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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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주 선율로 그려낸 감미로움, 색소포니스트 이병주
    (월간색소폰)박세정 기자= 학창시절부터 재즈를 사랑했던 이병주 색소포니스트는 드넓은 포용력으로 다양한 장르를 받아들여 그만의 자유롭고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한다. 청중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는 연주를 즐기는 소탈함, 자신의 연주 활동을 ‘여행’으로 빗대는 그는 유랑 시인이다. 부드러운 음색 저변에 짙게 내려앉는 카리스마, 색소폰 관을 통해 표출되는 그의 부드러운 선율은 우리들의 가슴 속에 감동으로 스며든다. 색소폰의 매력에 이끌린 사연을 들려주세요.고등학교 시절 드럼을 배우고 싶어 밴드부에 입단했습니다. 하지만 가입 후 찾아간 연습실에서 눈에 띈 것은 색소폰이었어요. 보는 순간 가슴이 뛰었고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드럼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진 후였죠. 또한 밴드 활동을 하며 40대 이상의 고등학교 선배님들이 모여 결성한 실버재즈빅밴드(현 경남재즈오케스트라)의 연주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들은 색소폰 연주는 너무 멋져 감동적이었죠. 당시에는 선배님들의 옆자리에 악기만 들고 앉아 있어도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격스럽게도 머지않아 그 바람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군악대 제대 후 실버재즈빅밴드와 제주도 공연에서 선배님들의 반주에 솔로 협연을 하게 되었죠. 그때의 감동은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학창시절 주로 어떤 음반을 들으며 꿈을 키워오셨나요?실버재즈빅밴드 공연 이후 재즈에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색소폰 역사의 장르이기에 자연스럽게 재즈 음반을 많이 들었습니다. 또, 악기 모양도 Jazz의 앞 글자 ‘J’와 같잖아요?(웃음). 당시 무작정 레코드점에 방문해서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신 음반을 열심히 들었습니다.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 캔디 덜퍼, 데이브 코즈, 데이비드 샌본, 에릭 마리엔탈, 조슈아 레드먼, 리차드 엘리엇, 스파이로 자이라, 네이지(Najee), 빈센트 헤링(Vincent Herring)의 앨범을 일주일에 한 장씩은 꼭 구매했었습니다. 책장을 가득 메운 그 음반들은 아직도 저의 소중한 재산 1호입니다. 특히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의 앨범 ‘Winelight’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음악이 너무 좋아 음반을 반복해서 듣다 결국 밤을 새고 학교에 갔던 적도 있습니다. 음악을 많이 듣는 것은 뮤지션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는 제자들에게 연습하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은 습관적으로 음악을 듣기를 추천합니다. ‘와인과 기분 째지는 재즈’ 콘서트는 정기공연인지, 이 외에도 와인과 함께하는 콘서트를 다수 진행하는 이유가 있다면?개인적으로 와인을 좋아해서 와인 동호회의 모임에 참석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관계자 분들이 맛있는 제품도 추천해주시며 공연 때 와인을 지원해주시겠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이어 와인콘서트를 기획해보았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후 제가 직접 와인을 구매해서 지속적으로 공연을 개최하게 되었고, 현재는 정기공연으로 자리 잡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와인을 마시고 기분이 상기된 상태에서 음악을 감상하면 관객은 분위기와 연주에 더욱 심취할 수 있습니다. 평소 ‘파티’같은 공연을 추구하는데, 와인과 재즈는 ‘자유’라는 이미지와 느낌이 묘하게 닮았다고 생각합니다.재즈페스티벌, 재즈클럽, 오케스트라 협연 등 공연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각 공연장의 매력과 특히 좋아하는 무대가 있다면 그 이유는? 어떤 공연이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무대마다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순위를 매기기 어렵습니다. 오케스트라 협연은 풍부하면서도 예민한 사운드에 푹 빠지게 되고, 클럽에서는 자유로운 공연을 할 수 있어 신이 납니다. 또한, 대학 선배가 운영하는 공연장 ‘골방’은 제가 1년에 2회 가량 방문하고 있습니다. 골방은 말 그대로 협소한 공연장인데, 관객 한분 한분과 모두 눈을 맞출 수 있어 좋습니다. 무대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 색소폰을 부는 숨소리까지 들리죠. 모든 무대를 막론하고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합니다. ‘색소폰 연주자’는 복 받은 직업 같습니다.일본에서의 활동이 활발한데, 처음 공연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2004년에 부산 광안리의 작은 재즈클럽 자이언트 스텝에서 연주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이나가키 타카시(Inagaki Takashi)라는 일본 기타리스트와 협연을 했습니다. 그 분은 후쿠오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으로 일 년에 서너 번 부산을 찾곤 했었죠. 일본에서 함께 공연을 해보자는 그의 제안에 몇 달 뒤, 일본을 찾았습니다. 이후 저도 일 년에 서너 번 일본을 방문하여 공연을 통해 많은 연주자들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일본의 규슈(九州)가 서울보다 가까운 지역처럼 느껴집니다.가고시마(鹿兒島), 후쿠오카, 구마모토 등 일본의 다양한 지역에서 공연을 하시는데, 특히 인상 깊은 무대나 에피소드는? 5년 전 처음 방문한 가고시마에서의 기억이 인상 깊습니다. 그곳에서 공연을 하며 드러머 시게키 오쿠보(Shigeki Okubo)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국말을 능숙하게 구사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나라의 기타리스트 타미 킴(Tammy Kim)과 미국 유학시절 룸메이트였죠. 당시 그의 녹음실 침팬지 스튜디오(Chimpanzee Studio)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연주자들의 연주력이 정말 좋았고, 호흡도 잘 맞았습니다. 앨범을 내자는 저의 제안을 그들이 흔쾌히 받아들여 1집 앨범 ‘어쿠스틱 오션(Acoustic Ocean)’을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서로 왕래하며 자주 공연, 녹음을 하고 있습니다. 음악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하는 시기가 있다면?2008년에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프랑스 유학을 하려 했으나 당장 떠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던 중,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북해재즈축제(North Sea Jazz Festival)’를 관람하러 갔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CD로만 들었던 뮤지션들이 눈앞에서 연주하는 황홀한 모습을 즐겼죠. 공연 후 방문한 로테르담 호텔 근처 재즈클럽에서의 트럼피터 브라이언 린치(Brian Lynch)와 밴드의 연주 또한 대단했습니다. 그곳에서 어떤 여성분을 우연히 만났죠. 비어 있던 제 앞자리에 앉은 그녀가 무대에서 연주자들을 이끌며 색소폰을 불었습니다. 그 정도로 연주를 잘하는 여성 연주자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자리로 돌아온 그녀에게 용기를 내어 말을 걸고 한참 대화를 나누었죠. 그녀는 색소폰 연주자 니콜 조(Nicole Jo)였으며, 저도 한국의 색소포니스트라고 이야기하자 악기를 가져 오지 않았냐고 물어왔습니다. 여행 중이라 악기를 챙기지 않았다는 제 말에 버럭 화를 내더군요. 니콜 조는 스위스에서 네덜란드까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데 멀리 한국에서 온 연주자가 잼 세션도 하지 않고 돌아가냐면서요. 그녀의 말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자신의 CD를 선물로 주며 다음 방문 때는 악기를 꼭 들고 오라고 했죠. 그때 받은 앨범은 아직도 즐겨 듣고 있습니다. 그 친구 덕분에 저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되었고 방황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귀국 후 제 2의 음악인생이 펼쳐졌죠. 네덜란드 방문 후 펼쳐진 제2의 음악인생과, 자신을 알린 방법이 궁금합니다. 네덜란드 방문 전에는 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재즈만을 고집했고 연주자라면 신비스러움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했었죠. 한편으로는 연주에 자신이 없어 인터넷상에 공개하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 돌아온 후에는 나를 알려야겠다는 생각과, 재즈뮤지션이 아닌 ‘뮤지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모든 음악을 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30대의 인생을 보냈습니다. 