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음역과 크기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색소폰은 연주특성에 맞게 골라 사용할 수 있는 매력 넘치는 악기다. 소프라노,알토, 테너, 바리톤…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은 색소폰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색소폰 선율에 이끌려 들어온 동호회에서 행복한 삶이라는 뜻밖의 선물을 받은 회원들. 깊은 색소폰의 음색처럼 저마다 다른 이야기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하모니에 귀를 기울여보자.




1년,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의 비상(飛翔)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있는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은 창립한지 1년을 갓 넘긴 동호회다. 새내기 동호회이지만, 짧은기간에 펼친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의 날개짓은 어느 동호회보다 화려한 모양새다. 창립한 지 1년 만에 60여 명의회원으로 늘어났고, 색소폰과 드럼 회원을 확보한 대형 동호회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유석정 대표와 고창성 교육원장, 이선균 동호회장을 비롯한 다수의 임원진은 꼼꼼한 회원 관리와 함께 공개 리듬강좌 교육과 다채로운 행사등을 진행해, 활력이 넘치는 동호회 운영에 큰 힘을 보태고있다. 또한 강기만 프로와 박광식 프로 연주자 등을 섭외해 질적으로도 성장할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까지 송도 센트럴파크를 비롯해 월미도 학공연장과 인천시립박물관 등지에서 이웃과 함께 하는 길거리 공연을 30여 차례 진행하고, 매월 향상음악회와 재능기부까지 펼치는 등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의 열정은 끝이 없다.


미약하지만 원대한 시작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의 시작은 유석정 대표와 고창성 교육원장, 이선균 동호회장, 단 세 명이었다. 그들은 색소폰을 접한 계기는 달랐지만, 색소폰에 대한 같은 열정으로 똘똘 뭉쳤다. 유석정 대표는 안팎을 아우르며 섬세하지만 강단 있는 모습으로 동호회를 이끌었고, 색소폰 전공자인 고창성 교육원장은 회원들의 교육을 전담했다. 이선균 동호회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역할을 하며, 자칫 소홀할 수 있는 회원들의 마음을 살피는데 정성을 기울였다. 이들의 노력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로 나타났다. 1년 만에 회원 수는 3명에서 60여 명으로 늘어났고, 개인 연습룸 30여 개와 공연장을 보유한 70평 규모의 대형 연습실을 갖추게 되었다.


길거리 예술가들이 들려주는 행복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에서 진행하는 활동 중 버스킹은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다. 버스킹을 하기 좋은 시즌인 4~10월에는 매주 토요일에 저마다 악기와 장비를 짊어지고 거리로 향한다. 또 여름에는 매주 일요일마다 청량산호불사에 있는 병풍바위 앞에서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야외라는 특성상 비가 내리는 등의 제약이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빠짐없이 연주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활발한 버스킹 활동 덕분에 동호회에 들어온 회원 중 거리에서 공연을 보고 들어온 경우도 많다. 2017년에는 인천광역시 문화예술과에서 지정한 길거리 예술활동가 팀으로 선정, 같은 해 연말에는 인천시장 표창까지 받는 등 차곡차곡 수확을 거두고 있다.


봉사를 넘어 음악과 꿈을 나누다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은 현재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복지시설 소망의 집과 요양병원에서 연주 봉사활동을 한다. 여느 동호회의 봉사활동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야심 찬 꿈이 숨겨져 있다. 머지않아 <송도글로벌 MUSIC & DREAM>이라는 사단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재능기부를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음악을 하고 싶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혹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꿈을 포기한 사람들이 대상이다. 음악이 먼 이야기가 아닌, 일상이 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어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목적이다. 이라는 명칭처럼, 음악에 대해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실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회원, 한솥밥을 먹는 식구
동호회 창립 1년 만에 인천을 대표할 만한 규모로 성장했다는 것은 운영진과 회원들의 마음이 한데 모였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의미다. 유석정 대표는 아침마다 직접 준비한 밥과 찌개로 회원들의 마음을 배불리 채웠다. 말 그대로 함께 지내면서 밥을 먹는 ‘식구’가 된 것이다. 다른 운영진들 역시 맡은 업무 외에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솔선수범했다. 회원들 역시 본인들의 삶 속에서 동호회 활동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운영진의 역할도 컸지만 생동감이 넘치는 지금의 동호회 모습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의 애정 어린 관심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서로에 대한 애정이 동호회를 비약적으로 키우는 계기가 되었고, 자부심을 느낄만한 밑거름이 되었다.


