를 켜주거나 채널 뮤트 버튼을 해제하여 소리가 날 수 있게 세팅한다.

 

2) 사용할 채널의 페이더에서 그룹(버스) 선택 버튼을 ST(또는 MAIN/LR/MIX)만 선택하고 나머지 그룹(버스) 선택 버튼은 해제해 둔다.

 

3) 믹서의 스테레오(STEREO) 마스터 채널 페이더(또는 MAIN/MIX/LR)를 0dB에 맞추었을 때 가장 좋은 사운드를 얻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음질의 열화가 가장 낮은 순수한 포지션이기에 가장 좋은 사운드를 얻을 수 있고, 여러 입력 채널에서 보내온 출력 레벨들을 마스터 채널에서 가감 없이 그대로 외부(파워 앰프나 그래픽 EQ)로 내보내기 위함이며 아울러, 페이더가 0dB 위나 아래로 맞춰지게 되면 시각적 측정을 위한 LED 마스터 레벨 미터에서 완전한 레벨을 얻을 수 없어 정확한 레벨 측정이 어려워지면서 최상의 믹싱을 할 수 없다. 그런 이유로 마스터 페이더를 0dB에 두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수칙이다.

 

마스터 페이더를 0dB에 맞춘 결과, 스피커 음량이 너무 크거나 작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믹서가 아닌 파워 앰프의 레벨을 조절하여 적정한 음량을 설정하여야 한다. 파워 앰프의 레벨을 조금만 올려도 소리가 너무 크다면 스피커 출력이 필요 이상으로 높은 스피커인 것이고 그와는 반대로 파워 앰프의 레벨을 끝까지 올렸음에도 음량이 충분하지 않다면 파워 앰프와 스피커 출력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다.

 


4) 믹서에 연결된 여러 악기나 음향기기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소리를 먼저 볼륨 페이더 설정을 해보자. 그 기본이 되는 사운드를 기준으로 그보다 더 볼륨을 올리거나 내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전체적인 볼륨 밸런스를 잡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중적인 음악 공연에는 반드시 밴드가 있기 마련이고 그 밴드에는 드럼이 있다. 드럼 세트에서 베이스 킥 드럼이 바로 무대의 모든 음원 소스 중에 기준이 된다. 요즘의 대중가요를 들어보면 가장 크게 들리는 소리는 베이스 킥 드럼 사운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녹음 스튜디오에서 고품질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과정을 거쳐 발매되는 음반에서는 분명 가수의 노래 소리보다 베이스 킥 드럼의 음량이 크다. 이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메인 보컬은 가장 잘 들리는 것이지 가장 크게 들리는 것은 아니다. 간단히 요즘 인기 있는 대중가요 한 곡을 컴퓨터에서 재생한 후 재생 프로그램 기능 중에 주파수 대역의 음량에 따라 상하로 움직이는 그래픽 이퀄라이저 기능을 바라보면 노래를 부를 때보다 베이스 킥 드럼이 쿵!쿵! 쿵! 할 때 레벨 미터가 가장 높이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귀는 묵직한 저음보다 더 튀게 들리는 중고음의 밝은 노래 소리가 더 잘 들리는 법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노래 소리가 최대한 잘 들리도록 수많은 믹싱 기술과 레코딩 전문기기로 처리한 노래가 반주에 묻히지 않고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노래 소리가 실제로는 가장 크진 않지만 가장 잘 들리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풍부한 사운드를 가진 음반을 발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유명 스튜디오급 녹음 환경에서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다. 여러모로 열악한 라이브 공연 환경에서는 스튜디오급 사운드 퀄리티는 그저 요원한 이야기다. 그나마 대형 공연장이나 방송국 등의 거대 자본이 투입된 현장에서는 최고급 음향장비와 그에 걸맞은 뛰어난 음향 엔지니어가 함께 하기에 스튜디오급 사운드 퀄리티에 준하는 효율성 높은 사운드를 뽑아낼 수도 있겠지만, 개인이나 동호회 단위의 소규모 공연환경에서는 실로 꿈 같은 이야기라 할만하다. 우리들은 언감생심 그들만의 리그에 감히 끼어들 수도 없는 여건이니 보편적인 음향장비로 최대한 가성비 높은 사운드를 얻어내는 것을 목표로 음향시스템을 운용하면 될 것이다.

 

잠깐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샌 느낌이 들지만 볼륨 설정에 대해 계속 이어가 보자. 드럼이 포함된 밴드와 함께 공연을 한다면 드럼부터 사운드를 잡아가겠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는 없을 거라 생각하고 색소폰 연주자에게 악기와 더불어 없어서는 안 되는 반주기가 있게 마련이다. 드럼이 없는 무대에서 우리는 반주기에서 재생되는 베이스 킥 드럼을 기준으로 제일 먼저 출력 레벨의 기준을 잡아야 한다. 반주기에 있는 곡들 중 에 제법 비트감이 있고 풍부한 사운드를 내는 반주곡 하나(예: 안동역에서)를 불러들여 재생한다.