유튜브에 연주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여러 장르를 연주하니 다양한 무대에서 저를 찾아주셨습니다. 특히 유튜브에 업로드한 ‘마이 웨이(My Way)’ 연주 영상은 저를 더 알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SNS상에서 팬, 동호인, 학생들과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My Way’ 연주가 주목받게 된 시점과 이 곡을 처음 다른 이에게 들려주었던 기억은?당시 학생들에게 블루스 스케일을 가르치던 시기였습니다. 조금 더 쉬운 연주 방법을 고민하다 My Way에 블루스 스케일을 접목시킨 연주를 가르치게 되었죠. 그렇게 연습해보니 스스로 재미를 느껴 녹음을 하고 영상을 업로드했었습니다. 마이 웨이는 제가 색소폰 연주를 다른 이에게 처음 들려준 곡이라 애착이 가기도 하죠. 색소폰을 연주한지 몇 개월이 지났을 때, 들렀던 슈퍼마켓 주인 아주머니께서 제가 메고 있는 색소폰을 보고 신기해하며 연주를 부탁했었습니다. 그 때 연주한 곡이 바로 마이 웨이였죠. 이 곡은 지금도 매번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즐겨 연주하고, 또 평생 연주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대구예술대학교에 출강하며 학생들에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지요?기본을 중시하며 호흡을 중요하게 가르칩니다. 그리고 재즈의 아주 쉬운 부분부터 어려운 부분을 단계적으로 알려드립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중요한 것을 깨달아 추후 혼자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밥을 떠먹여주는 레슨보다 농사를 짓고 밥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대구예술대학교 에는 50여 명의 색소폰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5~60대의 만학도 분들이 모두 모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정적입니다. 너무 좋은 분들이 많아 벌써 5년째 학교에 출강을 하고 있습니다.부산재즈색소폰앙상블은 어떤 음악을 들려주나요?저에게 레슨 받던 학생들과 오래도록 인연을 이어나가며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하여 창단한 앙상블입니다. 재즈음악을 기본으로, 가요나 트로트 등 다양한 연주를 합니다. 멤버들은 제가 즉흥적으로 요구하는 애드리브를 부담스러워하고, 공연 때마다 제 눈을 피하곤 하죠(웃음). 제가 생각하는 재즈의 매력은 애드리브이기 때문에 멤버 전원이 악보에 없는 애드리브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지금은 30여 명의 멤버가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추구하는 장르와 음색이 있다면?선호하는 장르는 시간이 지나며 바뀌어가는 것 같습니다.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는 테크닉적이며 비트가 강한 곡, 20대 초반부터는 감미로운 음악을 즐겨들었습니다. 30대에 접어들어 힙합을 즐기고 요즘은 가요도 심취해있습니다. 아저씨가 되어서인지 가수 아이유가 정말 좋습니다(웃음). 추구하는 음색은 마음을 녹이는 부드럽고 따뜻한,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느껴지는 파워풀함입니다. 학생들에게도 항상 부드러운 음색, 나아가 부드러움 속에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강조합니다.선생님께서 생각하는 음악인이 가져야하는 마음가짐과, 어떤 색소포니스트로 남고 싶은지요.음악인들은 열린 마음과 겸손함의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잘한다는 것은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장르를 가리지 않고 겸손하게 음악을 대한다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저의 바람은 청중이 제 연주를 듣고 가슴이 아파 울기도 하고, 닭살이 돋을 정도의 전율을 느끼며 때로는 즐거움을 주체 못해 몸을 들썩이게 만들고 싶습니다. 감동을 연주하는 색소포니스트 이병주가 되고 싶습니다. 글. 박세정 기자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2017-12-01
  • 연주 선율로 그려낸 감미로움, 색소포니스트 이병주
    (월간색소폰)박세정 기자= 학창시절부터 재즈를 사랑했던 이병주 색소포니스트는 드넓은 포용력으로 다양한 장르를 받아들여 그만의 자유롭고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한다. 청중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는 연주를 즐기는 소탈함, 자신의 연주 활동을 ‘여행’으로 빗대는 그는 유랑 시인이다. 부드러운 음색 저변에 짙게 내려앉는 카리스마, 색소폰 관을 통해 표출되는 그의 부드러운 선율은 우리들의 가슴 속에 감동으로 스며든다. 색소폰의 매력에 이끌린 사연을 들려주세요.고등학교 시절 드럼을 배우고 싶어 밴드부에 입단했습니다. 하지만 가입 후 찾아간 연습실에서 눈에 띈 것은 색소폰이었어요. 보는 순간 가슴이 뛰었고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드럼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진 후였죠. 또한 밴드 활동을 하며 40대 이상의 고등학교 선배님들이 모여 결성한 실버재즈빅밴드(현 경남재즈오케스트라)의 연주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들은 색소폰 연주는 너무 멋져 감동적이었죠. 당시에는 선배님들의 옆자리에 악기만 들고 앉아 있어도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격스럽게도 머지않아 그 바람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군악대 제대 후 실버재즈빅밴드와 제주도 공연에서 선배님들의 반주에 솔로 협연을 하게 되었죠. 그때의 감동은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학창시절 주로 어떤 음반을 들으며 꿈을 키워오셨나요?실버재즈빅밴드 공연 이후 재즈에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색소폰 역사의 장르이기에 자연스럽게 재즈 음반을 많이 들었습니다. 또, 악기 모양도 Jazz의 앞 글자 ‘J’와 같잖아요?(웃음). 당시 무작정 레코드점에 방문해서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신 음반을 열심히 들었습니다.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 캔디 덜퍼, 데이브 코즈, 데이비드 샌본, 에릭 마리엔탈, 조슈아 레드먼, 리차드 엘리엇, 스파이로 자이라, 네이지(Najee), 빈센트 헤링(Vincent Herring)의 앨범을 일주일에 한 장씩은 꼭 구매했었습니다. 책장을 가득 메운 그 음반들은 아직도 저의 소중한 재산 1호입니다. 특히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의 앨범 ‘Winelight’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음악이 너무 좋아 음반을 반복해서 듣다 결국 밤을 새고 학교에 갔던 적도 있습니다. 음악을 많이 듣는 것은 뮤지션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는 제자들에게 연습하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은 습관적으로 음악을 듣기를 추천합니다. ‘와인과 기분 째지는 재즈’ 콘서트는 정기공연인지, 이 외에도 와인과 함께하는 콘서트를 다수 진행하는 이유가 있다면?개인적으로 와인을 좋아해서 와인 동호회의 모임에 참석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관계자 분들이 맛있는 제품도 추천해주시며 공연 때 와인을 지원해주시겠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이어 와인콘서트를 기획해보았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후 제가 직접 와인을 구매해서 지속적으로 공연을 개최하게 되었고, 현재는 정기공연으로 자리 잡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와인을 마시고 기분이 상기된 상태에서 음악을 감상하면 관객은 분위기와 연주에 더욱 심취할 수 있습니다. 평소 ‘파티’같은 공연을 추구하는데, 와인과 재즈는 ‘자유’라는 이미지와 느낌이 묘하게 닮았다고 생각합니다.재즈페스티벌, 재즈클럽, 오케스트라 협연 등 공연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각 공연장의 매력과 특히 좋아하는 무대가 있다면 그 이유는? 어떤 공연이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무대마다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순위를 매기기 어렵습니다. 오케스트라 협연은 풍부하면서도 예민한 사운드에 푹 빠지게 되고, 클럽에서는 자유로운 공연을 할 수 있어 신이 납니다. 또한, 대학 선배가 운영하는 공연장 ‘골방’은 제가 1년에 2회 가량 방문하고 있습니다. 골방은 말 그대로 협소한 공연장인데, 관객 한분 한분과 모두 눈을 맞출 수 있어 좋습니다. 무대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 색소폰을 부는 숨소리까지 들리죠. 모든 무대를 막론하고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합니다. ‘색소폰 연주자’는 복 받은 직업 같습니다.일본에서의 활동이 활발한데, 처음 공연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2004년에 부산 광안리의 작은 재즈클럽 자이언트 스텝에서 연주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이나가키 타카시(Inagaki Takashi)라는 일본 기타리스트와 협연을 했습니다. 