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자신들에게 행복을 안겨 준 색소폰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한국색소폰협회 서산시지부.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이곳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며 새로운 기쁨과 여유로움을 느낀 그들은 비로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타인의 행복에도 관심을 기울여 음악봉사와 무료공연으로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전한다. 인간의 음색과 가장 닮았다는 색소폰을 통해 타인에게 따스한 목소리로 나눔의 온정을 베푸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한국색소폰협회(Korea Saxophone Association) 서산시지부장 정지용 원장은 주변인들의 권유와 바람으로 ‘정지용색소폰아카데미’를 개원하고 학원을 지부로 삼았다. 그는 회원들의 실력 향상을 위하여 합주를 지도하고 시민들을 위한 무료공연을 하는 등 회원들과 함께 협회의 발전에 힘쓴다. 색소폰 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기여한 서산시지부의 행보로 작년 ‘한국색소폰협회 송년의 밤’에서 90개 지부 중 유일하게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프로 연주자인 원장님이 상주하는 서산시지부

한국색소폰협회 서산시지부(이하 KSA서산지부)인 ‘정지용색소폰아카데미’에는 정지용 원장이 상주하여 정규 레슨 시간 외에도 언제든지 전문가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일부 학원생들은 원장님을 어려워하고 물어보기를 꺼려하는 경우도 있는데, 정지용 원장은 학생들이 궁금한 것은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먼저 다가가 지도를 한다. 서산 뿐 아니라 KSA지부가 없던 태안군의 성당과 아카데미를 방문하여 레슨을 하고, 지부가 생긴 후에는 KSA태안군지부에도 방문하여 가르침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음악에 높은 관심을 보여 15세에 피아노와 기타를 배웠으며 문화선전대 활동을 하였고 색소폰을 연주한 지는 14년이 되었다. 원장의 남다른 지도로 회원들의 실력이 빠르게 향상되는데, 이은주 회원은 바쁜 업무로 학원에 꾸준히 나오지는 못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지도를 받더라도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강성운 회원의 경우 원장님의 좋은 연주를 꾸준히 듣는 것만으로도 실력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24시간 개방된 지부와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열린 무대

KSA서산지부는 24시간 개방되어 언제나 연주를 즐길 수 있고, 원장이 자리를 비우게 될 때에도 학원 문을 잠그지 않기 때문에 회원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지부를 찾아 연주 연습과 합주를 한다. 학원 내부에는 언제든지 연주가 가능하도록 음향기기가 세팅된 무대가 있는데, 학원생이라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정지용 원장이 아마추어 연주자가 색소폰을 배우는 목적은 공연과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여 회원들이 무대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배려를 한 것이다. 처음 무대에 오른 학생들은 긴장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주를 하는 횟수가 늘다보면 무대 공포증도 사라지게 되며, 회원 누구든지 연주할 수 있는 열린 무대는 레슨의 장이자 미니 연주회가 된다.

 

매일 합주가 이루어지는 열정 가득한 서산시지부

지부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를 꼽자면 색소폰에 대한 회원들의 깊은 애정과 합주에 대한 책임감이다. 지부에서 진행되는 지속적인 합주는 기초 리듬공부와 꾸준한 연습을 통해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지름길이며, 독주를 할 때보다 긴장감을 느끼는 회원들은 본인의 파트에 대한 책임감으로 바쁘고 피곤하더라도 합주 연습에 꼭 참석한다. 정지용 원장은 회원들의 연주 실력에 따라 4파트로 구분하여 1일 1파트씩 중주를 지도하고 수요일은 전체합주를 진행하여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는 내내 합주가 이루어진다. 

악보는 원장이 직접 만든 교본을 사용하고, 연주를 시작한지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난 회원은 전체합주에 합류할 수 있도록 권유한다. 연주 실력이 향상되어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파트로 승격한 선배들은 다른 파트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거나 함께 연주를 한다. 김영화 회원은 A파트의 리더로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다양한 무대 경험을 통해 어떤 공연도 떨리지 않는다고 한다. 본지와의 인터뷰 후 진행된 합주에 직접 테너를 연주하며 지휘를 하는 정지용 원장과 각자의 파트를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회원들로 인해 무대는 순식간에 열기로 가득찼다. 

 

자연스럽게 쌓이는 연주 실력과 수많은 공연 이력 

서산시에서 개최되는 큰 행사라면 우선 순위로 KSA서산지부가 초청되어 연주를 도맡고 있으며 한 달에 많게는 6번의 공연을 한 적도 있다. 정지용 원장이 개인적으로 초청 받는 공연에도 회원들과 함께 참여하도록 주최 측과 조율하는 경우가 많아 회원들은 많은 무대 경험을 쌓게 된다. 회원들의 연주 실력도 뛰어나 공연을 개최하면 관객들의 열띤 반응은 물론 재공연 요청도 많으며, 작년 전라북도 장수군에서 개최된 ‘제5회 전국아마추어색소폰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김완식 회원도 지부의 자랑거리다. 

