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lib Class] 캔디 덜퍼의 애드리브 스타일
김성길의 색소폰 애드리브 클래스
가장 인상 깊었던 여성 색소포니스트
색소폰을 처음 시작했던 초보 시절에는 색소폰이라는 악기가 무게도 무겁고 소리 내기가 힘이 들어서인지 고지식하게도 ‘남성적인 악기’라고 생각했었다. 처음 필자를 가르쳤던 선생님도 남성이었고 당시 주로 들었던 음반에 등장하는 뮤지션들이 케니 지(Kenny G), 데이브 코즈(Dave Koz), 워렌 힐(Warren Hill) 등 모두 남성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치 않게 캔디 덜퍼(Candy Dulfer)라는 연주자를 접하게 되었다. 매력적인 외모와 남성 못지 않은 파워풀한 사운드에 매료될 수 밖에 없었고 색소폰이 남성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 그 후로 캔디 덜퍼의 음악을 많이 들었고 그녀의 멜로디 표현과 솔로 연주에 매번 감탄했던 것 같다. 전공 시절에는 ‘캔디 덜퍼처럼 예쁘고 매력적인 분을 선생님으로 만났다면 내가 정말 열심히 연습했을텐데’ 같은 유치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 어쨌든 캔디 덜퍼를 시작으로 민디 아베어(Mindy Abair)와 같은 여성 연주자들의 활약이 이어졌고 국내에서도 많은 여성 연주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프로 뮤지션들의 세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아마추어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여성 연주자 비율이 많아 졌다. 그리고 색소폰을 교육할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악기의 소리 크기와 음색은 남녀 차이가 전혀 없고 누가 얼마나 노력하고 감각이 깨어 있느냐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된다. 색소폰은 남성적인 악기라는 편견을 가졌던 16년 전의 필자를 꾸짖어 본다.
캔디 덜퍼는 어떤 연주자일까?
캔디 덜퍼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색소포니스트 한 덜퍼(Han Dulfer)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는 5살에 드럼을 연주하고 6살부터는 색소폰 연주를 시작해 14살에 밴드를 조직해 활동했다. 이런 사실을 볼 때마다 세계적인 대가가 되기 위해서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조기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된다.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음악을 하며 활동을 넓혀 갔다. 특히 80년대 후반 팝의 거장이었던 프린스와 마돈나의 공연에 함께하기도 했으며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1990년에 첫 앨범 ‘Saxuality’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100만 장이라는 엄청난 판매를 기록하며 캔디 덜퍼를 널리 알리게 된다. 이때 프로듀서이자 기타리스트인 데이브 스튜어트(Dave Stewart)와 함께 영화 〈Lily Was Here〉의 주제곡을 녹음하게 되는데 이 음악이 엄청난 인기를 끌며 유럽과 미국에서 차트에 오르게 된다. 이후에 앨범 ‘Sax-a-go-go’ 역시 엄청난 인기를 얻는다. 캔디 덜퍼의 대표곡을 두 곡 정도 꼽자면 〈Lily Was Here〉과 〈Pick Up The Pieces〉를 꼽을 수 있다. 한 번 들어 보면 어떤 매력을 가진 색소포니스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악기는 마크 식스 14만 번대를 사용하고 마우스피스는 지금은 단종된 Saxwork라는 피스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로 르베이르 재즈 모델을 사용해서 연주하고 있다고 한다.
캔디 덜퍼의 애드리브 분석하기
이번에 함께 살펴 볼 애드리브는 그녀의 대표곡 중 하나인 〈Lily Was Here〉의 일부분이다.
이 곡은 도입부에서 기타와 주고 받는 선율이 인상적이며 이어서 나오는 색소폰 애드리브에서 곡의 절정을 향한다. 아래의 악보는 애드리브 구간에 해당하는 악보이다.
캔디 덜퍼 애드리브 -〈Lily was heer〉
리듬이 어렵고 여러 가지 다양한 테크닉들이 사용되었지만 QR 코드를 통해 음악을 들어보고 캔디 덜퍼의 애드리브 사운드를 느껴보자. 해당 악보의 연주는 영상의 1분 30초부터 시작된다. https://youtu.be/86BmSaXZMHw
위의 곡을 들어보면 전형적인 minor의 Funk 스타일 곡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위에서 적용된 스케일은 어떤 스케일이 적용 되었는지 확인해보자. 우선 곡은 C# minor Key이기 때문에 해당하는 minor 스케일을 확인해 보면 다음과 같다.
블루스 스케일의 구성음들과 위의 애드리브 라인을 비교해보면 전체적으로도 ‘레#’과 ‘라’의 음은 잘 사용되지 않았다. 이렇게 단순한 코드체인지의 곡에서는 블루스 스케일 하나 만으로 충분히 멋있는 애드리브를 구사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하나의 스케일 내에서 자유롭게 선율을 만들고 표현하면 되는 것인데 문제는 막상 해보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다. 제한된 재료를 가지고 멋지고 다이내믹한 애드리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빌드업과 세부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테크닉과 아이디어가 부족한 상태에서 블루스 스케일 애드리브는 상행 또는 하행하는 패턴에서만 머무르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필자 역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대가의 연주를 듣고 그 중 하나의 아이디어라도 카피해 보려고 한다. 편곡된 연주에만 몰두 하지 않고 어떤 아이디어들이 적용되었는지, 어떠한 느낌을 주는지에 집중하다 보면 애드리브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좋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예시에 나와있는 악보에서 몇 가지 애드리브 아이디어를 얻어보자.
정수라의 〈환희〉는 마이너 키의 빠른 템포를 가진 곡으로 위의 아이디어를 적용하기에 적합한 연주다. 곡의 전주 부분에 멜로디와 교차하는 형태로 애드리브를 적용해 보았다. 위의 적용된 악보를 보면 특별한 변화 없이 조금 단순화 해서 아이디어를 그대로 적용해도 곡과 잘 어울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처음부터 멋있고 화려한 애드리브를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좋은 아이디어를 적용해보고 곡과 어울리게 바꿔보고 적절한 위치에 넣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카피를 통해 얻어진 아이디어가 전부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와 동시에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애드리브는 발전하게 된다. 해당 악보에 대한 연주는 QR 코드에 안내된 밴드를 통해서 들을 수 있다. 음원을 듣고 어떤 느낌으로 적용되는지 듣고 따라서 연주해보자.
아이디어 공부하기
오늘 공부한 내용이 기억에 남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외우고 실제 적용해 보아야 한다.
필자가 추천하는 아이디어를 자주 쓰는 Key별로 연습해보자.
위의 연습은 첫 번째 아이디어를 두 개로 분리한 것으로 각각 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적절한 음역대와 어울릴만한 장르를 선택해 애드리브를 연습해보자.
김성길 Profile
- 단국대 실용음악과 졸업
- 울산 재즈 콩쿨 대상
- 모스크바 필하모닉 내한공연 객원 연주
- 유튜브 ‘색소폰 교육방송 TV’ 운영
- <색소폰 테크닉 마스터>, <색소폰 애드립 교본> 저자
(월간색소폰)김성길 칼럼니스트= msp@ker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