 

공연에 드럼 세트를 비롯한 베이스 기타, 일렉 기타, 키보드 등이 총출동하는 풀-밴드 공연이라면 드럼 세트에 포함된 여러 가지 드럼과 심벌류 등부터 사운드를 잡아가야 하는 엄청나게 큰 산을 만나게 된다. 본 강좌는 드럼 세트의 메이킹 방법과 그에 따른 사운드 메이킹까지 설명하기에는 지면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 풀-밴드 공연에 대한 세팅과 사운드 메이킹이 궁금한 독자는 별도의 경로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찾기를 간곡히 바란다.

 

반주를 재생하면서 반주기 채널의 볼륨 페이더를 서서히 올리면 스피커로 소리가 나기 시작할 것이다. 페이더를 최종 0dB로 설정한다. 그리고 믹서의 우측 상단의 레벨 미터를 봤을 때 LED 레벨이 0dB 근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면 볼륨 밸런스 설정의 첫 단추를 잘 꿴 것이다. 만약 반주기 채널의 페이더를 올리는 중에 반주기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면 3)단계의 참고에서 언급한대로 파워 앰프의 레벨을 지금보다 더 줄여가면서 적정 레벨을 잡아야 할 것이다. 파워 앰프가 내장된 파워드(액티브) 스피커에서도 마찬가지로 메인 레벨을 적절히 조절하여 각각의 주어진 음향환경에 맞춰주기를 바란다.

 

※ 헤드룸 : 오디오 신호가 정격 레벨(0dB)을 넘어서서 크게 들어올 때에도 사운드 왜곡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정상적인 사운드로 출력될 수 있는 여유 레벨 범위. 어원적 의미는 사진이나 영상에서 머리 위의 빈 공간을 의미한다.

 

 

지난 10월호에서 게인 설정은 피크 표시등에 빨간 불이 심하게 뜨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으로 잡아주는 것이 좋다고 한 바 있다. 이때 믹서의 마스터 레벨 미터를 보면 0dB 선에서 LED 레벨이 오르내리게 되는데 게인 설정을 할 상황에서는 채널의 PFL(SOLO) 버튼을 눌러준 상태에서 게인을 설정했지만, 지금은 PFL(SOLO) 버튼이 해제된 상태이며 마스터 페이더는 유니티 포지션에 있는 상태이므로 어떤 채널에서든 오디오 신호가 흐르면 마스터 레벨 미터는 작동하게 된다. 사용하는 모든 채널의 게인이 적절히 잡혀있고 각 채널의 페이더를 유니티 포지션까지 모두 올린 상태에서 연주가 시작되고 반주기가 재생되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상황 즉, 여러 채널의 오디오 신호가 한꺼번에 마스터 채널로 전송된다면 마스터 레벨 미터는 하나의 채널에서 신호가 전송될 때보다 훨씬 높이 올라가게 된다.

 

어느 브랜드의 어느 믹서냐에 따라 제품 특성이 다르고 연주되거나 재생되는 음악의 장르나 분위기에 따라 그 레벨 미터의 높이는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어쨌든 마스터 레벨 미터가 0dB 눈금을 확실하게 넘어선다는 사실은 분명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혼자서 군가를 부르는 것보다 10명이 함께 군가를 불렀을 때 (혼자 부를 때보다 소리가 10배로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독창보다는 합창할 때 음량이 일정 부분 더 커지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여러 채널에서 동시에 소리를 낸다면 분명 마스터 채널의 유니티를 넘어설 것이고 결국에는 피크 레벨에 걸려 결과적으로 사운드가 일그러지거나 깨지는 소리로 들리는 왜곡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마스터 레벨 미터가 유니티 선을 넘자마자 피크 레벨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믹서의 마스터 레벨 미터를 보게 되면 0dB 위로 더 높은 수치가 표기되어 있는 믹서가 대부분이다. 어떤 믹서에는 0dB가 최상단 끝에 표기되어 그 이상의 수치가 없는 믹서도 있지만 어떤 믹서에는 10dB, 16dB, 22dB까지 표기된 믹서 등 그 종류는 다양하다. 이렇게 PFL(SOLO) 버튼이 해제되고 여러 채널에서 오디오 신호가 한꺼번에 전송되어 마스터 채널의 유니티를 벗어난 상황이더라도 일정부분 동안 왜곡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헤드룸’이 확보된 만큼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레벨 미터의 눈금이 유니티 위로 10이 표기되어 있다면 10dB 만큼의 헤드룸의 여유가 있다는 의미이고 22가 표시되어 있다면 22dB 만큼의 넓은 헤드룸이 확보되었다는 의미이다.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실제로 사운드의 왜곡현상이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소리라는 것은 들리는 것이지 보이는 것이 아니므로 레벨 미터를 너무 믿는 것은 좋지 않다. 시각적 레벨 미터에서는 분명 피크 레벨까지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스피커로 들리는 소리에는 왜곡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장황하게 헤드룸에 대한 설명을 한 이유는 반주기의 베이스 킥 드럼으로 메인 출력 레벨의 기준을 설정했으니 각각의 채널에서 전송되는 오디오 신호를 차근차근 쌓아서 확보된 헤드룸 내에서 사운드를 출력시키기 위함이다.

