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8-05(금)
 

 

저는 도시에 살지만 도시의 아름다운 야경을 제대로 감상할 여유는 그리 많지 않다. 해외에 가면 호텔에서 도시의 이색풍경에 감동받는데, 막상 살고 있는 도시의 매력에는 무감각했던 내가 이번 호의 주인공 “Seoul(서울)”을 만나고 나서 순간순간 내가 사는 도시를 감상하게 됐다. 자연과 조화를 이룬 빌딩 숲의 아름다움, 강변북로의 야경, 고궁과 현대 조형물의 매력적인 조합을 그린 수도를 그대로 담고 있는 〈Seoul(서울)〉은 이름처럼 다양하고 아름다운 소리의 조화가 그림처럼 그려지는 마우스피스다.

 

 

 

 

리드가 닿는 테이블에는 CNC 기계 공정의 잔물결이 희미하게 보이고 (사진 ➑) 테이블부터 시작된 사이드 레일과 팁레일은 얇게 만들어졌다. (사진 ➒) 전통적인 롤오버 베플(Rollover Baffle)로 끝 쪽에만 살짝 베플이 있고 (사진 ➓) 나머지 부분은 거의 낮게 만들어지다 보니 이 부분만 얇아 비크 (Beak)는 투명도가 높아 사물이 다 투영되어 보인다. (사진 ⓫) 전체적인 크기와 디자인은 전통적인 알토 하드러버의 바로 그 모양이지만 재질에서 오는 독특한 색감이 더해져 신선한 느낌을 준다.

 

마우스피스 테스트를 위해 리드를 체결하고 색소폰 넥(Neck)에 연결하면 마우스피스가 투명한 덕분에(?) 생크와 바디 안쪽으로 넥이 얼마만큼 들어갔는지 보인다. 첫 숨을 불어넣고 마우스피스를 보면 입김에 의해 마우스피스 안쪽에 습기가 차는 모습도 보여 재미 아닌 재미를 준다. 꽤 오래전부터 타 브랜드에서도 마우스피스 재질에서 오는 음색의 변화를 위해 “Seoul”과 재질은 약간 다르지만 투명한 마우스피스를 만들었고 필자도 그중에 두 개의 다른 마우스피스를 소장하고 연주했다. 지금에야 더 독특한 재질과 디자인 그리고 형형색색의 마우스피스가 있어 “Seoul”의 재질이 별로 독특한 느낌은 아니나 예전엔 이렇게 투명한 마우스피스에 대한 디자인적인 호불호는 극명하게 나눴다. 투명한 마우스피스는 외관과 재질로 연주자로부터 외면 받았다. 필자도 그중 한 명이다.

 

시간이 지난 지금, 필자가 “Seoul”의 테스트를 위해 한 달 넘게 사용하며 시각적으로 느낀 점은 과거의 어색함이 아닌 악기와 꽤 괜찮은 조화였다. 아마도 유리처럼 투명한 재질이 아닌 은은한 호박색의 편안한 시각효과가 조화롭다고 느낀 거 같다.

 

먼저 중음부터 테스트한 “Seoul”의 첫인상은 분명 하드러버의 음색인데 꽤 성격이 시원한 친구다. 투명한 재질처럼 밝은 음색이 노멀톤(Normal-Tone)에서 호흡을 밀기 시작하면 동급의 비슷한 하드러버 마우스피스가 답답하게 느껴질 만큼 앞서 나간다. 이때 스타카토(Staccato)와 같이 짧은 음의 반응도 괜찮은 편이고 급격한 볼륨 변화를 요구하는 악센트(Accent)의 반응 역시 부족하지 않다. 비트가 강한 펑키(Funky)한 장르의 음악도 소화할 수 있다. 중음에서 밝은 성향의 음색은 저음에서도 이어지는데, 한두 걸음 정도 무거워진다. 그리고 중음에서 시원스레 펼쳐지던 파워는 저음으로 가면 더 힘을 얻어 힘찬 소리가 색소폰 바디까지 떨며 나오는 것이 느껴진다. 중음과 저음에서 밝은 음색은 고음에서 좀 더 밝아지며 화려함을 뽐낸다. 마치 보디빌더의 멋진 근육에 오일을 발라 더 강하게 보이는 효과와 비슷하다.

