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방음부스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나 가지고 싶다”, “얼마나 하지?” 이런 생각을 기자도 오랫동안 해왔다. 방음부스가 시대적인 트렌드 상품으로 자리 잡는 데에는 코로나19가 결정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제 어쩔 수 없이 누구나가 방음부스에 관심을 가지고 소유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 3단계 적용으로 관악기 동호회 활동이 전면 금지된 곳도 있다. 악기 연주를 쉬거나 (어떤 분들은) 자동차에서 연습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습들이 이제 낯설지가 않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방음부스가 필수가 된 시대

 

기자도 얼마 전 중고제품이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오매불망 기다려오던 방음부스를 하나 들였는데 생각한 것보다 신통치가 않다. 잘 못 산 것 같다. 부스 바로 옆에서 들으면 “이게 뭐야!” 소리가 절로 난다. 설치된 방문을 닫고 밖에서 들으면 소리가 크지는 않아도 연주하고 있구나… 하고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그래도 분명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스스로에게 위로하고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기자가 인터넷을 통해 방음부스를 알아보니 가격도 제품 형태도 참으로 다양하고 특히나 중국산 수입제품들이 저가형으로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처음 방음부스를 구매하려고 결심을 했을 땐 뭐 그리 첨단 제품도 아니고 같은 재료에 모두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졌을 것이라 생각하고 조급한 마음으로 저렴한 맛에 구매를 하다 보니 낭패를 봤다. 우리 독자들도 방음부스에 관심들이 많을 것 같아 자세히 알아보고 소개해 드리고자 마음먹고 조사를 시작했다.

 

방음부스를 탐구하다

 

방음부스는 과거에 매우 고가여서 녹음실, 청력검사실, 계측 장비 등 일부 전문적인 직업 그룹에서 사용되거나, 일반인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일부 부유층이 자가의 방에다 방음설비를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요즘은 가격도 많이 저렴해졌고 사용하는 용도도 다양해졌다. 가격대는 몇 십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독서실용 부스, 학원용, 가정용, 의료용, 산업용 등 종류도 다양하다. 과거 대비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은 많이 내려갔으나 방음 기술은 관계 업체의 노력으로 아파트에서도 24시간 사용 가능하고 드럼을 연주하여도 부스 바로 옆에서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물론 모든 제품이다 그런 것은 아니다. 아쉽지만 여기에도 가격의 차이는 존재한다. 방음부스를 선택할 때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골라야 할까? 국내에서 방음부스를 최초로 상품화한 방음부스 리더 업체 격인 드림디자인의 군산 생산공장을 찾아 길을 나섰다. 기자가 있는 창원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월간색소폰〉 독자들을 생각하며 기자정신으로 달렸다.

 


 강태옥 드림디자인 대표 인터뷰 

 

Q. 어떻게 처음 방음부스 사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A. 20대 초반 청년 시절에 색소폰에 매료되어 일찌감치 악기를 연주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사업체를 경영하지만 이 일이 아니었다면 아마 서울의 어느 거리에서 연주를 하고 있지 않을까 할 만큼 깊이 빠져있었죠. 그래서 연습 공간에 대한 고민이 늘 많았던 상태였습니다. 때는 2000년으로 기억합니다. 정식 상품이 출시되지는 않았고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의 개인 제작자가 제작 주문을 받는다는 글들이 인터넷에서 간간이 보이던 그때, 방음부스는 1,000만 원을 훌쩍 넘어서는 고가품이었고 저는 틈새시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터무니없는 가격이다”라고 생각했던 거죠. 사업에 뜻을 품었는데 갓 군 복무를 마치고 나와 가진 것이 없던 때라 삼촌에게 사업 종잣돈을 빌려 농막을 차려놓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품을 세상에 내놓은 것은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월드컵 축구 경기도 제쳐 두고 밤낮으로 시제품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노력은 하였으나 아쉽게도 처음 제품을 출시하였을 때 고객들의 기대치가 높은 탓이었는지 당장 설치한 그날 밤 환불을 요구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저는 당시 1,000만 원도 넘게 하던 타 부스를 경쟁상대로 삼고 그만큼만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사실은 더 좋은 제품을 출시하였음에도 고객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1,000만 원짜리 경쟁부스가 아닌 고객의 필요 충족을 목표로 삼았고, 이 분야는 내가 대한민국 표준이 되어 보겠다고 마음먹고 드림디자인만의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Q. 과거와는 달리 가격 경쟁이 심한데 경영 환경은 어떠한가요?

A. 공장이 있는 이곳 군산만 해도 7개 업체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모두 저희 드림디자인에서 개발 분야와 생산직으로 일하시던 분들이 사업의 비전을 보고 기술을 배워 나가서 창업을 한 것인데 저는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지금도 같이 만나고 유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경쟁이 당연하니까요. 지향하는 꿈도 다르고 서로의 발전에도 경쟁은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전국적으로 업체 수를 헤아려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유행처럼 생겨났다가 시장 가격에서 무너지고, 기술력의 한계에서 무너지는 업체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도산업체 제품 이전 설치를 저희가 대신 맡아 해드려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고객분들께서 하소연하다시피 전화를 해오시니 모른척할 수가 없는 일이더라고요. 기술력을 가지지 못하고 시작하는 업체들이 가격을 내려놓아서 시장의 가격은 한계점에 다다랐고, 지금은 기술 경쟁과 사후관리 서비스의 차별화 경쟁으로 진입하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Q. 코로나19로 인해 판매 추이가 좋아지고 있지 않나요?

