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재즈 1세대 선생님과 공연을 같이 하는 데 있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대한민국 재즈의 역사를 1세대 어르신들과 같이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일반 무대와는 다른 느낌을 많이 받는다. 항상 1세대 선배님들 당신들이 말씀하시길 “오늘을 장담 못 하고 내일을 모르기 때문에 언제나 하루를 살아가는 느낌으로 오늘이 마지막 무대라는 각오로 연주를 한다.”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 그런 것들을 같이 공유하고 느끼면서 연주를 하게 되면 마음이 정말 애잔해진다. 이전에는 1세대 어르신분들이 열 명 넘게 계셨었는데, 다 돌아가시고 지금은 다섯 명 남짓 남으셨을까…, 정말 안타깝다. 그런 부분에서 오늘 공연은 어떻게 보면 역사의 한 페이지를 같이 하는 귀한 자리라고 생각이 든다.


재즈 1세대 선생님들과 그들의 음악을 기억하고 이해하기 위해 후배인 우리는 어떤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재즈 2, 3세대까지만 해도 1세대 어르신들과 마음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느 정도 공유가 되는 느낌인데, 그 이후의 후배들은 1세대 분들과 대면을 해볼 기회도 없었고, 연주할 기회도 잘 없었을 것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다 같은 식구들일 것이다 혹은 대한민국 재즈의 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 잘 어우러지고 하겠거니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그런 끈끈한 것들이 없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있다. 어떤대상을 탓하는 게 아닌 다 같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어떻게 공연을 할 예정인가?

지금까지는 1세대 선배님들과 또 2세대 3세대 이런 밴드들이 서로 어우러져서 하는 공연이 없었다. 1세대면 1세대, 우리면 우리, 후배면 후배, 그런 식으로 따로 공연을 해왔었지 이런 식으로 모든 세대의 재즈 뮤지션들이 어우러져서 하는공연은 사실은 이제 시작된 거다. 그런 면에서 2018년의 마지막에 이런 귀한 무대를 만들어준 U&I커뮤니케이션즈 남궁정 대표님께도 정말 감사하고, 또 후원해주신 ㈜엘프 반주기 회사에 정말 감사드린다. 왜냐하면 이런 자리가 우리 힘만으로는 못하는 것이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이런 도움이 굉장히 소중하고, 이런 분들의 숫자가 많이 늘어나서 이와 같은 공연들이 더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로소 재즈의 모든 세대가 아우러지는 어떤 시작을 알리면서 2018년을 마무리한다는 게 굉장히 뜻깊게 느껴지고 또 한편으로는 이 계기로 시작 될 변화가 기대되는 바이다.

 

2018년을 오늘의 공연으로 마무리하게 되셨는데 현재 기분이 어떠한가?

이번에 신구세대 그러니까 재즈 1세대하고 2세대, 3세대 재즈 뮤지션들이 한 무대에서 협연할 수 있다는 게 최초다.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 2, 3세대들이 너무 실력들이 좋으니 연주하기 굉장히 편할 것 같다. 아마 좋은 공연이 될 것이다.


오늘 무대를 보고 관객들이 무엇을 느꼈으면 좋겠나?

관객 마음이다. 다만 재즈라는 음악을어렵다고 여기지 말고 또 특별한 음악이라고 여기지 말고 대중음악을 듣는 것처럼 편안하게 듣고 즐기셨으면 좋겠다. 재즈가 특별한 음악이 아닌데 국내에서는 재즈 음악을 특별하다 여기고 특별히 다루는 부분이 있어 대중들이 어렵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재즈는 미국에서는 대중음악으로 시작한 거다. 레스토랑에서 콰르텟, 퀸텟, 빅밴드도 연주하고 혹은 카바레, 나이트클럽 같은 곳에서 연주되고 그랬던 미국의 대중음악이다. 그러나 1960년대에 전자음악이상륙하면서 재즈 음악이 하향길에 들어섰다. 그때부터 방송국에서도 그렇고 매스컴에서 재즈음악을 너무 어렵게 혹은 특별하게 다뤄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마지막으로 오늘 콘서트를 즐기러 온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여러분 재즈 음악을 어렵고 특별한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음악이라는 건 많이 들으면 친숙해져요.관심을 가지고 재즈 음악을 찾아서 많이 들으면 정서적으로도 참 좋을 겁니다. 그리고 재즈 음악을 사랑하면 인생이 더욱 멋있고 아름다워져요.”


리허설 때 피아노 치시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봤다. 매우 진지한 모습이었는데 음악에 대해어떤 마음으로 연주하나?

음악은 항상 내게 떨림을 주는 존재다. 그래서 항상 진실하고 정확하게 가슴으로 연주하려고 노력한다. 손가락은 가슴에서 나오는 음악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도구이다. 가슴에서 나오는 음악이 진짜 음악이 아니겠나.


우리가 재즈 음악을 대해야 하는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즈는 섣불리 했다가는 본전도 못 찾는다. 죽을 때까지 해야 앞이 보이는 그런 음악이다. 재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즉흥연주인데, 모든 연주를 즉석에서 머릿속으로 작곡하고 손가락으로 표현한다. 즉흥연주는한번 하면 쏟아진 물처럼 주워 담을 수 없다. 듣는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이 되기 때문에 많은재즈 연주가들이 그것을 잘하기 위해 부단히도 연습한다. 어떻게 하면 멋있는 즉흥연주를 할수 있을지, 음계와 화성 재즈에 통용되는 여러 가지 작곡 방법, 또 한편으로 재즈는 철학적으로 해야 하기도 하고, 휴머니스트가 돼야 하기도 한다. 그런 여러 가지 부분에서 부단히 노력해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


젊은 시절에 많이 받아보셨을 법한 질문인데, 앞으로 어떤 연주자가 되고 싶은가?

그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내가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으면 “저 사람은 신관웅이다”라고 느낄 수있게끔 노력한다. 외국의 유명 뮤지션의 연주를 듣거나 하면 “아 저 사람은 칙코리아다”하고 느끼는데, 한국 사람으로서는 아직 그게 힘들다. 재즈라는 음악이 아프리카에서 건너온흑인 노예에 의해 탄생한 음악이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낼 수 없는 어떤 1%가 존재한다.만약 흑인들이 우리나라의 국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들이 아무리 기술적으로 잘한다고하더라도 1%의 한국미를 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나라 리듬, 악기, 민요를 가지고 재즈를 한다면 우리것 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앞서가는 재즈를 할 수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K 재즈라고 이름 붙여 우리의 정서를 재즈로 승화시키는 작업들을 할 예정이다.


재즈 1세대 선생님들과의 인터뷰는 따스함과 긴 여운을 남긴 즐거운 시간이었다. 한 분 한 분 인터뷰 할 때마다 각자의 생각과 개성이 뚜렷하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그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존중은 모두가 한뜻으로 오랫동안 지켜온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재즈의 역사와 함께한 1세대라는 이름의 버팀목으로 음악 활동을 해오며 아직까지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그들의 삶과 자세가 우리가 진정으로 기억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인터뷰에 응해주신 1세대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인터뷰를 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U&I 커뮤니케이션 남궁정 대표께도 감사를 전한다.

 

 

(월간색소폰)안지인 기자= jii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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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재즈의 시작과 현재를 감상하다 '재즈1세대밴드 & 웅산밴드 합동 무대'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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