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1(월)

월간색소폰
Home >  월간색소폰

실시간뉴스

실시간 월간색소폰 기사

  • 사랑을 담아 행복을 전하는 공동체, 뮤직큐음악스튜디오
    찬바람에 꼿꼿하게 세운 옷깃만큼이나 타인의 시선이 날카롭게 느껴지는 세상. 낯선 이들은 서로 미소를 나누지 않고 초록을 버린 가을 이파리에도 무감동한 요즘, 좀처럼 보기 드문 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음악이 흐르는 동안 아무런 계산도 없이 아무런 욕심도 없이 이웃의 삶을 따사롭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서로서로 같은 마음으로 몸소 사랑을 채굴하는 광부가 되어 나눔의 불씨를 지피고 행복의 음악을 연주하는 ‘뮤직큐음악스튜디오’ 동호인들. 그들의 음악이 좀 더 넓은 세상에 울리기를 소망해본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은 다방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가의 배고픔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시절, 음악다방은 음악, 미술, 문학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던 숱한 청춘들의 사랑방이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저마다의 예술세계를 펼치고 꿈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서 이제 담배 연기 자욱한 음악다방은 사라졌다. 하지만 분당 뮤직큐음악스튜디오가 ‘다방’ 대신 ‘카페’라는 이름표를 달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삶의 피로를 한 큐에 날려버리는 뮤직 큐~!한동안 찬바람이 쌩 하더니 모처럼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는 토요일 오후, 분당 야탑동의 맛고을 길 한 켠에 자리한 뮤직큐음악스튜디오를 찾았다. 지하에 있지만 맑은 가을 하늘만큼이나 쾌적한 그 곳에는 색소폰을 좋아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가을의 정취를 연주하고 있었다. 24시간 언제나 열려있는 10개의 개인연습실과 레슨실, 합주실, 락커룸뿐만 아니라 널찍한 식당을 끼고 있는 약 25평 규모의 음악카페가 그 곳의 자랑이다. 카페에는 삼삼오오 둘러앉아 소소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테이블과 화려한 조명을 갖춘 무대가 마련되어 있다. 2014년 3월에 모임을 시작해 이제 25명의 동호인이 함께 하는, 아직은 작은 뮤직큐이지만 시설과 환경만큼은 삶의 피로를 한 큐에 날려버릴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실제로 한 회원은 일주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이곳만 오면 무슨 조화인지 말끔히 사라진다며, 뮤직큐는 피로회복제 같은 곳이라고 자랑스레 얘기했다. 1년에 두 번, 손꼽아 기다리는 율동공원 정기연주회지난 9월 24일 토요일, 분당 율동공원에서 뮤직큐음악스튜디오의 색소폰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올해의 마지막 정기 공연이었다. 동장군을 물리친 햇살이 귀밑머리를 간질이는 봄과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가을, 이렇게 1년에 두 번 뮤직큐는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특히 가족이 많이 찾는 주말, 그동안 갈고 닦은 색소폰 솜씨를 뽐내며 그들은 하나같이 너무도 신나고 행복하다. 다른 이들에게 보이려는 마음 때문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 순간이 너무 좋아서 온몸으로 행복을 발산하는 사람들, 덕분에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공원을 찾은 사람들 가슴에도 색소폰의 긴 여운이 일렁인다. 인생의 황혼기 외로운 마음을 위로하는 요양원 공연뮤직큐 동호회원들이 특별히 애착을 갖고 정성을 쏟는 행사는 오크힐스 요양원 공연이다. 50대 초반부터 여든을 넘긴 회원까지, 치열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인생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뮤직큐 동호인들. 이들은 삶의 마지막 장을 흐릿한 정신으로 채워가는 요양원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삶과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매달 마지막 금요일이면 음식을 바리바리 준비해서 경기도 광주로 향한다. 봉사를 시작한 초에는 어르신들이 곁을 내주지 않아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1년이 넘도록 꾸준히 보여준 진심에 그분들도 마음을 열었다. 요즘에는 뜻을 같이 하는 방송댄스팀과 밸리댄스팀의 음향도 담당하여, 프로그램이 더욱 풍성해졌다. 어르신들과 노래도 하고 덩실덩실 어깨춤도 추고 나면 오히려 그분들께 위로 받은 것 같은 마음이 든다는 김정호 대표, 그 말간 표정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상처받고 병든 영혼을 치료하는 유오디아 소모임그리스어로 ‘향기’를 뜻하는 유오디아(euodia)는 좋게하다의 ‘유(eu)’와 냄새를 풍기다의 ‘오조(ozo)’가 합해진 단어다. 뮤직큐음악스튜디오에는 이름처럼 좋은 향기를 풍기는 유오디아 퀸텟이 있다. 이 모임에 속한 구성원들은 개신교를 구심점으로 모여서, 그릇된 신앙과 교리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해 1년에 4회 정도 비정기적인 위로 공연을 갖고 있다. 같은 신앙으로 만들어진 퀸텟이기 때문에 멀리 속초에서도 매번 연습을 위해 분당까지 달려온다. 게다가 여기에 속한 다섯 명은 모두 연주 경력이 8년에서 12년에까지 이르는 베테랑이기 때문에 음악적 성취도 높다. 무대를 향한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주인공, 향상 음악회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춘 사람만 무대에 설 수 있다면, 이제 막 색소폰에 입문하여 실력이 열정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은 얼마나 답답하고 조바심이 날까? 그렇다 해서 아직 미숙한 솜씨를 대외적인 자리에서 선보이며 열의만 봐달라 양해를 구할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마련했다, 이름하여 향상 음악회.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 열리는 향상 음악회는 무대를 향한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앙코르 꽤나 받아본 전문가도 좋고 이제 막 힘겹게 곡 하나를 완성한 신출내기도 좋다. 뮤직큐에서 활동하는 동호인도 좋고 지나던 길에 음악소리에 이끌려 처음 방문한 낯선 이도 좋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풍성하게 마련된 음식을 나누며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향상 음악회가 있어서 뮤직큐는 더욱 흥겹다. 함께 해서 더 좋은 일취월장(日就月將) 앙상블사람은 다른 이들과 한데 어우러져 있을 때 보다 충만한 삶을 살아간다. 사람의 마음을 제일 잘 대변하는 악기인 색소폰 역시, 여럿이 모여 앙상블을 이룰 때 그 매력이 배가된다고 뮤직큐 김정호 대표는 생각한다. 혼자 고고하게 제 기량을 뽐내는 걸 폄하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솔로보다는 앙상블이 여러모로 낫다.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격려가 되어 성장속도도 빠르다. 물론 재미도 있다. 그래서 회원들 각각에게 앙상블 활동을 권하고 그 안에서 음악적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레슨 선생님을 둔다. 또한 외부에서 연주 요청이 들어오면 앙상블로 대중과 만난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과 교감을 이루는 데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색소폰만을 고집하지 않는 너그러운 동호회뮤직큐에서는 색소폰 외에도 원한다면 드럼, 기타, 아코디언 등을 배울 수 있다. 색소폰은 악기가 다양하기 때문에 그들만의 앙상블로도 충분히 오케스트라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다른 악기와 함께 했을 때 색다른 멋을 발산하기도 한다. 그래서 뮤직큐에서는 색소폰과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혼자서도 매력적인, 몇 가지 악기들의 레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월간색소폰에서는 색소폰과 함께 했을 때 좋은 친구가 되는 악기를 Matching Partner 코너에서 소개하고 있다. 2016년 8월 호에 ‘드럼’, 9월 호에 ‘기타’를 소개한 바 있다. 회비는 걱정 마세요, 열정만 있으면 뮤직 큐~! 뮤직큐는 앙상블 동호회원에게는 약간의 연습실 사용료 외에 추가의 회비를 받지 않는다. 음악적 공감대를 형성한 사람들이 금전적인 걱정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김정호 대표의 결단이다. 그래도 시설을 유지하고 운영하려면 기본적인 자금이 들어갈 터 부족한 금액을 어떻게 충당 하냐고 묻자, 외부에서 개인적인 업무를 통해 소득을 만들고 뮤직큐를 위해 사용 한단다. 그 외에도 뮤직큐음악스튜디오의 카페를 외부단체에 대여하여 수익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회원들 스스로 다과를 준비하고 행사가 있을 때면 찬조금을 내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가족 같이 화기애애할 수밖에 없다.뮤직큐음악스튜디오, 비상(飛上)을 향한 날갯짓뮤직큐음악스튜디오는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는 동호회다. 지금까지는 색소폰이 좋고 사람이 좋아서 넉넉한 마음으로 동호회를 만들고 사람이 모였지만 이제는 조금 더 욕심을 내기로 했다. 전문가를 초빙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여건이 된다면 편곡하는 분을 섭외해서 뮤직큐만을 위한 곡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색소폰 음악을 단순히 끈적끈적하고 시끄러운 소음이라고 생각하는 대중들에게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로 성큼 다가가고 싶다. 글. 한주희 기자 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 Focus
    2016-11-01
  • 지금 이 순간 빛나는 삶, 색소포니스트 장효석
    (월간색소폰)남은별 기자= 반짝반짝. 끊임없이 빛을 내는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사람에게 빗대었을 때 이 ‘반짝반짝한 사람’은 외모나 재능을 칭찬할 때 말하기도 한다. 색소포니스트 장효석은 반짝반짝 빛났다.작년 한 해 인기를 끌었던 책 ‘헤세로 가는 길’의 저자 정여울 씨는 헤세를 이렇게 표현했다. “헤세는 글을 쓰고 싶을 때 글을 쓰고, 꽃과 나무가 그리울 때는 정원을 가꾸고, 날씨 좋은 날에는 산야를 헤매며 그림을 그리고, 방랑자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릴 때면 여행을 떠났다” 전적으로 빛을 내려는 의지가 강한 색소포니스트 장효석은 헤세인 듯, 때마다 원하는 것을 충족하며 음악을 위한 모든 순간에 성실함을 기반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요즘 많이 바쁘시죠? 세션을 비롯해 본인의 음반과 브라스밴드를 진두지휘 하는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는 활력 넘치는 뮤지션의 이미지를 갖고 계십니다.어제까지(지난 9월 2일) 콘서트에 참여했습니다. 리코딩 뮤지션이다 보니 오늘부터 보름간은 휴가가 주어졌네요. 작곡이나 음악 작업을 더 잘 해내기 위해서 잘 쉬기도 합니다. 운동을 좋아하다보니 작업이 끝나면 등산도 자주하구요.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좋은 공기를 마시고 색소폰 연주를 위한 하체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 받을 때 여행을 통해 비우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음악도 더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구요.세션 작업의 현장에서는 음악 안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과 달리 본인의 앨범은 굉장히 콘셉추얼한데요. 각각의 곳에서 역할을 달리 해야 하는 것에 고생이 많았을 듯합니다.고생이라기보다 앨범의 황금기를 잘 누린 것이라고 하면 좋겠어요. 2005년까지 앨범이 많이 나왔습니다. 정규 앨범이 나오고 그 당시까지 리코딩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정규앨범 보다는 온라인 유통 방법을 많이 이용하지요. 그런 점 때문에 한 번 음악을 발표할 때 적은 수의 곡이라도 당연히 신중해야죠. 세션 작업과 첫 앨범 발매를 굉장히 이른 나이에 하셨어요. 지금까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경험을 하셔서 돌진하다시피 활동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처음부터 제작자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결심한 이유는 제작을 위해 다른 것을 요구하는 이들의 모습을 많이 보아왔기에 거부감이 일었죠. 소설가가 책을 쓰거나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그들만의 아이디어를 침범하는 것과 같았죠. 스스로 색소포니스트와 재즈아티스트로 나누는지. 큰 음악장르로 보면 재즈이겠지만, 한국에서 재즈음악을 한다는 자체는 외국인이 상모를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JYJ 김준수 씨의 앨범에 참여 하며 내가 주로 하는 장르에 대해 ‘어반 네오 소울(Urban Neo Soul)’인지를 묻더군요.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 어반 네오 소울(Urban Neo Soul)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반 네오 소울’이라는 장르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이는 어반 소울과 네오 소울의 합성어로 보인다. 흑인의 애환을 표현한 음악인 소울을 기반으로 한다. 과거 소울 아티스트의 음악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이 선보인 것을 네오(Neo=New)소울 이라고 하는데 가사에 정치와 문화를 반영하기도 한다. 어반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도시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가미한 것으로 제작사에서 장효석 씨의 다양한 색깔을 담은 음악 스타일을 ‘어반 네오 소울’이라 이름 붙이면 좋은지에 대해서 물은 것이다.스스로 생각하시는 연주자로서 갖춰야 할 태도는 어떤 모습일까요.고집을 갖고 있으면 안 됩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연주자의 고집보다는 아집을 갖는 것을 지양합니다. 본인의 테두리 안에 갇혀 있으면 상대방을 비판밖에 할 수 없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더 안타까운 점은 자신의 연주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른다는 것이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누구에게라도 묻는 자세를 가져야지요. 저 또한 제자들에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지금은 교직에 있지 않지만 여전히 그 친구들과 교류를 계속하고 있어요. 서로 발전해 나가도록 돕는 관계로 이어지는 것이죠. 다른 악기를 하는 이유는 색소폰 연주를 계속하면 한 가지 장르나 악기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입니다. 뒤에서 다시 연주를 해보면 내 악기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곡 작업을 하다보면 색소폰 불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키가 다르기 때문이죠. 피아노는 C Key인데, 색소폰은 키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 외의 코드가 나오지 않으니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요즘엔 어떤 곡들을 주로 듣고 계신가요.색소폰 연주곡 빼고 다 듣습니다.(웃음) 피아노나 기타 등의 연주곡, 올드팝도 좋아합니다. 비지스(Bee Gees), 시카고(Chicago). 비틀즈(The Beatles)를 다시 찾아 듣습니다. 그리고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이나 스키드 로우(Skid Row), 헬로윈(Helloween) 등을 듣기도 합니다. 요즘은 미국도 다시 예전의 명곡을 찾아듣는 분위기이죠. 한 때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같은 퍼포머들이 인기 있는 때를 지나 요즈음은 마룬파이브(Maroon5)가 인기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한국도 다시 밴드 문화에 관심을 기우는 때가 돌아오더라구요. 문화는 계속 돌고 도는 그 주기가 있더라구요. 세분화하면 한 달마다의 주기가 있기도 하구요. 브라스 세션을 부각해 작업하려는 의도도 많이 보이구요. 최근 악동뮤지션의 리코딩이 2년 전의 것이라고 하면 음악에는 유행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가요.김현철 씨 공연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가수를 포함해서 전 멤버가 곡을 모두 외우고 같이 무대에서 즐겼거든요. 