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수많은 의미와 상징들을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에게는 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을 가슴에 기리는 날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연인,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날로 여겨진다. 크리스마스라는 이름 자체만으로 떠올려지는 무엇이 있듯이 크리스마스 연주회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있는데, 바로 하늘소리색소폰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다. 40여 대가 넘는 색소폰이 조명에 반사되어 우리의 눈을 황홀하게 하는 것은 물론 심삼종 교수의 지휘 아래 펼쳐지는 환상적인 오케스트라의 화음은 우리를 마법의 세계로 안내한다.

 

 

커다란 스케일과 눈길을 끄는 색소폰들

무려 40대나 되는 색소폰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은 실로 즐거운 일이다. 무대 조명이 아쉬울 만큼 무대 곳곳에서 빛나는 색소폰의 금빛 향연은 연말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파티와 너무나 잘 어울렸다. 퍼커션과 팀파니를 포함한 풀 밴드와 객원 보컬들까지 총 60여 명이 넘는 인원이 무대에 올랐는데 그 인원수만큼이나 웅장한 사운드와 풍성한 밸런스는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던 조합이었다. 1500석 관중석은 무대에 오른 인원이 무색할 만큼 관객들로 가득 메워졌고 곡이 끝나는 매 순간 쏟아져 나오는 박수갈채는 연주회 스케일과도 어울리는 풍경이었다.

 

훌륭한 편곡과 프로그램 구성

이번 공연 프로그램 구성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졌다. 1부는 교향곡으로 구성되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만한 주옥같은 곡들 또는 대중이 처음 들어도 매력을 느낄 수 있을만한 곡들로 구성되었다. 클래식 교향곡은 물론이고 대중에게 생소한 클래식의 새로운 세계를 거부감 없이 전달하는 데 있어 매우 성공한 프로그램 구성이었다. 특히 타자기 협주곡 같은 경우는 타자기를 치는 소리와 오케스트라의 긴박한 선율이 잘 어우러진 데다가, 협연자와 심삼종 지휘자의 재미있는 퍼포먼스가 모두에게 유쾌함을 전했다. 2부는 캐롤송과 성가곡들로 구성되었다. 

심삼종 교수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한양대 실용음악과 ‘Black Lions’ 보컬 콰이어팀의 소울넘치는 목소리가 더해지며 재즈풍의 느낌으로 전환되었다. 특히 세련된 편곡으로 듣는 크리스마스 캐롤은 색소폰의 다른 매력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하늘소리색소폰오케스트라의 가장 좋았던 점은 콘셉트가 확실하다는 부분이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쏟아지는 수많은 공연 속에서도 색소폰은 어쩐지 다른 악기와 비교하여 크리스마스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는데, 그런 부분에서 색소폰오케스트라는 신년을 앞둔 연말의 너그러움, 풀어짐 혹은 희망을 표현하는 데에 적합한 악기란 생각이 든다. 하늘소리색소폰오케스트라는 이러한 콘셉트를 너무나 잘 잡았고 또 그에 합당한 무대를 구현해내며 “연말 공연하면? 하늘소리색소폰오케스트라 연주회!”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지 않을까 싶다.

 

지휘자&연주자 심삼종

심삼종 교수의 무대 퍼포먼스는 많은 볼거리 중 하나였는데 특히 솔로 연주를 할 때 관객석에 내려와 함께 호흡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은 그가 관객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지를 대변해주는 듯했다. 곡의 콘셉트에 따라 틈틈이 관객의 분위기를 읽으며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모습 또한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이러한 모습은 음악가가 갖춰야 할 진정한 면모로 되새기기에 충분했다.

프로그램은 곧 연주자나 지휘자의 성향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번 공연이 그렇다. 클래식 전공 과정을 밟는 동안 필드에서 꾸준히 팝, 재즈 음악을 해온 그의 연주 이력도 그렇고 종교적 신념과 가치관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는부분에서 이번 연주회는 심삼종 지휘자와 많이 닮아있었다.

더불어 그와 뜻을 함께하는 단원들과 제자들이 모여 이루어 낸 하모니는 진심으로 전해져 관객들에게 커다란 감동으로 와 닿았다. 다음 연말 공연도 기대되는 하늘소리색소폰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어떤 모습으로 다시 우리를 찾아올지 기대가 된다.

 

(월간색소폰)안지인 기자= jii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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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환희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하늘소리 색소폰 오케스트라 〈왕이 나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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