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김한수 단장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버디색소폰앙상블은 아마추어로 구성된 순수 색소폰만으로 이루어진 앙상블팀으로 수준 높은 합주를 목표로 한다. 버디색소폰앙상블이라는 명칭으로는 2015년에 창단되어 작년에 첫 정식 공연을 가졌지만, 사실은 10여 년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내던 지기들이 오랜 시간 함께 해오며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팀이기도 하다. 또한 버디색소폰앙상블의 버디(Buddy)라는 말은 절친한 친구, 벗이라는 뜻으로 프렌드(friend)라는 단어와 유사하지만, 보다 더 허물없이 가까이 지내는 친구에게 해당이 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버디색소폰앙상블 멤버 모두는 연령과 경력, 현 위치를 뛰어넘는 진정한 음악적 우정을 지향하고 있다.

 

버디색소폰앙상블의 구성
버디색소폰 앙상블은 알토Ⅰ, 알토Ⅱ, 테너Ⅰ, 테너Ⅱ, 바리톤으로 총 다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른 앙상블 팀에서와는 달리 3명의 바리톤 주자를 보유하고 있다. 세 대의 바리톤에서 나오는 묵직한 베이스 소리는 버디색소폰앙상블의 음악을 한층 더 깊게 끌어올려준다. 멤버들의 연주 경력은 짧게는 3년부터 길게는 10년까지 다양한 사회경험을 가진 멤버들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멤버 대부분은 50~60대로 구성되어 있다. 또 멤버 중 절반가량은 직장 생활에서 은퇴하여 악기 연주로 제2의 인생을 만끽하고 있다고 하니 버디색소폰앙상블의 즐거운 열정의 원천이 아닐 수 없다.

 

김 한 수 단장
버디색소폰앙상블의 단장이자 지휘와 편곡 또한 담당하고 있다고.
오랜 시간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하며 합창 및 합주 지휘를 35년 넘게 해왔었다. 지금은 퇴직한 지 3년 되었지만 20대 때부터 해왔던 일이라 지휘는 내게 익숙한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버디색소폰앙상블 이전부터 지휘를 도맡아 하게 되었다. 편곡 또한 일전에 교사 리코더 합주단 지휘를 맡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했었던 악보들을 쉽게 색소폰 곡으로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다가 지금까지 온전히 내 몫으로 해오고 있다.
초창기부터 합주단을 꾸려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
예전에는 오늘같이 바로바로 연주를 못 했었다. 한 악보를 나누어 주면 거의 한 달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어떤 곡은 일 년 동안 연습해야 겨우 한 곡이 완성되는 경우도 있고 그랬었는데, 요즘은 예전에 비해 실력들이 엄청나게 향상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앙상블을 지휘하는 데에 있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관악기는 일단 텅잉이 중요하다. 텅잉을 길게 하든지, 스타카토로 짧게 하든지 호흡을 섞어서 울릴 수 있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그런 텅잉 테크닉을 중요시하고,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셈여림에 중점을 두고 음악의 흐름을 잡는 편이다.
그밖에 파트와 파트 간의 밸런스, 멜로디, 호흡 등 이래저래 신경 쓸 부분이 많긴 하다.


버디색소폰앙상블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화기애애하고 화목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힘들고 짜증 나는 일이 있어도 누구 하나 화내는 사람이 없다. 나부터도 합주 지도를 하면서 화를 내는 경우는 없다. 앙상블을 하며 아름다움을 남기고자 해서 모인 사람들인데 이곳에 와서 스트레스도 풀고 마음에 충만한 기를 얻어 가야 하지 않겠나. 나를 비롯한 버디색소폰앙상블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다양한 곡을 연습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선정하는 이유가 있나.
우리 앙상블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있고, 또 음악적 취향 또한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팝송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서 연령대에맞는 음악과 장르를 최대한 골고루 넣으려는 취지이다.


앞으로 목표하는 바가 있나.
전국에서 규모도 가장 크고, 또 어딜 가도 연주 잘하는 톱클래스 합주단 소리를 들을 만큼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 팀에 20대부터 시작했던 사람이 지금 30대 중반이다.
나 또한 50대 초반에 시작하여 지금은 어느덧 60대 중반이 됐다. 젊은 사람들 혹은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서 자꾸 로테이션 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또한 노력이 필요하다. 외부에 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활동을 보여줘야 하고 또 그러면 그것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색소폰 앙상블에 대한 흥미를 갖지 않겠나.