밴드에서 가수가 앞에서 돋보이고 뒤에서 세션맨들이 연주하는 식의 공연이 다반사인데 그 때는 모두가 독주(獨奏)를 하듯 자유롭고 합이 잘 맞는 공연이었죠. 가수 ‘봄여름가을겨울’의 밴드도 1년 정도 했고, 1998년도에서 2002년까지 밴드로 소극장에서 멤버들과 콘서트를 한 것도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앨범을 내기 위해 준비하시는 기간 동안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는지요.요즘은 음악이 금방 바뀝니다.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편안히 음악을 찾아 들으니 시류가 금방 바뀌는 거죠. 주된 일인 세션 작업을 하다가 음반 작업을 하다보면 고민이 많아지는 게 사실이지요. 신곡 녹음을 위해 연주 부탁을 받거나 하는 일들로 일상을 채우는데, 대중가요의 변화하는 흐름을 따라 연주한다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같이 작업하는 친구들과 일렉트로니카에 요즘 많이 사랑받는 곡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고 함께 들어보기도 합니다. 참여하신 앨범 중에서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요.많은 이들이 기억해주고 사랑 받았던 곡들도 애착이 있지요. 빅마마(Bigmama)의 ‘Break Away’가 기억에 남네요. 도입 부분을 인상 깊게 기억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한국에서는 최초로 가수 세븐의 도쿄 공연을 위해 함께 갔는데, 그때 일본 관계자들 앞에서 공연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 ‘복면달호’의 주제곡인 ‘이차선다리’ 리코딩도 했구요. 의외로 트로트도 많이 작업을 했습니다. 장윤정 씨 앨범에도 참여하고요. 트로트 필을 많이 선보이지 않다보니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션맨이니 재즈도 했다가 보사노바, 어떤 때는 펑키한 음악도 연주하지요. 생소한 장르는 하면서 알아가며 준비를 하기도 합니다. 그중 즐거움을 느끼시는, 좋아하는 장르가 있으시다면 어떤 걸까요.팝 발라드를 좋아합니다. 반대로 펑키한 곡들도 좋아하구요. 함께 하는 밴드 TST를 꾸준히 해와서인지 셋이 함께 하는 작업도 좋아합니다. 정확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오래 함께 한 만큼 합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다들 젊을 때 만나 어느덧 40대가 됐습니다.(웃음) 함께 작업하며 인상 깊었던 뮤지션이 있었다면. 가수 앨범의 작업을 많이 했지만 의외로 가수보다 간혹 배우와의 음반 작업이 더욱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더 블루(The Blue)의 김민종·손지창 씨가 오히려 꼼꼼하게 작업에 참여하여 끝나고 나서 함께 만들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게 하는 뮤지션들이었죠. 세션맨의 입장에선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작곡가나 프로듀서가 직접 와서 할 때 더 감사함을 느낍니다. 소통의 과정은 물론 어려운 점이 따르지만 그렇게 작업하는 것이 더욱 보람되지요.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으시다면. 죠지 듀크(George Duke), 램지 루이스(Ramsey Lewis), 허비 행콕(Herbie Hancock)을 좋아합니다. 죠지의 에너지와 성실함을 기반으로 한 느낌을 동경합니다. 사람들의 편견과 다르게 음악 하는 사람들이 성실합니다.(웃음) 자발적으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잘 해나가려면 만들고 연습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죠. 세 뮤지션 모두 그런 면들을 갖추어서 닮고 싶기도 해 좋아합니다.앨범들을 살펴보면 성장소설을 보는 듯합니다. 1집이 ‘소년의 꿈’을 담고 있다면 2집은 부담을 던 내려놓는 콘셉트 같습니다. 3집은 보다 부드럽다고 느껴집니다. 세상을 어느 정도 알아가고 타협할 줄도 아는 것처럼 말이죠. 모든 앨범의 콘셉트가 달라서 때마다 뮤지션으로서 확고한 선택을 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림씨와 함께 작업한 곡과 ‘Trouble In Frousk’가 좋았습니다. 하림 씨와는 친한 친구라서 2005년 당시(2006년 발매)는 젊을 때라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자는 의지가 강한 때였죠. 세상에 맞춰가는 ‘대중음악이 아닌 것으로 시도해보자’는 뜻이 잘 맞았죠. ‘Trouble In Frouk’는 트럼피터인 윈터플레이(Winterplay)의 이주한 씨와 작업했습니다. ‘Frousk’의 의미는 따로 없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느낌을 되는대로 내뱉는 듯 만들어낸 말이죠.(웃음) 앞으로 나올 4집에 대한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4집도 다른 색깔로 나올 텐데 많이 들어주시고 주변에 홍보도 부탁드립니다. 조금 더 쉽게 하려고 했습니다. 1집과 같이 ‘스무스 재즈(Smooth Jazz)로 하려고 하는데, 음악의 변화를 쉽게 알아채는 청중들의 높은 수준에 따라 작업 중인 음악을 다시 들을 때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고치다보니 늦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후배분들은 ‘연주를 더 쉽게 해서 사람들이 따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합니다. 연주를 통해서 사람들이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가수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곡을 많이 불러주는 게 좋듯이 대중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연주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앨범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니 많은 기대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현재 다른 작업 활동을 계획하고 계시나요.올해는 아마도 힘들지 않을까요. 앨범을 만들기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작곡, 녹음, 믹싱, 마스터링만 해도 4가지입니다. 커버까지 하려면 5가지이죠. 작업한 지 3년째입니다. 다른 느낌이에요. 강제성이 없는 것은 스스로를 나약하게 합니다. 요즘 추세에 맞춰서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친구들과 연주를 하고 싶기도 합니다. 최근 참여한 예능 방송 ‘노래의 탄생’도 재미있던데요? 캐릭터가 정해져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슈퍼 브라스는 개인 앨범보다 더욱 독특한 것 같습니다. 언제쯤 계획하고 계시는지요. 멤버분들이 모두 현장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계시지 않나요.EDM적인 요소를 가미해 다시 작업 중입니다. 현재 정식멤버가 저를 포함해 키보드, 드럼의 3인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연주를 하고 싶으세요?개인적으로 원맨밴드를 하던지 노래를 하는 앨범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때그때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악기나 보컬을 선택해서 꾸려보고 싶습니다.대중에게 어떤 색소포니스, 아티스트로 보여지기를 바라시나요. 아티스트는 폭넓게 그 분야를 이끌어 나갈 때 ‘아티스트’라는 호칭을 쓰는 것 같습니다. 과거 교육의 안에서도 비용을 지불했으니 응당 치러야 하는 대가에 대해서 손익 계산을 하기에 급급한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겠죠. 프로 연주자의 경계도 허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연주자들의 분노는 존중받지 못한데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색소폰 애호가들이 많이 생기면서 아마추어인데도 프로인 것처럼 포장된 사람들도 많은 걸 보면 누구나 다 알만한 사실이죠. 많은 이들에게 성실하게 음악 하는 뮤지션으로 인정받으려 노력해야죠.색소폰의 인기가 높아져 그런 불안한 요소들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보완점이 필요할까요.다수의 청중 앞에 서기 위해서는 연습을 철저히 해서 프로의 실력을 갖추거나, 실력을 떠나 순수하게 즐기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겠지요. 전자는 프로 연주자를 위한 것이고, 후자는 물론 색소폰을 취미로 하시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대부분이십니다. 올해 일흔이 되신 저희 아버님도 색소폰을 시작하신지 1년 정도 되셨습니다. 색소폰을 뒤늦게 시작하셔서 실력이 늘지는 않지만 충분히 즐기고 계시죠. 연습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더욱 즐기는 연주를 한다면 스트레스도 받지 않아요. 프로 연주자는 직업으로서 더 완벽하게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협연일 때는 혼자일 때 보다 더 압박감이 심하신가요?솔직히 제 앨범이 더 힘듭니다.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이죠. 세션은 한 프로그램의 정해진 시간이 있습니다. 3시간 반 안에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완벽히 수행해야죠. 프로세션맨이니 악보를 잘 익히고 색소폰도 잘 불어야 하죠. 솔로 앨범의 경우 내가 스스로 판단하는 프로듀싱 작업이 고행일 수밖에 없어요. 더 엄격해 지는 게 맞겠죠. 세션은 조미료 같은 역할이라면 솔로는 실수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지요. 그래도 양 쪽의 결과물에 대한 가치는 저에게 모두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색소포니스트 장효석의 목표는 무엇인가요.제 음악을 듣고 좋아해주시는 것도 좋지만 악기 연습을 할 때 누군가 나의 곡을 카피하고 싶다는 요구를 불러일으킬 만큼의 연주와 앨범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는 음악을 연구하고 만들고 싶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그 당시의 사람들이 들어 ‘대단한 앨범’은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라고 생각해요. 그런 평을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고요. 영상 쪽도 관심이 있어서 영화도 찍어보고 싶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뮤지션이 되길 희망합니다. 글. 남은별 기자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2016-10-01
  • 지금 이 순간 빛나는 삶, 색소포니스트 장효석
    (월간색소폰)남은별 기자= 반짝반짝. 끊임없이 빛을 내는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사람에게 빗대었을 때 이 ‘반짝반짝한 사람’은 외모나 재능을 칭찬할 때 말하기도 한다. 색소포니스트 장효석은 반짝반짝 빛났다.작년 한 해 인기를 끌었던 책 ‘헤세로 가는 길’의 저자 정여울 씨는 헤세를 이렇게 표현했다. “헤세는 글을 쓰고 싶을 때 글을 쓰고, 꽃과 나무가 그리울 때는 정원을 가꾸고, 날씨 좋은 날에는 산야를 헤매며 그림을 그리고, 방랑자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릴 때면 여행을 떠났다” 전적으로 빛을 내려는 의지가 강한 색소포니스트 장효석은 헤세인 듯, 때마다 원하는 것을 충족하며 음악을 위한 모든 순간에 성실함을 기반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요즘 많이 바쁘시죠? 세션을 비롯해 본인의 음반과 브라스밴드를 진두지휘 하는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는 활력 넘치는 뮤지션의 이미지를 갖고 계십니다.어제까지(지난 9월 2일) 콘서트에 참여했습니다. 리코딩 뮤지션이다 보니 오늘부터 보름간은 휴가가 주어졌네요. 작곡이나 음악 작업을 더 잘 해내기 위해서 잘 쉬기도 합니다. 운동을 좋아하다보니 작업이 끝나면 등산도 자주하구요.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좋은 공기를 마시고 색소폰 연주를 위한 하체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 받을 때 여행을 통해 비우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음악도 더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구요.세션 작업의 현장에서는 음악 안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과 달리 본인의 앨범은 굉장히 콘셉추얼한데요. 각각의 곳에서 역할을 달리 해야 하는 것에 고생이 많았을 듯합니다.고생이라기보다 앨범의 황금기를 잘 누린 것이라고 하면 좋겠어요. 2005년까지 앨범이 많이 나왔습니다. 정규 앨범이 나오고 그 당시까지 리코딩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정규앨범 보다는 온라인 유통 방법을 많이 이용하지요. 그런 점 때문에 한 번 음악을 발표할 때 적은 수의 곡이라도 당연히 신중해야죠. 세션 작업과 첫 앨범 발매를 굉장히 이른 나이에 하셨어요. 지금까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경험을 하셔서 돌진하다시피 활동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처음부터 제작자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결심한 이유는 제작을 위해 다른 것을 요구하는 이들의 모습을 많이 보아왔기에 거부감이 일었죠. 소설가가 책을 쓰거나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그들만의 아이디어를 침범하는 것과 같았죠. 스스로 색소포니스트와 재즈아티스트로 나누는지. 큰 음악장르로 보면 재즈이겠지만, 한국에서 재즈음악을 한다는 자체는 외국인이 상모를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JYJ 김준수 씨의 앨범에 참여 하며 내가 주로 하는 장르에 대해 ‘어반 네오 소울(Urban Neo Soul)’인지를 묻더군요.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 어반 네오 소울(Urban Neo Soul)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반 네오 소울’이라는 장르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이는 어반 소울과 네오 소울의 합성어로 보인다. 흑인의 애환을 표현한 음악인 소울을 기반으로 한다. 과거 소울 아티스트의 음악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이 선보인 것을 네오(Neo=New)소울 이라고 하는데 가사에 정치와 문화를 반영하기도 한다. 어반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도시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가미한 것으로 제작사에서 장효석 씨의 다양한 색깔을 담은 음악 스타일을 ‘어반 네오 소울’이라 이름 붙이면 좋은지에 대해서 물은 것이다.스스로 생각하시는 연주자로서 갖춰야 할 태도는 어떤 모습일까요.고집을 갖고 있으면 안 됩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연주자의 고집보다는 아집을 갖는 것을 지양합니다. 본인의 테두리 안에 갇혀 있으면 상대방을 비판밖에 할 수 없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더 안타까운 점은 자신의 연주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른다는 것이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누구에게라도 묻는 자세를 가져야지요. 저 또한 제자들에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지금은 교직에 있지 않지만 여전히 그 친구들과 교류를 계속하고 있어요. 서로 발전해 나가도록 돕는 관계로 이어지는 것이죠. 다른 악기를 하는 이유는 색소폰 연주를 계속하면 한 가지 장르나 악기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입니다. 뒤에서 다시 연주를 해보면 내 악기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곡 작업을 하다보면 색소폰 불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키가 다르기 때문이죠. 피아노는 C Key인데, 색소폰은 키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 외의 코드가 나오지 않으니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요즘엔 어떤 곡들을 주로 듣고 계신가요.색소폰 연주곡 빼고 다 듣습니다.(웃음) 피아노나 기타 등의 연주곡, 올드팝도 좋아합니다. 비지스(Bee Gees), 시카고(Chicago). 비틀즈(The Beatles)를 다시 찾아 듣습니다. 그리고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이나 스키드 로우(Skid Row), 헬로윈(Helloween) 등을 듣기도 합니다. 요즘은 미국도 다시 예전의 명곡을 찾아듣는 분위기이죠. 한 때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같은 퍼포머들이 인기 있는 때를 지나 요즈음은 마룬파이브(Maroon5)가 인기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한국도 다시 밴드 문화에 관심을 기우는 때가 돌아오더라구요. 문화는 계속 돌고 도는 그 주기가 있더라구요. 세분화하면 한 달마다의 주기가 있기도 하구요. 