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1월호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란 무엇인가에 대해 부분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색소폰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색소폰의 역사와 하이브리드 악기의 의미를 먼저 알아보겠다. 2021년 2월을 맞이하면서 여전히 전 세계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19라는 예상하지 못한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혼란과 공포에 떨고 있다. K-방역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도 코로나19 재확산과의 싸움에 철저히 대처하고 있다. 많은 학자는 코로나19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우리에게 성큼 앞당겨 놓은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4차의 놀라운 속도와 변화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 색소폰 연주자이자 교육가로서 색소폰의 시대적 역할을 함께 고민해보고 연재를 통해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 꼭 필요한 미래교육과 음악교육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급속하게 변화되고 있는 학교 수업, 다양한 비대면 교육과 교회 예배 및 공연을 온라인으로 해야 하는 언택트(Un-tact) 시대이자 인공지능이 아주 빠른 속도로 발달되는 AI시대에 미래교육과 음악교육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인류는 지금 AI가 뉴스 기사를 쓰고 영화 시나리오를 쓰며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창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에 자세히 나오겠지만, 단지 과학 기술의 변화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가질 수 없고 하지 못하는 것들이 우리 인간에게 반드시 있기에 그것을 계발하는 교육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고 꺼내 쓰는 것은 인공지능이 더 잘하는 일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인류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공지능도 가지고 있는 뛰어난 IQ와 발전되어가는 EQ 외에 인공지능이 갖지 못하는 인간만의 깊은 통찰, 분별, 깨달음과 양심 그리고 내면세계인 인간의 고유성을 계발할 수 있는 인간 지능을 계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지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9번째 지능(SQ)’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에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색소폰의 역사와 이해

 

먼저 이 시대의 가장 대중적인 악기인 색소폰의 역사에 대해 간략히 다뤄보고자 한다. 색소폰이라는 악기는 클래식, 재즈, 팝, 가요, 트로트, 종교음악 등 모든 장르의 곡을 연주해 낼 수 있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마지막으로 개발된 하이브리드(Hybird) 악기이다. 간단히 역사를 살펴보면 19세기 중반 벨기에 태생의 아돌프 삭스(본명 Antoine Joseph Sax; 1814~1894)가 1846년 3월 21일 프랑스에서 색소폰 특허를 신청하여 그해 6월 22일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세상에 공표하였다. 색소폰은 파리 국립음악원에 색소폰 전공과가 생기기 전에는 프랑스 군악대에서만 배울 수 있는 악기였다. 1857년 전공과가 개설되면서 아돌프 삭스가 초대 교수로 임명되었다. 아돌프 삭스는 색소폰을 발명할 때 금관악기의 웅장하고도 강렬한 음색과 목관악기의 감미롭고 서정적인 음색, 그리고 현악기의 풍부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악기를 개발하고자 했고 수많은 연구를 거듭해 성공하게 되었다. 

 

색소폰을 클래식 악기가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엄밀히 따져 보면 색소폰은 클래식 음악사에 있어 가장 마지막에 개발된 악기라 할 수 있다. 1900년 초 미국에서 재즈라는 음악이 발현되기 전까지는 반세기의 간격이 있다. 색소폰이라는 악기는 클래식 악기이지만 재즈 음악에서 색소폰의 위치가 주목받으면서 클래식보다는 재즈 혹은 실용음악 악기로 사람들에게 인식됐다. 특히 아마추어 연주자에게 저변 확대가 많이 되는 악기이지만 색소폰의 탁월함과 독특함 그리고 역사와 뿌리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장르 장벽 구애받지 않는 인식 필요

 

필자는 클래식 색소폰 연주자이자 찬양사역자로 활동하고 있는 CCM Artist이다. CCM 음악은 클래식, 팝, 재즈,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복음(福音)적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특정 음악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 색소폰이라는 악기는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주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색소폰은 금관, 목관, 현악기의 다양한 음색을 낼 수 있고 수많은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놀라운 복합형, 즉 하이브리드 악기인 것이 장점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통합과 융합이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시대이다. 2021년을 시작하는 인류에게 코로나19는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인 인공지능 융합의 교육혁명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음악교육 분야 또한 많은 변화의 과정들을 겪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입시 위주의 음악교육과 타 장르의 음악을 인정하지 않는 오래된 관습 등으로 아이들의 무한한 음악의 가능성을 초기부터 제한하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원, 예고를 다니며 대부분은 클래식 음악을 배우게 되고 아이들은 장르에 대한 선입견과 타 장르의 음악을 배척하게 되는 현상에 빠지게 된다. 심지어는 현직 클래식 음악 교수들조차도 실용음악에 대해 좋지 않은 견해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음악은 장르에 맞게 존중돼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특히 반주기와 함께 연주하는 가요, 트로트, 팝, 종교음악 등이 색소폰의 모든 것이 아니라 작곡자의 작곡 의도를 잘 파악하고 연주자가 그 곡을 직접 해석하여 작곡자의 작곡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하여 연주하는 데 중점을 두는 정통 클래식 색소폰의 깊이와, 무엇보다도 즉흥 연주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장르인 정통 재즈 색소폰의 넓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악기로 어떤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연주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놀라운 악기이기에 우리의 개선된 인식이 필요하다.

 

색소폰의 시대적 역할에 대한 고민

 

우리나라 중년 세대가 여가를 활용해 다양한 음악을 배우고자 할 때 가장 선호하는 관악기로는 단연 색소폰이 1위이다. 멋과 낭만이 있고 조금만 코치를 받으면 어렵지 않게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입문 과정을 지나 중급, 고급 과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지만, 초보자라도 본인이 연주하고 싶은 곡을 한두 곡씩 마스터하고 연주할 때의 성취감과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단순히 취미에만 그치는 악기가 아니라 아마추어 연주자이든 전공자이든 색소폰과 함께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한 번쯤은 색소폰의 시대적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음악대학에서 클래식 색소폰 전공 제자들을 가르침과 동시에 5년 가까이 아마추어 색소폰 오케스트라를 지도해 왔다. 아마추어 색소폰 연주자이지만 색소폰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크고 작은 무대 경험을 통해 생활 음악가로서 자긍심과 풍요롭고 멋진 인생을 경험해 보기도 했다. 지금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연주 활동과 연습 환경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언젠가 여건이 허락될 때 독자들도 반주기와 함께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는 연주뿐 아니라 아름다운 하모니와 앙상블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합주 단체에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옆에 색소폰이 놓여있는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코로나 블루를 지나 코로나 블랙의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색소폰은 어떤 의미일까? 이러한 화두를 던져 보며 글을 마무리해본다. 나는 왜 색소폰을 부는가? 나는 왜 음악을 하는가? 색소폰은 어떤 시대적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예술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고상하고 독특한 품위나 품격, 그리고 신체에서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기(氣), 은은한 향기,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를 우리는 ‘아우라’라고 부른다. 진품만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복제되고 사라지는 시대에 색소폰은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통과 연결이라는 진정한 나만의 ‘아우라’를 만들어 가는 시대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해당 글은 외부 필자의 견해를 담은 것으로 월간색소폰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심삼종 Profile

 

-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 클래식 색소폰 전공 1기 졸업

- 방송 세션, 대학로 뮤지컬 세션, CCM Atrist 활동

-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피바디 음악원 석사 및 전문 연주자 디플롬

-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 겸임교수 역임

- Westminster Graduate School of Theology 사회문화교육학과 미래교육 리더십 박사 과정中

 

(월간색소폰)심삼종 칼럼니스트=msp@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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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색소폰과 미래교육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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