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개최 예정이던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당초 오프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하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 조정 방안으로 경기도의 주요 행사 안전 개최를 위한 위험도 평가 계획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온라인상에서 10월 9일부터 25일까지 약 3주간 진행 예정이며, 국내 연주자의 수준 높은 라이브 무대를 비롯하여, 재즈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음악 콘텐츠로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가평과 재즈를 중심으로 3주간 펼쳐지는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이번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는 나윤선, 정원영 밴드, 웨이브 & 빛과 소금, 더 버드 & 장필순, 김오키의 뻐킹매드니스 등 기존 발표된 1차 라인업 외에도 더 많은 국내 아티스트가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라이브 공연 외에 3주간 재즈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로 관객들과 만난다. 자라섬을 비롯한 가평의 명소를 찾아 소개와 함께 공연을 들려주고, 책, 영화 등에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재즈를 소개하는가 하면, 재즈 비기너를 위한 해설이 있는 공연, 그리고 아티스트들이 술 한잔 기울이며 들려주는 진솔한 이야기와 연주까지, 이른바 2004년부터 자라섬재즈와 가평이 만들고 키워온 다양한 재즈의 이야기들이 3주간 온라인으로 펼쳐진다. 또한,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해외 관련 기관의 요청으로 해외 아티스트의 쇼케이스 연주도 함께 구성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각국의 재즈 페스티벌들이 온라인으로 바뀌는 가운데〈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국내 아티스트의 쇼케이스 공연 역시 해외의 페스티벌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

 

대중음악사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한국의 퓨전 재즈 시대를 집중 조명한 프로그램

 

올해 자라섬은 퓨전 재즈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비치스 브루(Bitches Brew)’ 앨범 발매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한국에서 재즈 대중화에 일조하고 90년대 한국 대중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국의 퓨전 재즈를 돌아본다. 

 

22년 전인 1998년, 첫 앨범 ‘Wave’를 발표한 밴드 웨이브(Wave)는 일본의 퓨전 재즈 밴드인 티 스퀘어와 카시오페아에 비견하는 밴드라고 평가받았다. 웨이브는 색소포니스트 김용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스타일인 K-Fusion Jazz를 선보인 이래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으며, 멤버들 모두가 꾸준히 대중음악 세션 작업을 하고 있다. 웨이브는 이번 자라섬 무대에서 1990년대 퓨전 재즈의 영역을 팝과 크로스 오버까지 확장시킨 빛과 소금과 함께 무대를 장식한다. 같은 퓨전 재즈의 굴레 안에서 연주곡과 보컬곡 중심으로 각각 활동하던 두 밴드가 함께 만드는 무대가 어떨지 사뭇 기대된다. 

 

 

올해로 결성 20주년을 맞는 퓨전 재즈 밴드 더 버드(The Bird)는 한국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장필순과 함께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조동익와 이병우의 어떤날을 재해석한다. 어떤날이 발표한 2장의 앨범은 여러 매체에서 발표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상위에 오르는 명반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그 가치는 더 빛나고 있다. 더 버드의 리더인 베이시스트 김정렬과 장필순은 1980~1990년대 작가주의를 내세우며 많은 싱어송라이터와 명반을 배출했던 동아기획과 하나음악이 지나온 길을 후배에게 비추는 음악가들이다. 어떤날의 조동익과 인생의 동반자로 사는 장필순, 그리고 하나음악부터 푸른곰팡이까지 조동익과 장필순의 음악 동지로 남아 있는 김정렬의 더 버드가 함께 부르는 ‘어떤날’은 어쩌면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어떤날‘에 가까운 음악일 것이다.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걷고 있는 나윤선과 정원영

 

재즈라는 장르를 초월하여 자신만의 음악세계로 인정받고 있는 두 뮤지션 나윤선과 정원영이 각각 자신들의 음악을 선보인다. 두 차례 프랑스 골든디스크와 독일의 그래미라 할 수 있는 ‘에코 재즈 어워드’를 수상하는 한편, 네 번의 한국대중음악상과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까지 받으며 명실공히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최고의 재즈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한 나윤선은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프로젝트로 국내 팬들을 다시 찾아온다. 

 

‘버클리음대 1세대’, ‘한국 퓨전재즈의 선구자’로 언급되곤 하는 정원영은 사실 한 장르,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현재 진행형의 음악가이다. 사랑과 평화, 조용필의 위대한 탄생, 긱스 등의 기념비적인 밴드에서 키보디스트로 활동하며 대중과 친숙할 뿐만 아니라 버클리 유학 이후 하나음악을 통해 음반을 발표하며 한국 퓨전 재즈의 열풍을 주도했으며, 이제는 싱어송라이터로, 또 많은젊은 뮤지션들의 존경하는 스승으로 인정받는 그는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원영 밴드로 관객들을 만나는 이번 무대에서는 11년 만에 원년 멤버가 모두 참여한 새 앨범 ‘홈(Home)’의 레퍼토리와 더불어 이미 한국 퓨전재즈의 전설로 남아 있는 정원영의 명곡들을 연주한다.

 

 

브랜드 공연 ‘비욘드 시리즈’와 한국 재즈의 다양한 단면들

 

2018년부터 시작되어 매년 새로운 콘셉트로 진행되는 자라섬의 브랜드 공연 ‘자라섬 비욘드’는 작년 4인의 피아니스트와 함께 했던 ‘더 피아니스트(The Pianist)’에 이어 올해는 3인

의 기타리스트와 함께하는 ‘더 기타리스트(The Guitarist)’를 선보인다. 올해 더 기타리스트는 국내 음악신에서 재즈 및 블루스 기타리스트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찰리정, 2012년 자라섬재즈콩쿨 대상 및 베스트 솔로이스트를 수상하며 자신만의 재즈적 음악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조영덕, 재즈의 자유로움에 록의 에너지와 포크 감성이 더해진 스타일을 보여주는 김수유가 함께 한다. 3인 3색의 기타리스트들이 펼쳐낼 황홀한 기타 사운드와 퍼포먼스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온라인이라도 괜찮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니까”

 

이번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라 자연과 함께하는 음악 축제를 기대한 청중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이번 온라인 개최에 대한 기대감도 동시에 쏟아지고 있는데. 지난 5월,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코로나로 침체된 한국의 재즈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라이브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하여 〈온라인 올라잇 재즈페스티벌〉을 3일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페스티벌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온라인 페스티벌이었으며 많은 관계자와 관객의 격려와 기대 속에 약 10만 뷰를 기록하며 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플랫폼으로써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이번 10월의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기존의 경험을 뛰어넘어 온라인 시대의 음악 축제가 어떻게 연주자와 함께 살아가고,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물론, 아름다운 축제의 그림은 모두가 예전처럼 한데 모여, 울고 웃으며 축제를 함께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려운 시간을 함께 견디고 내년에 다시 자라섬에서 즐겁게 만나는 그림은 더욱더 아름다울 것이다.

 

(월간색소폰) 편집부=msp@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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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페스티벌’ 변경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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