브라스 세션을 부각해 작업하려는 의도도 많이 보이구요. 최근 악동뮤지션의 리코딩이 2년 전의 것이라고 하면 음악에는 유행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가요.김현철 씨 공연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가수를 포함해서 전 멤버가 곡을 모두 외우고 같이 무대에서 즐겼거든요. 밴드에서 가수가 앞에서 돋보이고 뒤에서 세션맨들이 연주하는 식의 공연이 다반사인데 그 때는 모두가 독주(獨奏)를 하듯 자유롭고 합이 잘 맞는 공연이었죠. 가수 ‘봄여름가을겨울’의 밴드도 1년 정도 했고, 1998년도에서 2002년까지 밴드로 소극장에서 멤버들과 콘서트를 한 것도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앨범을 내기 위해 준비하시는 기간 동안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는지요.요즘은 음악이 금방 바뀝니다.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편안히 음악을 찾아 들으니 시류가 금방 바뀌는 거죠. 주된 일인 세션 작업을 하다가 음반 작업을 하다보면 고민이 많아지는 게 사실이지요. 신곡 녹음을 위해 연주 부탁을 받거나 하는 일들로 일상을 채우는데, 대중가요의 변화하는 흐름을 따라 연주한다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같이 작업하는 친구들과 일렉트로니카에 요즘 많이 사랑받는 곡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고 함께 들어보기도 합니다. 참여하신 앨범 중에서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요.많은 이들이 기억해주고 사랑 받았던 곡들도 애착이 있지요. 빅마마(Bigmama)의 ‘Break Away’가 기억에 남네요. 도입 부분을 인상 깊게 기억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한국에서는 최초로 가수 세븐의 도쿄 공연을 위해 함께 갔는데, 그때 일본 관계자들 앞에서 공연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 ‘복면달호’의 주제곡인 ‘이차선다리’ 리코딩도 했구요. 의외로 트로트도 많이 작업을 했습니다. 장윤정 씨 앨범에도 참여하고요. 트로트 필을 많이 선보이지 않다보니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션맨이니 재즈도 했다가 보사노바, 어떤 때는 펑키한 음악도 연주하지요. 생소한 장르는 하면서 알아가며 준비를 하기도 합니다. 그중 즐거움을 느끼시는, 좋아하는 장르가 있으시다면 어떤 걸까요.팝 발라드를 좋아합니다. 반대로 펑키한 곡들도 좋아하구요. 함께 하는 밴드 TST를 꾸준히 해와서인지 셋이 함께 하는 작업도 좋아합니다. 정확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오래 함께 한 만큼 합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다들 젊을 때 만나 어느덧 40대가 됐습니다.(웃음) 함께 작업하며 인상 깊었던 뮤지션이 있었다면. 가수 앨범의 작업을 많이 했지만 의외로 가수보다 간혹 배우와의 음반 작업이 더욱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더 블루(The Blue)의 김민종·손지창 씨가 오히려 꼼꼼하게 작업에 참여하여 끝나고 나서 함께 만들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게 하는 뮤지션들이었죠. 세션맨의 입장에선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작곡가나 프로듀서가 직접 와서 할 때 더 감사함을 느낍니다. 소통의 과정은 물론 어려운 점이 따르지만 그렇게 작업하는 것이 더욱 보람되지요.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으시다면. 죠지 듀크(George Duke), 램지 루이스(Ramsey Lewis), 허비 행콕(Herbie Hancock)을 좋아합니다. 죠지의 에너지와 성실함을 기반으로 한 느낌을 동경합니다. 사람들의 편견과 다르게 음악 하는 사람들이 성실합니다.(웃음) 자발적으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잘 해나가려면 만들고 연습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죠. 세 뮤지션 모두 그런 면들을 갖추어서 닮고 싶기도 해 좋아합니다.앨범들을 살펴보면 성장소설을 보는 듯합니다. 1집이 ‘소년의 꿈’을 담고 있다면 2집은 부담을 던 내려놓는 콘셉트 같습니다. 3집은 보다 부드럽다고 느껴집니다. 세상을 어느 정도 알아가고 타협할 줄도 아는 것처럼 말이죠. 모든 앨범의 콘셉트가 달라서 때마다 뮤지션으로서 확고한 선택을 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림씨와 함께 작업한 곡과 ‘Trouble In Frousk’가 좋았습니다. 하림 씨와는 친한 친구라서 2005년 당시(2006년 발매)는 젊을 때라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자는 의지가 강한 때였죠. 세상에 맞춰가는 ‘대중음악이 아닌 것으로 시도해보자’는 뜻이 잘 맞았죠. ‘Trouble In Frouk’는 트럼피터인 윈터플레이(Winterplay)의 이주한 씨와 작업했습니다. ‘Frousk’의 의미는 따로 없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느낌을 되는대로 내뱉는 듯 만들어낸 말이죠.(웃음) 앞으로 나올 4집에 대한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4집도 다른 색깔로 나올 텐데 많이 들어주시고 주변에 홍보도 부탁드립니다. 조금 더 쉽게 하려고 했습니다. 1집과 같이 ‘스무스 재즈(Smooth Jazz)로 하려고 하는데, 음악의 변화를 쉽게 알아채는 청중들의 높은 수준에 따라 작업 중인 음악을 다시 들을 때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고치다보니 늦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후배분들은 ‘연주를 더 쉽게 해서 사람들이 따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합니다. 연주를 통해서 사람들이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가수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곡을 많이 불러주는 게 좋듯이 대중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연주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앨범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니 많은 기대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현재 다른 작업 활동을 계획하고 계시나요.올해는 아마도 힘들지 않을까요. 앨범을 만들기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작곡, 녹음, 믹싱, 마스터링만 해도 4가지입니다. 커버까지 하려면 5가지이죠. 작업한 지 3년째입니다. 다른 느낌이에요. 강제성이 없는 것은 스스로를 나약하게 합니다. 요즘 추세에 맞춰서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친구들과 연주를 하고 싶기도 합니다. 최근 참여한 예능 방송 ‘노래의 탄생’도 재미있던데요? 캐릭터가 정해져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슈퍼 브라스는 개인 앨범보다 더욱 독특한 것 같습니다. 언제쯤 계획하고 계시는지요. 멤버분들이 모두 현장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계시지 않나요.EDM적인 요소를 가미해 다시 작업 중입니다. 현재 정식멤버가 저를 포함해 키보드, 드럼의 3인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연주를 하고 싶으세요?개인적으로 원맨밴드를 하던지 노래를 하는 앨범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때그때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악기나 보컬을 선택해서 꾸려보고 싶습니다.대중에게 어떤 색소포니스, 아티스트로 보여지기를 바라시나요. 아티스트는 폭넓게 그 분야를 이끌어 나갈 때 ‘아티스트’라는 호칭을 쓰는 것 같습니다. 과거 교육의 안에서도 비용을 지불했으니 응당 치러야 하는 대가에 대해서 손익 계산을 하기에 급급한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겠죠. 프로 연주자의 경계도 허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연주자들의 분노는 존중받지 못한데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색소폰 애호가들이 많이 생기면서 아마추어인데도 프로인 것처럼 포장된 사람들도 많은 걸 보면 누구나 다 알만한 사실이죠. 많은 이들에게 성실하게 음악 하는 뮤지션으로 인정받으려 노력해야죠.색소폰의 인기가 높아져 그런 불안한 요소들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보완점이 필요할까요.다수의 청중 앞에 서기 위해서는 연습을 철저히 해서 프로의 실력을 갖추거나, 실력을 떠나 순수하게 즐기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겠지요. 전자는 프로 연주자를 위한 것이고, 후자는 물론 색소폰을 취미로 하시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대부분이십니다. 올해 일흔이 되신 저희 아버님도 색소폰을 시작하신지 1년 정도 되셨습니다. 색소폰을 뒤늦게 시작하셔서 실력이 늘지는 않지만 충분히 즐기고 계시죠. 연습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더욱 즐기는 연주를 한다면 스트레스도 받지 않아요. 프로 연주자는 직업으로서 더 완벽하게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협연일 때는 혼자일 때 보다 더 압박감이 심하신가요?솔직히 제 앨범이 더 힘듭니다.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이죠. 세션은 한 프로그램의 정해진 시간이 있습니다. 3시간 반 안에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완벽히 수행해야죠. 프로세션맨이니 악보를 잘 익히고 색소폰도 잘 불어야 하죠. 솔로 앨범의 경우 내가 스스로 판단하는 프로듀싱 작업이 고행일 수밖에 없어요. 더 엄격해 지는 게 맞겠죠. 세션은 조미료 같은 역할이라면 솔로는 실수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지요. 그래도 양 쪽의 결과물에 대한 가치는 저에게 모두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색소포니스트 장효석의 목표는 무엇인가요.제 음악을 듣고 좋아해주시는 것도 좋지만 악기 연습을 할 때 누군가 나의 곡을 카피하고 싶다는 요구를 불러일으킬 만큼의 연주와 앨범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는 음악을 연구하고 만들고 싶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그 당시의 사람들이 들어 ‘대단한 앨범’은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라고 생각해요. 그런 평을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고요. 영상 쪽도 관심이 있어서 영화도 찍어보고 싶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뮤지션이 되길 희망합니다. 글. 남은별 기자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2016-10-01
  • 색소폰이 전하는 情으로 사는 세상, 부천해피색소폰 클럽
    부천 해피색소폰 클럽의 윤재식 대표는 ‘재미’를 추구한다. LIFE(인생)에서 F가 빠지면 LIE(거짓, 헛된 인생)이 된다며 인생의 세 가지 ‘F’ Family(가족), Friend(친구), Fun(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천 해피색소폰 클럽은 세 가지를 다 얻을 수 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재미와 감동을 회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따뜻함 마음으로 오늘도 해피한 색소폰 동호회이다. ‘부천 해피색소폰 클럽’은 부천을 대표하는 유일무이 색소폰 문화 동호회로 4년째 한 곳에 자리 잡아 13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일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윤재식 대표는 스스로를 ‘해피 색소폰 클럽’의 ‘전속 MC’라고 표현한다. 동호회를 안내하는 것에서부터 눈길과 손길이 닿는 곳 모두 그의 땀으로 일궈낸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령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을 떠올릴 만한 캐릭터의 그는 ‘회원들이 무엇을 불편하게 여길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고민의 흔적은 빠른 시일 내에 눈에 띄는 성과로 이루어낸다. 130여 명 회원을 위한 최적의 환경 갖춰인터뷰 차 방문 한 화요일 오후 3시는 색소폰 앙상블 연습이 있는 날. 들어서자 보이는 메인 홀은 마치 카페와도 같다. 회원들이 커피와 녹차를 즐길 수 있도록 조명과 커다란 테이블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앙상블 연습실과 밴드 연습실을 비롯해 24개의 개인 연습실이 더 있다. 메인 홀에는 개인 반주기가 들어갈 만한 크기의 라커가 배치돼 있고, 개인 연습실에도 각각 반주기(엘프 909)가 설치돼 짧은 시간 연습해도 개개인 스스로가 큰 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성 회원에게는 할인 혜택 주어져여성 회원 수도 20여 명 정도로 이 날은 미모의 여성 회원들이 눈에 띄었다. 가사 일과 이래저래 여가 시간을 내기가 힘든 여성 회원들을 위해 윤 대표는 회비를 할인해 주고 있다. 남성 회원에 비해 적은 비율이지만 모임 시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빛나는 여성 회원들에게 감사 차원에서 비용 할인을 제안한 것. 윤 대표는 “클럽의 분위기는 적당히 남녀의 비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성 회원분들은 클럽을 위한 일이 있을 때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십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녀들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이론 교육 . 자신감 고취 . 악기 수리는 해피 교육원에서클럽의 바로 옆 호는 다수의 회원을 대상으로 한 강의장이 따로 마련돼 있다. 회원 모두 이곳을 ‘해피 교육원’이라 부른다. 이곳은 색소포니스트 초청 강의를 비롯해 악기 수리를 위한 장소라고 한다. 이는 윤 대표가 3개월을 주기로 명사 특강을 추진함으로써 색소포니스트 김원용 . 최광철 . 강기만 씨 등을 초청해 색소폰 이론 교육과 동시에 격려와 조언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부천, 시흥과 안산의 연합 동호회가 모여 정기 모임을 갖기도 한다. 악기 수리는 주 거래처인 낙원 상가의 ‘미성악기’에 의뢰하여 색소폰 수리와 상담을 받는다.한 달에 한 번 ‘향상 음악회’윤재식 대표는 “해피색소폰 클럽 회원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하여 웃음치료사, 레크리에이션 등 총 다섯 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재다능한 윤재식 대표가 기량을 발휘하는 날은 한 달에 한 번씩 가지는 ‘향상 음악회’이다. 색소폰 입문자들의 연습 결과를 확인함과 동시에 함께 하는 동호회원들과의 음악회는 감성을 충족시킨다. 윤 대표의 입담과 함께 회원들이 다과와 식사를 즐기는 상상만으로도 자주 오고 싶은 마음이 든다.해피색소폰 클럽을 대표하는 ‘해피색소폰 앙상블’해피색소폰 클럽의 회원 모두가 앙상블 단원은 아니지만 언제든 앙상블을 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일반적으로 앙상블 활동을 위해서는 오디션을 거친 후 기본기를 갖춘 상태의 단원을 선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피색소폰 앙상블은 그렇지 않다. 앙상블이 하고 싶어서 찾아온 이들이 앙상블을 위해 왔는데 개인 연습만 하다가 흥미를 잃으면 색소폰의 가장 큰 즐거움을 잃는것이기 때문에 단원 스스로 잘 맞추어 가도록 교육을 돕는다. 해피한 지휘자 강창열 악단장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던 강창열 씨는 당시 학부모를 대표한 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윤재식 대표와의 인연으로 색소폰 앙상블의 악단장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들을 위해 재능 기부를 해온 지도 벌써 수 년째이다. 초등학교 졸업식에서도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는 등 아이들이 음악과 악기 연주에 흥미를 느끼는 감성 교육과 건강한 성장 과정을 거치기를 바란다고 한다. 강창열 악단장은 “색소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종류도 많습니다. 크기 또한 다르고 화려한 외관의 악기를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악기 이름을 알려주고 소리도 들려줍니다”라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음악이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강조하였다. 부드러운 미소를 더한 강 악단장은 앙상블 연습이 시작되자 열정적인 지휘자로 변신해 음악을 진두지휘하였다.똑똑이 반장 박장수 앙상블 악장2012년 4월부터 해피색소폰과 함께 했다는 박장수 씨. 