그 분은 후쿠오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으로 일 년에 서너 번 부산을 찾곤 했었죠. 일본에서 함께 공연을 해보자는 그의 제안에 몇 달 뒤, 일본을 찾았습니다. 이후 저도 일 년에 서너 번 일본을 방문하여 공연을 통해 많은 연주자들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일본의 규슈(九州)가 서울보다 가까운 지역처럼 느껴집니다.가고시마(鹿兒島), 후쿠오카, 구마모토 등 일본의 다양한 지역에서 공연을 하시는데, 특히 인상 깊은 무대나 에피소드는? 5년 전 처음 방문한 가고시마에서의 기억이 인상 깊습니다. 그곳에서 공연을 하며 드러머 시게키 오쿠보(Shigeki Okubo)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국말을 능숙하게 구사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나라의 기타리스트 타미 킴(Tammy Kim)과 미국 유학시절 룸메이트였죠. 당시 그의 녹음실 침팬지 스튜디오(Chimpanzee Studio)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연주자들의 연주력이 정말 좋았고, 호흡도 잘 맞았습니다. 앨범을 내자는 저의 제안을 그들이 흔쾌히 받아들여 1집 앨범 ‘어쿠스틱 오션(Acoustic Ocean)’을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서로 왕래하며 자주 공연, 녹음을 하고 있습니다. 음악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하는 시기가 있다면?2008년에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프랑스 유학을 하려 했으나 당장 떠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던 중,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북해재즈축제(North Sea Jazz Festival)’를 관람하러 갔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CD로만 들었던 뮤지션들이 눈앞에서 연주하는 황홀한 모습을 즐겼죠. 공연 후 방문한 로테르담 호텔 근처 재즈클럽에서의 트럼피터 브라이언 린치(Brian Lynch)와 밴드의 연주 또한 대단했습니다. 그곳에서 어떤 여성분을 우연히 만났죠. 비어 있던 제 앞자리에 앉은 그녀가 무대에서 연주자들을 이끌며 색소폰을 불었습니다. 그 정도로 연주를 잘하는 여성 연주자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자리로 돌아온 그녀에게 용기를 내어 말을 걸고 한참 대화를 나누었죠. 그녀는 색소폰 연주자 니콜 조(Nicole Jo)였으며, 저도 한국의 색소포니스트라고 이야기하자 악기를 가져 오지 않았냐고 물어왔습니다. 여행 중이라 악기를 챙기지 않았다는 제 말에 버럭 화를 내더군요. 니콜 조는 스위스에서 네덜란드까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데 멀리 한국에서 온 연주자가 잼 세션도 하지 않고 돌아가냐면서요. 그녀의 말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자신의 CD를 선물로 주며 다음 방문 때는 악기를 꼭 들고 오라고 했죠. 그때 받은 앨범은 아직도 즐겨 듣고 있습니다. 그 친구 덕분에 저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되었고 방황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귀국 후 제 2의 음악인생이 펼쳐졌죠. 네덜란드 방문 후 펼쳐진 제2의 음악인생과, 자신을 알린 방법이 궁금합니다. 네덜란드 방문 전에는 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재즈만을 고집했고 연주자라면 신비스러움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했었죠. 한편으로는 연주에 자신이 없어 인터넷상에 공개하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 돌아온 후에는 나를 알려야겠다는 생각과, 재즈뮤지션이 아닌 ‘뮤지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모든 음악을 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30대의 인생을 보냈습니다. 유튜브에 연주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여러 장르를 연주하니 다양한 무대에서 저를 찾아주셨습니다. 특히 유튜브에 업로드한 ‘마이 웨이(My Way)’ 연주 영상은 저를 더 알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SNS상에서 팬, 동호인, 학생들과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My Way’ 연주가 주목받게 된 시점과 이 곡을 처음 다른 이에게 들려주었던 기억은?당시 학생들에게 블루스 스케일을 가르치던 시기였습니다. 조금 더 쉬운 연주 방법을 고민하다 My Way에 블루스 스케일을 접목시킨 연주를 가르치게 되었죠. 그렇게 연습해보니 스스로 재미를 느껴 녹음을 하고 영상을 업로드했었습니다. 마이 웨이는 제가 색소폰 연주를 다른 이에게 처음 들려준 곡이라 애착이 가기도 하죠. 색소폰을 연주한지 몇 개월이 지났을 때, 들렀던 슈퍼마켓 주인 아주머니께서 제가 메고 있는 색소폰을 보고 신기해하며 연주를 부탁했었습니다. 그 때 연주한 곡이 바로 마이 웨이였죠. 이 곡은 지금도 매번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즐겨 연주하고, 또 평생 연주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대구예술대학교에 출강하며 학생들에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지요?기본을 중시하며 호흡을 중요하게 가르칩니다. 그리고 재즈의 아주 쉬운 부분부터 어려운 부분을 단계적으로 알려드립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중요한 것을 깨달아 추후 혼자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밥을 떠먹여주는 레슨보다 농사를 짓고 밥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대구예술대학교 에는 50여 명의 색소폰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5~60대의 만학도 분들이 모두 모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정적입니다. 너무 좋은 분들이 많아 벌써 5년째 학교에 출강을 하고 있습니다.부산재즈색소폰앙상블은 어떤 음악을 들려주나요?저에게 레슨 받던 학생들과 오래도록 인연을 이어나가며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하여 창단한 앙상블입니다. 재즈음악을 기본으로, 가요나 트로트 등 다양한 연주를 합니다. 멤버들은 제가 즉흥적으로 요구하는 애드리브를 부담스러워하고, 공연 때마다 제 눈을 피하곤 하죠(웃음). 제가 생각하는 재즈의 매력은 애드리브이기 때문에 멤버 전원이 악보에 없는 애드리브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지금은 30여 명의 멤버가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추구하는 장르와 음색이 있다면?선호하는 장르는 시간이 지나며 바뀌어가는 것 같습니다.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는 테크닉적이며 비트가 강한 곡, 20대 초반부터는 감미로운 음악을 즐겨들었습니다. 30대에 접어들어 힙합을 즐기고 요즘은 가요도 심취해있습니다. 아저씨가 되어서인지 가수 아이유가 정말 좋습니다(웃음). 추구하는 음색은 마음을 녹이는 부드럽고 따뜻한,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느껴지는 파워풀함입니다. 학생들에게도 항상 부드러운 음색, 나아가 부드러움 속에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강조합니다.선생님께서 생각하는 음악인이 가져야하는 마음가짐과, 어떤 색소포니스트로 남고 싶은지요.음악인들은 열린 마음과 겸손함의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잘한다는 것은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장르를 가리지 않고 겸손하게 음악을 대한다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저의 바람은 청중이 제 연주를 듣고 가슴이 아파 울기도 하고, 닭살이 돋을 정도의 전율을 느끼며 때로는 즐거움을 주체 못해 몸을 들썩이게 만들고 싶습니다. 감동을 연주하는 색소포니스트 이병주가 되고 싶습니다. 글. 박세정 기자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2017-12-01
  • 해남 땅끝에서 울리는 감동의 소리, 땅끝색소폰동호회
