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꽃잎이 바람결에 잔잔하게 흩날리던 봄날, 세종시에 위치한 세종아트색소폰오케스트라의 연습실을 찾았다. 주말에 진행한 특별연습임에도 꽤 많은 단원들이 모여 이달 정기연주회 준비가 한창이었다. 한마음으로 부드러운 하모니를 맞춰가는 그들의 연주에서 서로를 향한 신뢰와 행복감이 느껴지고 활력이 전해졌다. 세종시는 물론 국내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하는 단원들이 빚어내는 색소폰 선율은 언제나 발전하는 무대를 선보이며 빛나는 아름다움으로 피어날 것이다.

 

 

 

세종시는 평균연령이 31.1세로 젊은 도시이며 교육적 열망이 높은 곳으로 색소폰 교육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곳이다. 송인권 교수가 서울을 떠나 색소폰 교육 발전을 위해 정착할 또 다른 지역을 찾다, 세종시의 색소폰 교육 확대는 곧 문화 예술의 발전이라는 판단으로 2015년에 ‘세종아트색소폰앙상블’을 설립하였다. 그는 단원들을 대상으로 탄탄한 기본기 교육과 체계적인 조직 운영을 위하여 올해 ‘세종아트색소폰오케스트라(이하 세종아트)’로 명칭을 바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모범이 되고자 한다. 

세종아트는 많은 무대를 경험하며 비상하는 팀으로 2014년 ‘플러스앙상블’로 출발하여 2015년 본격적으로 ‘세종아트앙상블’을 창단하였다. 2016년, 창단 1년 만에 문화살롱 ‘석가헌’의 창립 10주년 기념공연에 초청되어 가수 김수희, 사물놀이 장인 김덕수, 유혜리세종무용단 등 유명 팀들과 함께 출연하였다. 같은 해 11월에는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음악회에도 참가하여 세종아트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외에도 꾸준히 복지관을 찾아 재능기부를 하고 지역 축제에서 초청공연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단원들이 만드는 하나의 소리

세종아트 음악감독인 송인권 교수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계기가 있다. 2000년대 초반 큰 무대에서 프로연주자들의 협연을 관람했는데, 기술적으로는 상당히 훌륭했지만 음악의 즐거움을 느끼지는 못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아마추어 앙상블 ‘아가페’를 레슨 했을 때, 기술적인 부분은 프로연주자에게 미치지 못하지만 아름다운 음악의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각계 명사가 모인 아가페의 연주에서는 직업 활동으로 꾸준히 쌓아올린 그들의 다양하고 전문적인 경력들이 묻어나오는 것이었다. 

송인권 교수의 개인적인 생각은 음악만을 해온 전문 연주자들과 달리 문학, 미술 등 다른 분야의 예술인이나 세종아트의 단원들처럼 전혀 다른 분야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색소폰 연주를 하면 더욱 입체적인 선율의 시너지가 느껴진다고 한다. 김지원 단원은 많은 연주자들과 하나의 소리를 내게 되는 ‘공명’을 느낄 때의 그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고 그녀의 말에 유웅식 사무국장과 다른 단원들도 크게 공감하였다.

 

알고 싶었던 클래식 색소폰을 세종시에서 배우다 

단원들은 대부분 송인권 교수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구독하고 있었으며 그가 세종시로 온다는 말에 설레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동안 배우고 싶어도 가르치는 곳을 찾지 못했던 클래식 장르의 색소폰 연주를 전공자이자 프로 연주자에게 배울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송인권 교수는 그에 보답하듯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앙상블을 창단하여 단원들에게 많은 무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도권에서 지리적으로 먼 곳에서 거주하던 그들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소프라노 연주경력이 11년 된 유웅식 사무국장은 케니 지를 좋아하여 부인에게 ‘미라클’을 연주해 주고 싶어 색소폰을 배우게 되었다. 세종아트의 전신 ‘플러스앙상블’ 때부터 3년간 함께하면서 송인권 교수에게 클래식 장르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알토 파트장 한상은 단원은 송인권 교수의 블로그를 구독하다 대전에서 찾아오고 있었으며, 베니 굿맨의 ‘Sing, Sing Sing’과 왈츠곡을 선호하는 배찬형 단원은 클래식과 재즈를 제대로 배우고자 세종아트에 입단했다.

먼 곳에서도 정기연습에 전원 출석하는 단원들

단원들은 세종아트에서 배우기 위하여 전주, 괴산, 대전, 청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2시간이 넘는 거리도 흔쾌히 달려온다. 특히 김선중 단원은 자택인 괴산에서 연습 장소까지 120km 거리임에도 화요일 정기연습과 5월 정기공연을 대비한 토요일 특별연습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단원들은 연주 중에 틀리더라도 송인권 교수가 공개적으로 핀잔을 주지 않고 배려하며 지도를 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실력이 금방 늘고 연습시간이 기다려진다며 입을 모았다. 

