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부천 해피색소폰 클럽의 윤재식 대표는 ‘재미’를 추구한다. LIFE(인생)에서 F가 빠지면 LIE(거짓, 헛된 인생)이 된다며 인생의 세 가지 ‘F’ Family(가족), Friend(친구), Fun(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천 해피색소폰 클럽은 세 가지를 다 얻을 수 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재미와 감동을 회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따뜻함 마음으로 오늘도 해피한 색소폰 동호회이다. 

 

‘부천 해피색소폰 클럽’은 부천을 대표하는 유일무이 색소폰 문화 동호회로 4년째 한 곳에 자리 잡아 13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일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윤재식 대표는 스스로를 ‘해피 색소폰 클럽’의 ‘전속 MC’라고 표현한다. 동호회를 안내하는 것에서부터 눈길과 손길이 닿는 곳 모두 그의 땀으로 일궈낸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령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을 떠올릴 만한 캐릭터의 그는 ‘회원들이 무엇을 불편하게 여길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고민의 흔적은 빠른 시일 내에 눈에 띄는 성과로 이루어낸다. 

 


130여 명 회원을 위한 최적의 환경 갖춰
인터뷰 차 방문 한 화요일 오후 3시는 색소폰 앙상블 연습이 있는 날. 들어서자 보이는 메인 홀은 마치 카페와도 같다. 회원들이 커피와 녹차를 즐길 수 있도록 조명과 커다란 테이블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앙상블 연습실과 밴드 연습실을 비롯해 24개의 개인 연습실이 더 있다. 메인 홀에는 개인 반주기가 들어갈 만한 크기의 라커가 배치돼 있고, 개인 연습실에도 각각 반주기(엘프 909)가 설치돼 짧은 시간 연습해도 개개인 스스로가 큰 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성 회원에게는 할인 혜택 주어져
여성 회원 수도 20여 명 정도로 이 날은 미모의 여성 회원들이 눈에 띄었다. 가사 일과 이래저래 여가 시간을 내기가 힘든 여성 회원들을 위해 윤 대표는 회비를 할인해 주고 있다. 남성 회원에 비해 적은 비율이지만 모임 시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빛나는 여성 회원들에게 감사 차원에서 비용 할인을 제안한 것.
윤 대표는 “클럽의 분위기는 적당히 남녀의 비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성 회원분들은 클럽을 위한 일이 있을 때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십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녀들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이론 교육 . 자신감 고취 . 악기 수리는 해피 교육원에서
클럽의 바로 옆 호는 다수의 회원을 대상으로 한 강의장이 따로 마련돼 있다. 회원 모두 이곳을 ‘해피 교육원’이라 부른다. 이곳은 색소포니스트 초청 강의를 비롯해 악기 수리를 위한 장소라고 한다. 이는 윤 대표가 3개월을 주기로 명사 특강을 추진함으로써 색소포니스트 김원용 . 최광철 . 강기만 씨 등을 초청해 색소폰 이론 교육과 동시에 격려와 조언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부천, 시흥과 안산의 연합 동호회가 모여 정기 모임을 갖기도 한다. 악기 수리는 주 거래처인 낙원 상가의 ‘미성악기’에 의뢰하여 색소폰 수리와 상담을 받는다.

한 달에 한 번 ‘향상 음악회’
윤재식 대표는 “해피색소폰 클럽 회원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하여 웃음치료사, 레크리에이션 등 총 다섯 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재다능한 윤재식 대표가 기량을 발휘하는 날은 한 달에 한 번씩 가지는 ‘향상 음악회’이다. 색소폰 입문자들의 연습 결과를 확인함과 동시에 함께 하는 동호회원들과의 음악회는 감성을 충족시킨다. 윤 대표의 입담과 함께 회원들이 다과와 식사를 즐기는 상상만으로도 자주 오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해피색소폰 클럽을 대표하는 ‘해피색소폰 앙상블’
해피색소폰 클럽의 회원 모두가 앙상블 단원은 아니지만 언제든 앙상블을 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일반적으로 앙상블 활동을 위해서는 오디션을 거친 후 기본기를 갖춘 상태의 단원을 선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피색소폰 앙상블은 그렇지 않다. 앙상블이 하고 싶어서 찾아온 이들이 앙상블을 위해 왔는데 개인 연습만 하다가 흥미를 잃으면 색소폰의 가장 큰 즐거움을 잃는것이기 때문에 단원 스스로 잘 맞추어 가도록 교육을 돕는다.

해피한 지휘자 강창열 악단장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던 강창열 씨는 당시 학부모를 대표한 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윤재식 대표와의 인연으로 색소폰 앙상블의 악단장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들을 위해 재능 기부를 해온 지도 벌써 수 년째이다. 초등학교 졸업식에서도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는 등 아이들이 음악과 악기 연주에 흥미를 느끼는 감성 교육과 건강한 성장 과정을 거치기를 바란다고 한다.
강창열 악단장은 “색소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종류도 많습니다. 크기 또한 다르고 화려한 외관의 악기를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악기 이름을 알려주고 소리도 들려줍니다”라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음악이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강조하였다. 부드러운 미소를 더한 강 악단장은 앙상블 연습이 시작되자 열정적인 지휘자로 변신해 음악을 진두지휘하였다.

