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정유년 새해를 앞둔 지난 연말, 색소포니스트 심삼종 교수가 지도를 맡은 일반인 오케스트라 밴드 ‘하늘소리색소폰오케스트라’를 찾았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교회에서 진행된 이들의 연습 현장은 색소폰 음악이 자아낸 연말의 흥겨움으로 가득했다. 설립한 지 얼마 안 된 신생 오케스트라 단체라곤 믿기 어려울 만큼 뜨거운 열기가 연습장을 메우고 있었다. 기자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하늘소리색소폰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연주곡에 몸을 맡긴 채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색소폰 음악과 함께하는 이들의 즐거운 일상을 들어봤다.

 

 

하늘소리색소폰오케스트라(이하 하늘소리)는 색소포니스트 심삼종 교수를 필두로 한 오케스트라 단체로, 현재 경기도 고양시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하늘소리는 2016년 7월에 설립된 신생 오케스트라 단체이지만, 지역 연주회 및 축제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 모임을 하는 하늘소리에는 20여 명의 단원이 함께하고 있다. 색소폰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부터 준프로의 실력을 갖춘 이들까지, 실력대도 제각각이다. 직장인, 학생, 주부까지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름다운 선율의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비록 성별도, 연령대도, 직업군도 다른 이들이지만, 색소폰에 대한 뜨거운 열정만큼은 다르지 않다. 이들에게 색소폰과 함께, 또 서로가 함께하는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하다.

 

힘찬 에너지 더해주는 열정 가득한 수업 

신생 오케스트라인 하늘소리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색소폰에 대한 뜨거운 열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열정의 시작점을 살피던 중 하늘소리의 지도를 담당 중인 심삼종 교수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늘소리의 지도를 맡은 심삼종 교수는 한양대학교에서 관현악과 학사, 미국 존스홉킨스 피바디 음악대학원(Peabody Institute of the Johns Hopkins University)에서 클래식 색소폰 전문연주자 과정과 연주 석사학위를 받은 뛰어난 실력을 갖춘 연주자이다. 심 교수는 일반 클래식 공연 및 크리스천 음악 등 900회가 넘는 공연에 연주자로 섰을 만큼 열정적인 연주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열정은 교육현장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온몸을 활용해 색소폰을 연주하고, 온 신경을 곤두세워 단원들의 연주에 귀를 기울인다. 예민해질 법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의 표정에서는 미소가 떠날 줄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연주와 지도에 몰두한 모습. 어느 곳에서든 긍정적인 기운은 전해지게 마련이다.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지도에 임하는 심 교수의 모습은, 단원들에게 가장 큰 자극제이자 에너지가 되어준다.

클래식 색소폰 음악의 저변 확대

뛰어난 색소포니스트로 알려진 심삼종 교수이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오케스트라를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떠한 계기로 일반인 오케스트라를 꾸리게 된 것일까.

“연주회를 하면서 관객들을 만나보면, 항상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관람객들이 모두 색소폰에 대한 관심이 높으시거든요. 그런 분들을 만날 때면 내가 가진 좋은 소스를 전공자 대상 후학양성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과도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배운 여러 연주기법을 바탕으로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단체를 꾸려야겠다 마음먹었죠.”

이를 통해 ‘클래식 색소폰 음악의 저변 확대’를 이뤄내고 싶다는 것. 심 교수는 하늘소리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이지만,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오케스트라로 성장할 그 날을 꿈꾼다. 더 많은 이들이 색소폰 음악을 즐기고, 사랑하는 그 날까지 말이다. 

 

색소폰 음악의 매력, 접근성과 음색 

하늘소리 사람들이 말하는 색소폰의 매력은 ‘뛰어난 접근성’과 ‘매력적인 음색’이다. 하늘소리의 김장배부악단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색소폰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취미로 즐기기에 색소폰만큼 좋은 악기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악기입니다. 무엇보다 색소폰의 매력적인 음색을 빼놓을 수 없어요. 색소폰은 사람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자신의 목소리와 비슷한 음색을 가진 악기라니 끌릴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많은 이가 꼽는 색소폰의 매력 중 하나가 바로 특유의 음색이다. 색소폰은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한 음색을 내며, 연주자의 호흡에 따라 선율을 만들면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또 연주 시 호흡만 터득하면 배우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어, 꾸준히 연습만 한다면 수개월 내에 원하는 곡을 연주할 수도 있다. 

하늘소리는 자격 요건이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색소폰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가입해 함께 할 수 있다. 초보부터 숙련자까지, 탄탄히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건강한 배움터를 제공하고 있다. 

 

더 많은 이에게 색소폰 음악이 전해지길

지난 연말, 하늘소리는 꽤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지역구 색소폰 연합의 정기연주회부터 고양호수꽃빛축제 공연, 크리스마스 교회 공연까지. 색소폰의 따스하고 매력적인 음색을 지역주민에게 선사하고자 빡빡한 일정의 12월을 보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지역구 색소폰 연합의 정기연주회가 있는 날. 하늘소리의 일부 멤버들은 정기연주회를 위해 자리를 비운 참이라고 했다. 연주회를 앞두고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남은 단원들의 연습은 계속됐다. 찬송가부터 캐럴 음악, 그리고 대중가요까지. 다양한 장르의 연주곡이 쉼 없이 이어졌다. 특히 색소폰의 매력적인 음색에 캐럴 음악이 더해지니, 연말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지난해 11월, 하늘소리의 심삼종 교수를 비롯한 일부 멤버들은 고양어울림누리와 세종청사에서 열린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음악회 <한국과 프랑스를 노래하다>에 참가했다. 이에 대해 심 교수는 아직 시작인 단계에 불과하다며, 좀 더 실력을 갈고닦은 후에 정기공연으로 찾아뵙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늘소리의 목표는 아름다운 색소폰 음악을 더 많은 사람이 듣고 즐기는 날을 만드는 것이다. 클래식 색소폰 음악의 저변확대를 목표로 하는 만큼, 하늘소리가 지향하는 연주의 방향은 확고하다. 클래식부터 대중음악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연주를 선보이겠다는 것. 하늘소리의 연주가 하늘 아래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그 날까지. 이들의 열정적인 연주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글. 박세정 suyeo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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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 음악의 저변 확대를 꿈꾸다, 하늘소리 색소폰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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