스스로 음악적인 부분은 악단장이 담당하며, 앙상블 안에서 반장이나 당번같이 회원들을 챙기고 정리하는 일들을 한다고 말한다. “사실 이곳에 전공자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경력이 일천(日淺)하지만 4년째 이어온 아마추어 모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 개개인의 기량 차이는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연습하고자 하는 자세는 모두 같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 더욱 오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죠”라며 회원 간 끈끈한 정과 앙상블 연습을 성실히 임하려는 태도를 더욱 높이 사는 그였다. 덧붙여 “남녀노소, 직업에 관계없이 모두 각자 다른 근무를 하거나 퇴직해서 오신 분들입니다. 마음을 합쳐 무언가를 한다는 게 쉽지가 않은데 단합하여 멋진 앙상블을 몇 년째 하고 있고, 이번 전국아마추어색소폰대회 예선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든든한 버팀목 권경오 클럽 회장해피색소폰 클럽을 지키는 이들이 많다. 회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인 권경오 회장은 아버지처럼 회원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보듬는다. 권 회장은 ‘윤재식 대표는 낮은 자세로 임하며 색소폰 동호회 운영에 있어 각 부분의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과 잘 꾸려나가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 회장은 “색소폰을 혼자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와서 해보니 다르더라구요. 같이 어울리고 끌어주고 하니 도움도 되고 시간을 함께 나누기에도 좋습니다”라며 중장년층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 표현했다. 봉사하는 색소폰 전문 클럽해피색소폰 클럽은 카페와 같은 공간에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색소폰 입문자부터 프로 연주자, 직장인, 주부, 학생 등의 회원들이 연주를 즐기고 서로 배우며 지역 사회에 음악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 봉사하고 있다. 해피색소폰 앙상블의 박장수 악장은 “퇴직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인생의 제 2막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나름대로 가진 재주인 색소폰 연주로 앙상블만 하기보다 기왕이면 어려운 곳에 봉사하며 즐거움을 함께 나누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라며 함께 나누니 삶이 더욱 즐거워졌다고 말한다. 해피색소폰 클럽은 단합도 최고강창열 악단장은 해피색소폰 클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환우들을 위한 봉사 공연’과 ‘강릉 아마추어 색소폰 대회’를 꼽았다. 병원 봉사의 경우 어느 때는 공연을 보는 이들이 몇 명밖에 없더라도 흐뭇하다고 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더 기분이 좋지만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연주하는 기회는 언제나 감사하다고 전한다. 색소폰 대회도 즐겁게최근 색소폰 대회에서 예선 최우수상이라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서로 마음을 나누고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니 더욱 매력적이라고 했다. 강 악단장은 “2년 전 강릉 아마추어 대회는 1박 2일 일정이었는데 회원 간 ‘우리 떨어지더라도 참가에 의의를 두고 단합을 목적으로 하는 계기가 됩시다’라고 의견을 함께 모았습니다”라며 등수에 연연하기 보다 마음을 비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결과에 연연하면 심사위원을 비방하거나 본인 위주의 이야기를 나누게 될 수 있으니, 서로 다독이고 또 다른 즐거움을 찾는 것이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이름하여 ‘정월대보름 척사 대회’앞서 색소폰 대회마저 즐거움으로 채운다는 회원들의 단합 분위기는 오래전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해피 바이러스 장착한 윤 대표의 아이디어로 올해 초에는 ‘제 1회 정월대보름 척사 대회’라 명명한 윷놀이와 먹거리 잔치가 펼쳐졌다. 윤 대표와 회원들은 큼지막한 윷가락을 직접 만들고, 꼬들꼬들 매콤 짭쪼름한 홍어 무침과 낭창낭창한 도토리묵에 갖은 채소를 함께 무쳐내어 구수한 막걸리를 곁들인 척사 대회를 즐겼다. 상품을 받지 않아도 마음이 풍족했다는 후문을 전하기도 했다. 봄 야유회와 가을 . 겨울의 음악회 따뜻한 봄에는 회원들과 야유회를 함께 했다. 부천에서 가장 큰 색소폰 동호회이면서 많은 회원 수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잘 어울린다. 회원 중 한 분의 별장으로 장소를 잡고, 바비큐와 음식을 준비해 색소폰 연주, 노래 등을 비롯해 조별로 나누어 왕제기차기와 단체 줄넘기, 은박지 접시 날리기 등 독특한 이벤트와 상품을 준비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윤 대표는 이곳이 생겨나고 매해 회원 수가 늘어 야유회에 참가하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매월 향상 음악회와 더불어 매 계절마다 윤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정으로 사는 세상을’ 음식점이 동호회 바로 옆에 자리해 이곳에서 연주를 진행한다. 동호회원뿐만 아니라 음식점 방문객들도 ‘오늘 색소폰 연주 하나요’라고 물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가을 음악회와 연말 송년회에는 가족들을 초청해 색소폰 연주를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2016년 해피색소폰 클럽의 목표정기 연주회를 비롯해 지속적인 앙상블 연습으로 실력을 높여 전국 투어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강창열 악단장. 그는 “올해는 가을에 있을 본선대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본선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연말 가족행사를 원만히 치르기 위한 바람이 큽니다”라고 말한다. 윤 대표는 “늘 하는 말이지만 우리 클럽이 웃음과 재미, 감동과 행복으로 가득한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많이 부족합니다. 시간도 그렇구요. 그렇지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전국 앙상블 클럽이 모인 경연대회를 우리가 주최하는 것도 즐거운 계획 중 하나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떠나 색소폰을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글. 남은별 기자 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 Focus
    2016-10-01
  • 색소폰이 전하는 情으로 사는 세상, 부천해피색소폰 클럽
    부천 해피색소폰 클럽의 윤재식 대표는 ‘재미’를 추구한다. LIFE(인생)에서 F가 빠지면 LIE(거짓, 헛된 인생)이 된다며 인생의 세 가지 ‘F’ Family(가족), Friend(친구), Fun(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천 해피색소폰 클럽은 세 가지를 다 얻을 수 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재미와 감동을 회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따뜻함 마음으로 오늘도 해피한 색소폰 동호회이다. ‘부천 해피색소폰 클럽’은 부천을 대표하는 유일무이 색소폰 문화 동호회로 4년째 한 곳에 자리 잡아 13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일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윤재식 대표는 스스로를 ‘해피 색소폰 클럽’의 ‘전속 MC’라고 표현한다. 동호회를 안내하는 것에서부터 눈길과 손길이 닿는 곳 모두 그의 땀으로 일궈낸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령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을 떠올릴 만한 캐릭터의 그는 ‘회원들이 무엇을 불편하게 여길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고민의 흔적은 빠른 시일 내에 눈에 띄는 성과로 이루어낸다. 130여 명 회원을 위한 최적의 환경 갖춰인터뷰 차 방문 한 화요일 오후 3시는 색소폰 앙상블 연습이 있는 날. 들어서자 보이는 메인 홀은 마치 카페와도 같다. 회원들이 커피와 녹차를 즐길 수 있도록 조명과 커다란 테이블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앙상블 연습실과 밴드 연습실을 비롯해 24개의 개인 연습실이 더 있다. 메인 홀에는 개인 반주기가 들어갈 만한 크기의 라커가 배치돼 있고, 개인 연습실에도 각각 반주기(엘프 909)가 설치돼 짧은 시간 연습해도 개개인 스스로가 큰 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성 회원에게는 할인 혜택 주어져여성 회원 수도 20여 명 정도로 이 날은 미모의 여성 회원들이 눈에 띄었다. 가사 일과 이래저래 여가 시간을 내기가 힘든 여성 회원들을 위해 윤 대표는 회비를 할인해 주고 있다. 남성 회원에 비해 적은 비율이지만 모임 시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빛나는 여성 회원들에게 감사 차원에서 비용 할인을 제안한 것. 윤 대표는 “클럽의 분위기는 적당히 남녀의 비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성 회원분들은 클럽을 위한 일이 있을 때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십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녀들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이론 교육 . 자신감 고취 . 악기 수리는 해피 교육원에서클럽의 바로 옆 호는 다수의 회원을 대상으로 한 강의장이 따로 마련돼 있다. 회원 모두 이곳을 ‘해피 교육원’이라 부른다. 이곳은 색소포니스트 초청 강의를 비롯해 악기 수리를 위한 장소라고 한다. 이는 윤 대표가 3개월을 주기로 명사 특강을 추진함으로써 색소포니스트 김원용 . 최광철 . 강기만 씨 등을 초청해 색소폰 이론 교육과 동시에 격려와 조언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부천, 시흥과 안산의 연합 동호회가 모여 정기 모임을 갖기도 한다. 악기 수리는 주 거래처인 낙원 상가의 ‘미성악기’에 의뢰하여 색소폰 수리와 상담을 받는다.한 달에 한 번 ‘향상 음악회’윤재식 대표는 “해피색소폰 클럽 회원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하여 웃음치료사, 레크리에이션 등 총 다섯 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재다능한 윤재식 대표가 기량을 발휘하는 날은 한 달에 한 번씩 가지는 ‘향상 음악회’이다. 색소폰 입문자들의 연습 결과를 확인함과 동시에 함께 하는 동호회원들과의 음악회는 감성을 충족시킨다. 윤 대표의 입담과 함께 회원들이 다과와 식사를 즐기는 상상만으로도 자주 오고 싶은 마음이 든다.해피색소폰 클럽을 대표하는 ‘해피색소폰 앙상블’해피색소폰 클럽의 회원 모두가 앙상블 단원은 아니지만 언제든 앙상블을 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일반적으로 앙상블 활동을 위해서는 오디션을 거친 후 기본기를 갖춘 상태의 단원을 선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피색소폰 앙상블은 그렇지 않다. 앙상블이 하고 싶어서 찾아온 이들이 앙상블을 위해 왔는데 개인 연습만 하다가 흥미를 잃으면 색소폰의 가장 큰 즐거움을 잃는것이기 때문에 단원 스스로 잘 맞추어 가도록 교육을 돕는다. 해피한 지휘자 강창열 악단장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던 강창열 씨는 당시 학부모를 대표한 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윤재식 대표와의 인연으로 색소폰 앙상블의 악단장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들을 위해 재능 기부를 해온 지도 벌써 수 년째이다. 초등학교 졸업식에서도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는 등 아이들이 음악과 악기 연주에 흥미를 느끼는 감성 교육과 건강한 성장 과정을 거치기를 바란다고 한다. 강창열 악단장은 “색소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종류도 많습니다. 크기 또한 다르고 화려한 외관의 악기를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악기 이름을 알려주고 소리도 들려줍니다”라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음악이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강조하였다. 부드러운 미소를 더한 강 악단장은 앙상블 연습이 시작되자 열정적인 지휘자로 변신해 음악을 진두지휘하였다.똑똑이 반장 박장수 앙상블 악장2012년 4월부터 해피색소폰과 함께 했다는 박장수 씨. 스스로 음악적인 부분은 악단장이 담당하며, 앙상블 안에서 반장이나 당번같이 회원들을 챙기고 정리하는 일들을 한다고 말한다. “사실 이곳에 전공자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경력이 일천(日淺)하지만 4년째 이어온 아마추어 모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 개개인의 기량 차이는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연습하고자 하는 자세는 모두 같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 더욱 오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죠”라며 회원 간 끈끈한 정과 앙상블 연습을 성실히 임하려는 태도를 더욱 높이 사는 그였다. 덧붙여 “남녀노소, 직업에 관계없이 모두 각자 다른 근무를 하거나 퇴직해서 오신 분들입니다. 마음을 합쳐 무언가를 한다는 게 쉽지가 않은데 단합하여 멋진 앙상블을 몇 년째 하고 있고, 이번 전국아마추어색소폰대회 예선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든든한 버팀목 권경오 클럽 회장해피색소폰 클럽을 지키는 이들이 많다. 회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인 권경오 회장은 아버지처럼 회원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보듬는다. 권 회장은 ‘윤재식 대표는 낮은 자세로 임하며 색소폰 동호회 운영에 있어 각 부분의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과 잘 꾸려나가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 회장은 “색소폰을 혼자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와서 해보니 다르더라구요. 같이 어울리고 끌어주고 하니 도움도 되고 시간을 함께 나누기에도 좋습니다”라며 중장년층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 표현했다. 봉사하는 색소폰 전문 클럽해피색소폰 클럽은 카페와 같은 공간에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색소폰 입문자부터 프로 연주자, 직장인, 주부, 학생 등의 회원들이 연주를 즐기고 서로 배우며 지역 사회에 음악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 봉사하고 있다. 해피색소폰 앙상블의 박장수 악장은 “퇴직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인생의 제 2막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나름대로 가진 재주인 색소폰 연주로 앙상블만 하기보다 기왕이면 어려운 곳에 봉사하며 즐거움을 함께 나누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라며 함께 나누니 삶이 더욱 즐거워졌다고 말한다. 해피색소폰 클럽은 단합도 최고강창열 악단장은 해피색소폰 클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환우들을 위한 봉사 공연’과 ‘강릉 아마추어 색소폰 대회’를 꼽았다. 병원 봉사의 경우 어느 때는 공연을 보는 이들이 몇 명밖에 없더라도 흐뭇하다고 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더 기분이 좋지만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연주하는 기회는 언제나 감사하다고 전한다. 색소폰 대회도 즐겁게최근 색소폰 대회에서 예선 최우수상이라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서로 마음을 나누고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니 더욱 매력적이라고 했다. 강 악단장은 “2년 전 강릉 아마추어 대회는 1박 2일 일정이었는데 회원 간 ‘우리 떨어지더라도 참가에 의의를 두고 단합을 목적으로 하는 계기가 됩시다’라고 의견을 함께 모았습니다”라며 등수에 연연하기 보다 마음을 비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결과에 연연하면 심사위원을 비방하거나 본인 위주의 이야기를 나누게 될 수 있으니, 서로 다독이고 또 다른 즐거움을 찾는 것이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이름하여 ‘정월대보름 척사 대회’앞서 색소폰 대회마저 즐거움으로 채운다는 회원들의 단합 분위기는 오래전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해피 바이러스 장착한 윤 대표의 아이디어로 올해 초에는 ‘제 1회 정월대보름 척사 대회’라 명명한 윷놀이와 먹거리 잔치가 펼쳐졌다. 윤 대표와 회원들은 큼지막한 윷가락을 직접 만들고, 꼬들꼬들 매콤 짭쪼름한 홍어 무침과 낭창낭창한 도토리묵에 갖은 채소를 함께 무쳐내어 구수한 막걸리를 곁들인 척사 대회를 즐겼다. 상품을 받지 않아도 마음이 풍족했다는 후문을 전하기도 했다. 봄 야유회와 가을 . 겨울의 음악회 따뜻한 봄에는 회원들과 야유회를 함께 했다. 부천에서 가장 큰 색소폰 동호회이면서 많은 회원 수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잘 어울린다. 회원 중 한 분의 별장으로 장소를 잡고, 바비큐와 음식을 준비해 색소폰 연주, 노래 등을 비롯해 조별로 나누어 왕제기차기와 단체 줄넘기, 은박지 접시 날리기 등 독특한 이벤트와 상품을 준비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윤 대표는 이곳이 생겨나고 매해 회원 수가 늘어 야유회에 참가하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매월 향상 음악회와 더불어 매 계절마다 윤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정으로 사는 세상을’ 음식점이 동호회 바로 옆에 자리해 이곳에서 연주를 진행한다. 동호회원뿐만 아니라 음식점 방문객들도 ‘오늘 색소폰 연주 하나요’라고 물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가을 음악회와 연말 송년회에는 가족들을 초청해 색소폰 연주를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2016년 해피색소폰 클럽의 목표정기 연주회를 비롯해 지속적인 앙상블 연습으로 실력을 높여 전국 투어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강창열 악단장. 그는 “올해는 가을에 있을 본선대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본선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연말 가족행사를 원만히 치르기 위한 바람이 큽니다”라고 말한다. 윤 대표는 “늘 하는 말이지만 우리 클럽이 웃음과 재미, 감동과 행복으로 가득한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많이 부족합니다. 시간도 그렇구요. 그렇지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전국 앙상블 클럽이 모인 경연대회를 우리가 주최하는 것도 즐거운 계획 중 하나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떠나 색소폰을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글. 남은별 기자 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 Focus