    눈부신 해남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색소폰 선율을 전하는 땅끝색소폰동호회. 그들은 색소폰동호회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 끝에, 연주를 통해 즐거움을 전하는 공연을 선택한다. 봉사공연과 지역축제에 참여하여 예술을 통해 만인에게 행복을 전하는 땅끝색소폰동호회. 그들은 관광객들과 지역민에게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색소폰 음색으로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수많은 무대에서 활동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동호회로 인정받은 회원들은 색소폰 연주를 통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장면들을 장식하고 있다. 전라남도 해남군에 위치한 땅끝색소폰동호회(이하 땅끝색소폰)는 윤길용 부회장의 실용음악학원에 연습실을 두고 있다. 그의 배려로 연중무휴, 24시간 개방하여 회원들의 모임 장소로 활용된다. 개원 전에는 윤길용 부회장이 자택 옥상에 만든 개인연습실에서 옹기종기 모여 연습을 했었다. 네 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대여섯 명이 모여 화음을 맞춰가던 6개월. 이제 여럿이 합주도 가능한 넓은 홀이 있는 연습실에서 화음을 맞추고, 해남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감미로운 색소폰 선율을 전파한다. 아름다운 해남에 울려 퍼지는 감미로운 색소폰해남은 다른 지역보다 따뜻한 기후와 인심 좋은 주민들, 여유로운 동네 풍경이 특히 매력적이다.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며칠 집을 비울 경우 도시와는 달리 문단속을 하지 않아도 문제없는 이곳은 윤종식 회원을 매료시켰다. 결국 그는 업무 차 오게 된 해남에 정착하여 은퇴 후에도 해남을 떠나지 않고 회원들과 함께 연주를 한다. 서울에 거주하다 귀촌한 정인열 총무는 115년 된 교회가 있는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이끌렸다. 그에게 색소폰은 힘든 상황을 모두 날려버리는 ‘환희’로 다가왔다. 케니 지의 공연 관람 후 색소폰의 매력에 이끌린 정인열 총무는 해남지역에 색소폰을 가르치는 학원을 찾지 못해 독학으로 연주를 했다. 이후 이곳에서 만난 백선오 회장, 윤길용 부회장, 윤종식 회원과 합심하여 땅끝색소폰을 결성한다. 만인에게 즐거움을 전하기 위한 색소폰 연주정인열 총무는 해남지역아동센터 연합회장으로서 아이들을 보살피고 교육을 책임진다. 아동들을 밝게 성장시켜 미래 지역사회의 건실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는 그. 자택 근처에서는 노인복지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평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땅끝색소폰 회원들과 지역사회 공연과 자원봉사를 진행한다. 정인열 총무가 색소폰을 연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르신들에게 연주를 선보인 적이 있었다. 서툰 색소폰 소리에도 평소 몸이 불편해 거동을 못하시던 분들이 율동을 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고, 눈물이 흘렀다. 김광수 회원은 숲속음악회 무대에서 임산부와 남편이 손을 잡고 땅끝색소폰의 공연이 끝날 때까지 연주를 들어준 추억이 가슴속에 깊이 남았다. 공연을 통해 다른 이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뿌듯함을 알게 된 회원들은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지역축제에 우선적으로 초청되는 땅끝색소폰동호회 기획공연을 몇 차례 진행하던 땅끝색소폰에게 지역축제 출연제의가 들어왔다. 이후 이들은 해남지역의 대표적인 축제 및 지방자치단체 행사에 다수 참여하게 된다. 2017년에는 특히 바쁜 일정을 소화했는데, 올여름 해남천에서 매주 여름밤의 낭만과 함께하는 콘서트를, 9월에는 지역축제와 동호회 자체 행사를 5차례 진행하였고 10월 마지막 주에는 일주일에 2회의 공연을 마쳤다.땅끝색소폰은 올해 해남시의 지원과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여러 관광지에서 공연을 하였다. 공룡박물관의 공룡화석지 호수, 도솔암 정상, 녹우당, 대흥사 계곡 등 여러 관광지에서 회원 20여 명, 초청 예술인 30여 명과 함께 색소폰 선율과 국악, 다양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였다. 관광객과 지역민의 호응으로 모두 한마음이 되어 음악을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회원들과 화합의 연장, 청중들과의 어울림 땅끝색소폰의 정기연습일은 화요일과 목요일, 일주일에 2회로 정해져있다. 하루 종일 개방된 연습실에는 어느 시간대에 방문해도 선배들을 만날 수 있어 회원들은 매일이 정기연습이라고 말할 정도다. 윤길용 부회장은 회원들이 모이면 합주를 지도하고 정기연습일이 아니어도 질문을 해온다면 성심성의껏 알려준다. 백선오 회장은 색소폰 연주 시 무거운 악기를 들어 올리고 복식호흡을 하는 습관 덕에 자연스레 건강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가족들의 격려 속에 즐겁게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그. 이제 색소폰을 불지 않으면 속이 답답하고 두통이 오는 등, 건강을 해치는 느낌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주를 한다.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한 그는 다른 이들도 재미있는 동호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회원들을 대한다. 실제로 회원들은 색소폰 연주를 즐기기 시작하면서부터, 생활에 활력을 느끼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유인관 회원은 심금을 울리는 테너의 깊은 음색과 마치 성난 사자의 포효처럼 강렬한 소리에 마음을 빼앗겼다. 박찬열 회원도 마찬가지로 중저음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악기의 매력에 취했다. 여름밤의 음악회에서 관광객들과 어울려 춤도 추며 음악을 함께 즐겼던 무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는 그. 매일 연주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는 박찬열 회원은 앞으로도 색소폰과 함께 즐거운 인생을 누리고 많은 연주곡을 소화하고 싶다. 수많은 무대 경험으로 베테랑 연주자가 된 땅끝색소폰정인열 총무는 처음 섰던 무대에서 마네킹처럼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반주기만 쳐다보고 연주를 했는데도 긴장한 탓에 음정도 맞지 않아 그저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도했었다. 땅끝색소폰에서 활동을 하며 무대에 익숙해진 현재, 그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윤종식 회원도 처음 선 무대에서 사시나무 떨듯 떨어 비브라토가 절로 나왔지만 땅끝색소폰에서 수많은 공연을 통해 무대를 즐기게 되었다. 다른 회원들도 공연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동호회 활동에 만족을 느낀다. 임연선 회원은 밴드 보컬로 활동하는데, 그녀의 밴드 활동은 남편인 박찬열 회원의 색소폰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결국 색소폰을 연주하기 위해 땅끝색소폰에 가입하였고, 뒤이어 임연선 회원도 동호회에 합류하여 공연 때마다 노래를 한다. 땅끝색소폰의 회원이 되어 행복하다는 그녀는 인생의 멋진 페이지가 시작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박찬열 회원이 무대 경험이 부족했을 때는 음이탈 실수에 식은땀도 났지만 지금은 지역민, 관광객과 한데 어울려 여유롭게 연주를 한다. 유인관 회원도 첫 공연 때 손이 떨려 관객에게 미안함을 느꼈지만 지금은 멋진 팀워크를 자랑하는 연주자로 거듭났다.열정적인 회원들의 첫 앙상블 도전땅끝색소폰 회원들의 절반은 공연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데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무대에 서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근무지에 휴가계를 내고 공연에 참여하며, 운수업에 종사하는 유인관 회원은 공연 일정이 잡히면 동료들과 스케줄을 조정하여 반드시 무대에 선다. 2년가량 꾸준하게 공연을 해온 땅끝색소폰은 관객들에게 더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올여름, 그들은 앙상블 연주를 목표로 특별한 도전을 시도하여 매일 연습했다. 편곡한 두 개의 연주곡을 앙상블로 화음을 맞춘지 한 달 뒤인 7월, 해남천의 공연에서 선을 보였다. 관광객과 지역민은 가던 길을 멈추어 땅끝색소폰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감상했고, 회원들은 이 무대를 계기로 실력이 한 차원 발전된 것을 느꼈다. 앙상블을 지도하는 윤길용 부회장은 중학생들의 방과후 밴드 활동도 지도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멘토’로서 다가가기 위하여, 강요하기보다 스스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밴드를 이끈다. 색소폰을 연주한지 어언 12년이 된 윤길용 부회장에게는 두 가지 바람이 있다. 하나는 후학을 양성하여 해남의 색소폰 문화를 주도하고, 두 번째는 땅끝색소폰의 멋진 앙상블을 각종 축제에서 가장 인기있는 팀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는 회원들의 열정 덕에 머지않아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년의 새로운 행복, 연주의 기쁨윤종식 회원은 TV에서 케니 지의 ‘고잉 홈(Going Home)’ 연주를 우연히 보게 된 후 색소폰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그가 중고로 구입한 소프라노색소폰은 아무리 불어 보아도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다. 고장 여부를 확인하러 찾아간 음악학원에서 비로소 전시용 악기라는 것을 알았다. 우여곡절 끝에 색소폰에 입문한 그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악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음악과 함께하며 흡연과 음주도 끊게 되었고 해남지역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윤길용 부회장은 어릴 적부터 드럼을 연주했다. 40대 늦깎이 음대생으로서 피아노를 배우며 부전공으로 색소폰을 선택했다. 재학시절에는 축제에 참가하여 연주한 이은미의 ‘애인있어요’로 은상을 수상하여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그는 좋은 음색을 찾기위해 3년 동안 광주에 있는 색소포니스트에게 레슨을 받을 정도로 열정이 뛰어나다. 