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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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정은 색소폰 연주자의 꿈이다. 남다르게 좋은 소리를 원한다면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공부 중 하나가 음정이다. 90년대 중반 파리에서 색소폰 기초를 배웠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8도의 도약을 통한 음정 훈련이었다. 같은 이름을 지닌 여덟 계단 위의 음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인데, 처음에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옥타브(Octave)의 관계를 아는 것은 안정적인 연주의 시작이다. 저음 ‘도’에서 중음 ‘도’로 그리고 중음 ‘도’에서 고음 ‘도’로 도약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일지 싶지만, 그것은 단순히 ‘점프(JUMP)’의 개념 그 이상을 담고 있다.


-중략-


‘시’의 도약은 연주자가 추구하는 장르를 결정하기도 한다. 또한 장르에 따른 기법의 차이가 가장 도드라지는 음이 고음 ‘시’이다. 고음 ‘시’의 음색을 들으면 어떤 지도를 받았는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이다. 장르가 달라도 고수들은 고음 ‘시’의 안정감을 보여준다. 도약의 개념을 알고 연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대로 고음 ‘시’가 도약 후 담장 멀리 날아가 버리지 않았다. 때로는 조금 작은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도약의 베이스인 저음이 좋았다. 또한 안정적인 높이에서 점프했다. 그리고 점프 후 도약의 정점도 예측했다. 심지어 낙하하기 직전의 순간에 잠시 멈추듯 했는데, 정말 예술적인 그 순간은 슬로비디오를 통해서 만나는 멋진 주윤발의 미소를 연상케 했다.


중저음 ‘시’ 음에서 고음 ‘시’ 연습이 고수로 가는 길이 아닐지 싶다.


그리고 포인트가 있다면 연습을 항상 녹음해서 들어보고 분석하는 것이다. 고수가 되기 전까지 특히 고음 ‘시’ 음의 날카로움과 필요 이상의 강세를 녹음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 중저음 ‘시’와 고음 ‘시’의 도약에 더 집중하면, 날아가 버리는 고음이 아닌 멋지게 날아오르는 고음을 알게 될 것이다.


2023년의 당신의 도약이 2024년 새해에는 아름다운 비상(飛上)이 되기를 기원한다.



▶기사 전문은 월간색소폰 12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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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브의 도약, ‘시’에서 해답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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