    2016-10-01
  • 언제나 새로운 시도가 기대되는 재즈아티스트 이정식
    (월간색소폰)남은별 기자= “떠올릴수록 늘 새로운 놀라움과 경외심을 갖게 하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내 머리 위에 별이 빛나는 하늘과 마음속의 도덕법칙이다.”철학자 칸트의 묘비에 쓰인 글귀이다. 칸트는 모두가 인정하는 도덕법칙 안에 자유를 실천할 때 우리가 가진 자유가 진정한 것이 된다고 여겼다. 대한민국 재즈 아티스트 1세대, 이정식 교수를 만났다. 그에게 있어 늘 곁에 두고 지켜 나가야 할 ‘도덕법칙’은 ‘재즈’인 듯 했다. 재즈를 운명, 나아가 숙명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그에게 최근 생긴 고민은 ‘어떻게 하면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였다. 재즈 거장이라는 그를 수식하는 표현과 다르게 순수한 고민에 놀라웠다.그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무언가 새로이 시작하는 이들에게 전한다. “Take it easy!”충분히 준비가 됐다면, 마음 편히 그 안에서 ‘자유롭게’ 즐기라고 말이다. 얼마 전 일본 공연을 다녀오시느라 이제야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공연은 어떠셨나요.일본에서 재즈는 본토인 미국보다 활발하게 연주되며 또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미국 연주자들이 어떻게 하면 일본에서 인지도를 얻고 활동할 수 있을지 고민할 정도이지요. 그만큼 일본은 재즈의 천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름이면 항상 재즈 페스티벌이 성행하는 곳인 만큼 저 또한 매년 공연을 위해 찾고 있습니다. 2-3개월 내내 일본 열도의 북쪽에서 남쪽까지 훑어 내려오며 축제를 즐기려 해도 다 못 다닐 정도로 아기자기한 공연이 많습니다. 규모보다 콘셉트를 중시하는 문화라 더욱 주목할 만하죠. 열흘간 도쿄와 미야자키, 삿포로, 나고야에서 연주했습니다. 이번 일본에서의 공연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되셨나요.일본 연주자들의 요청으로 함께 공연을 하게 됐습니다. 이번 공연은 섹스텟 밴드로 ‘히노 테루마사(日野皓正)’라는 트럼피터와 함께 협연하였죠. 제가 팀을 만들어 참가하는 개념이 아닌 그쪽에서 팀원으로 필요로 해 불러주신 거라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한국 연주자 중 많은 수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지만,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서 다양한 곳에서 초청 연주를 펼쳤으면 좋겠습니다.(웃음)일본 공연 중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이었나요.아오모리(靑森)의 ‘난고(南鄕) 서머 재즈 페스티벌’입니다. 정말 시골이더군요. 리허설 때에도 이런 곳에 사람들이 올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웃음) 그런데 공연 당일 인산인해를 이루었어요. 비가 오는데도 자리를 비우지 않는 모습에 재즈 마니아층이 두텁다는 것을 알았죠. 관객들 대부분이 연령대가 높아 재즈 침체기로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연령 제한 없는 축제 성격에 따라 길게 보면 ‘재즈의 뿌리가 계속 이어 가겠구나’라는 희망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해외 굴지의 아티스트들과 협연을 많이 해오셨습니다. 협연을 결정할 때 어떤 점이 가장 큰 기준이 되나요.우선 ‘공유하려는 마음가짐’입니다.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콜라보레이션을 결정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단절돼있는 연주자들도 많이 보았죠. 그러나 시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음악의 어떤 분야든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스스로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마음자세가 아닐까요? ‘괜히 망신당하지 않을까’ 라는 두려움은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려는 마음가짐이라고 봅니다.그런 마음가짐이라면 매 순간 이색적인 콜라보였을 것 같습니다.네 그렇습니다. 열린 마인드로 대해야죠. 최근의 페스티벌만 해도 ‘밴드 스타일이 정말로 다양하구나’를 느끼고 왔습니다. 재즈에서 드럼과 베이스 없이 비트박스로 리듬을 채운다던가, 바이올린·디제잉·피아노가 어우러진 새로운 시도들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지금의 연주 방식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되죠. 그렇다면 지금까지 하신 많은 연주 가운데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이 있으시다면.이색적인 것으로 꼽는다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진행한 국악과 양악의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전자바이올리니스트 김권식 님, 국악계의 조갑용 님, 장구에 이부산 님과 함께 프리 재즈 스타일로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거라면 블루노트에서 한 녹음과 호주 오페라하우스, 미국 LA 돌비 극장(Dolby Theatre 구 코닥 극장)에서의 공연이 기억에 남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처음 블루노트에서 녹음할 당시엔 부담을 느끼셨겠죠?그렇죠. 당시 제 나이 또한 연륜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에요. 처음 카세트테이프를 보내며 같이 해줄 수 있냐고 청했죠. 그 사람들이 ‘한국에도 재즈가 있느냐’ 물으며 신기해 하더군요. 재즈 피아니스트인 케니 배런(Kenny Barron)과 트럼피터 히노 테루마사 등 뉴욕의 거장들과 한국인 최초로 ‘이정식 in New York’을 녹음을 함께 하고나니 ‘내가 역사적인 분들과 함께 하는구나’란 생각에 감격스러웠습니다. 호주 오페라하우스나 LA 돌비 극장에서의 공연은 어떠셨나요.역시 그런 큰 무대들은 나이가 들어도 긴장되더라구요. 작년, 무대에서 윤복희 선생님과 함께한 LA 돌비 극장에서도 역시나 긴장을 했습니다. 그래서 요즘 이것이 참 고민입니다. ‘긴장하는 것을 없애는 것도 연주에 임하는 자세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오히려 신경을 끄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려고 하다 보니 괜찮아졌습니다. 그래서 어떤 무대든 편안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협연하는 이가 누구이건, 장소가 어떠하건 그걸 떠나 내 능력껏만 하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역시 연주인이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가 중요하지요?그렇습니다. 색소폰 동호회 분들께서 한강 다리 밑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습니다. 연주를 들으며 어떤 면에서는 ‘저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정말 자신감이 넘치신다’는 생각에 ‘그래, 저렇게 내 능력 안에서 자신감 있게 하면 되는구나’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코 부정적인 게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니 본인들도 배워보고 싶다면 그걸로 되는 겁니다. 전부 잘하는 사람만 있으면 누가 색소폰을 배우려 하겠어요.현재 수원여자대학 실용음악과에서 강의도 하십니다. 새로운 것에 협조적이며 능동적인 예술가로서의 모습과 달리 모두가 인정할 만한 보편적인 교육의 장에서 교육자의 태도는 또 다를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은 항상 새롭습니다. 우리가 젊었을 때 연장자에게는 우리가 새로웠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학생)이 하는 것을 지켜봐 주고 칭찬을 해줍니다. 어떤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주입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저는 ‘그래그래’하며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위주로 교육하고자 합니다. 또한 새로운 시도로 사운드를 만드는 그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받습니다. 곧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생을 그린 ‘마일스’라는 영화가 개봉합니다. 방송국에서 ‘명반’이라며 ‘타임캡슐에 넣어야 한다’는 표현에 마일스가 전화해서 욕을 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타임캡슐에 들어가는 것은 골동품이 아니냐’며 “멈춰 있는 음악은 죽은 음악이다”라는 말을 남겼죠. 그 말에 동감하며 저는 나이가 들수록 사이드 맨은 ‘새로움’이 느껴지는 젊은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그렇다면 요즘 어떤 새로운 사운드에 심취해 계신지 궁금합니다. 추구하는 사운드와 연주법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중과 소통이 잘되고 무대에 자주 서기 위해서 고민하는 연주인들이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것은 프리스타일 재즈입니다. 그렇지만 너무 제멋대로이면 안됩니다. 규격화된 그 안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야말로 프리스타일 재즈이지요. 중학교 때 연주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트럼펫에서 색소폰으로 전향하셨다고 하는데, 트럼펫을 시작한 계기와 어떤 이유로 오롯이 색소폰에만 몰두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밴드부에서 트럼펫을 시작했습니다. 트럼펫은 주법이 정교해야 하는 악기인데 그저 힘으로만 시작하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사실 트럼펫이나 색소폰이나 마찬가지로 세심히 다뤄야 하는 악기인데 그걸 모르니 더욱 고됐죠. 선배들이 색소폰을 자유롭게 부는 모습에 쉬울 거란 생각과 동경하던 차에 졸업한 선배의 빈자리를 채울 기회를 잡아서 색소폰으로 바꾸었죠. 인생에 있어 평생 잊지 못하는 첫 느낌이란 게 있지 않나요. 선배가 불던 색소폰 소리를 처음 듣고 너무 따뜻하고 부드럽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중학생 선배가 연주한 색소폰 음색이 좋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런데 처음의 그 느낌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색소폰 음색에 대한 고민은 어릴 적 처음 색소폰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도 늘 하실 것 같습니다. 연주를 들었을 때 이 음색은 어떤 아티스트의 것인지 확실히 알아챌 때가 있습니다. 악기의 음색이 연주자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하지요?자기 소리를 확실하게 내 소리로 만드는 것은 수십 년이 걸립니다. 이게 확실히 나의 것이다 만들어놓고, 삐끗하면 다른 소리를 내지요. 스스로 따뜻하고 포근한 소리를 추구한다고 해놓고, 어떤 곳에 가서 휘날리듯 날카로운 칼 톤의 연주를 듣게 되면 유혹에 못 이겨 그렇게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요. 계속 무너지고 다시 채우고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고 연륜이 쌓이면 되는 거구나 느끼는 순간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기만의 고유한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존 콜트레인이 그만의 음색을 찾기 위해 수많은 마우스피스를 사용했듯이 이것저것 해보는 시도가 중요합니다. 색소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아마추어가 처음 배우기에는 굉장히 쉽다는 점입니다. 깊이 들어가면 어렵습니다. 리코더 운지와 같고 불면 소리가 나고, 다장조를 연주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프로 연주자로서 느끼는 색소폰의 매력은 또 다를 것 같습니다. 선뜻 말씀드리기가 머뭇거려지는 게 사실입니다. 유럽의 어느 첼리스트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지인이 ‘평생을 연주했으니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느냐’는 말에 ‘70세의 나이까지 했는데 색소폰 외에 무엇을 더 하겠소’라며 색소폰을 켤수록 새로운 소리가 들린다고 했답니다. 색소폰이 그렇습니다. 음색이 더욱 깊어지고 예전엔 느끼지 못한 소리도 들리곤 합니다. 현란한 기술의 연주가 아닌 갈수록 새로운 음색을 발견하는 게 제가 느끼는 색소폰의 매력입니다.뮤지션 후배들에게 미래의 다양한 방향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전하신다면.월간색소폰이니 독자가 색소폰을 전공하는 젊은 뮤지션들이 많겠죠. 그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도중에 힘겨워 결국은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누군가는 사회와 타협하기도 하죠.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의 방향이 있지만 누군가는 원하는 길을 걷지 않을 수도 있죠. 현실과 마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뉴욕에선 ‘우리 오늘 밤에 연주하자’라는 말 속에 어느 창고에서 몇 명이 모여 합주하자라는 의미로 통하기도 합니다. 직업은 따로 가진 채로 말이죠. 지금은 다른 일을 하며 연주를 하는 상황이 익숙해졌습니다. 현실적인 이해를 우선으로 하고 접근해야 실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프로 뮤지션으로 가겠다고 하면 다양한 조언을 받아들이고 롱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다른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오래 하다보면 결국엔 될거야’라는 믿음을 가지면서 말이죠.색소폰 문화 발전을 위해 색소폰 애호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제 바람이지만 색소폰을 좋아하는 이들 중 현실적인 경제·문화적으로 뒷받침이 가능한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이 젊고 재능 있는 뮤지션들을 육성하기 위한 문화를 가꿔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도 국가가 아티스트를 키우는 게 아닌 기업의 사장이 음반 문제나 적절한 무대와 매칭을 돕는 일, 또는 음악을 위한 해외 유학 지원 등의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본인 스스로도 음악을 즐기면서 문화 발전에 이바지 하는 좋은 일이죠. 그리고 저는 재즈 연주인인데 색소폰을 연주한다는 생각에 다른 장르와 비교하여 평가해 주시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색소폰 애호가 분들이 다양한 음악 장르에 열린 마음으로 즐기고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글. 남은별 기자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2016-09-01