색소폰으로 바뀐 삶, 유석정 대표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의 대표이자 색소폰랜드의 본부 운영사무국장인 유석정대표. 그녀에게 색소폰은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힘든 시기에 우연히 접한 색소폰은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색소폰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경험하고, 좋은 사람들과 음악적인 유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음악적인 성장면에서도 어릴 적 리코더를 곧잘 불었던 재능이 나타났기 때문인지, 처음 연주하는 색소폰인데도 수월하게 소리가 났다. 덕분에 길거리 연주 활동에 이어 오케스트라 입단까지 단 1년이 걸렸다.
원래 유 대표는 종합건설 재무팀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그 와중에 고창성 교육원장, 이선균 동호회장과 의기투합하여 동호회를 창단하고, 회원들을 위해 아침일찍 일어나 음식을 준비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일과 동호회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관리가 원활히 되지 않음을 느꼈다. 결국 26년 차 때 일을 그만두고 동호회에 집중하기로 했다. 동호회에 들어와 새 삶을 살고 계신 회원, 악보를 펼쳐 놓고 함께 음악 공부를 하는 열정적인 회원들의 모습을 볼 때면, 힘들었던 과정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감을 갖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유 대표의 최종 목표다.

 

돌고 돌아 되찾은 열정, 고창성 교육원장
고창성 교육원장은 초등학교 브라스밴드부에서 접한 클라리넷으로 음악과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고등학교 브라스밴드부의 트럼펫과 대학교 그룹사운드 동아리에서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며 음악에 대한 막연한 꿈을 키웠다. 하지만 당시 음악 전공은 부유한 자녀들이 아니면 하기 힘들었다. 일찍이 꿈을 접고 취업이 잘 되는 토목공학과에 진학해 인천시 토목
직 공무원이 됐지만, 점점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퇴직 후 10년 동안 건축과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중, 2008년에 우연히 색소폰에 입문하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다시 일깨웠다. 마흔네 살 때 다시 실용음악 전공으로 대학교에 진학하고, 음악 학원을차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속 열정과는 달리 학원 운영은 쉽지 않았고, 하던 사업을 접고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삶이 반복되었다. 당시 인천 주안에서 색소폰 아카데미를 운영하던 고 원장은 색소폰랜드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유석정 대표와 만난것을 계기로,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했다. 다시금 음악 인생에 불을 지필 수 있게 된 사실에 감사하며, 최고의 동호회가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노력할 생각이다.


회원들의 대변자, 이선균 동호회장
이선균 동호회장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었다. 악기는 전문가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는데, 8년 전 선배의 연말 동호회 음악회에서 아마추어들이 색소폰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공연을 본 후 다음날 바로 음악 학원에 등록해 색소폰을 배웠다. 그러던 중 유석정 대표, 고창성 교육원장과 만나게 되었고, 함께 학원 자리를 알아보는 등 셋이 힘을 합해 동호회를 설립했다. 또한 동호회장이라는 직함에 걸맞게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회원과 운영자 간의 중재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인생의 한가지 꿈을 이룬 그는 이곳에서 하루하루 회원들과 재미있는 동호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또 다른 꿈을 향해 꿋꿋하게 걸어가고 있다.

 

색소폰을 통한 투병 극복기, 유성옥 회원

유성옥 회원은 2010년 9월에 유방암 진단을 받아 1년이 넘는 투병생활을 했다.
약을 한 주먹씩 먹을 정도로 힘든 생활을 이어가던 그녀에게 설상가상 우울증마저 찾아왔다. 이를 보다 못한 남편의 권유로 부부가 함께 색소폰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른 동호회에서 5개월 동안 색소폰을 배웠지만, 독학으로 배운 탓인지 실력이 잘 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인의 소개로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현재는 건강까지 회복해서 행복한 삶을살고 있다. 색소폰을 배운 지 이제 겨우 7개월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연주 봉사 활동도 다니고 싶다.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이 있다는 사실에 고맙게 생각하며,건강이 따라줄 때까지 동호회 활동도 열심히 할 예정이다.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 창립 1주년 기념행사
2018년 3월 1일 인천 연수구에 있는 한 파티하우스에서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의 창립 1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향상음악회와 장기자랑으로 이루어진 회원들만의 무대가 꾸며졌다. 오후 6시부터는 본격적인 2부 행사가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 창립 1주년과 색소폰랜드 프랜차이즈 현판수여식이 함께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색소폰랜드의 대표이기도 한 강기만 대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유석정 대표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고창성 교육원장의 환영사, 강기만 대표의 축사와 현판수여식이
진행되었고, 축하 케이크 절단식과 건배 제의가 이어졌다.
음악 동호회답게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연주회였다. 7080 월드팝 가수 한키의 기타 연주를 시작으로, 송도글로벌앙상블단이 <라밤바>, <베사메무쵸>, <아름다운 강산>을 연주하며 무대를 달궜다. 뒤를 이어 유석정 대표의 벗이기도 한인천시립합창단원 이양희 씨가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부르며 1주년을 축하했다. 이후 우종문 회원과 오민숙 회원을 필두로 다수의 회원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바쁜 와중에 뒤늦게 행사에 참석한 서현진 연주자는 현란한 연주 솜씨로 회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축하의 대미는 강기만 대표가 장식했다. <축배의 노래>, <스페인> 등을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열정적으로 연주해 함성을 이끌어냈다. 모든 공연을 마친 후, 참석자들이 함께 한1주년 기념 단체사진 촬영을 마지막으로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 회원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글 | 염재인 기자 suyeo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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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의 랜드마크를 향해, '송도글로벌색소폰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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