똑똑이 반장 박장수 앙상블 악장
2012년 4월부터 해피색소폰과 함께 했다는 박장수 씨. 스스로 음악적인 부분은 악단장이 담당하며, 앙상블 안에서 반장이나 당번같이 회원들을 챙기고 정리하는 일들을 한다고 말한다. “사실 이곳에 전공자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경력이 일천(日淺)하지만 4년째 이어온 아마추어 모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 개개인의 기량 차이는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연습하고자 하는 자세는 모두 같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 더욱 오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죠”라며 회원 간 끈끈한 정과 앙상블 연습을 성실히 임하려는 태도를 더욱 높이 사는 그였다. 덧붙여 “남녀노소, 직업에 관계없이 모두 각자 다른 근무를 하거나 퇴직해서 오신 분들입니다. 마음을 합쳐 무언가를 한다는 게 쉽지가 않은데 단합하여 멋진 앙상블을 몇 년째 하고 있고, 이번 전국아마추어색소폰대회 예선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든든한 버팀목 권경오 클럽 회장
해피색소폰 클럽을 지키는 이들이 많다. 회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인 권경오 회장은 아버지처럼 회원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보듬는다. 권 회장은 ‘윤재식 대표는 낮은 자세로 임하며 색소폰 동호회 운영에 있어 각 부분의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과 잘 꾸려나가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 회장은 “색소폰을 혼자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와서 해보니 다르더라구요. 같이 어울리고 끌어주고 하니 도움도 되고 시간을 함께 나누기에도 좋습니다”라며 중장년층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 표현했다.

봉사하는 색소폰 전문 클럽
해피색소폰 클럽은 카페와 같은 공간에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색소폰 입문자부터 프로 연주자, 직장인, 주부, 학생 등의 회원들이 연주를 즐기고 서로 배우며 지역 사회에 음악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 봉사하고 있다.
해피색소폰 앙상블의 박장수 악장은 “퇴직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인생의 제 2막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나름대로 가진 재주인 색소폰 연주로 앙상블만 하기보다 기왕이면 어려운 곳에 봉사하며 즐거움을 함께 나누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라며 함께 나누니 삶이 더욱 즐거워졌다고 말한다.


해피색소폰 클럽은 단합도 최고
강창열 악단장은 해피색소폰 클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환우들을 위한 봉사 공연’과 ‘강릉 아마추어 색소폰 대회’를 꼽았다. 병원 봉사의 경우 어느 때는 공연을 보는 이들이 몇 명밖에 없더라도 흐뭇하다고 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더 기분이 좋지만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연주하는 기회는 언제나 감사하다고 전한다.

색소폰 대회도 즐겁게
최근 색소폰 대회에서 예선 최우수상이라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서로 마음을 나누고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니 더욱 매력적이라고 했다. 강 악단장은 “2년 전 강릉 아마추어 대회는 1박 2일 일정이었는데 회원 간 ‘우리 떨어지더라도 참가에 의의를 두고 단합을 목적으로 하는 계기가 됩시다’라고 의견을 함께 모았습니다”라며 등수에 연연하기 보다 마음을 비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결과에 연연하면 심사위원을 비방하거나 본인 위주의 이야기를 나누게 될 수 있으니, 서로 다독이고 또 다른 즐거움을 찾는 것이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름하여 ‘정월대보름 척사 대회’
앞서 색소폰 대회마저 즐거움으로 채운다는 회원들의 단합 분위기는 오래전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해피 바이러스 장착한 윤 대표의 아이디어로 올해 초에는 ‘제 1회 정월대보름 척사 대회’라 명명한 윷놀이와 먹거리 잔치가 펼쳐졌다. 윤 대표와 회원들은 큼지막한 윷가락을 직접 만들고, 꼬들꼬들 매콤 짭쪼름한 홍어 무침과 낭창낭창한 도토리묵에 갖은 채소를 함께 무쳐내어 구수한 막걸리를 곁들인 척사 대회를 즐겼다. 상품을 받지 않아도 마음이 풍족했다는 후문을 전하기도 했다.

봄 야유회와 가을 . 겨울의 음악회
따뜻한 봄에는 회원들과 야유회를 함께 했다. 부천에서 가장 큰 색소폰 동호회이면서 많은 회원 수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잘 어울린다. 회원 중 한 분의 별장으로 장소를 잡고, 바비큐와 음식을 준비해 색소폰 연주, 노래 등을 비롯해 조별로 나누어 왕제기차기와 단체 줄넘기, 은박지 접시 날리기 등 독특한 이벤트와 상품을 준비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윤 대표는 이곳이 생겨나고 매해 회원 수가 늘어 야유회에 참가하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매월 향상 음악회와 더불어 매 계절마다 윤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정으로 사는 세상을’ 음식점이 동호회 바로 옆에 자리해 이곳에서 연주를 진행한다. 동호회원뿐만 아니라 음식점 방문객들도 ‘오늘 색소폰 연주 하나요’라고 물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가을 음악회와 연말 송년회에는 가족들을 초청해 색소폰 연주를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2016년 해피색소폰 클럽의 목표
정기 연주회를 비롯해 지속적인 앙상블 연습으로 실력을 높여 전국 투어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강창열 악단장. 그는 “올해는 가을에 있을 본선대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본선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연말 가족행사를 원만히 치르기 위한 바람이 큽니다”라고 말한다. 윤 대표는 “늘 하는 말이지만 우리 클럽이 웃음과 재미, 감동과 행복으로 가득한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많이 부족합니다. 시간도 그렇구요. 그렇지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전국 앙상블 클럽이 모인 경연대회를 우리가 주최하는 것도 즐거운 계획 중 하나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떠나 색소폰을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글. 남은별 기자 suyeo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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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이 전하는 情으로 사는 세상, 부천해피색소폰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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