배움을 거듭하여 무대에 서면 청중의 박수 소리가 더욱 커진다는 윤길용 부회장. 연주를 통해 기쁨과 행복을 느낀 그는 모두에게 색소폰을 권유하고 싶다고 한다.한마음으로 색소폰을 연주하는 멋진 인생땅끝색소폰은 가장 연장자인 백선오 회장의 포용력으로 창단 후 3년간 불화 없이 화목한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었다. 음악을 통해 좋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하여 땅끝색소폰에 가입한 유인관 회원은 배려가 몸에 밴 회원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겁다. 임원들의 노력으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유지되는 동호회 활동도 만족스럽다. 김광수 회원은 서로 양보하며 예의를 갖추는 회원들 덕분에 모임이 즐겁고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땅끝색소폰 회원들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아 축제에 참여하여 받은 출연료를 모두 동호회 운영에 사용한다. 그들은 평소 재능기부 공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장비 대여, 초청 연주인과 가수의 출연료를 지불하고 모자란 경우에는 솔선수범하여 지원금을 보태곤 한다. 임연선 회원은 동호회에서만 즐기는 음악이 아닌 땅끝색소폰에서 활동하며 무대를 통해 청중에게도 행복을 전하고 싶다. 언제나 지금처럼 색소폰과 노래 소리가 끊이질 않으며, 음악이 필요한 사람들을 치유하는 멋진 동호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모든 회원들은 지역봉사와 재능기부를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인열 총무를 비롯한 임원진들은 해남의 색소폰동호회로서 꾸준히 공연을 개최한다. 땅끝색소폰은 음악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과 삶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중년의 아름다운 인생을 전개하고 있다. 글. 박세정 기자 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 Focus
    2017-12-01
  • 해남 땅끝에서 울리는 감동의 소리, 땅끝색소폰동호회
    눈부신 해남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색소폰 선율을 전하는 땅끝색소폰동호회. 그들은 색소폰동호회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 끝에, 연주를 통해 즐거움을 전하는 공연을 선택한다. 봉사공연과 지역축제에 참여하여 예술을 통해 만인에게 행복을 전하는 땅끝색소폰동호회. 그들은 관광객들과 지역민에게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색소폰 음색으로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수많은 무대에서 활동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동호회로 인정받은 회원들은 색소폰 연주를 통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장면들을 장식하고 있다. 전라남도 해남군에 위치한 땅끝색소폰동호회(이하 땅끝색소폰)는 윤길용 부회장의 실용음악학원에 연습실을 두고 있다. 그의 배려로 연중무휴, 24시간 개방하여 회원들의 모임 장소로 활용된다. 개원 전에는 윤길용 부회장이 자택 옥상에 만든 개인연습실에서 옹기종기 모여 연습을 했었다. 네 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대여섯 명이 모여 화음을 맞춰가던 6개월. 이제 여럿이 합주도 가능한 넓은 홀이 있는 연습실에서 화음을 맞추고, 해남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감미로운 색소폰 선율을 전파한다. 아름다운 해남에 울려 퍼지는 감미로운 색소폰해남은 다른 지역보다 따뜻한 기후와 인심 좋은 주민들, 여유로운 동네 풍경이 특히 매력적이다.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며칠 집을 비울 경우 도시와는 달리 문단속을 하지 않아도 문제없는 이곳은 윤종식 회원을 매료시켰다. 결국 그는 업무 차 오게 된 해남에 정착하여 은퇴 후에도 해남을 떠나지 않고 회원들과 함께 연주를 한다. 서울에 거주하다 귀촌한 정인열 총무는 115년 된 교회가 있는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이끌렸다. 그에게 색소폰은 힘든 상황을 모두 날려버리는 ‘환희’로 다가왔다. 케니 지의 공연 관람 후 색소폰의 매력에 이끌린 정인열 총무는 해남지역에 색소폰을 가르치는 학원을 찾지 못해 독학으로 연주를 했다. 이후 이곳에서 만난 백선오 회장, 윤길용 부회장, 윤종식 회원과 합심하여 땅끝색소폰을 결성한다. 만인에게 즐거움을 전하기 위한 색소폰 연주정인열 총무는 해남지역아동센터 연합회장으로서 아이들을 보살피고 교육을 책임진다. 아동들을 밝게 성장시켜 미래 지역사회의 건실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는 그. 자택 근처에서는 노인복지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평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땅끝색소폰 회원들과 지역사회 공연과 자원봉사를 진행한다. 정인열 총무가 색소폰을 연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르신들에게 연주를 선보인 적이 있었다. 서툰 색소폰 소리에도 평소 몸이 불편해 거동을 못하시던 분들이 율동을 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고, 눈물이 흘렀다. 김광수 회원은 숲속음악회 무대에서 임산부와 남편이 손을 잡고 땅끝색소폰의 공연이 끝날 때까지 연주를 들어준 추억이 가슴속에 깊이 남았다. 공연을 통해 다른 이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뿌듯함을 알게 된 회원들은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지역축제에 우선적으로 초청되는 땅끝색소폰동호회 기획공연을 몇 차례 진행하던 땅끝색소폰에게 지역축제 출연제의가 들어왔다. 이후 이들은 해남지역의 대표적인 축제 및 지방자치단체 행사에 다수 참여하게 된다. 2017년에는 특히 바쁜 일정을 소화했는데, 올여름 해남천에서 매주 여름밤의 낭만과 함께하는 콘서트를, 9월에는 지역축제와 동호회 자체 행사를 5차례 진행하였고 10월 마지막 주에는 일주일에 2회의 공연을 마쳤다.땅끝색소폰은 올해 해남시의 지원과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여러 관광지에서 공연을 하였다. 공룡박물관의 공룡화석지 호수, 도솔암 정상, 녹우당, 대흥사 계곡 등 여러 관광지에서 회원 20여 명, 초청 예술인 30여 명과 함께 색소폰 선율과 국악, 다양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였다. 관광객과 지역민의 호응으로 모두 한마음이 되어 음악을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회원들과 화합의 연장, 청중들과의 어울림 땅끝색소폰의 정기연습일은 화요일과 목요일, 일주일에 2회로 정해져있다. 하루 종일 개방된 연습실에는 어느 시간대에 방문해도 선배들을 만날 수 있어 회원들은 매일이 정기연습이라고 말할 정도다. 윤길용 부회장은 회원들이 모이면 합주를 지도하고 정기연습일이 아니어도 질문을 해온다면 성심성의껏 알려준다. 백선오 회장은 색소폰 연주 시 무거운 악기를 들어 올리고 복식호흡을 하는 습관 덕에 자연스레 건강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가족들의 격려 속에 즐겁게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그. 이제 색소폰을 불지 않으면 속이 답답하고 두통이 오는 등, 건강을 해치는 느낌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주를 한다.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한 그는 다른 이들도 재미있는 동호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회원들을 대한다. 실제로 회원들은 색소폰 연주를 즐기기 시작하면서부터, 생활에 활력을 느끼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유인관 회원은 심금을 울리는 테너의 깊은 음색과 마치 성난 사자의 포효처럼 강렬한 소리에 마음을 빼앗겼다. 박찬열 회원도 마찬가지로 중저음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악기의 매력에 취했다. 여름밤의 음악회에서 관광객들과 어울려 춤도 추며 음악을 함께 즐겼던 무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는 그. 매일 연주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는 박찬열 회원은 앞으로도 색소폰과 함께 즐거운 인생을 누리고 많은 연주곡을 소화하고 싶다. 수많은 무대 경험으로 베테랑 연주자가 된 땅끝색소폰정인열 총무는 처음 섰던 무대에서 마네킹처럼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반주기만 쳐다보고 연주를 했는데도 긴장한 탓에 음정도 맞지 않아 그저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도했었다. 땅끝색소폰에서 활동을 하며 무대에 익숙해진 현재, 그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윤종식 회원도 처음 선 무대에서 사시나무 떨듯 떨어 비브라토가 절로 나왔지만 땅끝색소폰에서 수많은 공연을 통해 무대를 즐기게 되었다. 다른 회원들도 공연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동호회 활동에 만족을 느낀다. 임연선 회원은 밴드 보컬로 활동하는데, 그녀의 밴드 활동은 남편인 박찬열 회원의 색소폰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결국 색소폰을 연주하기 위해 땅끝색소폰에 가입하였고, 뒤이어 임연선 회원도 동호회에 합류하여 공연 때마다 노래를 한다. 