  • 언제나 새로운 시도가 기대되는 재즈아티스트 이정식
    (월간색소폰)남은별 기자= “떠올릴수록 늘 새로운 놀라움과 경외심을 갖게 하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내 머리 위에 별이 빛나는 하늘과 마음속의 도덕법칙이다.”철학자 칸트의 묘비에 쓰인 글귀이다. 칸트는 모두가 인정하는 도덕법칙 안에 자유를 실천할 때 우리가 가진 자유가 진정한 것이 된다고 여겼다. 대한민국 재즈 아티스트 1세대, 이정식 교수를 만났다. 그에게 있어 늘 곁에 두고 지켜 나가야 할 ‘도덕법칙’은 ‘재즈’인 듯 했다. 재즈를 운명, 나아가 숙명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그에게 최근 생긴 고민은 ‘어떻게 하면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였다. 재즈 거장이라는 그를 수식하는 표현과 다르게 순수한 고민에 놀라웠다.그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무언가 새로이 시작하는 이들에게 전한다. “Take it easy!”충분히 준비가 됐다면, 마음 편히 그 안에서 ‘자유롭게’ 즐기라고 말이다. 얼마 전 일본 공연을 다녀오시느라 이제야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공연은 어떠셨나요.일본에서 재즈는 본토인 미국보다 활발하게 연주되며 또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미국 연주자들이 어떻게 하면 일본에서 인지도를 얻고 활동할 수 있을지 고민할 정도이지요. 그만큼 일본은 재즈의 천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름이면 항상 재즈 페스티벌이 성행하는 곳인 만큼 저 또한 매년 공연을 위해 찾고 있습니다. 2-3개월 내내 일본 열도의 북쪽에서 남쪽까지 훑어 내려오며 축제를 즐기려 해도 다 못 다닐 정도로 아기자기한 공연이 많습니다. 규모보다 콘셉트를 중시하는 문화라 더욱 주목할 만하죠. 열흘간 도쿄와 미야자키, 삿포로, 나고야에서 연주했습니다. 이번 일본에서의 공연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되셨나요.일본 연주자들의 요청으로 함께 공연을 하게 됐습니다. 이번 공연은 섹스텟 밴드로 ‘히노 테루마사(日野皓正)’라는 트럼피터와 함께 협연하였죠. 제가 팀을 만들어 참가하는 개념이 아닌 그쪽에서 팀원으로 필요로 해 불러주신 거라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한국 연주자 중 많은 수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지만,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서 다양한 곳에서 초청 연주를 펼쳤으면 좋겠습니다.(웃음)일본 공연 중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이었나요.아오모리(靑森)의 ‘난고(南鄕) 서머 재즈 페스티벌’입니다. 정말 시골이더군요. 리허설 때에도 이런 곳에 사람들이 올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웃음) 그런데 공연 당일 인산인해를 이루었어요. 비가 오는데도 자리를 비우지 않는 모습에 재즈 마니아층이 두텁다는 것을 알았죠. 관객들 대부분이 연령대가 높아 재즈 침체기로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연령 제한 없는 축제 성격에 따라 길게 보면 ‘재즈의 뿌리가 계속 이어 가겠구나’라는 희망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해외 굴지의 아티스트들과 협연을 많이 해오셨습니다. 협연을 결정할 때 어떤 점이 가장 큰 기준이 되나요.우선 ‘공유하려는 마음가짐’입니다.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콜라보레이션을 결정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단절돼있는 연주자들도 많이 보았죠. 그러나 시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음악의 어떤 분야든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스스로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마음자세가 아닐까요? ‘괜히 망신당하지 않을까’ 라는 두려움은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려는 마음가짐이라고 봅니다.그런 마음가짐이라면 매 순간 이색적인 콜라보였을 것 같습니다.네 그렇습니다. 열린 마인드로 대해야죠. 최근의 페스티벌만 해도 ‘밴드 스타일이 정말로 다양하구나’를 느끼고 왔습니다. 재즈에서 드럼과 베이스 없이 비트박스로 리듬을 채운다던가, 바이올린·디제잉·피아노가 어우러진 새로운 시도들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지금의 연주 방식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되죠. 그렇다면 지금까지 하신 많은 연주 가운데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이 있으시다면.이색적인 것으로 꼽는다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진행한 국악과 양악의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전자바이올리니스트 김권식 님, 국악계의 조갑용 님, 장구에 이부산 님과 함께 프리 재즈 스타일로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거라면 블루노트에서 한 녹음과 호주 오페라하우스, 미국 LA 돌비 극장(Dolby Theatre 구 코닥 극장)에서의 공연이 기억에 남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처음 블루노트에서 녹음할 당시엔 부담을 느끼셨겠죠?그렇죠. 당시 제 나이 또한 연륜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에요. 처음 카세트테이프를 보내며 같이 해줄 수 있냐고 청했죠. 그 사람들이 ‘한국에도 재즈가 있느냐’ 물으며 신기해 하더군요. 재즈 피아니스트인 케니 배런(Kenny Barron)과 트럼피터 히노 테루마사 등 뉴욕의 거장들과 한국인 최초로 ‘이정식 in New York’을 녹음을 함께 하고나니 ‘내가 역사적인 분들과 함께 하는구나’란 생각에 감격스러웠습니다. 호주 오페라하우스나 LA 돌비 극장에서의 공연은 어떠셨나요.역시 그런 큰 무대들은 나이가 들어도 긴장되더라구요. 작년, 무대에서 윤복희 선생님과 함께한 LA 돌비 극장에서도 역시나 긴장을 했습니다. 그래서 요즘 이것이 참 고민입니다. ‘긴장하는 것을 없애는 것도 연주에 임하는 자세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오히려 신경을 끄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려고 하다 보니 괜찮아졌습니다. 그래서 어떤 무대든 편안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협연하는 이가 누구이건, 장소가 어떠하건 그걸 떠나 내 능력껏만 하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역시 연주인이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가 중요하지요?그렇습니다. 색소폰 동호회 분들께서 한강 다리 밑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습니다. 연주를 들으며 어떤 면에서는 ‘저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정말 자신감이 넘치신다’는 생각에 ‘그래, 저렇게 내 능력 안에서 자신감 있게 하면 되는구나’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코 부정적인 게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니 본인들도 배워보고 싶다면 그걸로 되는 겁니다. 전부 잘하는 사람만 있으면 누가 색소폰을 배우려 하겠어요.현재 수원여자대학 실용음악과에서 강의도 하십니다. 새로운 것에 협조적이며 능동적인 예술가로서의 모습과 달리 모두가 인정할 만한 보편적인 교육의 장에서 교육자의 태도는 또 다를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은 항상 새롭습니다. 우리가 젊었을 때 연장자에게는 우리가 새로웠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학생)이 하는 것을 지켜봐 주고 칭찬을 해줍니다. 어떤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주입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저는 ‘그래그래’하며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위주로 교육하고자 합니다. 또한 새로운 시도로 사운드를 만드는 그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받습니다. 곧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생을 그린 ‘마일스’라는 영화가 개봉합니다. 방송국에서 ‘명반’이라며 ‘타임캡슐에 넣어야 한다’는 표현에 마일스가 전화해서 욕을 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타임캡슐에 들어가는 것은 골동품이 아니냐’며 “멈춰 있는 음악은 죽은 음악이다”라는 말을 남겼죠. 그 말에 동감하며 저는 나이가 들수록 사이드 맨은 ‘새로움’이 느껴지는 젊은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그렇다면 요즘 어떤 새로운 사운드에 심취해 계신지 궁금합니다. 추구하는 사운드와 연주법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중과 소통이 잘되고 무대에 자주 서기 위해서 고민하는 연주인들이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것은 프리스타일 재즈입니다. 그렇지만 너무 제멋대로이면 안됩니다. 규격화된 그 안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야말로 프리스타일 재즈이지요. 중학교 때 연주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트럼펫에서 색소폰으로 전향하셨다고 하는데, 트럼펫을 시작한 계기와 어떤 이유로 오롯이 색소폰에만 몰두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밴드부에서 트럼펫을 시작했습니다. 트럼펫은 주법이 정교해야 하는 악기인데 그저 힘으로만 시작하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사실 트럼펫이나 색소폰이나 마찬가지로 세심히 다뤄야 하는 악기인데 그걸 모르니 더욱 고됐죠. 선배들이 색소폰을 자유롭게 부는 모습에 쉬울 거란 생각과 동경하던 차에 졸업한 선배의 빈자리를 채울 기회를 잡아서 색소폰으로 바꾸었죠. 인생에 있어 평생 잊지 못하는 첫 느낌이란 게 있지 않나요. 선배가 불던 색소폰 소리를 처음 듣고 너무 따뜻하고 부드럽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중학생 선배가 연주한 색소폰 음색이 좋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런데 처음의 그 느낌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색소폰 음색에 대한 고민은 어릴 적 처음 색소폰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도 늘 하실 것 같습니다. 연주를 들었을 때 이 음색은 어떤 아티스트의 것인지 확실히 알아챌 때가 있습니다. 악기의 음색이 연주자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하지요?자기 소리를 확실하게 내 소리로 만드는 것은 수십 년이 걸립니다. 이게 확실히 나의 것이다 만들어놓고, 삐끗하면 다른 소리를 내지요. 스스로 따뜻하고 포근한 소리를 추구한다고 해놓고, 어떤 곳에 가서 휘날리듯 날카로운 칼 톤의 연주를 듣게 되면 유혹에 못 이겨 그렇게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요. 계속 무너지고 다시 채우고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고 연륜이 쌓이면 되는 거구나 느끼는 순간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기만의 고유한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존 콜트레인이 그만의 음색을 찾기 위해 수많은 마우스피스를 사용했듯이 이것저것 해보는 시도가 중요합니다. 색소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아마추어가 처음 배우기에는 굉장히 쉽다는 점입니다. 깊이 들어가면 어렵습니다. 리코더 운지와 같고 불면 소리가 나고, 다장조를 연주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프로 연주자로서 느끼는 색소폰의 매력은 또 다를 것 같습니다. 선뜻 말씀드리기가 머뭇거려지는 게 사실입니다. 유럽의 어느 첼리스트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지인이 ‘평생을 연주했으니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느냐’는 말에 ‘70세의 나이까지 했는데 색소폰 외에 무엇을 더 하겠소’라며 색소폰을 켤수록 새로운 소리가 들린다고 했답니다. 색소폰이 그렇습니다. 음색이 더욱 깊어지고 예전엔 느끼지 못한 소리도 들리곤 합니다. 현란한 기술의 연주가 아닌 갈수록 새로운 음색을 발견하는 게 제가 느끼는 색소폰의 매력입니다.뮤지션 후배들에게 미래의 다양한 방향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전하신다면.월간색소폰이니 독자가 색소폰을 전공하는 젊은 뮤지션들이 많겠죠. 그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도중에 힘겨워 결국은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누군가는 사회와 타협하기도 하죠.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의 방향이 있지만 누군가는 원하는 길을 걷지 않을 수도 있죠. 현실과 마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뉴욕에선 ‘우리 오늘 밤에 연주하자’라는 말 속에 어느 창고에서 몇 명이 모여 합주하자라는 의미로 통하기도 합니다. 직업은 따로 가진 채로 말이죠. 지금은 다른 일을 하며 연주를 하는 상황이 익숙해졌습니다. 현실적인 이해를 우선으로 하고 접근해야 실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프로 뮤지션으로 가겠다고 하면 다양한 조언을 받아들이고 롱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다른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오래 하다보면 결국엔 될거야’라는 믿음을 가지면서 말이죠.색소폰 문화 발전을 위해 색소폰 애호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제 바람이지만 색소폰을 좋아하는 이들 중 현실적인 경제·문화적으로 뒷받침이 가능한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이 젊고 재능 있는 뮤지션들을 육성하기 위한 문화를 가꿔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도 국가가 아티스트를 키우는 게 아닌 기업의 사장이 음반 문제나 적절한 무대와 매칭을 돕는 일, 또는 음악을 위한 해외 유학 지원 등의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본인 스스로도 음악을 즐기면서 문화 발전에 이바지 하는 좋은 일이죠. 그리고 저는 재즈 연주인인데 색소폰을 연주한다는 생각에 다른 장르와 비교하여 평가해 주시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색소폰 애호가 분들이 다양한 음악 장르에 열린 마음으로 즐기고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글. 남은별 기자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2016-09-01
  • 나눔으로 풍요로운 마음 가득 품은 "과천색소폰 동호회"