작년에 초청을 받은 제주도에서는 관광지 7군데에서 공연을 하였는데,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고 상인들은 본인의 가게 앞에서 공연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진풍경을 벌였다. 제주도로 향하는 선상에서도 공연을 했었는데, 돌아오는 배에서도 선장이 연주가 너무 좋았다며 공연 요청을 하여 멋진 연주로 화답했다. 

또한 같은 해에 해양수상청의 주최로 태안군에 위치한 섬 ‘옹도’에서 관광객들을 위한 공연 요청을 받아, 주최 측에서 무대를 설치하고 음향장비도 세팅을 완료하여 회원들은 악기만 가져와 연주를 할 수 있도록 대우를 받았다. 공연 당일 궂은 날씨에 출항을 하지 못해 결국 선착장의 즉석 무대에서 연주를 진행하였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정기 공연을 위한 스케줄을 조율할 예정이다.

 

회원들이 언제든지 찾아오고 싶은 기분 좋은 공간

회원들이 말하는 지부의 가장 좋은 점은 편안한 분위기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 많아 언제든지 들르고 싶다는 것이다. 전체회원은 120여 명이며 그 중 40명이 지부에서 활동을 하고 공연을 하는 합주팀은 25명 정도로, 많은 공연 요청에 응하여 받는 공연비로 지부를 운영하기 때문에 따로 회비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여느 색소폰 동호회가 그렇듯 중년 회원들이 많지만 대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20대부터 7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가 분포되어 있고, 최근에는 11세의 초등학생도 가입하여 곡관 소프라노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여성회원도 많은 편이라 동성친구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로 가입을 망설이는 여성분들도 즐거운 활동이 가능하다.  

강성운 회원은 습관처럼 학원에 들러 하루에 열 시간씩 머물렀던 적도 있으며, 다른 회원들도 무료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좋은 사람들과 좋아하는 색소폰 연주를 할 수 있는 서산지부에 습관적으로 오게 된다며 입을 모았다. 기자가 방문 했을 때에도 다과를 준비하던 김영화 회원과 이점순 회원의 모습에서 회원들의 따뜻한 배려로 편안한 지부의 분위기가 조성됨을 느낄 수 있었다. 맹강섭 사무장은 색소폰이 좋아서 찾아오는 모든 회원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신입회원과 기존회원들과의 교류에 특히 신경을 기울인다고 한다.

 

회원들 모두가 매료된 ‘평생 친구’ 색소폰

색소폰은 회원들의 삶에 활력을 주고 그들 사이에서 단단한 매개체가 되어 건강한 생활과 밝은 인간관계를 만들어 준다. 원장은 색소폰을 공연하는 무대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과도 금방 친해져 오래 만난 친구처럼 대화를 하게 되며 나이, 국적을 불문하고 감정의 교감으로 친근감을 갖게 된다고 한다. 정덕선 회원도 색소폰은 다른 취미와는 다르게 마음이 힐링되는 것을 느끼고, 김영화 회원은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악기로 연주를 시작하였지만 지금은 색소폰이 본인을 이끄는 좋은 친구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강성운 회원은 TV에서 백발의 노부부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오르간 연주를 하는 것을 접하며 시작하게 된 색소폰에 심취되었고 여유롭게 악기를 다루는 멋진 노년의 모습을 꿈꾼다. 부부사이인 맹강섭 사무장과 이은주 회원은 함께 색소폰을 배우며 대화가 많아졌고 연주법에 관한 토론도 즐기게 되었다고 한다. 다년간의 수많은 봉사활동 이력으로 선행상을 받고 웃음치료사 자격증이 있는 이점순 회원은 KSA서산지부에서 색소폰 연주를 통해 봉사활동과 무대경험을 쌓는 즐거움을 동시에 누리고 있다. 

 

따스한 색소폰의 음색으로 전하는 나눔

KSA서산지부 회원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는 ‘나눔’이며, 외로울 때에 친구 같은 색소폰으로 위로를 받은 긍정적인 경험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연주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들은 초청받는 큰 공연들을 제외하면 주로 시민들을 위한 무료공연과 복지관을 찾아 음악봉사를 한다. 복지관에서는 공연을 통해 힘과 용기를 복돋아주고 시민들에게는 연주회를 통해 즐거움과 행복을 전하며 시민들의 정서 함양과 지역의 예술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특히 본향화수요양원과 실버요양원은 봉사단체와 협력하여 정기적으로 음악봉사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의 선율을 

정지용 원장은 KSA서산지부장으로서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고, 다른 동호회와 함께 협력하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선교활동과 음악봉사를 하기 위해 필리핀에 방문하여 합주를 한 적이 있다. 공연을 본 필리핀 사람들은 색소폰 악기를 처음 본다며 신기해하면서도 연주를 즐겼고,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더라도 음악을 통해 교감을 느꼈던 뿌듯한 경험이었다. 그때의 행복한 감정을 회원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며 회원들의 실력이 조금 더 향상되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공연을 할 의향을 내비쳤고 회원들도 해외에서 각 나라의 음악과 우리나라 음악을 연주하며 봉사하는 희망을 가진다고 한다.

 

글. 박세정 기자 suyeo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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