땅끝색소폰의 회원이 되어 행복하다는 그녀는 인생의 멋진 페이지가 시작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박찬열 회원이 무대 경험이 부족했을 때는 음이탈 실수에 식은땀도 났지만 지금은 지역민, 관광객과 한데 어울려 여유롭게 연주를 한다. 유인관 회원도 첫 공연 때 손이 떨려 관객에게 미안함을 느꼈지만 지금은 멋진 팀워크를 자랑하는 연주자로 거듭났다.열정적인 회원들의 첫 앙상블 도전땅끝색소폰 회원들의 절반은 공연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데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무대에 서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근무지에 휴가계를 내고 공연에 참여하며, 운수업에 종사하는 유인관 회원은 공연 일정이 잡히면 동료들과 스케줄을 조정하여 반드시 무대에 선다. 2년가량 꾸준하게 공연을 해온 땅끝색소폰은 관객들에게 더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올여름, 그들은 앙상블 연주를 목표로 특별한 도전을 시도하여 매일 연습했다. 편곡한 두 개의 연주곡을 앙상블로 화음을 맞춘지 한 달 뒤인 7월, 해남천의 공연에서 선을 보였다. 관광객과 지역민은 가던 길을 멈추어 땅끝색소폰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감상했고, 회원들은 이 무대를 계기로 실력이 한 차원 발전된 것을 느꼈다. 앙상블을 지도하는 윤길용 부회장은 중학생들의 방과후 밴드 활동도 지도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멘토’로서 다가가기 위하여, 강요하기보다 스스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밴드를 이끈다. 색소폰을 연주한지 어언 12년이 된 윤길용 부회장에게는 두 가지 바람이 있다. 하나는 후학을 양성하여 해남의 색소폰 문화를 주도하고, 두 번째는 땅끝색소폰의 멋진 앙상블을 각종 축제에서 가장 인기있는 팀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는 회원들의 열정 덕에 머지않아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년의 새로운 행복, 연주의 기쁨윤종식 회원은 TV에서 케니 지의 ‘고잉 홈(Going Home)’ 연주를 우연히 보게 된 후 색소폰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그가 중고로 구입한 소프라노색소폰은 아무리 불어 보아도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다. 고장 여부를 확인하러 찾아간 음악학원에서 비로소 전시용 악기라는 것을 알았다. 우여곡절 끝에 색소폰에 입문한 그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악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음악과 함께하며 흡연과 음주도 끊게 되었고 해남지역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윤길용 부회장은 어릴 적부터 드럼을 연주했다. 40대 늦깎이 음대생으로서 피아노를 배우며 부전공으로 색소폰을 선택했다. 재학시절에는 축제에 참가하여 연주한 이은미의 ‘애인있어요’로 은상을 수상하여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그는 좋은 음색을 찾기위해 3년 동안 광주에 있는 색소포니스트에게 레슨을 받을 정도로 열정이 뛰어나다. 배움을 거듭하여 무대에 서면 청중의 박수 소리가 더욱 커진다는 윤길용 부회장. 연주를 통해 기쁨과 행복을 느낀 그는 모두에게 색소폰을 권유하고 싶다고 한다.한마음으로 색소폰을 연주하는 멋진 인생땅끝색소폰은 가장 연장자인 백선오 회장의 포용력으로 창단 후 3년간 불화 없이 화목한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었다. 음악을 통해 좋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하여 땅끝색소폰에 가입한 유인관 회원은 배려가 몸에 밴 회원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겁다. 임원들의 노력으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유지되는 동호회 활동도 만족스럽다. 김광수 회원은 서로 양보하며 예의를 갖추는 회원들 덕분에 모임이 즐겁고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땅끝색소폰 회원들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아 축제에 참여하여 받은 출연료를 모두 동호회 운영에 사용한다. 그들은 평소 재능기부 공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장비 대여, 초청 연주인과 가수의 출연료를 지불하고 모자란 경우에는 솔선수범하여 지원금을 보태곤 한다. 임연선 회원은 동호회에서만 즐기는 음악이 아닌 땅끝색소폰에서 활동하며 무대를 통해 청중에게도 행복을 전하고 싶다. 언제나 지금처럼 색소폰과 노래 소리가 끊이질 않으며, 음악이 필요한 사람들을 치유하는 멋진 동호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모든 회원들은 지역봉사와 재능기부를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인열 총무를 비롯한 임원진들은 해남의 색소폰동호회로서 꾸준히 공연을 개최한다. 땅끝색소폰은 음악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과 삶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중년의 아름다운 인생을 전개하고 있다. 글. 박세정 기자 suyeo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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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cus
    2017-12-01
  • 트로트와 함께 하는 색소폰 연주 – 동백 아가씨
    이번호에는 트로트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S미디어의 ‘강승용 명작 색소폰’ 열 번째 곡, 너무나 유명한 동백 아가씨입니다.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이미자 씨가 노래한 이 곡의 테너색소폰 연주를 설명합니다. 반드시 이미자 씨가 처음 발매한 노래를 들어 보신 후 연주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페이지의 악보는 제가 레코딩 때 사용한 악보입니다. (1) 이 곡을 연주할 때 주의할 점은 강약과 프레이징입니다. 특히 7번째 소절의 셋째 박자는 프레이징을 위하여 약간 늦추어 연주했습니다. (2) 3번째 소절의 첫째 박자 G음과 셋째 박자 E♭음은 강하게, 나머지 음을 여리게 표현하면 훨씬 훌륭한 연주를 하실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4번째 소절의 첫째 박자 G음도 강하게 표현하고 나머지 음을 여리게 표현하면 좋습니다. (3) 이 곡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9번째 소절과 10번째 소절의 강약 표현입니다. 이를 잘 들어보시고 배우기 바랍니다. (4) 1번째 소절의 첫 번째 D음은 당연히 서브톤으로 내는 것이 좋습니다. 11번째 소절의 첫 번째 G음도 서브톤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5) 4번째 소절의 둘째 박자 B♭음 앞에는 A음을 장식음으로 사용하였고 5번째 소절 첫째 박자 G음 앞에 F#음을 장식음으로 사용하였습니다. 12번째 소절의 첫째 박자 B♭앞에 A음, 13번째 소절 B♭앞에 A음, 셋째 박자 A음 앞에 G음을 장식음으로 사용하였지만, 이 곡에서 장식음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6) 월간색소폰 홈페이지에 업로드 된 이 곡의 동영상 라이브 연주와 음반을 비교해서 들으시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월간색소폰)강승용 KSA대한민국색소폰연주자협회 명예회장= suyeon@keri.or.kr
    • Lesson
    • 트로트
    2017-12-01
  • 애드립을 위한 화성학 및 기초 통론 - ‘밤안개’
    지난호 한상훈 연주자의 ‘밤안개’ 간주 이후 부분을 공부해보도록 합니다. 리듬이 상당히 중요한 곡으로 한상훈 연주자의 편곡은 주 멜로디를 많이 변경해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니 ‘천천히’ 연습하도록 합시다. 유튜브에서 반드시 한상훈 연주자의 실제 연주 영상을 시청하여 많이 들어보고 참고해봅시다. 간주 8마디 코드와 사용되는 스케일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간주에는 주로 E블루스 스케일이 사용되었습니다. ①을 살펴보면 Em 코드 부분에 펜타토닉 스케일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아래의 그림처럼 두 번째 마디를 조금 변형해보았습니다. 뒷부분을 변형하였으나 앞의 마디를 변형해도 무방하며, 펜타토닉으로 하행 형태의 애드리브를 만들어 보는 방법도 좋습니다. ②는 B7 코드이기 때문에 ‘레’ 대신 ‘레#’음이 많이 쓰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의 변형은 저음 라#의 다음을 코드톤으로 상행하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서브톤이 아닌 노멀톤으로 내야 합니다. ③은 반복되는 구절 중 마지막으로, 앞부분의 악보는 원음보다 낮은 애드리브가 많이 있었으나 ③의 Em 코드음인 ‘미’를 중심으로 하행하는 형태로 변형해보았습니다. 뒷마디는 이전과 같은 애드리브 멜로디로 앞부분을 조금 상행하여 바꾸어도 변화가 느껴집니다. 참고하여 다른 부분도 변형해보도록 합시다. 원곡의 멜로디를 페이크 하거나 간주 부분 애드리브를 만들 시, 음을 도약하려 한다면 코드톤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월간색소폰)신용욱 경기과학기술대학교 색소폰강좌 출강= suyeo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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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학