김 치 형 운영실장
음악을 하면서 어떤 생활의 변화가 있었나.
학교를 졸업한 이래 무언가를 처음부터 배워서 매일매일 달라진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나이 먹어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굉장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주변 친구들에게도 많이 권하는데, 굳이 색소폰이 아니어도 악기 하나 정도는 배우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색소폰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색소폰을 오래 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색소폰을 바꾼다고 느닷없이 악기를 내게 주며 불어보라고 하더라. 그렇게 색소폰을 선물받아 집에 보관만 하고 있다가 어느 날 딸이 왜 악기를 안 하냐고 물어보더라. 음악을 전공한 딸의 적극적인 권유와 더불어 놀고 있는 악기가 측은하여 시작하게 된 색소폰이 지금 와서는 안 배웠으면 어쩔 뻔했나 싶게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앙상블의 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먼저 같이 모여 화음을 맞춘다는 것이 즐겁다. 음악, 더 나아가 색소폰이라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고, 이곳처럼 수준이 어느 정도 있는 앙상블 같은 경우에는 음악적인 공유가 더 잘 된다. 오랜 시간 음악을 해오셨고, 더 잘하는 분들 혹은 여러 주변인에게 배우는 점 또한 많다.


김 형 섭 테너 팀장
색소폰의 어떤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연주하게 되었나.
테너 색소폰 소리에 매료되어 시작하게 된 것이 어느덧 9년 정도 되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이 테너가 맨 처음 시작할 때 산 악기이다. 그 이전에는 드럼을 5년가량 배웠었는데, 5년 정도 하고 보니 한 10년은 해야 잘할 수 있을 것 같더라.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에 비해 색소폰은 연주하는 데 있어 훨씬 더 쉬웠다.


색소폰이 특히 중장년층에게 각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분당에서만 백 개가 넘는 동호회가 있어 배우려고 마음만 먹으면 집 앞 어디에서는 배울 수 있지 않나. 또 일요일마다 공원에 나가면 흔하게 색소폰 공연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론 색소폰이라는 악기가 우리 가요와 트로트를 구수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린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를 많이 듣고 자라지 않았나. 그런 추억이 깃든 음악을 내가 직접 연주할 수 있다는 매력 또한 크게 작용할 것 같다.


버디색소폰앙상블에서 트로트가 아닌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려움은 없었나.
정말로 전혀 모르는 음악도 많았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연습을 하다 보니 어느새 곡이 익숙해지고 그러다 보면 자연히 배우게 되는 점이 있다.


이 명 순 총무
버디색소폰앙상블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연습실에서 혼자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연습하는 것도 몇 년 지나니 지겨워지는 때가 오더라. 그런 때에 앙상블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지 않거나, 처음 접하는 곡들을 하고, 반주기가 아닌 악보에 맞춰 연주하고, 혼자서 마음대로 넣는 감정이 아닌 전체의 악상에 맞춰 노래해야 하는 부분이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생소했던 부분이 좋아서 앙상블을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작년에 성남아트센터에서 버디색소폰앙상블의 창단연주가 있었다고.
그때 정말 모두가 열심히 연습했던 만큼 청중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었다. 공연 당일 잠시 화장실에 갔다가 밖에서 “어디 후진 데 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라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정말 기분이 좋더라. 날 보기 위해 가족들도 왔었는데 생각보다 공연이 너무 좋았다고 얘기해 줘 열심히 했던 보람을 느꼈다.


버디색소폰앙상블에서 굉장히 많은 곡을 연습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다 외워서 하나.
여기가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됐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한 곡이 책 한 권을 넘겼다. 곡을 암기하듯이 줄줄 외우지는 못하지만, 악보를 보면 기억이 난다. 한번 완벽하게 연습을 했던 곡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악보를 보면 다시 기억이 나 연주하게 되더라. 그렇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곡들을 꾸준히 할 수가 있다.


최 인 곤 최연소 단원
30대 젊은 동호인으로서 색소폰의 어떤 매력에 악기를 시작하게 되었나.
회사에 같이 다니는 분이 연세가 좀 있는 분이었는데, 그분의 제안으로 연습실도 같이 다니고 하면서 지금까지 하게 되었다. 음악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었던 터라 악보를 보는 것부터 조금씩 공부하며 시작한 것이 어느새 10년째가 되었다. 색소폰 동호회에서 2, 30대의 젊은 연령대를 찾아보기 힘든 까닭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악기를 쉽게 구입하기에는 비싸다는 인식도 있고, 아무래도 올드하다는 인식이 없지 않아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실제로 자신이 어떤 곡을 연주하는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올드하다는 인식은 그저 인식에 불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 찾아보면 홍대 클럽에서 활동하거나 혹은 재즈 음악을 하며 색소폰을 즐기는 젊은 색소폰 동호인들이 많다.


버디색소폰동호회 자랑을 해본다면.
버디색소폰동호회는 편하다. 다른 동호회 같은 경우 가보면 사람들끼리 트러블도 있고, 혹은 음악 외적으로 친하게 지낸다거나 사이가 안 좋아서 해체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곳은 처음 연습을 시작한 때, 그러니까 10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이 꾸준히 사이좋게 지내오고 있다. 물론 중간에 멤버도 조금씩 바뀌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트러블 없이 인간적으로 가는 그룹을 본 적이 없다.


(월간색소폰)안지인 기자= jii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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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재미있게! 인생은 멋지게 '버디색소폰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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