    ‘무소유의 삶’을 추구한 인디언들. 이들은 생활 속 자연스러운 절제를 바탕으로 하여 어려움 속에서도 나눔의 미덕을 키웠다. 이들의 전통 중 ‘남에게 얼마나 많은 선물을 했느냐’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계급, 신분이 결정되는 ‘포틀래치(Potlach)’라는 풍습이 있다. 세상의 모든 존재가 신성해 서로를 품고 있다고 여겼다. 그처럼 나눔의 풍요로운 마음을 진정한 선물이라 생각하는 색소폰 동호회를 만났다. 9월 풍요로운 마음을 가득히 품은 과천색소폰 동호회다. 어느덧 7년째 이어오고 있는 현재 과천의 유일한 색소폰 동호회. 청정도시 과천은 문화예술의 발전을 추구하는 도시임에 과천색소폰이 부단히 발전을 모색하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화요일 저녁 7시, 평일임에도 지하 연습실에 하나 둘 모이는 사람들. 과천색소폰 동호회의 고문이자 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준 씨와 인사를 주고 받은 후 그의 안내를 따랐다. 계단을 내려가며 연미복을 차려입고 색소폰을 든 정기 연주회의 단체 사진을 길게 감상할 틈 없이 연습실이 보인다. 문 틈 사이로 개인 연습이 한창인 이들이 보이지만, 이 원장은 제2연습실이 있다며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코너를 돌아 또 다른 연습실에 들어서자 은은한 향기와 함께 작은 무대 위 피아노, 그리고 나란히 진열된 색소폰이 눈에 들어온다. 천진하게 반기는 윤진구 회장과 패셔너블한 차림의 김복열 회원(전 사무국장)이 기자를 반겼다. 동호회 내 작은 일정도 나눔과 연계해2년째 회장직을 맡고 계신다는 윤진구 동호회장. 가장 최근의 동호회 활동이 무엇인지 묻자 지난 6월 과천시민회관에서 가진 정기연주회 브로슈어를 꺼내 보인다. ‘제6회’라는 단어가 7년간 이어온 동호회가 꾸준히 활동해왔음을 보여준다. 5월에는 평창에서 워크숍 겸 연주회를 열었다.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에서 ‘한마음 음악회’를 열어 서울대 재학생 뿐만 아니라 평창군민이 함께 즐기는 자리를 가졌다. 윤 회장은 “내가 행복해야 모두가 행복하다는 말이 있듯이 회원들이 행복한 동호회를 만들어가자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배워서 남주는 게 음악이기도 하지 않나요? 연주 수준도 높이고 회원 간 단합이 돼 찾아가는 음악회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보기 드문 다양한 연령대의 색소폰 동호회현재 50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 중이라고 하는 과천색소폰 동호회. 지난 6월의 정기 연주회에는 최연소 12세 회원부터 최고 연장자 81세 회원까지 함께 어우러져 앙상블 실력을 선보였다. 동호회 내 모임이나 행사를 회원 전부가 참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년에 2번 정도 개최하는 정기연주회의 앙상블 연습을 위해 연주회까지 1년 내내 연습을 지속한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동호회의 성격에 따라 회원들이 모이는 매월 둘째 주 월요일은 정기회의를 열어 3개월 이상 연습한 신규회원의 연습곡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소규모 공연 후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례의 음식점을 방문해 함께 식사를 즐기기도 한다. 모이는 회원의 수에 따라 문화원이나, 카페에서 무대를 꾸민 후에 한 달에 한 번은 공연을 만끽하는 것이다. 덕분에 색소폰 입문자에게는 무대 울렁증을 극복하는 다양한 기회가 펼쳐진다.동호회원들의 나눔으로 탄탄하게 운영윤 회장은 “전임 회장 분들이 정신적·물질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주셨습니다. 동호회 활동을 위해 임원 뿐만 아니라 회원들도 많이 힘써주고 계시죠”라며 동호회 활동에 있어 회원들의 적극적인 의지에 감사를 표했다. 김복열 회원 또한 회원들의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 자신이 직접 제작·판매하는 ‘배려’의 뜻을 가진 브랜드 ‘앙시’의 스트랩을 선물했다.(실제로 윤진구 회장과 김복열 회장은 멋드러진 색소폰 스트랩을 착용하고 인터뷰에 임했다.) 동호회 내에서 등산이나 낚시, 골프 등 소모임도 결성하여 다양한 측면으로 동호회를 통한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다양한 시도로 이색적인 공연 추구색소폰뿐만 아니라 또 다른 악기에 재능이 있는 회원들은 연주회 시 협연이나 솔로 연주로도 연주회를 더욱 풍성하게 꾸민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연주자를 초청해 바이올린이나 기타 개인 연주로 무대를 채운다. 윤 회장은 “기존의 정기연주회가 연주자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틀을 벗어나 영상을 접목하였습니다. 우리의 활동 사안을 음악과 어울리는 영상을 사용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드립니다”라며 관객이 박수를 유도하는 장면이나 ‘라데스키(Radetzki)’의 음악에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 영상을 함께 하는 등 관객이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을 덜었다.지역사회 나눔 동호회로 꾸준한 활동 “과천이 음악도시인 거 알고 계세요? 또한 평생학습도시이기도 합니다. 우리 동호회가 평생학습동아리, 그 중 최우수 동아리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정이 됐습니다.”그만큼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 활동에 더욱 이바지해야겠다는 생각이 큰 과천색소폰 동호회다. 작년 2015년에는 ‘평생학습축제’, ‘과천누리마축제’, 시청 주관 ‘송년의 밤’ 등과 올해는 ‘서울메트로’ 아티스트를 선발하는 오디션에 합격해 서울 지하철 중 지정된 역사 내에서 시민들을 위한 연주를 했다. 또한, ‘장애인 돕기 재능기부’나 ‘양로원 위문공연’ 등도 수시로 참여해 색소폰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연주에 그치지 않고 지원금이나 수익금은 다시 모금으로 환원하는 등 나눔의 의미를 되새긴다.색소폰 앙상블 연주를 위한 준비 과정과천색소폰 동호회의 제1연습실은 입문자와 개인 연습을 위한 공간으로 제2연습실은 앙상블과 숙련자들의 연습 공간이기도 하다. 두 공간을 자유로이 오가며 색소폰 연주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회원들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앙상블의 경우 전대 회장단과 이재준 고문, 천인석 교육이사가 앙상블에 지원하는 단원들의 연주를 듣고 심사를 거친다. 연주에 있어서 개선점과 함께 연습에 매진한다. 연주곡과 팀을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3-4시부터 파트별 연습과 팀별 연습을 갖는다. 5년 이상 색소폰을 연주한 이들은 색소폰 솔로를 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한 회의 정기연주회를 위해 6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치지만 회원들 모두 지치는 기색 없이 즐겁게 임한다고 한다. 과천 동호회의 색소폰 지도 방향과천색소폰 동호회는 이재준 원장이 색소폰 지도와 음악 교육 고문으로 회원들의 연습을 돕고 있다. 이 원장은 해군 군악대 출신으로 KBS 관현악단의 객원 단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천인석 교육이사가 연주 지도를 맡아 과천색소폰 동호회의 음악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연습을 진행한다. 이 원장은 “대부분 자기 자리(직업)에서 은퇴를 하고 오십니다. 음악 이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시더라도 음악의 3대요소 ‘멜로디·리듬·하모니’를 익히며 시작하시죠. 멜로디는 누구나 불러 볼 수 있을 만큼 쉽지만, 리듬과 박자가 중요합니다. 싱커페이션(Syncopation)부터 하모니, 앙상블까지 차츰 연습해 나갑니다”라며 입문자도 부담을 느낄 필요 없이 마음 편히 색소폰을 접해볼 것을 권했다. 이 원장은 파트별로 4개의 악보를 정리하고 회원들과 함께 의논하여 곡을 선정한다. 앙상블이라고 해서 클래식만 연주하면 지루해질 수 있으니 경음악이나 팝 등을 함께 연주곡으로 선정하기도 한다.이악치심(以樂治心)을 외치다과천색소폰 동호회의 연습실 벽면에는 ‘이악치심’이라는 한자 서예 작품이 걸려있다. 이외에도 벽면 곳곳 좋은 의미를 담은 뛰어난 서예 작품은 동호회원인 매일종합건설주식회사의 이규석 회장이 회원들을 위해 베푼 것이라고 한다. ‘이악치심(以樂治心)’은 ‘음악은 인간의 마음을 다스린다’는 의미라며 동호회원들이 구호로 정해 언제 어디서든 즐겁게 외친다는 것이다. 이악치심은 ‘논어-태백편(泰伯篇)’에 공자는 시(詩)로써 정서가 순수해져 감흥이 일어나고, 예(禮)로써 행동을 절제해 바로 서며, 음악(樂)으로 인성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흥어시, 입어례, 성어악(興於詩, 立於禮, 成於樂)’에서 유래한다. 음악을 통해 인간의 정서를 풍부하게 하고 순화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악치심의 의미 그대로 색소폰 하나로 모인 이들이 스스로 즐기며 건강해지고 모두 모여 하나의 건강한 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색소폰으로 받은 감사의 의미를 다시 사회에 환원인류의 역사는 낮은 곳의 욕구를 충족하는 대로 더 필요한 것들을 추구하며 변화 발전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윤진구 회장은 “동호회에 연세가 높으신 분들이 늘어나는 것만큼 건강히 연주를 즐기며 과천 시민들의 평생학습의 표상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전한다. 이재준 고문은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피아노와 협연을 한다던가,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시도로 즐겁고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색소폰을 접하고 이악치심으로 즐거운 삶을 선물 받았다고 말하는 과천색소폰동호회 사람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이악치심을 누군가에게 선물한다. 앞으로 더욱 많은 곳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색소폰 동호회의 롤모델로 그리고 건강하고 즐거운 동반자들의 모임으로 이어나가길 바란다.글. 남은별 기자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 Focus
    2016-09-01
  • 나눔으로 풍요로운 마음 가득 품은 "과천색소폰 동호회"
    ‘무소유의 삶’을 추구한 인디언들. 이들은 생활 속 자연스러운 절제를 바탕으로 하여 어려움 속에서도 나눔의 미덕을 키웠다. 이들의 전통 중 ‘남에게 얼마나 많은 선물을 했느냐’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계급, 신분이 결정되는 ‘포틀래치(Potlach)’라는 풍습이 있다. 세상의 모든 존재가 신성해 서로를 품고 있다고 여겼다. 그처럼 나눔의 풍요로운 마음을 진정한 선물이라 생각하는 색소폰 동호회를 만났다. 9월 풍요로운 마음을 가득히 품은 과천색소폰 동호회다. 어느덧 7년째 이어오고 있는 현재 과천의 유일한 색소폰 동호회. 청정도시 과천은 문화예술의 발전을 추구하는 도시임에 과천색소폰이 부단히 발전을 모색하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화요일 저녁 7시, 평일임에도 지하 연습실에 하나 둘 모이는 사람들. 과천색소폰 동호회의 고문이자 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준 씨와 인사를 주고 받은 후 그의 안내를 따랐다. 계단을 내려가며 연미복을 차려입고 색소폰을 든 정기 연주회의 단체 사진을 길게 감상할 틈 없이 연습실이 보인다. 문 틈 사이로 개인 연습이 한창인 이들이 보이지만, 이 원장은 제2연습실이 있다며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코너를 돌아 또 다른 연습실에 들어서자 은은한 향기와 함께 작은 무대 위 피아노, 그리고 나란히 진열된 색소폰이 눈에 들어온다. 천진하게 반기는 윤진구 회장과 패셔너블한 차림의 김복열 회원(전 사무국장)이 기자를 반겼다. 동호회 내 작은 일정도 나눔과 연계해2년째 회장직을 맡고 계신다는 윤진구 동호회장. 가장 최근의 동호회 활동이 무엇인지 묻자 지난 6월 과천시민회관에서 가진 정기연주회 브로슈어를 꺼내 보인다. ‘제6회’라는 단어가 7년간 이어온 동호회가 꾸준히 활동해왔음을 보여준다. 5월에는 평창에서 워크숍 겸 연주회를 열었다.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에서 ‘한마음 음악회’를 열어 서울대 재학생 뿐만 아니라 평창군민이 함께 즐기는 자리를 가졌다. 윤 회장은 “내가 행복해야 모두가 행복하다는 말이 있듯이 회원들이 행복한 동호회를 만들어가자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배워서 남주는 게 음악이기도 하지 않나요? 연주 수준도 높이고 회원 간 단합이 돼 찾아가는 음악회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보기 드문 다양한 연령대의 색소폰 동호회현재 50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 중이라고 하는 과천색소폰 동호회. 지난 6월의 정기 연주회에는 최연소 12세 회원부터 최고 연장자 81세 회원까지 함께 어우러져 앙상블 실력을 선보였다. 동호회 내 모임이나 행사를 회원 전부가 참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년에 2번 정도 개최하는 정기연주회의 앙상블 연습을 위해 연주회까지 1년 내내 연습을 지속한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동호회의 성격에 따라 회원들이 모이는 매월 둘째 주 월요일은 정기회의를 열어 3개월 이상 연습한 신규회원의 연습곡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소규모 공연 후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례의 음식점을 방문해 함께 식사를 즐기기도 한다. 모이는 회원의 수에 따라 문화원이나, 카페에서 무대를 꾸민 후에 한 달에 한 번은 공연을 만끽하는 것이다. 덕분에 색소폰 입문자에게는 무대 울렁증을 극복하는 다양한 기회가 펼쳐진다.동호회원들의 나눔으로 탄탄하게 운영윤 회장은 “전임 회장 분들이 정신적·물질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주셨습니다. 동호회 활동을 위해 임원 뿐만 아니라 회원들도 많이 힘써주고 계시죠”라며 동호회 활동에 있어 회원들의 적극적인 의지에 감사를 표했다. 김복열 회원 또한 회원들의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 자신이 직접 제작·판매하는 ‘배려’의 뜻을 가진 브랜드 ‘앙시’의 스트랩을 선물했다.(실제로 윤진구 회장과 김복열 회장은 멋드러진 색소폰 스트랩을 착용하고 인터뷰에 임했다.) 동호회 내에서 등산이나 낚시, 골프 등 소모임도 결성하여 다양한 측면으로 동호회를 통한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다양한 시도로 이색적인 공연 추구색소폰뿐만 아니라 또 다른 악기에 재능이 있는 회원들은 연주회 시 협연이나 솔로 연주로도 연주회를 더욱 풍성하게 꾸민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연주자를 초청해 바이올린이나 기타 개인 연주로 무대를 채운다. 윤 회장은 “기존의 정기연주회가 연주자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틀을 벗어나 영상을 접목하였습니다. 우리의 활동 사안을 음악과 어울리는 영상을 사용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드립니다”라며 관객이 박수를 유도하는 장면이나 ‘라데스키(Radetzki)’의 음악에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 영상을 함께 하는 등 관객이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을 덜었다.지역사회 나눔 동호회로 꾸준한 활동 “과천이 음악도시인 거 알고 계세요? 또한 평생학습도시이기도 합니다. 우리 동호회가 평생학습동아리, 그 중 최우수 동아리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정이 됐습니다.”그만큼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 활동에 더욱 이바지해야겠다는 생각이 큰 과천색소폰 동호회다. 작년 2015년에는 ‘평생학습축제’, ‘과천누리마축제’, 시청 주관 ‘송년의 밤’ 등과 올해는 ‘서울메트로’ 아티스트를 선발하는 오디션에 합격해 서울 지하철 중 지정된 역사 내에서 시민들을 위한 연주를 했다. 또한, ‘장애인 돕기 재능기부’나 ‘양로원 위문공연’ 등도 수시로 참여해 색소폰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연주에 그치지 않고 지원금이나 수익금은 다시 모금으로 환원하는 등 나눔의 의미를 되새긴다.색소폰 앙상블 연주를 위한 준비 과정과천색소폰 동호회의 제1연습실은 입문자와 개인 연습을 위한 공간으로 제2연습실은 앙상블과 숙련자들의 연습 공간이기도 하다. 두 공간을 자유로이 오가며 색소폰 연주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회원들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앙상블의 경우 전대 회장단과 이재준 고문, 천인석 교육이사가 앙상블에 지원하는 단원들의 연주를 듣고 심사를 거친다. 연주에 있어서 개선점과 함께 연습에 매진한다. 연주곡과 팀을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3-4시부터 파트별 연습과 팀별 연습을 갖는다. 5년 이상 색소폰을 연주한 이들은 색소폰 솔로를 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한 회의 정기연주회를 위해 6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치지만 회원들 모두 지치는 기색 없이 즐겁게 임한다고 한다. 과천 동호회의 색소폰 지도 방향과천색소폰 동호회는 이재준 원장이 색소폰 지도와 음악 교육 고문으로 회원들의 연습을 돕고 있다. 이 원장은 해군 군악대 출신으로 KBS 관현악단의 객원 단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천인석 교육이사가 연주 지도를 맡아 과천색소폰 동호회의 음악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연습을 진행한다. 이 원장은 “대부분 자기 자리(직업)에서 은퇴를 하고 오십니다. 음악 이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시더라도 음악의 3대요소 ‘멜로디·리듬·하모니’를 익히며 시작하시죠. 멜로디는 누구나 불러 볼 수 있을 만큼 쉽지만, 리듬과 박자가 중요합니다. 싱커페이션(Syncopation)부터 하모니, 앙상블까지 차츰 연습해 나갑니다”라며 입문자도 부담을 느낄 필요 없이 마음 편히 색소폰을 접해볼 것을 권했다. 이 원장은 파트별로 4개의 악보를 정리하고 회원들과 함께 의논하여 곡을 선정한다. 앙상블이라고 해서 클래식만 연주하면 지루해질 수 있으니 경음악이나 팝 등을 함께 연주곡으로 선정하기도 한다.이악치심(以樂治心)을 외치다과천색소폰 동호회의 연습실 벽면에는 ‘이악치심’이라는 한자 서예 작품이 걸려있다. 이외에도 벽면 곳곳 좋은 의미를 담은 뛰어난 서예 작품은 동호회원인 매일종합건설주식회사의 이규석 회장이 회원들을 위해 베푼 것이라고 한다. ‘이악치심(以樂治心)’은 ‘음악은 인간의 마음을 다스린다’는 의미라며 동호회원들이 구호로 정해 언제 어디서든 즐겁게 외친다는 것이다. 이악치심은 ‘논어-태백편(泰伯篇)’에 공자는 시(詩)로써 정서가 순수해져 감흥이 일어나고, 예(禮)로써 행동을 절제해 바로 서며, 음악(樂)으로 인성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흥어시, 입어례, 성어악(興於詩, 立於禮, 成於樂)’에서 유래한다. 음악을 통해 인간의 정서를 풍부하게 하고 순화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악치심의 의미 그대로 색소폰 하나로 모인 이들이 스스로 즐기며 건강해지고 모두 모여 하나의 건강한 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색소폰으로 받은 감사의 의미를 다시 사회에 환원인류의 역사는 낮은 곳의 욕구를 충족하는 대로 더 필요한 것들을 추구하며 변화 발전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윤진구 회장은 “동호회에 연세가 높으신 분들이 늘어나는 것만큼 건강히 연주를 즐기며 과천 시민들의 평생학습의 표상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전한다. 이재준 고문은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피아노와 협연을 한다던가,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시도로 즐겁고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색소폰을 접하고 이악치심으로 즐거운 삶을 선물 받았다고 말하는 과천색소폰동호회 사람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이악치심을 누군가에게 선물한다. 앞으로 더욱 많은 곳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색소폰 동호회의 롤모델로 그리고 건강하고 즐거운 동반자들의 모임으로 이어나가길 바란다.글. 남은별 기자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 Focus