    2017-11-01
  • 다함께 연주하는 앙상블 색소폰 - ‘Let It Be’
    이번호에는 영국의 전설적인 팝 밴드 비틀즈의 ‘Let It Be’를 편곡해 보았습니다. 쉽고 반복적인 멜로디로 강한 중독성을 가진 이 곡은 셀 수 없이 많은 리메이크와 OST로 사용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들을 때마다 힘이 되는 곡입니다. 악보대로 멜로디를 연주하면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조금씩 변화를 주면 훨씬 풍성한 연주가 될 것입니다. 곡 연주 시 유의점 [A]부분 - Intro없이 바로 멜로디가 시작됩니다. 첫 박이 어긋나지 않도록 서로의 호흡에 집중하세요. - Alto 1st를 제외한 나머지 파트가 스타카토처럼 너무 짧게 끊어 연주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B]부분 - [A]부분보다는 진전된 느낌으로 ‘조금 크게’ 연주합니다. - 밸런스를 맞추는 것 외에 특별히 주의할 점은 없으며 마지막 4분 쉼표를 유의해야합니다. [C]부분 - Tenor 멜로디가 나오는 부분입니다. 초보자에게는 음역대가 조금 높을 수 있으니 연주 전 고음 연습이 필요합니다. [D]부분 - 곡의 Outro 부분입니다. - 처음 두 마디는 Alto 1st, 다음 두 마디는 Alto 2nd가 멜로디를 연주합니다. 나머지 파트들은 밸런스를 잘 맞추어 주세요. - 마지막에 rit.(리타르단도) 표기는 없지만 살짝 느리게 연주하면 자연스럽게 마무리됩니다. (월간색소폰)김동현 뉴아더스 작곡가= suyeo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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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상블
    2017-11-01
  • 도전하고 싶은 재즈 색소폰 - Improvisation(Bebop Blues)
    즉흥연주 네 번째 시간은 재즈 라인에서 가장 근본적인 구조라고 볼 수 있는 비밥 스타일의 재즈 블루스, ‘비밥 블루스’입니다. 비밥 라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 가능하며 첫 번째는 코드톤, 두 번째는 어프로치 노트, 마지막으로 비밥 스케일입니다. 이번호에는 코드톤과 어프로치 노트를 차례로 알아보겠습니다. 즉흥연주(Improvisation) 네 번째-비밥 블루스(Bebop Blues) 1. 코드톤 C = C, E, G C Major7 = C, E, G, B C7 = C, E, G, B♭ C- = C, E♭, G C-7 = C, E♭, G, B♭ C-7♭5 = C, E♭, G♭, B♭ etc... 각각의 코드는 이러한 음의 간격을 가지고 있으며 이 구조를 표현하는 기호입니다. 색소폰은 단선율의 악기이기에 각각 음들의 간격과 그 소리를 익히고 운지를 숙지해야하며 이는 열두 개의 키에 적용됩니다. 오로지 코드톤만을 이용하여 즉흥연주가 가능하도록 연습하는 것도 아주 유용한 방법입니다. 2. 어프로치 노트(Approach Note) 특정음(주로 코드톤)을 목표로 삼고 접근해서 나아가는 비화성의 짧은 라인입니다. 이러한 종류 또한 많이 존재하며 각 연주자들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타겟의 대상은 주로 코드톤으로, 연주자들은 자신만의 어프로치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월간색소폰)김성준 백석대, 한양대 외래교수= suyeon@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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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즈
    2017-11-01
  • 감성을 울리는 가요 색소폰 - 아이처럼
    김동률의 5집 앨범 ‘Monologue’의 수록곡 ‘아이처럼’은 클래지콰이의 보컬 알렉스와 함께 부른 ‘아이처럼’과 실시간 음악차트 순위 1위와 5위에 나란히 오르며 음악 팬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동률은 자신의 5집 음반 수록곡 대부분을 상위 차트에 진입시키며 음악적 역량을 검증받습니다. ‘Monologue’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매우 소박한 느낌입니다. 스스로도 이번 음반에서는 음악적인 욕심을 채우기 보다는 ‘좋은 대중가요’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색소폰 편곡 보를 연주하기 전에 가사를 먼저 음미하며 원곡을 충분히 감상하시고, 원곡의 멜로디를 그대로 연습하여 익힌 후 편곡 보의 응용 연습에 도전해보도록 합시다. 연주할 때 기억할 포인트 결혼식 축가로도 많이 불리는 김동률의 아이처럼은 신랑이 신부에게 전하는 사랑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남자 보컬의 저음이 매력적인 이 곡은 가사 한 글자, 한 글자가 간절하고 진실 된 마음을 잘 전달하고 있어 담백하고 부드러운 연주를 추천합니다. 발라드 장르지만, 다른 곡들 보다 호흡(숨표)하는 부분이 연주의 감정선에서 중요하게 드러나므로 소절을 나누어 부드럽게 시작할 수 있도록 호흡을 잘 조절해봅니다. 세련된 색소폰 소리를 내기 위해서 충분한 롱톤 및 기본기 연습이 필요합니다. 세부적인 연주 가이드 ① 3번째 마디 세 번째와 네 번째 박자 ‘레미파#라’를 연주할 때, 곡의 조성인 D 메이저 스케일을 연습한 후에 멜로디를 연주하면 훨씬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연주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박자 ‘라’는 부드러운 텅잉의 멜로디로 시작하며, 박자가 너무 밀리거나 당겨지지 않게 주의합니다(교재 ‘색소폰하농’을 참고하여 반복적인 스케일 연습을 하시면 좋습니다). 정확한 박자 안에서 텅잉과 운지를 연습한 후 부드럽고 깔끔한 음색으로 표현해봅니다. ② 9번째 마디 네 번째 박자의 도약음 ‘시라’에서 소리가 꺾이지 않도록 호흡과 목의 근육을 활용하도록 합니다. 도약 부분을 색소폰으로 연습하기 전, 노래할 때 사용되는 목 근육의 움직임을 먼저 느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직접 노래를 불러 목 근육의 움직임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때, 색소폰으로 연주해봅니다. 연주 시에는 목 근육을 활용하고, 음이 고르게 연주되도록 충분한 호흡을 합니다. ③ 13번째 마디 네 번째 박자 도약 멜로디 ‘레레’도 ②와 마찬가지로 도약음 연주 시 목의 근육을 잘 활용하도록 합니다. 한 옥타브 도약은 호흡의 조절 또한 상당히 중요합니다. 도약 멜로디에서 음이 꺾이는 부분은 따로 연습하여 익숙해진 후에 멜로디를 연주하도록 합니다. ④ 42번째 마디 세 번째 박자 ‘라’ 위의 ‘페르마타(fermata)’는 ‘그 음의 길이를 두 세배 길게 연주하라’는 의미입니다. 마지막 멜로디로 향하기 전 잔잔하고 느린 발라드의 끝 부분을 표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부드럽고 느린 비브라토를 표현해주면 한층 더 멋진 음악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⑤ 42번째 마디 네 번째 박자 ‘솔파미레’는 리타르단도(rit.)를 적용하여 점점 느리게 표현하는 멜로디로, 스케일 연습이 필수적입니다. ‘솔파미레’의 첫 음 ‘솔’은 강하지 않고 가볍게 ‘드’하는 느낌의 텅잉을 시작으로 연주합니다. (월간색소폰)이은용 MCMI음악학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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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01
  • 대중들에게 색소폰의 낭만을 전하는 색소폰 듀오 ‘에이티’
    (월간색소폰)박세정 기자= 박정근과 박예찬은 우연히 접한 색소폰에 매료되어 재즈와 클래식 색소폰 전공자로서 제 2의 음악인생을 전개한다. 이들의 선택으로 인한 운명적인 만남, 그 결실인 색소폰 듀오 에이티. 울산 지역민과 대중들에게 다양한 연주를 통해 색소폰의 매력과 아름다운 소리를 전파하는 에이티의 열정과 낭만적인 선율을 만나보자. 박정근어떻게 색소폰을 시작하게 되었나요?색소폰을 접하기 이전에 피아노와 기타를 배워 자연스럽게 대학에서 기타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학생활을 해보니 기타리스트로서 미래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때의 불안감 해소 탈출구가 바로 색소폰 음악이었어요. 잡념이 많아지거나 고민이 있을 때 색소폰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가라앉는 효과가 있어 저만의 만병통치약으로 통했습니다. 케니 지부터 톤의 황제라 불리는 데이비드 샌본까지 매력적인 음색과 희소성, 그리고 인간미를 풍기는 색소폰은 저의 ‘아날로그 감성’을 크게 자극했습니다. 기타에 대한 불안감은 점차 색소폰에 대한 열정과 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한 번도 연주해본 적이 없는 악기인 색소폰으로 전공을 바꾸게 되었고, 그 때의 선택으로 테너색소폰 연주자가 되었습니다. 한 번도 연주해보지 않았지만 전공하고자 결심을 갖게 한 색소폰만의 매력은?색소폰은 사람의 호흡을 통해 소리를 내는 악기라 연주자마다 특유의 음색이 느껴집니다. 악기 소리만 듣고도 어떤 연주자인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음색’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전자악기에 비하여 인간미가 느껴지고 호소력이 짙어 저의 음악적 감성을 표현하기에 적합합니다. 