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월간색소폰)이은용 칼럼니스트=

골드 색소폰과 와인, 노란 조명 아래 로맨틱함과 따뜻함을 주는 앨범 커버. 그리고 그 위에 가지런히 쓰여 있는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 의 이름. 이 오리지널 LP를 빨리 열어서 들어보고 싶게 만드는 색소폰 연주 히트작이 있다. 바로 [Winelight]이다.

 

 

 

대중적인 인기와 음악적인 완성도를 동시에 이룬 앨범
모르는 사람이 보면 흔히 로맨틱 재즈나 라운지 음악 모음곡집을 연상케 하는 앨범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Winelight]는 그런 종류의 앨범과는 확연히 다르게 뛰어난작품으로 <뉴욕 타임스>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상업적으로도 크게 히트한 앨범이다.
‘Just The Two of Us’는 팝, 재즈, 소울 세 곳의 싱글 차트모두 상위권에 올랐고,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은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1981년 그래미 어워즈 ‘최우수 재즈 퍼포먼스’ 부문과 ‘최우수 컨템포러리 재즈 퓨전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했다.
사실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일단 음악을 감상해 보면 그로버워싱턴 주니어의 음색에 반하게 될 것이다. 재즈의 기품을 유지하면서 색다른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는 그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흔히들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의 음악은 재즈 초보자에게 재즈의세계로 입문하기에 더없이 좋은 통로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나에게도 역시 그러했다. 팝음악이긴 하지만 재즈와 잘섞여 무거운 듯 가볍지 않은 멜로디 그리고 깔끔하고 세련된사운드, 펑키한 드럼의 리듬. 이런 것들이 적절한 조화 속에잘 완성된 하나의 새로운 장르처럼 느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와인 그리고 [Winelight]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의 음악 중에는 친구들 혹은 동료들과 따뜻한 거실에서 향긋한 와인과 함께 감상하고 싶은 앨범들이많다. 1975년 작품인 [Feels So Good], 1988년 작품인[Then And Now], 1994년 작품인 [All My Tomorrow]등을 꼽을 수 있겠다.
[Feels So good]은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의 다섯 번째 리더작인 동시에 빌보드 차트를 휩쓴 대중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성공한 두 번째 앨범이다. 밥 제임스와 에릭 게일이 재참여해서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 ‘It Feels So Good‘ 은 펑키한 소울이 느껴지는 곡으로 도입부의 드럼 비트가 절로 몸을 움직이게 한다. 그 위에 흘러나오는 색소폰 소리는 우선 톤 컬러에서 귀를 홀리게 한다[Then And Now]는 [Winelight]와는 다르게 재즈의 느낌을 훨씬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앨범 수록곡들도 ‘In a Sentimental Mood’, ‘Stella by Starlight’, ‘ Blues for E.P’ 등 재즈 스탠다드 곡을 중심으로 녹음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허비 행콕, 토미 플라나건, 론 카터 등이 참여해서 유명해진 앨범이기도 하다.

앨범의 수록곡들이 다 명곡들이지만 Blues for E.P 곡의 베이시스트 론 카터의 베이스 연주는프로 연주자들 사이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연주라는 평을 받고있다.마지막으로 [All My Tomorrow]는 서정적이고 편안하면서BGM으로도 손색이 없는 좋은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리드미컬하고 펑키한 느낌보다는 아름답고 감미로운 멜로디에 비중을 주는 앨범으로 개인적으로 [All My Tomorrow]의 소프라노 색소폰 음색이 정말 감미롭다.

 

 

깊어 가는 겨울밤을 흐르는 재즈 선율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는 본인만의 스타일로 창의적인 재즈 언어를 만들어 낸 훌륭한 연주자이다. 그를 모방하는 연주자들이 많았지만 누구나 모방할 수 없는 그만의 섬세하고 창의적인 색깔이 분명히 있다.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에 대한 재즈 마니아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많은 청중은 그의 음악을 찾아 귀담아듣고 있다. 자신만의 음악성을 향해 욕심을 부리지 않고, 훌륭한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음악 안에서 노력하고도전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위에 짧게 소개한 앨범만 봐도 각기 너무 다른 컬러를 가지고있다.

그 컬러 안에는 서로 다른 깊이도 있다. 그로버 워싱턴주니어는 팝 재즈 안에서 재즈의 창의적인 맛을 가미시키고 소개하기를 진정으로 원했던 뮤지션이다. 겨울의 찬 기운이 느껴지는 이 새벽에 오늘 이야기한 앨범들을 다시금 모두 듣고 잠들 수밖에 없을 듯하다.

 

글 | 이은용 MCMI음악학원 대표

suyeo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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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AL SOUND] Grover Washington Jr. 'Winelight'와 함께하는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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