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26(목)
 

반드시 알아야 할 연주자, 찰리 파커

 

실용음악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찰리 파커를 모를 수는 없을 것이다. 색소폰뿐만 아니라 다른 멜로디 악기의 연주자들은 대부분 찰리 파커의 애드리브 라인을 수도 없이 분석하고 연습을 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찰리 파커를 입시 때부터 연습했고 전공 시절에도 열심히 공부했었다. 물론 그의 화려하면서도 유연한 솔로를 따라가기에는 필자의 실력으로 역부족이었지만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재즈 연주를 하는데 큰 밑바탕이 되었다. 그렇게 공부했던 찰리 파커의 비밥 라인은 비슷한 시대의 색소폰 연주자인 소니 스팃(Sonny Stitt)이나 캐논볼 애덜리(Cannonball Adderley) 등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재즈와 가요는 동떨어진 부분이 많이 있다. 하지만 가요에도 적재적소에 잘 적용하면 어울릴만한 애드리브 아이디어도 많이 숨어 있다. 또한 요즘은 많은 연주자들이 비밥 스타일의 아이디어를 가요에도 멋있게 적용하는 좋은 연주가 많아져 듣는 이들의 귀에도 점차적으로 이러한 연주가 익숙해져 가는 듯하다. 그래서 오늘은 찰리 파커가 어떤 연주자고 어떠한 아이디어가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찰리 파커는 어떤 연주자일까?

 

찰리 파커는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났고 열한 살 때부터 알토 색소폰을 구해 독학으로 연주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열다섯 살 때였던 1935년에는 지역 음악인 연맹에 등록해 소규모 클럽 등지에서 객원 단원으로 뛰면서 경험을 쌓았는데, 아직 뉴페이스였지만 그의 독특하다 못해 괴팍한 연주 스타일 때문에 다른 음악인들과 잘 어울리지는 못했다고 한다. 1939년에는 뉴욕으로 옮겨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귀동냥으로 레스토랑에 정기 출연하던 피아니스트 아트 테이텀(Art Tatum)의 속주를 듣고 꽤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후 파커의 전매특허인 잦은 코드 변화와 미친 듯이 빠른 아르페지오 속주는 테이텀의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빅밴드 중심의 정형화된 스윙재즈가 상업적인 음악이라는 이유로 반감을 갖고 소규모 편성으로 새로운 장르인 비밥을 만들어 낸다. 한 번은 찰리 파커가 재즈클럽에서 잼세션 도중 연주를 망치자 화가 난 드러머가 찰리 파커를 향해 심벌을 던졌던 유명한 일화가 있는데, 그때 이후 찰리 파커는 하루 10시간이 넘는 고된 연습을 통해 차원이 다른 연주자로 거듭난다. 만약 그때 그 드럼 주자가 “괜찮아, 그만하면 잘했어”라며 낙심한 찰리 파커를 위로했다면 지금의 위대한 역사로 남은 찰리 파커는 없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최고의 연주자로 재즈 역사에 이름을 남겼지만 도를 넘는 과음과 마약으로 찰리 파커는 35세라는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짧은 인생이었지만 많은 업적으로 재즈의 한 카테고리를 차지하고 있는 찰리 파커는 오늘날까지도 연주자들의 계속되는 재해석으로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찰리 파커의 솔로 분석하기

 

찰리 파커의 솔로 중에서는 도움이 되고 공부하기 좋은 라인이 상당히 많이 있다. 그래서 찰리 파커의 솔로를 모아놓은 ‘찰리 파커 옴니북’은 실용음악을 전공한 학생들에게는 교과서 같은 책이다. 여러 좋은 솔로가 있지만 찰리 파커가 연주한 F Blues(알토 키=D Blues) 곡 중 하나인 의 2번째 3번째 코러스 솔로를 살펴보자.