대학교 재학시절 기타리스트로서 확신이 들지 않았던 이유는 기타에 대한 열정과 노력의 부족일 수 있지만, 지금 짐작해보면 제가 가진 음악적 감성을 표현하는 악기로 기타는 어울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색소폰 듀오를 결성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색소포니스트로서 조금 더 특별한 연주를 위해 고민하던 중 평소 즐겨 듣던 남녀 듀엣 가수의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순간 색소폰으로도 듀오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여성 보이스와 남성 보이스의 역할을 각각 알토색소폰, 테너색소폰으로 연주하는 그룹을 구상했습니다. 당시 활동하던 도미넌트 악단에서 눈에 띈 연주자가 박예찬 씨였습니다. 클래식 전공자였지만 재즈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고 연주도 훌륭하여 듀오 활동을 제안했고, 그가 승낙하여 에이티가 결성되었습니다.에이티 팀명의 의미는 무엇인가요?알토색소폰과 테너색소폰의 앞 글자 ‘A’와 ‘T’를 합성하여 A.T로 정했으며 발음이 같은 ‘에이티(Eighty)’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팀명에 걸맞게 80세까지 연주를 하자는 의미도 부여하여 평생 색소폰을 연주하겠다는 포부도 있습니다(웃음). 에이티의 듀오 연주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다면?에이티는 듀오의 성격을 고려하여 봄, 가을 등의 계절과 어울리는 감성적이면서 분위기 있는 곡들을 주로 연주합니다. 음악은 청중들의 오감을 자극할 때 전달력이 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날씨가 좋은 봄, 가을 저녁노을이 지는 하늘, 야외에서의 색소폰 2중주는 연주자도 감성에 젖고 청중들의 오감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합니다. 이런 날 연주를 하면 관객들의 몰입으로 객석은 호흡소리조차 멈춘 듯 정적이 흘러요. 연주가 끝나는 동시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올 때,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음악학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색소폰 동호인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울산에는 정말 많은 색소폰 동호인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강사가 교육을 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런 이유로 대다수 분들은 수강료가 저렴하고 흥미 위주의 동호회나 교습소를 찾아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고 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연주 실력이 타 지역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울산 색소폰 페스티벌’ 경연대회에서 심사를 할 때 접하는 울산 지역 참가자 분들의 연주 실력은 특히 안타까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저 즐기기 위한 취미라고 할지라도 올바른 방법을 통해 제대로 연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이미 깊게 박힌 잘못된 습관과 문화의식은 개선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향후 색소폰 문화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하여 음악 전공자들과 많은 활동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밴드 활동을 하며 정기적으로 버스킹, 야외 공연을 추진하는 이유도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연주와 소리를 접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어떤 연주자로 남고 싶으신지요?저의 롤모델은 데이비드 샌본입니다. 그의 음악은 장르를 규정짓기 어려울 정도로 자신만의 음색과 톤의 개성이 뚜렷합니다. 데이비드 샌본이 출연했던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그를 퓨전재즈 연주자로 소개하니 샌본이 자신은 ‘소울 연주자’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저 또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이 명확한, 개성이 있는 색소포니스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박예찬색소폰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색소폰을 배우기 이전, 성악 전공을 하신 이모께서 저에게 노래에 재능이 있다고 하셔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성악을 전공했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악기도 배워보라는 이모의 제안에 부전공으로 색소폰을 선택했습니다. 악기를 배워보니 노래보다 더 흥미를 느껴 성악을 그만두고 색소폰에 전념하여 클래식 색소폰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클래식 전공자인데 에이티와 도미넌트 악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합니다. 클래식과 구분되는 재즈의 매력이 있다면? 클래식은 절도가 있고 악보와 작곡가의 의도에 부합하는 연주를 해야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 재즈는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어 저만의 색깔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클래식을 연주할 때 저만의 색깔을 드러내면 ‘입맛대로 연주 한다’며 제재가 가해지곤 합니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빅밴드 활동에 관심이 많았는데 도미넌트 악단 활동을 하며 박정근 선생님과 듀오 그룹인 에이티에서 활동하니 행복합니다. 물론 예쁜 소리와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클래식 사운드의 아름다운 곡들도 좋아합니다. 빅밴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도미넌트 악단에 입단한 사연은?모교인 울산대학교의 빅밴드에서 연주할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즐거웠고 이후 빅밴드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빅밴드 연주는 가요를 멋있게 표현할 수 있고 호소력과 전달력이 뛰어난 매력이 있습니다. 마침 같은 학교에 재학했던 트롬본 연주자 김성재 선배님께서 도미넌트 악단에 색소폰 연주자가 부족하다며 입단을 추천해주셨습니다. 저는 무대에서 돋보이는 것을 좋아해서 테너나 바리톤보다 소프라노와 알토 연주를 선호하는데, 악단에서 알토 1st 역할을 지켜내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웃음). 박정근 씨가 에이티 활동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을 때 어떤 마음으로 따르셨나요? 재즈는 평소 흥미를 느낀 장르였고 도미넌트 악단에서 함께 활동한 박정근 선생님에게 클래식과 전혀 다른 매력의 재즈를 배우며 재미를 느꼈습니다. 듀오로 활동하자는 선생님의 제안에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선생님과 에이티 활동을 계기로 색소폰 아카펠라 그룹 F.L.C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친분있는 색소폰 연주자 4명이 모여서 결성되었는데, 아카펠라를 콘셉트로 화음을 만들다보니 예상보다 어렵지만 즐겁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색소폰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색소폰은 어떤 장르와도 잘 어울려 작곡자의 의도나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비교적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섹시한 소리를 내는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오페라 카르멘의 하바네라(Habanera) 연주를 들었는데 색소폰 솔로의 음색이 굉장히 섹시하게 느껴진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좋아하는 무대가 있나요? 색소폰 연주를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무대는 버스킹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고 선곡이 자유로운 점, 그리고 좋아하는 장르를 마음껏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 날은 공연 중에 저를 신기하게 보는 꼬마가 있어 가까이 다가가서 연주를 했는데 아주 좋아하는 모습에 행복했습니다. ‘나의 색소폰 연주로 사람들이 즐거워 할 수 있구나’라고 느꼈을 때의 전율은 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어떤 연주자로 성장하고 싶은가요.에스윗(S.with) 콰르텟과 같이 클래식의 예쁜 소리를 연주하는 콰르텟의 결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색소폰 연주자를 ‘딴따라’라고 치부하는 분들이 일부 계신데 ‘악기’로서 색소폰의 다양한 매력을 알리고 싶으며, 저의 연주를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소프라노와 알토색소폰 연주자’라고 하면 바로 ‘박예찬’이라는 이름이 떠오르게 하고 싶습니다. 글. 박세정 기자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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