 

‘소리는 헤드룸 안에서 힘을 갖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믹서에서 헤드룸을 얼마만큼 어떻게 확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힘있고 박력 있는 사운드를 표현하는가의 여부가 결정된다.

 

 

5) 이제부터는 중요한 순서대로 각각의 입력 채널의 볼륨을 설정한다. 메인 보컬 마이크나 색소폰 마이크 채널처럼 사용 빈도가 높으면서 전체적인 사운드에서 주 멜로디와 솔로 파트를 담당하는 입력 채널은 아까 언급한대로 반주기 사운드보다 조금 더 음량을 키워 잘 들리게 하여야 한다. 열악한 라이브 공연환경에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스튜디오급 퀄리티의 사운드 밸런스를 잡는다는 것은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라이브 공연에서는 메인 보컬이나 메인 악기 소리가 잘 들리게 하기 위해서 실제로 베이스 킥드럼보다 크게 볼륨 설정을 해야 한다. 즉, 베이스 킥 드럼의 볼륨 페이더를 유니티 포지션에 두고 메인 보컬이나 메인 솔로 악기(색소폰)의 채널 페이더를 좀 더 위로 두어서 음량을 키워 더 잘 들리게 하는 것이다.

 

마이크 게인 설정할 때와 마찬가지로 발성을 세게 내거나 악기를 세게 연주하여 반주기 위에 메인 보컬이나 색소폰 소리가 있음을 각인시켜주는 정도로 볼륨 페이더를 설정하자. 이때 LED 레벨 미터는 반주기를 재생할 때보다 좀 더 높은 레벨 미터가 뜨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아울러 백 보컬이나 코러스용 마이크는 메인 보컬 마이크보다 작게 들려야 하므로 해당 파트의 보컬에게 발성을 계속 시켜가면서 적절한 페이더를 설정해준다. 이때 사회자 마이크도 사용한다면 어느 정도의 음량을 설정해줘야 하는지 멘트를 해보라고 시켜 적정한 음량을 페이더로 설정해준다. 볼륨 밸런스를 잡으면서 유의할 점은 마스터 레벨 미터에 피크가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수시로 레벨 미터 체크를 해주는 것도 잊지 말자.

 

6) 그밖에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 기타, 또는 CD/MP3 플레이어 등 남아 있는 채널도 차례대로 볼륨을 설정해 나가면서 대략적인 볼륨과 전체적인 볼륨 밸런스를 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단, 지금의 볼륨 밸런스 설정은 최종 믹싱 작업이 아니다. 이후로 채널 별 EQ 설정과 이펙트 적용, 패닝 설정, 컴프레서 기능이 입력 채널에 마련되어 있다면 그 컴프레싱 과정 등을 거치면서 각각의 채널 별 볼륨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처음의 볼륨 밸런스 설정은 기초 작업인 초벌구이와 같은 단계인 셈이다. 결코 최종 작업이 아님을 명심하자. 다음으로 공부할 채널 EQ와 이펙트 적용, 패닝 등에 대하여 알아보고 실행하여 최종적으로 볼륨 밸런스 재설정 과정을 거쳐야만 믹싱이 거의 완성되어 마무리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볼륨 밸런스를 잡기 위해 페이더를 조절하게 되면 각 채널의 페이더의 위치는 거의 다 채널 페이더 눈금의 유니티 포지션에 있거나 그보다 더 조금 올라가거나 조금 더 내려가 있는 형태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것이 필자가 바라는 바람직한 볼륨 페이더의 사용방식이다. 만약에 페이더가 유니티 포지션과의 많은 격차가 벌어진 설정. 예를 들어 페이더를 유니티 포지션에 두면 해당 채널의 음량만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이 페이더를 많이 올리지 못하는 경우, 해당 채널의 게인 설정을 조금 줄인다거나 채널에 패드(PAD) 스위치가 구비된 믹서라면 패드 버튼을 눌러 원천적으로 입력 레벨을 낮추고 다시 게인 설정을 해주는 방법으로 가급적이면 페이더를 유니티 포지션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는 세팅이 되도록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 리허설 :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마쳤는지를 체크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이다. 이 시간이 공연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과정임을 알아야 한다. 음향 시스템의 사운드 체크를 이 시간에 완벽하게 모두 마쳐야 한다. 반주기를 재생하고 그에 맞춰 노래나 연주를 진행시켜 최종점검을 진행하여야 하며 이 시간에 공연자들의 마이크와 악기들의 볼륨, 톤들을 모두 설정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이므로 가급적 리허설 시간을 많이 확보하고 집중해서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다음 시간에는 채널 EQ 설정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환절기 감기에도 늘 조심하십시오.

 

(월간색소폰) 김현호 칼럼니스트=ghimhyun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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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aster] 라이브 음향 시스템의 이해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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