    2016-09-01
  • 색소폰의 본질을 찾아가는 노력가, 색소포니스트 이은용
    (월간색소폰)남은별 기자= ‘시그니처(Signature)’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색소포니스트 이은용.삶 속에는 무수히도 많은 선택의 기로가 있다. 심지어 자판기 버튼 앞에서도 선택의 순간이 있다. 넘쳐나는 생각과 고민에 힘겨워하는 현대인에게 ‘시그니처’는 참으로 현명하고 가치 있는 단어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만의 고유한 본질을 추구하며 고고히 자신을 빛내는 것이 더욱 귀히 여겨지는 오늘날. 색소폰 음색을 탐구하는 사람들에게, 넘쳐서 허황된 음들이 부담이라면 ‘시그니처’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이은용 씨의 색소폰 멜로디에 위로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Beyond the Road’ 그녀의 앨범은 삶의 알맹이를 보여준다. 의미를 담았을 때 더욱 세심한 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그녀를 만나고 덕분에 참으로 감사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앨범 커버의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걸어온 길을 생각하며 곡 작업을 하다 보니 앨범 타이틀 콘셉트가 ‘길’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디자이너 분을 만나서 다행입니다.(웃음) 앨범을 펼치면 뒷부분이 하나의 사진으로 이어져있어 더욱 멋지니 한 번 펼쳐서 봐주세요. 앨범 사이즈가 독특해 다른 앨범들 가운데 편안하게 빼서 들어볼 수도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앨범을 듣고 어떤 이야기들을 해주셨나요.제 딸을 생각하면서 만든 곡인 ‘Dana, My Love’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해주세요. 다른 곡들도 작곡자 분께서 도와주셔서 편곡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지인 분들은 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인상 깊었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색소폰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여느 아이들과 비슷하게 피아노를 접하게 되면서 재미를 느끼다보니 집중해서 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선생님이셨던 어머니께서는 동네에서 아이들에게 하모니카도 가르쳐 주시는 등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분이셨습니다. 제가 음악에만 너무 집중한다고 느끼셨는지 일부러 멈추게까지 하신 적도 있었어요. 어느 날은 수영장에 갔는데, 튜브를 잘 부는 제 모습에 ‘호흡도 좋고 음악을 좋아하니 일찌감치 악기를 하나 시켜볼까’하는 마음이 드셨답니다. 그대로 낙원상가에 갔고, 그땐 이름도 모르고 선택한 그저 예쁘다고 생각한 소프라노 색소폰을 연주하겠다고 졸랐죠.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여건들이 많았습니다. 색소폰을 연주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선생님을 찾기가 힘들었던 거죠. 기다림 끝에 한예종 1학년에 입학한 분을 만나 레슨을 받고 고등학생 시절을 거쳐 색소폰으로 대학까지 진학하게 되었습니다.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알토 색소폰으로 연주를 줄곧 하셨는데 앨범은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연주를 하셨습니다. 주로 어떤 색소폰으로 연주를 즐겨 하시나요.알토 색소폰은 대학 진학을 위해 거쳐야 하는 준비 과정에서 필수였습니다. 그렇지만 알토는 알토대로, 소프라노는 소프라노대로 그만의 매력이 있어요. 어느 하나만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소프라노 색소폰은 대개 케니 지(Kenny G)의 영향으로 직관 색소폰을 많이 쓰는데, 곡관 색소폰 또한 그 작고 매력적인 모양새 안에서 풍부한 울림이 인상적으로 다가와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앨범을 내신 만큼 대중과 함께 하는 무대를 기대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무대에서 어떠신지 궁금합니다.대학 시절 ‘티스퀘어’라는 밴드를 통해 스탠다드 재즈곡을 연주하며 관중들의 반응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은 떨리지만 재미있고 흥이 나는 게 사실입니다. 대학교 때도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것이 즐거웠고, 콘서트나 기업 강의 등을 할 때에도 색소폰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재즈를 소개하는 일에 생각보다 부담을 덜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 대학시절부터 함께 한 ‘밴드’의 경험이 가장 큰 계기가 됐던 거죠. 무대에 서게 되니 주법이나 사운드가 상황에 맞게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냥 경험만 하기에는 욕심이 채워지지 않았고, 제대로 공부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인생의 또 한 번 큰 결정인 미국 유학을 결심했지요. 타지 생활이라는 게 음식 같은 부수적인 것들로 힘들지만, 음악 하나만으로 너무나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일을 하던 중에 유학을 계획한 터라 더욱 의미가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여린 이미지이신데 도전 의식과 함께 강단 있는 모습이 놀랍습니다. 그러한 시간들로 인해 지금의 앨범이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곡마다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일, 또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가족에 대한 생각들이요. 지금 아카데미를 운영하다 보니 앨범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 힘든 부분이 얼마나 많던 지요. 그래서 곡 작업을 할 때는 이것만 생각하자고 또 한 번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고는 했습니다.앨범을 살펴보면 윤호기 작곡가의 이야기를 빼놓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이신가요.작곡가이며 회사도 운영하고 계시죠. 음악적으로 천재가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웃음) 그만큼 아이디어도 많아 콜라보레이션의 결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그분도 색소폰 전공을 하셨기에 제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주시기도 했습니다. 큰 재능을 갖고 계신 분이며 지금도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앨범에 실린 ‘희나리’와 관련한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희나리를 처음 알게 해준 동급생 언니와는 아직도 만나고 계시나요.네, 가끔 만납니다. 그런데 그 기억은 저만 하고 있었다는 게 재미있는 사실입니다. 주변 친구들은 ‘곡 선정이 너무 올드한 거 아니냐’며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저만의 스타일로 해석하여 나온 곡이어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스스로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특별하게 여기고 만든 것 자체만으로 그분께는 이벤트가 되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기대되는데, 다음 앨범은 언제쯤 또 만나볼 수 있을까요.다음 앨범 계획은 작곡자와 프로듀싱 해주신 분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입니다. 앨범을 발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반응이 괜찮은 것 같으니 차차 준비하자는 분위기라 기분이 좋습니다. 앨범 출시와 함께 계획하고 계신 공연이 있으신가요.기회가 되는 대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연주활동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로 음악 봉사 취지의 공연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크고 화려한 무대보다 주변 분들과 감사 인사를 나누는 차원의 공연 또한 머릿속에 그리고 있습니다. 최근 토크 콘서트를 많이 하더군요. 음악콘서트를 진행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먼 훗날 ‘색소폰 타운’으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곳이자 공연과 쉼터가 충분히 가능한 복합 문화 공간을 꿈꿉니다. 색소폰으로 최대한 좋은 일을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색소폰 연주곡 레퍼토리는 무엇인가요?공연할 때는 항상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I Will Always Love You’예요. 어린 시절 감명 깊게 본 영화이기도 하고 관객들에게 무대의 감동을 전하기에는 호소력 짙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Beyond the Road’에서 꼭 들려드리고 싶은 곡을 소개해주신다면.공연에서는 역시 앨범 타이틀인 ‘Beyond the Road’를 우선으로 들려드리고 싶네요. 또, ‘Dana, My Love’와 ‘Starlights’를 꼭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색소폰 교육에도 힘쓰고 계신데요, 연주만 고집하는 행보가 아닌 어떤 계기로 하여금 교육을 생각하게 되셨나요.대학 시절 학원과 같은 곳에서 출강을 했습니다. 교사인 부모님의 피를 물려받아서인지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이 큽니다. 한 아이를 가르치기 시작하다보니 한 명 한 명 학생이 늘어났고 음악 교육 쪽으로 기회가 많이 찾아온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히 교재도 준비하게 되고 책도 내게 된 것이죠.운영 중이신 학원에서 어떤 교육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연령대와 장르를 불문하고 참으로 다양한 분들이 오십니다. 동호회 활동을 주로 하시다가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국제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즈밴드 클래스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강사의 역량도 중요하지요. 전문 지식을 갖춘 강사들을 채용하고 함께 교육 과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색소폰이라는 악기 자체가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가깝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현재 60여 명의 회원들이 있는데 모두 다른 색소폰 소리를 냅니다. 색소폰 소리만 듣고도 ‘아, 그분이 연습하고 계시는구나’ 알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색소폰부터 시작해서 마우스피스, 리드까지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는 지 궁금해 하십니다.호흡으로 소리를 내다보니 사람마다 고유의 소리가 있는 것이지요. 같은 마우스피스와 리드의 조합을 하더라도 다른 소리가 납니다. 간혹 어떤 분은 유튜브 등을 찾아보면서 어떤 조합으로 어떤 소리를 내는지 궁금해 하십니다. 최대한 비슷한 소리를 내고 싶으신 거죠. 결론은 연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클래식과 재즈 사운드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많이 불어보고 경험해봐야 하지요. 연주자의 신체조건으로 봤을 때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러 번 시도하며 맞춰가는 것이지요. 안타깝다고 생각한 것 중 하나는 각자에게 맞는 마우스피스와 리가춰가 있는데 한 사람의 선택에 줄줄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 분들도 있더라구요.선생님께서 쓰시는 색소폰과 마우스피스는 무엇인가요.화려한 기교가 드러난 연주를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담백하며 순수한 소리를 추구합니다. 저 또한 마우스피스와 리드의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여 앨범 색깔을 나타내려 했지요. ‘Beyond the Road’에서는 ‘디오웨인’과 ‘셀렉재즈’의 조합으로 소리를 담았습니다. 이번 월간색소폰 8월호에는 리드에 대해서 다루는 섹션이 있습니다. 독자 분들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리드는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보관하는가도 중요한 팁이 될 수 있습니다. 물에 불린 다음 잘 말린 후 번호를 매기고 순번대로 사용한다고 해도 그 순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개인적인 견해로는 하나의 리드에 집중하다보면 이물질이 낄 수도 있어요. 호흡을 만들거나 소리를 만들 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히 무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리드를 바꿔가면서 쓰는 게 도움이 되더라구요. 색소폰과 관련된 시간 외에 관심 있으신 건 무엇인가요.여행입니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또, 밴드와 함께 연습하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딸의 이름을 따서 결성한 ‘단아밴드’에서 재즈피아노를 하시는 분과 스무스 재즈(Smooth Jazz)를 하고 있습니다. 가요나 팝을 편곡해서 들려드리기도 합니다.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다면.색소폰 애호가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재즈 음악 자체가 우리보다 10-20년 정도 앞서 있다고 하지만 그건 마인드 차이인 것 같습니다. 간혹 어르신들이 색소폰을 ‘딴따라 악기’라는 조금은 비하하는 듯이 표현하시기도 하지만 색소폰은 재즈의 꽃이라고 부르는 귀한 악기이지요. 색소폰을 연주하시는 분들은 악기 자체를 귀중히 생각하고 존중하는 자세로 다루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너무 한 가지 장르에만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사랑해주었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어떤 색소포니스트가 되고 싶으신가요. 이번 앨범 콘셉트처럼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케니 지의 ‘Loving You’가 10년이 지나도록 사랑받는 걸 보면 그래요. 그런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현재는 아카데미 운영에 조금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로 보면 자기 개발도 많이 되었고 앨범 또한 준비를 제대로 했을 때 대중에 잘 전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전공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신 분들 또한 음악으로 잘 연결이 되어 배운 점이 많았습니다. 테크닉 외에도 마음가짐 등 배우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색소폰의 있는 그대로를 표현해나가고 싶습니다. 글. 남은별 기자suyeon@keri.or.kr
    • 월간색소폰
    2016-08-01
비밀번호 :