A. 코로나19로 수요가 확실히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저가형 중국산 제품 매물이 온라인 쇼핑에서 급증하고 있기도 하고요. 수요층도 폭이 넓어졌습니다. 학생들의 학교 등교와 독서실 이용이 어려워져 학부모님들의 문의가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학생들이 집에서 공부를 해야 하다 보니 학부모님들의 가정생활이 조심스러워져 서로가 힘이 드는 부분도 있겠죠. 성능 좋은 방음부스는 집안 내에서도 서로의 생활공간을 완전하게 독립시켜 주는 기능을 합니다. 현재까지 총 누적 판매량은 4,000여 점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지만 마진에서 얻는 수익은 상상 이상으로 적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은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세계로의 시장 확대, 서비스 경쟁력 강화로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Q. 방음부스를 구매할 때 꼭 챙겨 봐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방음부스는 첫째도 기능성, 둘째도 기능성입니다. 아파트에서도 24시간 사용할 수 있고 어쿠스틱 드럼도 연주할 수 있는 기능성이 필수적입니다. 이웃과의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럭셔리하고 보기 좋은 것은 체크 요소에서 가장 마지막 순위라 봅니다.

 

두 번째, 검증된 기술을 보유한 업체의 제품을 선택하시길바랍니다. 기술 특허와 공신력 있는 자격인증들이 좋은 기준이 되겠습니다. 기술 노하우는 모방은 할 수 있어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베란다에 설치하느냐, 방안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설계가 달라지고,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재료와 내부 구성이 달라집니다. 방음벽 내부에 배치되는 매질의 특성이 특정 주파수를 상쇄시키느냐 증폭시키느냐에 대한 부분, 각 악기의 주파수 특성이 다르다 보니 재료의 선택은 실증적인 데이터에 기반하여 준비됩니다. 참고로 드림디자인은 총 8개의 특허와 ISO 품질인증, ISO 환경인증을 보유한 국내 1위 업체입니다.

 

세 번째, 내부 환기를 통한 쾌적한 관리입니다. 에어컨을 별도로 내부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에어컨 없이 환기구를 통해 소리가 나가지 않고 시원한 공기가 쾌적하게 순환되느냐는 핵심기술입니다. 관련 특허기술이 저희에게 있고 생산제품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드림디자인 제품을 학원이나 동호회에서 사용하시더라도 별도의 닥터 공사(냉·온 공조 설비)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네 번째, 건강을 생각한다면 친환경 제품인지 인증 마크를 꼭 체크해야겠죠. 일부 학원이나 동호회에서 계란 판처럼 생긴 프로파일 스펀지를 사용하는데 미세 가루가 발생하며 건강에 매우 좋지 않습니다. 공사 비용 부담이라는 큰 장벽이 있다고 여기지만 학원용으로 주로 판매되는 라이트 싱글사이즈의 경우 200만 원대 초반이니 동호회나 학원의 전체 시공 비용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더 저렴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섯 번째, 안전과 관계된 부분인데요. 꼭 방염 자재인지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내부에 전기 설비가 포함되어 있으니 화재 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이상의 요소들은 제품 사용 중 꼭 필수적인 사항들이라 하겠습니다. 사용을 마치고 더 이상 용도가 없어질 때 사후 처리에 있어 좋은 제품은 그만한 가치를 남기고 주인의 곁을 떠납니다. 렌털로 전환하거나 중고로 판매하여도 좋은 가격을 받을 수가 있게 되는 거죠. 긴 시간이 지나도 자산으로 가치를 유지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추가하여 공간을 확장 또는 축소가 필요한 경우 새 제품을 다시 구매할 필요 없이 리모델링이 되는지도 꼭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Q. 앞으로 계획하는 일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드림디자인의 제품이 서울대, KAIST, 현대자동차, 국내 유명 병원 등에 납품되고 있고 삼성전자 구미공장 협력업체로 지정되는 등 국내에서는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에 전시장을 열고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 인도 대표 자동차 제조사인 TATA에 직접 납품을 다녀오기도 하였는데 앞으로 전 세계에 우리 대한민국의 방음부스가 K-팝과 K-푸드와 같은 한류처럼 널리 퍼져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자 합니다. 초기 모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7단계의 성능 개량을 거치며 고객님들께 보다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자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습니다. 고객의 꿈을 디자인하는 멋진 동반자로 곁에서 함께 하고자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변함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강 대표와 인터뷰를 마치고 아쉬움에 연주를 한 곡 부탁하였다. 지역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색소폰 연주자인 그는 마크Ⅵ 6만 번 대 제품을 소장하고 있는 악기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의 연주는 세간에 프로로 불리는 연주자들과 다르지 않다. 강 대표는 여러모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의 짙은 사람 향기를 가슴에 담으며, 멋진 색소폰 사운드가 울려 퍼지는 철새가 활공하는 초저녁 군산의 들판과 바다를 뒤로하고 취재를마쳤다.

 

(월간색소폰)진유권 객원기자=msp@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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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음부스가 필수가 된 시대, 드림디자인 강태옥 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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