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백세시대가 현실이 되었다. 백세시대를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인생의 이모작이 필요한데, 이모작이란 말 그대로 한 농장에 두 종류의 농작물을 1년 중 다른 시기에 재배하는 방법이다. 한 번뿐인 우리의 인생을 한 가지 일만 하며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아깝고 보다 풍요롭고 아름답게 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생도 이모작이 필요하다.

 

‘인생 이모작’으로 늘어나는 색소폰 연주자들 많은 사람들이 순리적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동시에 마음으로는 열정을 가득 담고 살아가지만 그 열정을 마주하고 도전해 볼 생각은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흐르며 나이를 먹지만 마음속의 열정이 남아있다면 한 번쯤은 그 열정으로 나를 위한 길을 찾는 것도 좋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삶의 활력을 찾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인생 이모작’을 실행해 보는 것이다. 색소폰은 그러한 열정을 녹여내기에 좋은 악기이고 실제로 많은 색소폰 프로·아마추어 연주자를 생산해내고 있다.

 

“학원보다 동호회가 편해!”


그런 그들이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색소폰을 즐기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면 색소폰 동호회는

거의 편의점 못지않게 사방에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배울 곳도 많고 색소폰 인구도 많다는 증거이다. 일반적으로 연령대가 있는 층은 실용음악학원을 등록하여 손자뻘 되는 아이들과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는 동년배가 많고 마음 편히 활동할 수 있는 동호회에 문을 두드리기 쉽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동호회가 무수히도 많이 생겨난다. 동호회란 본디 같은 취미를 즐기는 모임이다. 하지만 그 의미 그대로 지켜지고 있는 동호회를 보기는 드물다. 그런 부분에서 한국 동호회 문화의 문제점을 여러 시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색소폰 동호회의 현실


색소폰 동호회에서는 누가 먼저 입문했는지 동호회에 지분이 얼마나 있는지의 여하에 따라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나뉘는 묘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교습을 할 수 있는 조건의 동호회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동호회 내부에 교습자가 따로 없을 경우에는 보통은 전문 강사가 아닌 동호회원 중 누군가가 교습을 맡게 된다. 그럴 경우 체계적으로 교습이 되는 것이 아닌 데다 교습방법이 금방 고갈되어 오래 지속될 수가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동호인들끼리 사이가 안 좋아져 파벌처럼 갈라지기도 하고 다른 동호인들을 적대시하기도 한다. 자신의 악기 브랜드를 이야기하며 자신이 선호하는 악기가 아닌 다른 악기를 가지고 있으면 큰일이 난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한다. 비싼 마우스피스를 쓰고, 리드를 두껍게 쓰면 소리가 좋아질 거라 믿는 이들도 있고, “나 때는 말이야~”라고 이야기하며 과거 속에서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러한 모습을 한국의 동호회 문화 속에서 그리 보기 어렵지 않다는 것은 사실 많은 동호인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때는 없었고 지금은 가능한


비싼 브랜드 악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신의 위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악기를 어떻게 연주하고 내가 만족을 하면 그 악기는 내게 최고의 명기인 것이다. 필자는 늘 이 부분을 안타깝게 생각해왔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악기로 연습을 해서 제대로 된 연주법을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필자는 고등학교 시절 밴드를 하였다. 그때는 선배들에게 물려받은 악기로 색소폰 첫 연주를 하였다. 악기의 벨을 보면 푸릇푸릇하게 색이 변하고 담보 역시 바람이 다 새는 악기로 연주를 하였다. 나이가 어리고 시간도 많아서 그만큼 연습을 하여서 일까? 그때는 그게 가능했다. 무슨 곡인지도 모르는 곡을 무수히 연습했다. 곡을 이해하기는커녕 선생님께 혼나지 않으려고 기계적으로 박자를 따져가며 합주를 했다. 밴드 스코어 악보에서 한 음이라도 틀리면 가차 없이 혼이 나던 시절 그때는 ‘연습만이 답’이었다. 어린 시절의 교습자인 필자와 성인 교습자들을 비교해보았다. 그땐 음악의 해석이나 노래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었고, 방과 후에는 무조건 학교 연습을 하였다. 성인이 되어 연습하기란 시간과 정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색소폰을 사랑하는 동호회원들은 대부분 세월의 선물인 연륜이 많이 쌓여있다. 어린 시절에 없던 연륜을 가지고 우린 각자의 방식으로 농염하게 곡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교습자는 엄마 마음으로


색소폰 취미 활동은 열정과 시간의 공을 들여 특별하게 만드는 개인 성장의 시간이다. 이 특별한 시간을 좀 더 효율적이고 알차게 쓰는 것이 능률적이다. 음식으로 예를 들어보자, 아이가 자라는 데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있다. 근육을 생성하는 단백질,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 면역력을 위한 비타민 등 아이가 자라면서 편식하지 않도록 부모가 신경을 써야 한다. 아이가 먹기 싫은 음식은 조리법을 달리해서라도 먹이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색소폰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교육자는 부모의 역할을 한다. 기초부터 탄탄히 개개인의 성향에 맞게 음악을 편식을 하지 않도록 가르쳐 줘야 한다. 성장기 아이처럼 음악에도 단계에 맞춰 교습을 해야 하고, 더불어 어려운 난관에 부딪히게 되더라고 부모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만 배우는 이가 투자한 시간과 비용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귀로 듣고 마음에 여운이 남은 음악은 시간적 예술이다. 음악은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지만, 마음에 여운이 남는 음악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자도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의 방법이 옳고 그름이 아닌 음악을 폭넓게 듣고 만들 수 있도록 교육자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오운경 Profile

- 충청대학교 실용음악과 학사(색소폰 전공)

- 경희대학교 실용음악과 석사(색소폰 전공)

- 현)경희대학교 응용예술학 박사과정

 

(월간색소폰) 오운경 칼럼니스트=msp@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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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은 같지만 가르침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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