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는 12월. 반포 심산아트홀을 가득 채우는 그윽한 색소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재즈 색소포니스트로 연령마다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재즈 색소폰 레슨으로 1,000명이 넘는 제자들을 양성한 만큼 이번 공연도 취미로 색소폰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음반과 악보 책을 발매한 기념콘서트를 열어 후학에 감동을 안겼다.
연주 프로그램은 각 1부와 2부로 나뉘었다. 1부에서는 <광화문 연가>, <슬픈인연>, <문밖에 있는 그대>, <이제는 만나야 한다>를 연주했고, 특별 출연자들의 공연 축하 연주곡 이후에는 인터미션 없이 바로 2부 순서로 이어졌다. 2부에서는 각 나라의 고유 장르를 기준으로 선정된 국악의 <한오백년>, 중국영화 첨밀밀의 OST
무대가 끝난 뒤의 아쉬움과 궁금증에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공연이 끝난 후 직접 운영하시는 색소폰 Live 카페에서 뒤풀이가 있었다고 들었다. 뒤풀이 현장은 어땠나?
지방에서도 와준 사람들도 많았고,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
최광철에 열광하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것 같은데?
취미로 하는 분들을 위한 전국 순회 강연을 6년, 7년 다니다 보니 제자가 천 명 정도 된다. 레슨을 하더라도 단순히 한두 시간 강의하는 것이 아닌 5주라는 긴 시간 동안 레슨을 하다 보니 서로 끈끈해지는 부분도 있다.
공연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는데?
원래 지금까지는 1집 앨범에 있는 레퍼토리 위주로만 연주했었는데 이번에는 2부에 나라별 장르 연주로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해 보았다.
아버지의 고향이 평양이고 남북 이산가족이시다. 어느 날 MBC 방송사에서 <이제는 만나야 한다>라는 특집프로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가 97년도로 김대중 대통령 때였다. 그 프로를 보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기도 했고 또 예전에 KBS에서 남한 측에서만 이산가족 상봉을 하지 않았나. 그런 프로가 많이 생겨 남북이 화합되길 바라는 마음에 악상이 떠올랐고, 거기에 가사를 붙여 곡을 쓰게 되었다.
단순히 아름다운 재즈 연주를 넘어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은 식견과 투지의 생명력으로 점철되는 최광철은 색소폰으로 자유를 노래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시인이 아닐까.
(월간색소폰)안지인 기자= jiin@ker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