 

찰리 파커 솔로

 


가요 악보가 익숙한 우리에게 재즈 악보는 낯설기만 하다. 재즈는 코드 진행을 바탕으로 애드리브를 진행하게 된다. 대가들의 연주를 카피하고 어떤 스케일이 사용되었고 어프로치 노트를 어떻게 적용해서 솔로를 풀어가는지 분석하면서 연습하면 서서히 자신의 애드리브 실력도 향상하게 된다. 오늘은 찰리 파커의 솔로를 통해 어프로치 노트와 마이너 ii-v-i 진행에서 사용 가능한 릭을 찾아보자.

 

어프로치 노트

 

어프로치 노트는 코드와 코드 사이의 연주를 조금 더 부드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가요에서 우리가 흔히 연주하는 꾸밈음과 비슷하다. 하지만 꾸밈음처럼 단순하게 꾸밈에 그치지 않고 선율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C 코드에서 ‘미’라는 음으로 향하는 어프로치 형태는 다음과 같다.

 

 

자주 쓰이는 형태는 이렇게 5가지 종류로 1번과 2번의 형태는 반음 상행하는 형태, 3번은 반음 하행, 그리고 4번과 5번은 두 가지 형태를 조합한 스타일의 어프로치이다. 그래서 재즈 연주에서 유독 반음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어프로치 노트가 하나의 이유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어프로치 노트와 찰리 파커의 아이디어를 조합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보자.

 

아이디어 만들기


8, 9 마디의 찰리 파커 솔로를 보면 Em 코드로 향하는 마이너 ii-v-i 형태의 코드 진행을 나타내고 있다. 이때 각 코드의 코드톤과 사용 가능한 스케일은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은 스케일이 사용 가능하고 코드톤이 선율의 중심을 이룬다. 특히 B7에서 Em로 향하는 멜로디에서는 Em 코드톤(미, 솔, 시)로 안정적으로 종결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찰리 파커의 릭을 바탕으로 어프로치를 접목해 다른 형태를 만들어 보자. 기본적인 찰리 파커의 릭은 다음과 같이 ‘미’ 또는 ‘솔’로 종결이 가능하다.

 

 

여기서 어프로치 형태 중에서 5번의 방법을 사용하면 다음과 같이 ‘시’로 종결하는 형태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어프로치 노트는 매력적인 사운드와 함께 코드의 안정적인 연결을 도와준다. 그리고 또한 마이너 ii-v-i의 진행의 경우 하모닉 마이너 스케일을 사용할 수가 있다. 이때 도미넌트 코드의 텐션에서 ♭9(B7에서는 ‘도’)에 해당하는 음이 하모닉 마이너 스케일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 노트를 잘 사용하면 가요에서도 충분히 멋진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다면 찰리 파커의 아이디어와 마이너 ii-v-i의 아이디어를 조합해 몇 가지 릭을 만들어 보자.

 

아이디어 연습하기


다음 악보는 자주 연주하는 Am와 Em의 곡에서 적용 가능한 릭이다. 해당하는 릭은 아래와 같은 코드 진행이 등장했을 때 적용 가능하다. B9에 해당하는 텐션 노트는 E7에서는 ‘파’, B7에서는 ‘도’에 해당한다.

 

 

연주곡 적용하기


그렇다면 해당하는 아이디어를 가요에 적용해서 연주해보자. V7-Im 진행이 많은 최성수의 

<해후>라는 곡의 간주 부분부터 해당 아이디어를 적용해서 연주해보자.

 

최성수 - <해후>

 

 

어프로치 노트와 마이너 코드로 향하는 도미넌트 7th 코드에서 적용되는 ♭9의 사운드를 이해하면서 연습해보자.

 

 

김성길 Profile

 

- 단국대 실용음악과 졸업

- 울산 재즈 콩쿨 대상

- 모스크바 필하모닉 내한공연 객원 연주

- 유튜브 ‘색소폰 교육방송 TV’ 운영

- <색소폰 테크닉 마스터>, <색소폰 애드립 교본> 저자

 

 

(월간색소폰) 김성길 칼럼니스트= msp@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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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lib Class] 찰리 파커의 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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