 

힘을 빼고 편하게 연주하면, 모아졌던 소리가 퍼지며 외형의 따뜻한 색감처럼 편안한 소리로 변한다. 특히 중음에서 리듬체조 선수처럼 유연하고, 부드러운 음색은 하드러버만의 특권 중의 특권으로 “Seoul” 마우스피스에서도 잘 살아있어 전통 재즈의 스윙(Swing)부터 비밥(Be bop)까지 연주하기 충분하다. 큰 파워와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소리를 얻은 만큼 애석하게도 중음의 담백한 음색은 조금 희생되었다. 일반적인 볼륨과 작은 볼륨에서도 고음의 컨트롤은 불편하거나 부족하지 않고 연주자가 얘기하고 싶은 대로 척척 따라오며 노래한다. 때론 고음에서 가요나 팝의 섬세한 터치가 필요한 순간, 실망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알토 색소폰에서 높은 고음의 끝으로 올라가는 “가 포지션(알티시모 – Altissimo)”은 중요한 영역이다. 이 부분은 낮은 베플의 마우스피스를 비교해 고를 때 얼마만큼 쉬운 접근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선택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Seoul” 마우스피스가 “가 포지션” 음역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입만 대면 술술 나거나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수준은 아니지만 실제로 소리를 내보면 기대 이상이며 동급의 마우스피스들과 붙어도 상위권에 오를 만큼이다. 또 고음에서 자주 사용하는 “스플릿 사운드(Split Sound : 알티시모 음역에서 입의 압력으로 만들어지는 파열음)” 역시 리드의 셋업과 연주 능력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리한 하이 베플(Hi Baffle) 마우스피스와 비교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편의점의 1+1처럼 기분 좋은 일이다.

 

이번엔 서브톤(Sub-Tone)이다. 일차적인 저음의 서브톤은 예상대로 포근하고 부드럽다. 더 극한으로 가도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색소폰 소리가 주변의 공기를 다 빨아들여 깊고 풍부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다음은 중음과 저음에서 노멀톤과 서브톤의 사이를 번갈아 가며 시도해 본다. 태생적으로 시원한 소리를 위해 약간의 희생을 치뤘던 담백한 음색이 어느 정도 회복하며 “나는 로우베플이야!”라고 주변에 알리기 시작한다. 이 정도면 “Seoul” 마우스피스에 대한 정보가 없는 지인에게 메이어라고 얘기해도 믿을 거 같다는 장난 어린 생각도 든다. 결론적으로 연주자의 서브톤 활용 능력에 따라 소리의 영역을 상상 이상으로 넓힐 수 있는 잠재력 높은 마우스피스다.

 

하이베플이나 메탈 마우스피스의 시원함이 톡 쏘는 레몬 탄산수와 같다면 “Seoul”은 냉장고의 차가운 트로피칼 음료를 마실 때처럼 다양한 열대과일의 맛과 향과 시원함과 같다. 이 친구와 함께 가요나 팝을 연주한다면 누가 들어도 편안하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선물 받을 수 있다. 전통 재즈의 즉흥연주는 다이나믹(Dynamic)하고 시원한 음색과 함께 신나는 스윙을 만들어 줄 것이다.

 

서두에 미리 언급한 것처럼 “Seoul” 모델은 리가처와 캡 없이 마우스피스만 단품으로 판매하기에 잠시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10만원 중반의 판매 가격을 알게 되면 그 아쉬운 마음은 이내 사라진다. 여기에 메이어 마우스피스보다 살짝 크지만 큰 차이도 아니고 일반적인 알토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와 사이즈가 거의 같기에 어지간한 리가처는 다 맞아 문제되지 않는다. 필자가 자주 얘기하는 불필요한 구성품을 빼고 판매 가격을 낮추는 것도 소비자로서 환영할 일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매년 신차를 만들 수 없기에 기존의 출시한 모델에서 부분변경을 한 페이스 리프트(Face Lift) 모델을 출시한다. 이때 기존의 큰 틀은 그대로 두고 앞과 뒤의 마이너 체인지(Minor Change)를 통해 신선한 외모로 변화를 주고 때로는 소소한 연비개선이나 출력 상승을 만들어 기존의 모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여주어 소비자에게 어필한다. 이번에 킴스에서 만들어 낸 “Seoul” 모델은 누가 봐도 지금까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기가 높은 “뉴욕 메이어(N.Y Mayer)”를 모티브(Motive)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타 브랜드처럼 무작정 카피하는 것에서 끝낸 것이 아니라 재질을 바꾸는 노력과 베플의 높이를 조정하여 “뉴욕 메이어”의 카피가 아닌 킴스 색소폰이 추구하는 조금 더 시원한 스타일로 페이스 리프트한 마우스피스다. 우리나라의 심장인 수도 서울처럼 킴스 색소폰의 “Seoul” 마우스피스도 색소폰 세상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본 글은 [킴스 색소폰]에서 마우스피스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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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Alto Saxophone Mouthpie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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