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비파산과 국수바위가 보이는 울릉도 남양항의 모습

 

지난 3월 필자는 취재를 목적으로 울릉도를 방문하였다. 6월 다시 한번 방문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엘프와 <월간색소폰>이 함께 주관하여 울릉도 색소폰 문화교류와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가지고 방문하였는데, 일전에 다시 오겠다 약속한지 꼭 3개월 만이다. 엘프와 함께한 <월간색소폰>의 찾아가는 문화 행사. 그 현장 속으로.

 

울릉도로 향하는 뱃길은 잔잔한 호수를 지나가는 느낌이 들 만큼 평온했다. 울릉도를 처음 방문한 일행 중 한명은 울릉도가 이렇게 접근하기 쉬운 곳이었나 하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잔잔한 바다는 우리를 환영하는 듯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길을 내주었다. 울릉도에 도착하여 울릉도색소폰문화봉사단에서의 숙소와 렌터카의 알선으로 편리한 이동은 이제 친한 친구 집을 방문하는 듯 한낮의 햇볕과 함께 바닷바람이 그렇게 신선할 수 없다.

 

울릉도색소폰문화봉사단은 2020년 〈월간색소폰〉 5월호에서도 소개된 바 있던 김래겸 단장과 박효근 부단장, 김명희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울릉도의 색소폰 문화를 앞장서서 이끌고 있다. 다만 울릉도라는 지리적 요건과 더불어 음악이라는 분야가 혼자서 습득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미흡하기에 ‘찾아가는 문화행사’의 필요성이 중요해 보였다.

 

▲한마음회관에서 진행되는 ‘색소폰으로 하나되는 문화 나들이’에서 김래겸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뮤직비디오 촬영과 동호회 취재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고 둘째 날 오후 박대식 대표의 ‘색소폰 관리요령’, 윤정현 프로의 ‘연주법’, ㈜엘프 김종국 차장의 ‘엘프 반주기 사용법’, 이대희 프로의 ‘연주법’ 강의로 전문가에 의한 배움의 갈증해소와 색소폰 문화 교류를 위해 한마음회관에서 진행되었다. 강의에 앞서 김병수 울릉군수가 참석하여 문화 불모지 울릉도를 찾아준 것에 우리 〈월간색소폰〉에 감사하면서 이 행사가 지속적으로 열려 육지와 문화로 연결되어 자주 교류하여 문화울릉도를 지향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기대한다는 의견을 주었다.

 

▲연주법에 대해 강의 중인 윤정현 프로
‘맛있는 색소폰을 연주하자’를 모토로 다양한 행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황금나팔 윤정현이 색소폰 연주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테크닉을 요구하는 ‘텅잉’에 대한 강의로 스타트를 끊었다. 텅잉은 가장 기본적이기도 하지만 고급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는 기본의 중요성과 정확한 텅잉은 음악 실력을 한층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란한 텅잉 기술로 <울릉도 트위스트>를 시범 연주하였을 때는 강의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연이어 반주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엘프의 김종국 차장이 ‘엘프 반주기의 사용법’에 대하여 강의했다. 고급스럽게 만든 모자와 함께 평소 사용하지 않는 편의 사양을 강의하며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익한 수업이었다. 특히 울릉도에 있는 대부분의 색소폰 애호가들이 엘프 반주기를 사용하고 있어 아마 더욱 이 강의에 만족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주법에 대해 강의 중인 이대희 프로
색소폰 이야기로 잘 알려진 ‘멋있는 색소폰 연주를 하자’로 잘 알려진 이대희 프로는 ‘색소폰 소리’에 대한 주제로“페이크나 오블리가토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멜로디의 강약과 느낌만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연주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으로 강의하였다. 각 단계에서 시범을 보여주며 애절함과 색소폰 특유의 호소력 깊은 연주로 감동을 더하였다.

 

간단한 색소폰의 관리요령과 강의 내내 행사진 뒤편에서 진행된 새음악기사 박대식 대표의 ‘리페어 행사’ 또한 많은 시선을 모았다. 울릉도에서는 악기에 이상이 생기면 제때 수리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포항이나 대구로 이동하여 수리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고가의 악기를 여러 대 소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이번 리페어 행사에는 박대식 대표가 직접 시행하여 눈길을 모았다. 이날 색소폰 수리를 받은 한 참가자는 그 다음날 돌아오는 사동항까지 찾아와 색소폰의 본래의 소리를 찾았다며 흥분해 하면서 연신 감사함을 표한다.

 

▲색소폰 리페어 행사를 진행 중인 새음악기사 박대식 대표

 

▲성열웅 발행인과 김병수 울릉군수

 

이번 문화행사에는 용인시립청소년오케스트라 이중엽 지휘자도 동참했다. 이 지휘자는 이번 행사에서 “클래식이나 오케스트라와 같은 음악 단체를 접하기 어려운 울릉도 청소년들을 위

해 공연 영상 제공을 적극 검토해 보겠다”라며 이를 통해 울릉도 소재의 각 학교에서 교육 자료 제공에 대한 적극성을 보였다. 극장이나 공연장이 없는 울릉도에 용인시립청소년오케스트라와 같은 문화 단체와의 직접적 교류나 음악적 문화 활동이 활성화된다면 청소년들에게 더 좋은 교육 효과와 울릉군민의 문화적 향유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용인시립청소년오케스트라 이중엽 지휘자

 

모든 강의가 끝난 저녁 7시. 자리를 옮겨 환송공원에서 본격적인 연주 무대가 이어졌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은 날씨와 코로나19 영향이 없는 한 관광객을 위한 색소폰 공연이 열린다. 그래서 ‘울릉도는 언제나 공연 중’이다. 1부에서는 울릉도색소폰문화봉사단 단원들이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발휘하지 못한 연주 실력을 선보였다. 색소폰 연주는 그동안 관객과 호응하는 마음을 꿰뚫어 흥을 한껏 끌어올린다. 또한 울릉도의 전국노래자랑 대상의 최운집의 <보랏빛 엽서>는 울릉도 밤을 한껏 잔잔하고 멋스럽게 하였다.

 

뮤직비디오는 가는 날과 둘째 날 오전, 돌아오는 날 오후를 이용하여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울릉도의 비경과 접할 수 없는 곳곳의 장소를 찾았다. 울릉군 관광문화체육과의 적극적인 지원과 허가로 아름다운 신비의 섬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도 찍어 잠시나마 울릉군 홍보대사의 흉내도 낸다. 이제는 배우보다는 색소폰으로 더더욱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배우 송경철은 여행이 아닌 뮤직비디오를 울릉도에서 찍으니 풍경과 음악의 조화로 만족해하며 연신 새로운 풍경에 리액션으로 울릉도 뮤직비디오 풍광을 만끽하며 그 아름다움에 흠뻑 취한다.

 

▲배우 송경철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있다.

 

색소폰이라는 매개체로 연결된 육지와 섬의 만남은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특히 이어진 독도까지의 여행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애국심을 키워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벅찬 감동을 주었다. 애국심과 자긍심을 부르는 독도를 품은 신비의 섬 울릉도. 그리고 동해에 우뚝 솟은 검은 바위섬 독도. 그것이 그토록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단지 섬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가 같은 우리임을 증명해 주고 우리 속에 같이 하는 또 다른 우리가 있기 때문이리라.

 

(월간색소폰)성열웅 발행인= keri@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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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는 공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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