이은미 단원은 본인이 음치라면서 색소폰 배우기를 고민했을 때 송인권 교수가 ‘음치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음악이 악기 연주’라며 용기를 주어 시작할 수 있었다. 최영경 단원은 첼로를 배우고 싶었지만 세종아트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며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고 전한 만큼 세종아트 단원들이 송인권 교수를 믿고 따르며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  

 

파트별 리더가 관리하는 체계적인 합주 연습

외부의 요청으로 인한 단발성 공연을 할 때와 달리 정기연주회는 43명 회원 전원이 참석한다. 회원 모두 공연에 참여한다고 연주 실력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단원들은 12주 동안 진행되는 송인권 교수의 기본 교육과정을 거친 후 세종아트에 입단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다. 또한 몇 년간의 취미활동으로 동호회나 아카데미에서 배운 경력 덕분에 기본적인 실력을 갖추었거나, 수년의 연주 경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세종아트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음색으로 다듬어졌을 때 비로소 입단할 수 있다. 드물게는 악기를 처음 잡아본 이들 중에 3개월 교육과정만 받고 입단하는 단원들도 있는데, 김찬동 단장과 그의 부인 이은미 단원의 경우가 그렇다. 그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실을 찾은 노력 끝에 3개월의 교육과정만을 이수하고 입단할 수 있었다. 

경력이 제각각인 43명의 많은 단원이 합주를 하다 보니 관리의 필요성을 느껴, 각 파트별 리더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알토1, 알토2, 테너, 소프라노, 바리톤 각 파트장들은 파트 뿐 아니라 전체의 조화에 신경을 기울여 이달 정기공연을 위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고 있다.

5월, 세종호수공원에서 듣는 아름다운 색소폰 선율

이달 20일 오후 3시 세종아트 정기연주회는 세종호수공원에서 이루어진다. 무대 뒤편의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며 색소폰 선율을 즐길 수 있다. 공연에는 43명의 단원 모두가 참석하며 송인권 교수가 지도하는 모베오색소폰콰이어 단원 12명과 협연하는 연주곡, 성악가 강명숙 교수의 화려한 오프닝 등 다양한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세종아트는 ‘G선상의 아리아’, ‘쇼스타코비치 재즈 모음곡 2번’, ‘미션임파서블 OST’, 홍콩 영화 ‘첨밀밀’ OST, 올해 개봉된 영화 ‘미녀와 야수’ OST, 이문세의 ‘붉은노을’ 등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다양한 곡들을 연주하며 셀머 아티스트인 옌첸시앙(顏慶賢)이 지휘를 맡는다. 해금 연주자 이은혜, 성악가 이상호가 출연하여 국악과 성악, 색소폰 연주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관객에 대한 연주자의 예의, 철저히 준비된 무대

송인권 교수의 철칙 중 하나는 준비 없이 무대에 서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세종아트의 정기연습은 항상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화요일마다 정기연습을 진행하는데 거의 모든 단원이 참석하며 5월 정기공연을 위하여 4월부터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토요일 특별 연습에도 30여 명이 모인만큼 참여율이 높다. 현재 단원들 중 몇 년의 연주 경력을 가졌어도 이번 정기연주회가 생애 첫 공연인 이들도 있다. 15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친 노하우가 있는 송인권 교수는 단원들에게 자신만 믿고 따라온다면 잘할 것이라며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주어 부담감에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연습을 하고 있다. 

김찬동 단장과 이은미 단원은 송인권 교수로 인하여 처음 색소폰을 배운 이들인데 경력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철저한 공연 준비와 단원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연습한 덕분에 작년 두 번의 정기공연과 다양한 재능기부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3년 반의 연주경력을 가진 김지원 단원은 시부모님께서도 취미활동으로 색소폰을 하시는데, 세종아트의 공연은 준비가 철저하고 무대 규모가 웅장해 자신있게 가족들을 초청할 수 있다는 것이 늘 뿌듯하다고 한다.

 

전문 연주자들과의 공연을 통한 실력의 향상

세종아트는 현재 43명의 단원들이 함께 연주하고 있으며 개인사정으로 잠시 휴면상태인 10명의 회원들이 있다. 송인권 교수는 세종아트의 양적 성장만이 아닌 실력향상을 위하여 프로연주자과 함께 무대를 설 수 있도록 추진한다. 작년 11월에 공연한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음악회에서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일립소스콰르텟과 이승동 교수, 심상종 교수, 노바색소폰앙상블과 여러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약 80여 명의 색소폰주자들이 함께한 이 공연은 국내에서 색소폰 단일악기로는 가장 많은 인원이 협연한 것이라고 한다. 

단원들은 이 공연을 통해 전문 연주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습을 하는지 실제로 볼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입을 모았다. 송인권 교수는 공연 이후 단원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며 앞으로도 단원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기 위하여, 현재는 디아파종콰르텟과의 협연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시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성장

송인권 교수는 기본적인 네 종류의 색소폰 ‘A, T, S, B’ 소리만으로도 낼 수 있는 아름다운 선율을 추구하여, 야외 공연을 하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듣고 싶을 만큼 소리가 좋은 팀이 되도록 지도한다. 그와 단원들은 세종아트가 바람직한 오케스트라의 표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꾸준한 연습을 통해 늘 발전하는 하모니를 만들고 있다. 

세종아트는 앞으로도 상반기와 하반기의 정기연주회는 물론 재능기부와 다양한 공연을 소화할 것이고 머지않아 전통 국악과 접목된 색소폰 공연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또한 색소폰 페스티벌이나 콩쿠르를 주최하고 싶은 원대한 꿈이 있는 송인권 교수는 서울에서 거주할 때 지도하던 서울아트색소폰오케스트라를 세종시로 오게 되면서 장하늘 색소포니스트에게 이임한 것처럼, 세종아트도 오래도록 발전하는 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월간색소폰)박세정 기자= suyeo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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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한 꿈을 향해 다함께 비상하는 세종아트색소폰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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